오늘은 강원도 화천에 있는 비수구미, 평화의 댐, 꺼먹다리, 파로호, 살랑교 및 물윗길인 숲속의 다리, 사랑나무를 찾았다. 빠듯한 일정이 예상된다.
'비수구미'는 화천의 오지마을로 한국전쟁 직후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형성되었다. 이곳은 파로호에 의해 고립되어 있고,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배나 도보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는 4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오지 중 오지마을이다.
'평화의 댐'은 북한의 금강산댐 수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된 홍수조절용 댐으로, 1987년 착공하여 1989년에 1차 완공, 2002~2006년에 2차 증축 완공되었다. 건설 과정에서 정부가 위협을 과장하고 국민 모금을 강요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댐은 실제로 홍수를 조절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파로호'는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인공 호수로 일제강점기 때인 1944년에 화천댐의 건설로 형성되었으며, 수력발전과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초기 이름은 '대붕호'였으나, 한국전쟁 당시 이곳에서 중공군을 수장시킨 곳이라는 의미로 전쟁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로 개명하였다.
'살랑교'와 '숲속의 다리'는 같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살랑교'는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와 화천읍 대이리를 연결하는 인도교로, 2021.9월에 개통된 길이 290m, 폭 3m이며, 중간에 아치형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고 교량 중간에는 일부구간 투명유리로 되어있어 발 아래 북한강물을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 워크존이 특징이다. '숲속의 다리'는 살랑교를 걸어 지나야 만날 수 있으며, 화천 산소길의 가장 인상적인 구간 중 하나로, 아름답고 고즈넉한 분위를 자아내는 곳이다.
화천 '사랑나무'는 화천군 하남면 거례리에 위치한 '거례리수목공원' 내에 있는 유명한 느티나무이다. 이 나무는 400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아름드리 나무로 북한강변을 배경으로 드넓은 꽃밭과 잔디밭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사랑나무는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가 많으며, 주변에는 '산책로'와 반지 모양의 '반지교'같은 관광 명소도 함께 있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산령과 비수구미 마을
'비수구미 마을'은 한국전쟁 직후 피난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한때 100가구가 넘었던 마을이 현재는 4가구만 남아 있다. 댐이 생기면서 육로가 막혀 오지가 되어 '육지 속의 섬마을'이라고도 부른다. 비수구미에는 문명이 필요없다. 도시의 소음과 화려함을 버리고 자연의 품으로 걸어 들어가는 곳이다. 흙길의 편안함과 아름다운 자연이 우리를 유혹하는 '오지마을'이다.
해산령
'해산'(1,194m)은 화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화천에서 '비수구미' 또는 '평화의 댐'을 가기 위해서는 해산을 넘어야 하는데, 해산의 정상부에 1,986m 길이(1986년에 완공한 연도에 맞춘 규격화된 산물)의 '해산터널'이 있고, 그 터널을 지나자 말자 왼쪽으로 '해산령'이라는 표지석과 '해오름휴게소'가 위치한다. 해산은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는 산'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휴게소 이름도 연관하여 지었다는 느낌이다.
'(간이)선착장'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비수구미 마을'을 향한다. 약 3km 거리를 중간 속도로 운항하는 '모터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재미있다. 사진에 보이는 우측 산 아래로 비수구미에 이르는 '강안 도로'가 있는데, 현재는 화천댐의 겨울철 갈수기 수력 발전을 위해 파로호 호숫물을 가득채운 만수위 때라서 도로가 물에 잠긴 상태이기에 모터보트로만 들어갈 수 있다. 이곳 선착장 쪽에서 3km 거리의 비수구미를 왕복(6km)하겠다는 계획이라면 사전에 만수위 여부를 '비수구미민박' 또는 '해산민박'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비수구미 마을을 가는 3가지 방법
1. 해오름휴게소 쪽에서 6km를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법(왕복 12km) - 해오름휴게소에 주차 |
2. 해오름휴게소 쪽에서 6km를 걸어갔다가, 간이선착장 쪽으로 3km를 걸어 나가거나, 모터모트를 타고 나가는 방법(총 9km) - 교통편을 잘 고려해야 함. |
3. 간이선착장 쪽에서 3km를 걸어가거나 모터보트를 이용하는 방법(왕복 6km) - (간이)선착장에 주차 |
비수구미마을 선착장에 도착하면 보이는 '비수구미 출렁다리'이다. 저 출렁다리는 3km의 강안도로를 이용하여 걸어온 끝난 지점에서 비수구미 마을로 진입할 때 이용하는 다리이다.
비수구미민박
오늘 '산채비빕밥'(12,000원)으로 점심을 먹기로 예정된 '비수구미민박'집이자 '이장'님 집이다. 주말이면 단체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식당'을 겸하는 민박 집이다. 주인 사장님은 비수구미 이장도 겸하고 있다. 즐비한 '장독대'를 보면 이집의 밥맛이 어떤지 짐작을 하셔야 할 것이다. '비수구미를 가는 것은 이집의 산채비빔밥을 먹기위해 간다.'라는 말이 단순히 우스개로 하는 말이 아니다. 산채와 함께 하는 밥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평화의 댐
'평화의 댐'은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와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에 걸쳐 있는 댐으로 길이 601m, 높이 125m, 총 저수용량 26.3억 톤 규모이다. 댐 주변에는 '세계 평화의 종'을 비롯하여 '비목공원' 물문화관, 상설 야외공연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통일로 나가는 문(트릭아트)
길이 601m, 높이 125m의 댐 둑(제방)에 그려진 '통일로 나가는 문'이라는 대형 '트릭아트'의 성문은 가로 60m, 세로 93m로 세계에서 가장 큰 트릭아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벽화는 남북으로 나뉜 물길이 오래된 성문을 통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대한 염원과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약 20명의 전문가가 3개월동안 작업하여 완성하였다고 한다.
*** '트릭아트' : 과학적인 화법과 특수 도료를 사용하여 평면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미술 기법으로, 빛의 굴절과 반사, 원근법 및 음영법을 활용하여 착시효과를 일으키게 한다. ***
평화의 댐 상징 표지석이 보이는 곳에서 '방문기념' 사진을 남긴다.
평화의 댐 제방의 앞면(사진 상)과 뒷면(사진 하, 담수하는 곳)
제방을 보면 '2단계로 증축'한 공사 흔적이 보인다. 1단계('87~'89년)는 80m 높이로 총저수 5.9억 톤, 2단계('02~'06년)는 45m를 추가 공사하여 26.3억 톤을 저수할 수 있어, 북한의 '임남댐'(26.2억 톤)에 대응 가능한 취수능력으로 증대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소양강댐'(29억 톤)과 '충주댐'(27.5억 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저수량을 자랑한다.
세계 평화의 종(2008년 10월) - 지름 2.76m, 높이 4.67m
'세계 평화의 종'은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 수집된 '탄피'들을 모아 만든 종으로 평화, 생명,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1만관(37.5톤)으로 만들어진 세계 평화의 종은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고자 1만관 중 1관을 분리한 9,999관으로 주조되어 있는데, 평화통일이 되는 그 날 떼어진 1관(3.75kg)을 추가하여 세계 평화의 종을 완성할 것이다. 떼어 보관하는 1관은 붉은 색 원 안에 있는 '비둘기의 날개' 부분에 해당한다.
'비목(碑木)'의 현장을 아직은 갈 수 없다. 그 현장은 14km 북방에 위치하고 있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재는 갈 수 없는 곳이다. 평화통일이 되는 그 날이 오면 찾아갈 수 있으리라.
비목
가곡 '비목'은 한국전쟁 당시에 있었던 무명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사가 '한명희'는 1964년 백암산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학군장교) 하던 중 무명용사의 돌무덤과 녹슨 철모을 발견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바탕으로 가사를 썼다. 이 가사에 '장일남'이 곡을 붙여 1969년에 발표한 곡이다. 1976년 TBC 드라마 '결혼행진곡'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오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비목은 '무덤 앞에 세워둔 나무로 만든 비석'을 의미하며, 한국 전쟁의 아픔과 무명용사들의 넋을 달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래에 가곡 비목의 가사를 담아 본다.
초연을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럭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화천 꺼먹다리
'꺼먹다리'는 1940년대 화천댐과 화천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세운 폭 4.5m, 길이 204.84m의 다리이다.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기둥(교각) 위에 철골 구조물로 뼈대를 세우고 마지막으로 나무를 올려 완성하였다. 이 나무 다리의 부식을 막기 위해 '콜타르'를 칠했는데, 이 콜타르의 색이 검어서 다리도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띠므로 '꺼먹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천 꺼먹다리(국가등록유산)
'꺼먹다리'는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남과 북을 연결하는 중요한 다리였기에 남과 북 어느쪽에서도 폭파하지 않아 남겨진 다리이다. 그래서 교각에는 총알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지만 원래의 모습이 잘 보존되고 있다. 2017~2019년 '보수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화천수력발전소
화천수력발전소
길가에서 바라본 '화천수력발전소' 모습이다. 발전소 뒷산 너머에는 파로호가 있다.
파로호 안보전시관
파로호 전망대
*** '파로호(破虜湖)' 유래 : 파로호는 1944년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이다. 원래 이름은 '대붕호'였으나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 수만 명을 수장한 곳이라 하여, '이승만 대통령'이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뜻의 '파로호'로 명명하였다. 천연기념물 '황쏘가리'와 '수달'도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다. ***
살랑교 (2021.11.30 개통)
'살랑교' 주변의 모습이다. 살랑교 표시 조형물은 '사랑'같이 보인다. 사랑을 은연 중 강조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살랑교 모습이다.
도보교 중간 지점에는 '스카이워크' 구간이 있어, 발아래로 흘러가는 북한강 강물을 볼 수 있다.
숲으로 다리
총 100리(40km)에 이르는 '화천 산소길'의 한 구간인 '숲으로 다리'(소설가 김 훈씨가 지은 이름)가 보인다. 숲으로 다리는 '부교' 형식으로 조립 설치 및 철거하는 인도교이며, 여름 홍수기에는 철거하였다가 기타 계절에는 다시 설치하는 등 변화무쌍하게 운영된다. 이 다리의 설치여부를 확인한 후 걷고 싶다면 화천군 '안전건설과'(033-440-2155, 교량 설치 및 철거 담당)에 연락하면 된다.
숲으로 다리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이다.
되돌아 나오면서 바라본 '살랑교' 모습이다. 낮이 짧은 계절이라 그런지 5시가 지나니 벌써 주변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화천 거례리 사랑나무
'거례리수목공원'에 도착하니 어느덧 어두워져 있다. 여행지를 찾아 나서는 의지와 파크골프장에서 비춰주는 야간조명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사랑나무'를 온전히 만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수형과 기품있는 자태로 서 있는 400년된 느티나무와 마주앉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