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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 제작 / 2001 개봉 / 142분>
감독 : 피에로 파올로 파졸리니
=== 프로덕션 노트 ===
마태복음(Il Vangelo Secondo Matteo)
지금까지 나온 종교영화중 최고의 걸작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국제 비평가협회 대상, 촬영상 수상
OCIC 국제 카톨릭, 기독교 영화제 대상 수상
<마태복음>은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삶과 말씀인 마태복음 1장에서 28장까지의 전과정을 기록영화 스타일로 독해하듯 그린 영화이다. 예수가 태어난 때부터 죽음, 그리고 부활 때까지를 그리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예수가 태어나면서 박해를 받고 도피하는 모습, 제자들을 차례차례 만나는 과정, 하나님의 힘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과정이 소상히 기록되고 있다. 파졸리니는 예수에 관한 2천년 동안의 신화의 사실적 재현을 위해 네오 리얼리즘의 사실적 기법을 결합한 장면 구성과 바하, 모짜르트의 종교음악, 그리고 흑인 영가의 삽입은 매우 신비스럽고 경건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전세계 영화평론가로부터 가장 감동적으로 종교적 영감을 표현한 예수 영화중 하나로 평가되었다. 종교영화이면서도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비롯하여 각종 예술상을 수상하면서 파졸리나를 세계적인 감독으로 만든 작품이다.
=== 영화 해설 ===
세계영화작품사전 : 구원을 갈구하는 영화
마태복음 Il Vangelo Secondo Matteo
〈마태복음〉은 피에로 파올로 파졸리니의 1964년 작품이다. 〈마태복음〉의 내용을 인물의 대사와 영상으로 그대로 옮겼다. 네오리얼리즘적인 기법에 종교적 회화의 전통을 곁들이는 연출 방식을 택했고, 예수의 삶 속에서 굶주린 자들의 편에 선 혁명자로서의 모습을 발견하려 한다. 1964년 제28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시놉시스
나사렛의 처녀 마리아가 성령의 힘으로 한 아이를 잉태한다. 마리아와 혼약 관계에 있던 요셉은 마리아를 의심하지만, 천사의 목소리를 듣고 예수를 낳아 키우기로 한다. 예수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동방박사들이 찾아온다. 헤롯 왕은 아기 예수를 죽이려 하지만, 요셉과 마리아는 천사로부터 몸을 피하라는 계시를 받고 미리 거처를 옮긴다.
성장한 예수는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고, 그 뒤 황야로 가서 40일간 악마의 유혹을 받는다. 악마의 시험을 이겨낸 예수는 사도를 모으고, 그들과 함께 다니면서 병든 자를 낫게 하고 굶는 자에게 음식을 나눠준다.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도착한 예수는 그 곳에서 자신이 죽을 것임을 예언한다. 그리고 베드로가 아침 닭이 울기 전에 자신을 세번 부정할 것이며, 유다가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 예언하기로 한다. 예수의 예언은 현실이 된다. 빌라도의 군사에 의해 체포된 예수는 십자가에 매달려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예수는 다시 부활한다.
작품해설
1. 신화의 재해석, 피에로 파올로 파졸리니
피에로 파올로 파졸리니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작가였다. 또한 그는 시인이자 소설가였으며, 비평가이자 영화이론가였다. 파졸리니는 1922년 3월5일 귀족 출신의 파시스트 장교인 아버지와 농민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파졸리니는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과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품고 자랐다. 어머니의 고향인 프리울리 지역으로 이주한 파졸리니는 농민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며 민중 중심의 시각을 갖는다. 1942년 발표한 시집 〈카사르사의 노래〉는 프리울리 지역과 농민에 대한 애정의 증거이다. 파졸리니는 대지주에 대한 농민들의 투쟁을 목격한 뒤 공산주의 사상에 심취했고, 이후 이탈리아 공산당의 지역 조직 대표를 역임하기도 한다.
하지만 파졸리니는 1949년 동성애 혐의로 당조직에서 제명당하고 어머니와 함께 로마로 이주한다. 로마의 빈민촌에서 살게 된 파졸리니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편의 소설과 시나리오를 발표한다. 페데리코 펠리니는 파졸리니가 이 시기 발표한 소설 〈삶의 아이들〉과 〈폭력적인 삶〉에 흥미를 느꼈고, 그에게 시나리오 집필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이를 계기로 〈카비리아의 밤〉(1957)을 함께 작업했다. 1950년대 여러 잡지에 영화 관련 논문과 평론을 발표하기도 했던 파졸리니는 1961년 첫 번째 영화 〈아카토네〉를 발표한다. 이후 〈마태복음〉(1964), 〈오이디푸스의 왕〉(1967), 〈테오레마〉(1969)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파졸리니는 이탈리아 영화계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발돋움한다. 1960년대 파졸리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감독이자 영화이론가였고, 또한 늘 논쟁의 중심에 위치했다.
파졸리니는 주로 신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즐겼는데, 이는 1970년대까지 그의 작품의 주요 특징을 이룬다. 파졸리니에게 신화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주장하기 위한 하나의 우화였고, 그의 작품은 파시즘에 대한 환멸과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민중주의적 세계관이 짙게 깔려 있었다. 특히 그의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논쟁적인 작품인 〈살로 소돔의 120일〉(1975)은 파시즘에 대한 그의 정치적 입장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도, 이전 작품과 다르게 허무주의적 세계관이 표출된 작품이다.
파졸리니의 죽음은 영화보다도 더 극적이었다. 그는 〈살로 소돔의 120일〉을 완성한 직후, 로마의 빈민촌 지역에서 동성애 상대자였던 17살 소년에게 살해당했다. 그의 영화만큼이나 논쟁적이며 충격적인 죽음이었다. 당시 파졸리니는 바울을 소재로 한 영화의 시나리오를 끝마친 상태였다. 바울이 현대의 뉴욕에 살아간다는 가정의 영화였는데, 〈마태복음〉처럼 영화 속 대사는 성경의 바울의 말을 그대로 옮기려 했다. 하지만 파졸리니의 죽음과 함께 끝내 이 작품은 완성되지 못했다.
2. 제작 배경
파졸리니가 〈마태복음〉을 연출한 것은 아이러니에 가깝다. 파졸리니는 무신론자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파졸리니는 종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했는데, 이는 그가 종교를 “신비주의를 향한 심리적 경향”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파졸리니가 성경을 읽게 된 계기 역시 드라마틱하다. 1963년 교황 요한 23세가 비가톨릭 예술가와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 파졸리니를 초대했고, 만남을 기디리던 파졸리니는 호텔방에서 마태복음을 읽는다.
파졸리니는 이때의 경험을 “내 머릿속에 품고 있던 다른 모든 아이디어를 그늘 속으로 밀어넣었다”고 말한다. 파졸리니는 에큐메니컬 가톨릭 평신도 공동체의 영화 고문관이었던 루치오 S. 카루소에게 영화제작을 후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쓴다. “나는 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예수가 신의 아들임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의 신성함을 믿는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영화- 예수에 대한 나의 비합리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비합리적인 수단- 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3. 영화의 스타일 : 기독교적 예술과 네오리얼리즘의 결합, 줌렌즈와 핸드헬드, 비전문 배우 기용
파졸리니는 성경의 〈마태복음〉을 그대로 영화로 옮긴다. 영화 속 대사 역시 성경에서 인용한 것들이다. 파졸리니는 지금까지 예수를 묘사했던 기독교적 예술과 네오리얼리즘의 사실적 기법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마태복음〉을 완성시켰다. 〈마태복음〉이 건조하면서도 경건하고, 사실적이면서도 신비한 영화처럼 비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감한 줌렌즈와 핸드헬드를 활용한 촬영은 자연광과 어우러지면서 거치면서도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준다. 파졸리니는 여기에 성경을 소재로 한 종교적 회화 기법을 결합해 예수의 신성함과 신비함을 부각한다. 대표적인 장면이 수태 중인 마리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르네상스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수태 중인 마리아〉를 연상시킨다. 또한 더빙에 의해 인물의 성격이 더 신비롭고 복합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믿었던 파졸리니는 동시녹음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마태복음〉 역시 모든 음향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졌고, 대사는 다른 인물에 의해 더빙되었다.
파졸리니는 영화 속 상황의 재현보다는 현실 속에서 그와 유사한 것을 찾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이는 그가 비직업 배우를 선호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태복음〉에 등장하는 배우 대부분은 파졸리니의 친구들과 현지 농민들이 맡았다. 늙은 마리아는 그의 어머니가 연기했고, 예수 역은 스페인의 대학생으로 비직업 배우인 엔리케 이라조퀴가 맡았다. 또한 촬영지였던 남부 이탈리아에서 직접 캐스팅한 농민들의 표정을 여과 없이 클로즈업으로 담는다.
4. 기존 종교영화와의 차이점
파졸리니는 관객이 예수에게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마태복음〉이 기존의 종교영화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예수의 대표적인 행적인 오병이어(예수가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천명을 먹였다는 기적의 사건)나 예수가 물 위를 걷는 장면 등도 비교적 담담하게 묘사된다. 무엇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장면은 기존의 종교영화와 질적으로 다른 연출 방식을 보여준다. 예수 수난극에 기초한 일반적인 영화들은 예수의 고통과 고난을 강조함으로써 관객의 감정을 고조하려 한다. 하지만 파졸리니는 이 장면을 담담하면서도 간결하게 묘사하는 데 만족한다.
미국의 영화평론가인 로저 에버트는 〈마태복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한다. 〈마태복음〉은 “내가 본 영화 중에 종교를 주제로 한 가장 효과적인 영화에 속한다. 아마도 유명한 이야기를 설교하거나 찬양하거나 강조하거나 감상적으로 만들거나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대신 그 이야기를 단순히 기록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 비신자가 만든 영화였기 때문일 것이다.
5. 영화의 주제
파졸리니는 〈마태복음〉을 두고 “외면상 가톨릭적이지만, 내적으로는 나 자신과 매우 유사한 영화”고 말한 바 있다. 파졸리니의 관심을 끌었던 예수의 모습은 폭력과 억압에 맞서는 예수, 그 어떤 탄압에도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당당하게 설파하는 혁명가적 면모이다. 그리고 그것은 파졸리니 자신의 이상적 자아였다.
즉, 파졸리니에게 예수는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임해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한 세상의 변혁을 꿈꿨던 이단아이자 혁명가였다. 파졸리니가 예수를 예민하면서도 열정적이고 선동적인 인물로 묘사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흥미로운 것은 파졸리니가 성경을 각색함으로써 혁명가로서의 예수의 모습을 만든 것이 아니라, 성경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연출함으로써 이뤄냈다는 점이다.
즉, 파졸리니는 오직 성경을 충실히 따름으로써 지배 계층에 맞서 피지배 계층을, 부자에 맞서 가난한 자들을 옹호하는 급진적 사상의 영화를 완성한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
예수(엔리케 이라조퀴) :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다. 이후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고 사제들과 함께 환자를 치료하는 등의 기적을 행한다.
마리아(마르게리타 카루소, 수잔나 파졸리니) : 목수 요셉과 혼약하였으나 천사의 계시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한다.
베드로(세티미오 디 포르토) : 어부였으나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의 사도가 된다. 베드로는 최후의 만찬 이후 예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한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새벽 닭이 울기 전에 자신을 세번 부인할 것이라 말하고, 그것은 사실이 된다.
세례 요한(마리오 소크라테) : 요르단 강물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세례 운동을 펼친다. 예수도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다. 이후 살로메의 청으로 목이 잘려 죽는다.
유다(오텔로 세스티리) : 예수의 사제였으나, 제사장들에게 은화 30전에 예수를 팔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한다.
명장면 명대사
춤이 끝난 뒤 살로메는 헤롯 왕에게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 청한다. - 살로메가 헤롯 왕 앞에서 춤추는 장면
이로 인해 많은 회화 작품에서 살로메를 전형적인 팜파탈로 묘사해왔다. 하지만 파졸리니는 기존의 회화 작품과 다른 방식으로 살로메를 묘사한다. 살로메는 흰옷을, 그녀의 어머니는 검은 옷을 입고 있는데, 파졸리니는 살로메를 팜파탈로 그리기보다는 어머니에 의한 또 한명의 희생자로 묘사하려 한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장면.
일련의 ‘예수 수난극’과 질적으로 차별되는 〈마태복음〉만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예수의 수난을 감상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성경에 충실하게 연출하려는 파졸리니의 의도가 집약된 장면이다.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어려우니라.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리라. - 예수
파졸리니가 〈마태복음〉을 만든 것은 단지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사상과 예수의 삶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파졸리니는 예수의 말씀 속에서 빈자와 함께하려 했던 혁명가로서의 면모를 발견하려 한다.
관련정보
원작
신약성서의 〈마태복음>
수상
• 1964년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국제가톨릭영화영상기구(OCIC)상
• 1967년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
음악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껴져요〉(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마태복음〉의 대표적인 음악은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껴져요〉이다. 이 곡은 노예 시대에 흑인들이 불렀던 종교적 민요인 흑인 영가 중 한곡으로, 파졸리니는 박해받는 민중의 삶을 부각하기 위해 영화 속에 이 곡을 삽입했다. 헤롯이 예수를 죽이기 위해 아이들을 학살하는 장면 등에서 등장한다.
연관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멜 깁슨) : 〈마태복음〉에서 파졸리니가 간결하게 보여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을 처참할 만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리스도 마지막 유혹〉(1988, 마틴 스코시즈) : 십자가에 못 박히기로 결정한 예수의 인간적 고뇌를 강조한다.
〈프란체스코, 신의 어릿광대〉(1950, 로베르토 로셀리니) : 극단적인 사실적 묘사를 바탕으로 성직자 프란체스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네이버 지식백과] 마태복음 [Il vangelo secondo Matteo] (세계영화작품사전 : 구원을 갈구하는 영화,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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