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어,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라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에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한국 대표 명시 1, 빛샘]===
○ 살라: 불에 태움.
○ 칡범: '범'을 표범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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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해방의 기쁨을 시로 표현하신 박두진 시인님.
어둠은 가고 밝은 해가 솟았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겠습니까.
저는 해를 눈을 감고 바라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낙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수능을 50만 4천여 명이 8시 40분부터 5시 45분까지 시험을 봅니다.
특히 영어 듣기 평가 시간 1시 10분부터 25분까지는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통제됩니다.
재학생, 재수생, 특히 이런저런 사정으로 주경야독, 상아탑의 꿈을 쌓아온 검정고시 출신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올해 최고령 수험생은 김정자 할머니(84세)라고 합니다.
'떡'을 먹고 '떡'하니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떡 먹고 싶은 날입니다. ㅎㅎ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