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려면 먼저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년)의 상대성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를 기초로 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갈릴레이의 상대성원리를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운동은 상대적이며, 등속운동을 하는 모든 관찰자에게는 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의 모든 물체는 정지해 있는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물체를 밀거나 던져서 움직이게 하더라도, 언젠가는 정지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어떤 물체라도 일단 움직이면 결국에는 정지 상태로 돌아오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한 것도 당연하다. 이러한 생각은 갈릴레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진리로 받아들였단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반대로 정지 상태란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내가 지하철역에 서있는데 바로 앞으로 지하철이 지나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내 입장에서 보면 나는 정지해 있고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지하철 안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정지해 있고, 지하철 밖에 있는 내가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누가 정지한 것일까?
지구의 공전속도는 시속 10만8천km로, 이 속도는 비행기의 100배 정도 빠른 속도이다. 만약, 태양에서 누군가가 지구의 지하철역에 서있는 나를 본다면 비행기보다 100배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은 정지하고 있는 것일까? 우주의 다른 은하계에서 본다면 태양은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고 있다.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Hubble, 1889~1953)은 모든 은하계들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서로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갈릴레이는 우주 공간에서 절대적으로 정지해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운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이므로, 본질적으로 정지 상태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즉, 기준이 되는 사람(기준계)이 누구냐에 따라 정지한 상태가 될 수도 있고, 운동 상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기준이 되는 사람 혹은 기준계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면 정지하고 있고, 다른 속도로 움직이면 운동을 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차 안에 탁자가 있고, 그 탁자 위에 사과가 놓여 있다고 가정하자. 기차 안에 있는 사람은 사과가 정지해 있다고 말할 것이고, 기차 밖에 있는 사람은 사과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 할 것이다. 똑같은 사과에 대해 기차 안에 있는 사람은 사과가 정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기차 밖의 사람은 사과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하는데, 과연 누구 이야기가 옳을까? '정지하다'와 '움직인다'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이야기이다. 하지만 갈릴레이는 모든 운동은 상대적이라고 말했으므로, 두 명의 답은 모두 옳다.
아인슈타인은 움직이는 물체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위의 기차 이야기와 연결해서 생각해보자. 기차 안의 사과를 치우고 그 자리에 시계를 갖다 놓자. 기차 안의 사람이 볼 때 그 시계는 정지해 있고, 시계는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말에 따르면, 기차 밖의 사람이 볼 때 그 시계는 느리게 가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기차 밖의 사람이 그 시계를 보면 시계가 움직이고(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기준이 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물체가 움직이고 있는지, 정지하고 있는지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제 '등속운동을 하는 모든 관찰자에게는 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는 이야기에 대해 살펴보자. 갈릴레이는 1638년 그의 논문인《두 개의 새로운 과학에 관한 수학적 논증과 증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어떤 큰 배의 선실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선실에는 파리와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다고 하자. 배가 멈췄을 때 주의 깊게 살펴보면, 파리나 나비는 어느 방향이나 비슷한 속도로 날아다니고 있다. 자, 이제 배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하자.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 모든 것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음을 알게 된다. 심지어 당신은 지금 움직이고 있는 배 안에 있는지, 아니면 멈춰 있는 배 안에 있는지도 구별하기 힘들 것이다."
즉, 정지하고 있는 배 안이나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배 안이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파리와 나비가 날아다니는 일)이 똑같다는 말이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하면, 정지하고 있는 배 안에서 당구를 치거나, 움직이고 있는 배 안에서 당구를 치거나, 당구공에 똑 같은 힘을 주면 똑같은 속도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