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에게
우리나라에 무대예술센터가 있다는 것을
아는 공연예술가들이 얼마나 될까요?
안다 해도 무대예술센터가 무엇을 하는 곳이고,
어디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요?
아마도 국립 공연예술단체에 몸담고 있거나,
과거에 몸 담았던 공연예술가들 중
무대장치, 의상, 소품에 관여했던 소수 예술가들 정도만 알 것이고,
대부분의 공연예술가들은 잘 모를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 여주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무대예술센터는
현재 국립공연예술단체와
소수 공립 공연예술단체들의
무대장치, 소품, 의상 등의 보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보관 공간이 부족해서
민간 공연예술단체들과 아마추어 단체들에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어
지금은 ‘너무나 먼 당신’입니다.
무대예술센터는
2003년도에 국가보조금 28억을 들여
경기도 여주시 외곽에 약 5,000평 규모로 건립되었습니다.
건립 후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운영·관리하고 있습니다.
건립 당초 무대예술센터는
국공립 예술단체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무대장치, 소품, 의상 등을 보관, 제작, 임대하여
무대용품을 재활용하게 하여
공연물의 제작비용을 절감한다는 목적으로 건립되었으나,
당초 목적과는 달리
현재는 국공립 공연예술단체의 무대장치, 소품, 의상 등
무대용품 보관기능만 수행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포화상태입니다.
매년 전국적으로 국공립 공연예술단체 및 전국의 전문 공연예술단체,
그리고 아마추어 공연예술단체들의
공연 제작에 투입되는 재원은 천문학적 숫자입니다.
요즘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지컬 제작에 투입되는 공연제작비가
적게는 몇 억, 많게는 수십억 원의 재원이 들어간다는 것은 상식이며,
공연예술 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음악, 무용 공연물들의 제작비도 평균적으로 수천만 원의 재원이 투입됩니다.
일반적으로 공연물을 제작할 때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무대장치, 의상 그리고 소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선진국들은 무대용품을
보통 10년에서 30년 이상 재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연예술단체들은
재정 상태가 열악하여 자체 보관 공간이 없는지라,
공연이 끝나면 무대장치, 의상 그리고 소품 등을
보관·관리할 공간이 없어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전국적으로 통합해보면 경제적 손실은 막대합니다.
오늘날 우리 공연예술은
작품 수와 공연 횟수가 현저히 증가하였고
재공연이 많아지면서
무대용품을 재공연 때까지 보관해야하는데
재공연 때마다 모든 무대용품을 다시 제작한다면 경제적으로도 큰 낭비입니다.
무대예술센터가 건립되게 된 이유는
그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전문 공연예술단체는 물론
아마추어 공연예술단체들을 대상으로
공연제작에 들어가는 무대장치, 의상, 소품 등을 보관함은 물론
대여할 수 있는 무대장치보관소를 설치 운영함으로서
무대장치제작 경비를 절감하고,
그렇게 함으로서 얻어지는 경제적 효과를
무대예술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것이 건립 목적이었습니다.
또한 무대장치의 보관 및 대여 기능 뿐 만 아니라
무대 관련자 및 전문가들의 교육장 기능과
일반인들의 문화체험공간으로도 활용하고자 했으며
서울중심의 공연예술분야가,
전국단위를 시장으로 하는 시장의 전국화 계기를 제공함으로서
한국공연시장 자체의 확대발전은 물론,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건립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초의 설립목적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설립 목적에 부응하였다면
매년 무대장치, 의상, 소품 제작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보관 공간 부족과
제작, 수선, 전시, 교육, 체험 공간의 부재와
대여 기능 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서울예술단, 명동예술극장 등
국립예술단체와 경기도문화의전당, 남산예술센터, 서울발레시어터 등
공립예술단체의 무대장치, 소품, 의상 등 무대용품 보관기능만 수행하고 있는데
그나마 보관 공간도 지금은 포화상태이며
보관에 필수적인 항온, 항습 조절 장치도 되어 있지 못합니다.
따라서 무대예술센터는 향후 공간과 시설을 보다 확충하여
모든 공연예술단체에 대하여
무대장치, 소품, 의상 등을 보관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제작, 수선, 임대의 기능까지 수행한다면
공연예술 단체들의 제작비 절감은 물론
공연단체들의 레퍼토리 축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공연예술단체 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자, 혹은 텔레비전 드라마 제작자에게도 임대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관람, 체험 기능을 추가한다면
문화복합공간으로서 체험, 교육,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무대예술센터는
우리나라 공연예술, 영화제작, TV 드라마 제작 등에 필요한
무대장치, 소품, 의상 제작에 투입되는 재원을
엄청나게 절약시키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그로 인하여 물론
공연예술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연예술, 영화예술, 드라마 예술을 주제로
특성화된 전시, 교육, 체험, 편의시설, 공원 공간을 갖추게 됨으로서
학생들의 체험 교육 공간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되어 막대한 수익 창출도 가능하게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상상 대학교 연극 동아리 학생들이
올해 대학축제에 올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에 필요한 의상과 소품이 필요하다.
의상과 소품을 제작한다는 것은 학생들의 호주머니 사정상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전문 임대 업소에서 빌릴 수는 있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도 않을뿐더러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을 빌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무대예술센터는
공연예술동아리 학생들에게는 세탁비와 배송비 수준의 비용만 받고
의상과 소품을 임대해주는 특별할인 제도가 있다.
무대예술센터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 필요한 배역 별 의상과
그에 따른 신체 사이즈 별 의상이 준비되어 있으며
소품도 종류 별로 다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무대예술센터 홈피에 접속하여
온라인상으로 의상과 소품 임대 신청을 한다.
며칠 후 그들은 학교 동아리실에서
무대예술센터에 주문한 의상과 소품을 배송 받는다.
가능한 상상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