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
박경미 로사 제천 천상은총의 모후 Co. 서기
부모님의 신앙으로 1974년 4월13일, 4살 때 유아세례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천주교 신자가 되었고 신앙을 갖게 되었다.
내 어릴 적 주일날은 미사 30분 전을 알려주는 성당 종소리가 땡! 땡! 땡 울렸다. 그러면 우리 세 자매는 어김없이 성당 갈 준비를 하고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성당에 도착하여 미사 드리고, 주일학교 교리를 마치고 성당에서 놀다보면 주일 하루가 다 지나가곤 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신발 벗고 들어가는 성당 마룻바닥이 차가워 발도 시리고, 가운데 난로 하나로 난방을 하는 성당 안은 그렇게 따뜻하지가 않아 몸도 추웠다. 집에 오는 길은 멀고, 추위에 손발은 꽁꽁 얼어 집에 오자마자 울면서 이제 성당에 안 간다고 엄마한테 펑펑 울며 이야기를 하였다. 엄마께서 따뜻한 이불 속에 손과 발을 넣어 주시면서 “경미가 성당에 안 가면 주일마다 예수님께서 너 오기만을 기다리신다”고 말씀하시면서 따뜻한 손으로 나의 얼굴을 감싸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지금껏 말씀 사탕에서 뽑은 성경 구절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를 기억하며 항상 두 팔 벌려 기다리고 계시는 예수 성심상을 생각하며 쉬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1983년 중학교 소녀 샛별 Pr.에 입단하여 단원으로 활동하다 1986년 3월 주일학교의 설립으로 소년소녀 Pr.이 폐지되었다.
1989년 청년들로 구성된 믿는 이들의 모후 Pr.에 입단하여 어려움이 여러 번 있었지만 단원과 간부 역할을 반복하며 활동하다 2005년 단원들의 감원으로 결국 Pr.를 폐지하게 되었다. 그때 단장인 나는 성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한동안 성모님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였던 성당 봉사는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하였다.
수요일은 미사 전례, 금요일은 성가대에서, 토요일이면 사랑스러운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만나 교리교사를 하며 주님 안에서 성장하고 변화되어 가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도 느끼고 내 자신도 함께 변화되어 감을 느끼며 기적을 맛볼 수 있었다.
15년 이상 근속 교사로 활동하면서 교구에서 선물 받은 묵주 팔찌를 착용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보냈던 추억을 생각하며 묵주기도를 바치기도 한다. 이렇게 나의 젊은 시절은 풍성한 은총을 받으며 행복하고 기쁘게 보냈다.
성모님의 사랑을 느끼며
2010년 결혼 후 직장인들로 구성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 Pr.에 새로 입단하여 선서를 하며, 마음속으로 초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처음에 가졌던 마음으로 끝까지 성모님의 군사가 되자 맹세를 하였다.
2012년 원죄없이 잉태되신 모후 Pr.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새 영세자로 새로 구성된 파티마의 모후 Pr. 단장님께서 병환으로 공석이 되어 갑자기 단장직을 맡게 되었다. 얼마 후 전 단장님께서 하느님의 품으로 가시는 날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3일간 상주가 되어 미사와 연도를 바치고 레지오 장까지 무사히 마쳤다. 레지오 장으로 장례미사를 드릴 때마다 어느 신부님 말씀이 생각나곤 한다. 성직자는 세상 끝 날에 성직복을 입고 죽어야 하고, 수도자는 수도복을 입고 죽어야 아름답다 하셨다. 그럼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레지오 단기를 안고 죽을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천지구 교적정리로 인해 40년 넘게 다니던 남천동성당에서의 의림동성당으로 전입 오면서 2015년 12월 직장인 레지오 팀인 가정의 모후 Pr.으로 다시 입단하였다.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단장님의 6년 임기만료로 2018년 가정의 모후 Pr. 단장으로 선출되어 봉사하게 되었다.
2019년 6월 전 단장님께서 월간 레지오 마리애 책의 정답 맞추고 성지순례에 당첨되어 감곡 매괴성당으로 단원 모두가 성지순례를 다녀올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해 11월20일은 가정의 모후 Pr.은 1000차 주 회합을 맞아 복음화의 활로를 찾으며 성모님의 모습을 닮고자 노력해온 2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기도 하였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부족함이 많은 저를 또 다른 직무로 제천 천상은총의 모후 Co. 서기로 선출해 주셨기에 처음엔 울면서까지 못한다고 거절하며 집으로 돌아와 성모님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한 결과 든든한 성모님께서 계시는데 뭘 두려워하고 못하겠다고 울었던지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레지오 마리애 정신 덕목인 순명에 대해 “예”라고 바로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하였을까?
레지오 단원으로서 활동과 봉사는 어떠한 것이든 우리를 하느님께 보다 가까이 인도해 주시는 수단이므로 성모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늘 감사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2019년 6월2일부터 의림동 천상은총의 모후 Co. 서기 직분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0년 청소년분과장으로 임명되어 하느님과 성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레지오 모든 단원들은 참으로 간결하면서도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이 기도문처럼, 처음 성모님 앞에서 선서하였듯이 성모님의 군사로 입단했으면 죽을 때까지, 영원히 천당에 들어가서도 성모님의 군사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총사령관이신 성모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레지오 단원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