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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ACE 캠페인 … 식수 구하기 & 독도법 교실
월간산 ‘ACE 캠페인’ 특집은 Adventure(모험) Challenge(도전) Experience(체험)의 첫 글자를 모아 지은 이름이다. 말 그대로 자연 속에서 즐기는 다양한 아웃도어에 도전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오랜 경기 침체와 상실감에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들의 기를 살려 에이스(ACE)로 만들어 보자는 의미도 담았다.
4월의 ‘ACE 캠페인’ 특집이 진행하는 1교시 부시크래프트(Bush Craft)는 ‘식수 구하기’다. 물은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요소다. 하지만 야외에서 안전한 물을 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오지에 고립된 상태로 오염된 물을 마셨다가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이달에는 봄철 야외에서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2교시는 아웃도어 활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독도법’ 강좌로 꾸몄다. 지도를 읽는 방법인 ‘독도법’은 사실 쉽지 않은 기술이다. 또한 세상사람 모두 GPS가 내장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시대에 독도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독도법은 등산의 기초이자 가장 근본이 되는 기술이다. 어찌 보면 서바이벌 기술이기도 하다. 독도법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수액은 봄철에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식수
4월의 ACE 캠페인 제 1교시 부시크래프트 기술 체험 과목은 ‘나무에서 식수 구하기’다. 물은 불, 칼과 함께 부시크래프트 3대 필수 요소로 꼽는다. 생존이 목적인 서바이벌 기술에도 식수를 구하기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인간의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물질이 바로 물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은 한 달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천하장사라도 단 3일만 물을 마시지 못하면 목숨을 잃는다.
도시에서는 편의점에서 쉽게 생수를 구입할 수 있지만, 오지의 환경에서는 마실 수 있는 식수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야외에서 물을 구하기 비교적 쉬운 환경이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을 대비해 물을 정화해 식수로 만들거나 자연 현상을 이용해 물을 모으는 기술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자연 상태의 물 가운데 그대로 마실 수 있는 것은 나무의 수액과 빗물, 깨끗한 지하수 정도다. 이 가운데 나무의 수액은 봄철 가장 구하기 쉽고 안전하며 맛있는 식수다. 대표적인 것이 봄만 되면 지역 TV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는 고로쇠 수액이다. 물론 나무 수액은 허가를 받은 지역 주민들만이 합법적으로 채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생존 기술을 익히는 차원에서 방법인지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번 교육은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의 고로쇠 채취 전문가 주민의 협조 하에 진행됐다.
1. 수액 채취가 가능한 가래나무는 주변에 호두와 비슷한 가래가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2. 물박달나무. 자작나무와 비슷한 껍질이 두껍게 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3.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할 때 필요한 준비물. 목공용 드릴비트를 돌릴 수 있는 소형 드라이버 손잡이나 휴대용 고정쇠가 필수다. 수액 채취를 전문으로 하는 주민들은 전동드릴을 휴대하고 다닌다. 수액 유도용 튜브나 속이 뚫려 있는 나뭇가지, 물통, 칼도 필요한 품목이다.
고로쇠나무만 수액 나오는 것은 아냐
나무에서 수액이 나오는 시기는 봄철이다. 겨우내 앙상하게 가지만 남아 있던 나무가 봄이 되며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는 활동이 왕성해진다. 초봄에는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나무 몸통 속에 압력 변화가 커진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수축됐던 나무가 낮에 기온이 올라가며 팽창해 내부 압력이 높아지는데, 이때 껍질에 구멍을 내면 뿌리를 통해 빨아들인 물과 영양분이 외부로 흘러나오게 되는 것이다. 즉 밤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는 환절기가 수액 채취에 가장 좋은 시기다. 낮 기온이 12℃ 이상으로 올라가거나 영하로 떨어지면 수액이 나오지 않는다.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은 뿌리를 통해 완벽하게 정수된 깨끗한 물이다. 거기에 몸에 좋은 각종 미네랄까지 녹아 있어 최고의 음료수라고 불린다. 고로쇠나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수액 채취 수종이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의 식물로 여느 단풍의 잎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잎을 지니고 있다. 경칩 무렵인 2월 중순에서 3월 말까지 수액 채취가 가능하다.
고로쇠 외에도 수액이 나오는 나무는 많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종 중에 하나가 가래나무(2월 중순~3월 중순)로 바닥에 호두처럼 생긴 가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자작나무(3월 중순~4월 중순)는 은빛 껍질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고, 물박달나무(3월 말~4월 중순)는 자작나무와 비슷한 여러 겹의 두꺼운 껍질이 있다. 그늘진 골짜기에 많은 넝쿨식물인 다래나무(3월 말~4월 말)도 수액 채취가 가능하다.
1. 전동 드릴이 없어도 간단한 도구로 수액을 채취할 수 있다.
2. 목공용 드릴비트를 고정쇠에 끼워 나무껍질에 구멍을 뚫는 방법.
3. 오동나무 가지로 만든 튜브를 나무 구멍에 끼어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
4. 물통을 나무 튜브에 걸어 간단히 수액을 받는 모습. 심플한 부시크래프트 스타일이다.
5. 산에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는 모습.
6. 다래나무 줄기에 V자형 홈을 파며 흘러나오는 수액을 채취하는 방법. 교육을 위해 말라 죽은 나무에 홈을 파서 물을 받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수액 채취에 필요한 필수 도구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려면 구멍을 뚫을 드릴과 흐르는 수액을 모아 주는 튜브, 수액을 담을 용기가 필요하다. 이 중 대체가 불가능한 것이 드릴이다. 목공용 8mm 드릴비트와 소형 드라이버 손잡이를 준비하면 나무껍질을 뚫는 준비는 끝난다. 부시크래프트 동호인들 중에는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드릴비트 고정쇠를 작게 제작해서 휴대하기도 한다.
수액이 용기까지 흘러나오게 유도하는 튜브는 철물점이나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 튜브가 없으면 오동나무같이 속이 뚫린 나뭇가지나 나뭇잎 등을 이용해 튜브 대용품을 만들어도 된다. 아무래도 기성품이 편리하지만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즉석에서 제작하는 것도 묘미가 있다.
용기는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다. 하지만 당분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는 수액은 벌레가 꾀기 쉽다. 수액이 흘러들어가는 물통 입구에 모기장을 깔아두면 곤충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준다. 아예 수액이 나오는 튜브 끝을 용기 속으로 집어넣고 입구를 비닐로 봉하면 불순물이 들어가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다.
수액 채취가 나무에 미치는 영향
수액을 채취한 뒤 구멍을 단단히 막아야 한다.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면 생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과다하게 채취하면 생장이 느려지거나 심하면 나무가 죽기도 한다. 그러나 규정을 지켜서 채취하면 나무의 생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 수액을 채취한 집단과 채취하지 않은 집단 간에 잎의 무기염류 함량과 새로 돋아난 잎의 길이에 차이가 없었다. 또한 연간 나무의 부피 생장량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과거에는 도끼나 낫으로 나무껍질에 V자 홈을 파서 채취했기 때문에 상처부위가 썩거나 생장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지금은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상처를 최소화해 채취하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또 직경 10cm 이하인 나무에서는 채취를 금하고 있고 구멍도 3개 이상 뚫지 못하게 하여 피해를 줄이고 있다. 선진국인 미국이나 캐나다, 일본에서도 이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수액 채취를 한 뒤에 반드시 나무 쐐기로 구멍을 빈틈없이 막아 줘야 한다. 구멍이 난 상태로 방치하면 수액이 조금씩 흘러나와 벌레가 꾀거나 썩어서 나무의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수액 채취를 위해 뚫었던 구멍을 잘 막아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살이 차올라 단단한 나무껍질을 형성한다.
아웃도어의 기본 기술 독도법의 기초
야외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지도를 읽고 길을 찾는 독도법(讀圖法)이다. 사실 지도를 읽고 활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등산 좀 다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등산지도가 아닌 순수한 지형도와 나침반을 주고 길을 찾으라고 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갈림목마다 확실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던 국립공원이나 대도시 근교산만 다니던 이들에겐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독도법 실력은 현장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쌓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필수인 세상에서 독도법의 설자리가 좁은 것도 사실이다. 내장 GPS와 등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길을 찾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독도법의 존재 가치는 유효하다. 산 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스마트폰이 파손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는 상황까지 겹친다면 믿을 건 독도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도법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간과하는 등산의 기초다.
사실 글로 독도법을 배운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야외에 나가서 체험하지 않는다면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독도법에 필요한 기본적인 용어 정도는 알아야 지도를 가까이하는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이달에는 독도법의 기초인 지도 보기와 나침반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1. 지형도와 나침반은 독도에 필요한 최소한의 준비물이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전자 나침반도 사용이 가능하다.
2. 등산지도는 등고선과 산길이 표기되어 있어 산행 시 독도에 유용하다.
3. 등산지도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모습.
독도법에 필요한 준비물
독도법을 익히기 위해선 우선 지도가 필요하다. 그것도 등고선이 자세하게 그려진 지형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형도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지형도에는 공식적인 지명과 지형지물의 위치 등 기본적인 내용만 담겨 있다. 그중 등산에서 자주 쓰이는 지도는 국토지리정보원 5만분의 1 지도와 2만5,000분의 1 축척 지도다. 산행이 목적이라면 등산로와 각종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는 등산지도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지도를 활용해 길을 찾고 지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나침반이 필수다. 나침반은 자기(磁氣)를 가지고 있는 쇠막대(자침)가 지구라는 커다란 자석에서 생기는 자장을 따라 일정하게 남쪽과 북쪽을 가리키는 원리를 이용한 장비다. 지구의 자북(캐나다 허드슨 만 북쪽)을 가리키는 자침 쪽을 N극, 반대쪽은 S극으로 나타낸다.
나침반은 사용 목적에 따라서 여행용, 등산용, 군용, 오리엔티어링용, 지도 제작용, 시각장애인용, 행글라이더용, 스쿠버용 등으로 구분되며 모양이나 크기가 여러 가지다. 등산용 나침반은 실바 제품이 인기다. 실바 나침반은 방위각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단점을 제외하고는 여러 가지 기능을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고 가벼워 등산이나 오리엔티어링용으로 가장 많이사용된다.
1. 지형도의 등고선을 보고 산세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2. 실제 지형과 등고선의 모양.
등고선 읽기와 지도 정치(正置)
지도를 읽을 때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등고선을 보고 지형을 파악하는 것이다. 3차원의 지형을 2차원의 선으로 그려낸 것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초보자는 지형도를 현장에서 실제 지형과 자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훈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형도가 3차원 입체로 보인다. 지도를 제대로 읽게 된다는 것이다.
등고선은 크게 능선, 안부, 봉우리, 계곡, 사면 다섯 가지를 나타낼 수 있다. 능선은 산이 흘러가는 산줄기를 말하는데 주능선과 지능선, 가지능선 세 가지가 있다. 주능선은 산의 주된 줄기이고 지능선은 주능선에서 흘러나온 줄기이며, 가지능선은 지능선에서 갈라져 나온 자식 개념의 능선이다.
안부(鞍部)는 능선 상의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말안장처럼 움푹 파인 부분을 말한다. 능선에서 고도가 뚝 떨어지는 곳으로 통행이 많은 곳은 고개 또는 재라고도 한다.
지도의 방향을 실제 땅의 방향과 일치시키는 작업을 ‘지도 정치(正置)’라고 한다. 현장에서 지도를 읽을 때는 지도 정치가 기본이다. 모든 지도는 위쪽이 북쪽이다.
지도의 북쪽을 도북이라고 하는데 도북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지구의 북극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 일단 지도의 북쪽이 곧 북극이라고 생각하고, 지도를 뱅글뱅글 돌려서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 방향 화살표에 맞추는 작업이 바로 ‘지도 정치’다. 정확하게 ‘지도 정치’를 하면 땅과 지도의 방향이 완전히 일치하게 된다. 이 상태로 주변 지형지세를 살피고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바로 독도법이다.
1. 산행 중에는 수시로 지도 정치를 통한 지형 파악이 필요하다.
2. 정치한 지형도 위에 나침반을 올려두고 방위각을 측정하는 모습.
방위각 파악
지도상의 방위각 측정방법을 이해하는 것은 초보자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매우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원리를 알고 나면 매우 간단하다. 핵심은 현재 위치와 목표지점의 방위각을 측정하는 것이다. 방위각이란 목표지점이 현재 지점으로부터 북쪽(자북)에서 몇 도만큼 시계방향으로 돌아갔나 하는 것이다.
먼저 방위각 파악을 위해서는 지도에 자북선을 그어둬야 한다. 자북선은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을 의미한다. 지형도에 적혀 있는 도자각을 파악한 뒤 나침반을 이용해 그 각도만큼 기울어진 선을 그어두는 것이다. 나침반을 이용해 방위각을 측정할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방위각을 재려면 지도에서 현재 나의 위치와 목적지를 찾은 다음, 나침반의 우변(또는 좌변)을 현 위치에서 목적지로 맞춘다. 이때 진행선의 화살표(나침반 가운데 큰 화살표)가 목적지 방향이 되도록 나침반을 조정한다. 그런 다음 다이얼을 돌려 다이얼원 안에 있는 북방지시화살표(또는 보조지시선)와 미리 그어놓은 자북선과 평행이 되게 한다. 이때 북방지시화살표의 화살표가 자북선의 북쪽으로 향하게 한다.
이제 나침반의 진행선(눈금테)에 나타난 다이얼의 숫자가 현 위치에서 목적지의 방위각이다. 측정된 방위각은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알려 준다. 글로 설명하면 복잡하지만 현장에서 몇 번 해보면 크게 어렵지 않은 것이 방위각 측정이다.
첫댓글 오 재밌고 좋은 정보네요 잡지도 한번 직접 찾아봐야겠네요 ㅎ
잡지에 더 많은 정보가 있는데 용량이너무 커서 못 올립니당..
감사해요
유익해요^^
~^^
초보자라 넋놓고 봣어욥 감사해욥
수액채취는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네요 ^^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요즘은 수액채취도 호스꼽아놓고 자동화를 하덥디다 먼지 덜들어가니 사먹는 사람 입장에선 아무래도 좋죠 ㅋㅋㅋ
정독했어요. 재미있고 유익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