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음리 임도 이야기
양평군 단월면 비솔고개에서 시작해 산음자연휴양림 입구까지의 임도 구간을 걸었습니다.
청량리역에서 8시15분에 출발하여 9시50분 비솔고개에 도착해
8명이 오붓하게 임도를 완전 전세 내어 걸었습니다.
당초 계획한 봉미산 임도 구간과 휴양림은 접었답니다.
산에서 휴양림 입구 마을에 도착하니 허걱~ 엄청 더웠습니다.
그래서 소리산 소금강계곡으로 이동해 족욕으로 대신했지요.
마지막 코스인 구둔역은 광탄에서 점심 후 찾았구요.
자~ 그럼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펼쳐 볼까요.
최종 목적지인구둔역에서 단체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모아관광님(핸들을 잡아 두셨음) 황리나님 깔순이님 산책길님 무아지경님 호수님(진행자)비와사랑님.
앗차 마카엘님이 빠졌군요.
푸른 옷으로 갈아 입은 산길은 녹색 터널입니다.
해발360m 비솔고개.싸리봉 중원산을 오르는 들머리이기도 합니다.
구불구불 곡선의 미학을 만끽하는 날입니다.
하늘은 온통 파란 칠을 했답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그런대 초입에서 복병을 난났습니다. 무서워서 사진도 못찍었습니다.
뭘까요? 상상해 보셔요.
답은 좀 미뤘다가...
5월의 햇빛은 색깔을 변호 시킵니다.
직접 비추는데는 연초록으로 바뀝니다.
연초록 비추인 곳은 아카시나무네요.
아카시아가 아닌 아카시. 아시지요? 우리나라에는 아카시아 나무는 없음을.
걷다가 누구는 하늘을, 또 누구는 길섶을 봅니다.
우와~ 황삿갓님?
마치 구도(求道)의 승려같습니다.
아~ 바로 이분이네요. 부산이 고향이라던가요.
억양은 그래도 마음씨는 비단 같은 분이셔요.
가운데 길은 열고...
맨 왼쪽 분 옆의 검은 비닐은? 내용물이 궁금하시지요?
다래나무 잎 색깔이 하얗지요?
여기엔 엄청난 비밀이 있지요. 벌이나 나비가 알아서는 안되는...
하연 잎의 다래를 쥐다래라 하지요.
여기서는 못 봤지만 붉은 색의 잎들도 있답니다.얘들의 이름은 개다래구요.
벌과 나비가 꽃으로 오인케 하여 잎 아래에 있는 꽃으로 유인한답니다.
수정을 해야 열매를 맺으니까요.
잠시 그늘에서 쉽니다. 간식을 나눕니다.
그리고 '수확물(?)' 중간 점검도 하구요.
표정들이 조금씩 달라 세 컷을 올립니다.
이 산중에는 매점은 없습니다.
보따리를 안고 노래 한 곡을 뽑나 봅니다.
저 보따리에는 봄이 가득하답니다. 향도 그윽하구요.
이 분은 오직 하나 단일 품목을 찾습니다.
두O입니다. 지금 스틱은 악세사리구요.
소나무 낙엽송 참나무 등 나무들은 어깨를 맞대고 공생합니다.
다만 키재기와 몸 둘레 재기는 하나 봅니다.
자세히 보면 각각 건셉이 다릅니다.
화이부동 (和而不同)이요, 구동존이(求同存異)지요.
당신도 그러시겠지요.
첫도보를 하시는 비와사랑님.
이런 길을 제일 좋아하신다는군요.
코를 가까이 대어 봅니다. 알싸한 내음을 심장까지 넣습니다.
장사익님의 노래가 떠올라 속으로 불러 보았지요.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별 처럼 슬픈 찔레꽃/ 달 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그래서 울었지/밤 새워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그래서 울었지/목 놓아 울었지.
하얀 꽃 찔레꽃/순박한 꽃 찔레꽃/별 처럼 슬픈 찔레꽃/ 달 처럼 서러운 찔레꽃.....
꽃 이름을 잊었네요.
고만고만한 노란 꽃들이 모여 속삭입니다.
작은 벌 한 마리 비잉~돌다가 날아갑니다.
사진 찍느라 제 그림자 놔두고 왔습니다.
내년 봄, 제 그림자 찾으라 다시 가야겠어요.
제 그림자노란색으로 변해있겠지요?
두시간의 임도 걷기가 끝나갑니다.
쑥 두릅 취 등 나물을 적당히 챙겨 들고 고복리 마을로 내려 왔습니다.
10km도 안되는 거리를 2시간여를 걸었습니다.
어디 걷기만 했나요.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눴지만 쉬엄쉬엄 걸으며 나물을 챙겼지요.
향긋한 봄 기운도 듬뿍 마음 주머니에 넣었지요.
봉미산 방향의 임도와 휴양림은 접고 석산리 소리산 계곡으로 이동합니다.
소금강이란 글자가 새겨진 방향으로 갑니다.
다리를 건넙니다. 호우가 내리면 웬만한 돌다리는 떠내려 갑니다.
그래서 바위로 징검다리를 놓았습니다.
이 쪽과 저 쪽을 이어주는 다리.
가교(架橋) 역할이란 말이 있지요.
서로 떨어져 있는 대상을 이어 주는 사물이나 사실을 지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당신은 살아오면서 이런 역할이 몇번이었는지요?
사이먼&가펑클의 부릿지 오브 트러블 워터를 갑자기 부르고 싶군요.
소리산 등산로 입구를 조금 지나 선녀탕 가는 길 옆 계곡으로 들어가 더위를 식힙니다.
1분도 몰 속에 발을 못 담글 정도로 차갑습니다.
이럭저럭 20분 정도 쉬었나 봅니다.
계곡에서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눌러 봅니다.
가려진 나뭇잎으로 가려진 하늘. 햇빛에 닿는 잎새들이 예쁩니다.
1급수에서 만 산다는는 산천어가 서식한답니다.
떼를 지어 유영하는 모습입니다.
다리를 건너다 말고 소리산(479m)의 멋진 풍광에 취해 봅니다.
정상 못 미처에 바람굴이 있습니다.
정상은 바위로 조심해야 합니다.
깍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이 있는 명산입니다.
어잉? 월계관이 얼굴에?
이 잎을 이렇개 붙이면 해충이 접근을 못한다는군요.
1시10분 양평의 광탄으로 다시 이동합니다.
광탄 회령손만두집. 주문하고 30분이 지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2시 가까운 시간임에도 거의 만석입니다.
그냥 만두국, 쟁반, 전골로 각각 주문하였습니다.
면소재지도 아닌 동네임에도 맛집은 맛집인가 봅니다.
이북 함경도의 회령을 상호로 한 만두전문집입니다. 저와 세 분은 전골을시켜 맛있게 먹었습니다.
구둔역.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에 있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역(2006년 등록문화제 296호)입니다.
1940년 부터 2011년까지 중앙선이 섰던 간이역입니다.
중앙선이 복선화 되면서 선로 변경으로 폐역이 되었습니다.
2012년 개봉한 건축학개론의 촬영지였고 아유미의 앨범재킷 사진을 찍은 곳입니다.
2016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여 새롭게 태어나 많은 이들이 찾았습니다.
김영한 역장(명예직)의 공이 컸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김 역장이 두손을 든 상태랍니다.
다시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문화공간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구둔역으로 가기 전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으나 받지를 않아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습니다.
한가족이 와서 철로를 걷더군요.
어린 남매들이 먼 훗날 오늘의 추억을 기억하겠지요.
비록 기차가 다니지 안아도 철길에 서면 설레입니다.
잊었던 사람도, 사연도 떠오르겠지요.
그것이 아픈 기억이라도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입니다.
발을 딛고 손으로는 균형을 잡으며 외줄을 타 듯합니다.
환히 웃기도 하구요.
먼 옛날을 불러보기도 하구요.
레일 위에서의 단체 사진.
손 표정이 7인 7색입니다.
저 철로 끝에서 칙칙폭폭 기차가 달려 오는 환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그 열차 안에 바로 그미가 타고 오는 상상도 하구요.
이별과 재회의 기차역.
눈물이 고이고 또는 웃음이 피는 곳.
외줄을 타 듯 앞으로 가고
되돌아 가기도 합니다.
철마만 달리고 싶은게 아니지요.
넘어 질 듯한 곡예(?)도 연출합니다.
수학여행 온 여학생들 같아요.
깔님은 탈선(?)하고 걍 달리네요.
무아지경님은 진즉 무아지경에 빠지시고.
와~ 드디어 날개를 다셨습니다.
무아지경에서 비상지경입니다.
아홉개의 둔덕이란 뜻의 지명인가 봅니다.
현재는 시간이 굳은 역, 혹시 앞으로는 찾는이가 없는 굳어버린 역이 될까 안타깝습니다.
어잉~ 저도 사진속에 있네요.
5녀들의 철길 위 퍼레이드.
승천하는 자세로 깜짝 솔로 쇼로 끝~
빨간 아카시꽃입니다.실물은 처음 봅니다.
철길 옆 빨간 아카시꽃 눈길을 끕니다.
그 건너편에는 해당화가 피었구요.
바닷가에만 피는 꽃이 아닌가 봅니다.
미인의 잠결이 꽃말이랍니다. 미인의 잠결을 상상해 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곱게 피어 눈길이 가는 꽃.
고운 여인네의 꿈길도 그려 봅니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깁니다.
완전 폐역이 될까 걱정입니다.
양평군에서 뭔가 대책을 세운다는 소식도 있습니다만.
댑사리꽃 붉게 피는 가을에 살짝 와 봐야겠습니다.
여기서 노란 은행잎을 들고 사진도 찍구요.
고백의 정원에서 고해성사(?)도 하구요.
그리고 의자 한 켠 비워 놓고 누군가가 와서 앉도록 하구요.
서로 아무 말 없이 하늘만 보더라도요.
아님 옆 자리에 시집 한 권 올려 놓던가요.
노란 리번에 작은 글씨로 소원을 써놓구요.
혹시 팥배가 열리면 딱 하나 따서 호주머니에 넣어 보구요.
구둔역.
다시 와야 겠습니다.
모락모락 연기처럼 피어나는 옛날이 그리울 때
바람처럼 일어나 다시 찾으리라. 구둔역.
함께하신 님들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함께하셔요.
● 불편한 사진 있으면 문자 주셔요. 내릴게요.
첫댓글 참으로 아기자기하게 다녀오셨네요
멋집니다
그림자를 두고 오셨다니
미련이 많이 남는 길이었군요
애궁 물바람님이 같이 하셨으면 더욱 좋았으련만...
시원한 산바람 맞으며 오붓하게 걸었답니다.
지기님의 후기 점말따뜻하고 재미나게 잘읽었읍니다
하루가 그림처럼 펼쳐놓은듯. 해요
수고하셨어요
경상도 억양이 조금은 거세도 고운 웃음으로 함께하여 즐거웠답니다.
우리길에서 자주 뵈옵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요.
잊지못할 추억이 될것같네요 계절마다 다른풍광을 멋진곳을 다녀왔지요 로따님에 사진과 글을읽는순간 무아지경에빠져버렸어요 수고하셨어요 로따님 감사합니다
ㅎ ㅎ무아지경...자연에 순리에 맡기면 무아지경이지요.
천진난만하시고 스스럼없으신 모습 잊지 않을게요.
글도 맛깔나게 아주 잘 쓰시고 사진도 멋지게 찍으시네요
기억에 두고두고 싶은 멋진 여행이었습니더 감사합니다
처음 뵈었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인상이셨습니다.
짬나는대로 함께 걷는 시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로따님의 맛깔난 후기보며 되새겨봅니다 즐건하루 잘보내구 왓읍니다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셧읍니다~~^^
특유의 말씀과 행동으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셨지요.
그날 저녁 아니면 다음날 밥상의 '그린필드'를 상상해 봅니다요.
멋진길 가족나들이 분위기로 잘 댕겨왔죠 나물공부 많이했어요 초룩잎사이로 살짝 비주이는 햇살은 정말 굿~이예요 산음리임도길 함께하여 잘 즐기다 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진행하시느라 호수님~정말 노고 많으셨습니다.
함께 걸은 임도와 구둔역의 추억 잊지 않을게요.
어쩜 이리 사진마다 설명을 맛갈나게 곁들이시는지.....,또 감탄합니다.
슬며시 웃고 배꼽 빠지듯 웃고 즐거운 걸음을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산음휴양림에서 처음 따보는 두릅순에 폭 빠진 시간
하얀 나무가지에 가시가 많은 두릅나무를 척척 알아맞히게 되었을 무렵에
이어서 소리산 계곡에서 회령 만두집에서 구둔역에서 웃음 보따리 무방비로 풀어놓고
벌써 아련한 추억으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산책길님과 함께한 걷기였지요.
유유자적 산책하고 산나물도 캐며 즐거웠답니다.
도보후기가 아닌 영화 한편을 재미있게 본듯합니다.
다음 멋진 도보길도 기대합니다~^
아이구~과찬에 제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짬나실 때 함께 걸으며 이야기도 나누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