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4

[광포혁명]

한국SGI 광포실록[4] - <3>한국SGI 이사장이라는 군상들 ②

+크게보기

등록일자	|	2012/12/10
조회수	|	697
파일이름	|	한국SGI 광포실록3-2.pdf	파일크기	|	60.2KB

1980년대 한국의 조대철이사장과 부이사장들이 이즈미지도장과 코드가 맞았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일본어로 소통이 자유로운 세대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즈미지도장에 대한 절대적 복종으로 길들여진 부이사장들의 교조적 태도가 코드맨으로 비추어졌을 수도 있다. 그들은 협의체에서 한국의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개진해서 합의를 도출해간다는 민주적 방식보다는 최고결정권자인 이즈미지도장의 의중을 살피기에 급급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이즈미지도장의 뜻이라고 전하면 공식적인 확인도 없이 그 방향으로 협의안이 결정되고 굳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청년부조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토상, SGI스태프와도 마찰
한국본부에는 최남익사무총장이 공식창구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SGI본부에는 한국어 공인통역인 이토상이 또 하나의 창구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한국과 일본 간의 통역의 필요에 의해 창구담당이 되었지만 그 역할은 그들에게 있어서 자존심이고 존재이유로 되었다는 것이다. 최남익사무총장의 경우 한국의 일체의 법인회무의 보고 및 지도사항의 통달을 관장하고 있었다. 이토상 또한 통·번역 업무의 하나로 한국에서 이케다 선생님께 올리는 보고서 일체를 관장하는 실로 막중한 업무가 주어졌다. 이런 역할들이야말로 사제불이의 신심이 아니고는 그 사명을 다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들은 처음에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으나 조직의 모든 정보가 모이고 흐르는 통로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월권을 행사하게 되고 결국은 자신도 모르게 권력의 마성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최남익사무총장은 한국의 사안이 자신을 통하지 않고 이즈미지도장이나 SGI본부에 보고되고 결정되는 것은 여간해서 용인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이토상 또한 사무총장이든 다른 부이사장들이든 자신을 통하지 않고 이즈미지도장에게 직접 이야기해서 한국의 조직을 움직여가는 그 구조가 불만이었다. 그래서 이토상이 한국의 청년부리더들에게 되뇌던 말이 “그들의 스승은 이즈미지도장이다” 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 또한 그들을 책망하면서 닮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학회정신을 가르친다는 명분을 이용해서 통역으로서의 직분을 뛰어넘어 청년부를 장악하고 있었고 그 방식은 파쇼에 가까웠다. 또한 청년부수뇌가 이케다 선생님께 지도를 구하면 이토상이 즉석에서 결론적으로 지도하고 끝내는 경우가 예사였다. 그리고 그녀는 청년부의 운영일체 및 인사까지 주도적으로 결정했다. 이토상은 이렇게 한국조직에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행동에 의문이라도 제기하는 사람에게는 학회정신이 없는 사람으로 단죄하듯이 몰아갔다. 그러나 당시 한국의 청년부는 그런 구조적인 갈등을 넘어 사제직결해야 한다는 대명제만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양식층이 엷은 조직풍토상의 체질도 문제
이토상은 한국조직 속에서 권력을 만들었고,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후계육성을 위해서 후배들에게 한국어통역을 맡기는 것조차 견제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SGI 본부스태프에서부터 한국의 간부들까지 모든 사람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분 지었다. 또한 언제까지나 한국어 공인통역으로서 자신의 역할이나 위상이 지켜지기를 강렬하게 원해서 한국의 미래까지도 자신에게 유리한 포석을 놓고 있었다.
그리고 이토상은 SGI본부의 한국담당들과도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했다. 그러한 모습들은 한국에 대한 헤게모니를 잡기위한 각축전으로 비추어졌다. 특히 당시 한국담당이었던 구노상과 대립각을 세울 때는 투계(鬪鷄)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이토상은 항상 상대에 대한 공격의 명분을 ‘이케다 선생님 정신에 위배해서’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그 본질에는 자신의 입장이나 이해에 따라 패를 갈라 싸움을 벌이는 이토식 정의감일 때가 많았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특히 당시 한국의 청년부 수뇌부에게는 사제직결의 신심을 실천해 가는데 가장 큰 장애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늬만 사제불이인 채 분열과 반목을 계속해온 한국의 취약한 집단정신의 원인을 비단 이즈미지도장이나 이토상에게만 돌릴 일은 아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양식이나 소양을 갖춘 중간층이 빈약한 한국SGI 조직풍토상의 약한 체질도 문제였다. 그리고 사제직결의 신심으로 자립할 수 없었던 한국의 이사장들에 의해서 더욱 허약해지고 고질화된 면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박덕현씨는 최초로 이사장으로서 의지를 불태웠던 인물
박덕현씨는 90년대 초 조대철이사장의 유고로 잔여임기를 채우는 이사장대행으로 시작했다. 그는 최초의 청년부 출신 이사장으로서 스승의 염원인 한국광포의 본문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당시 조대철이사장은 경미한 사고를 당했지만 노령으로 인해 거동을 못 한 채 십 수개월이 흘렀고 결국 이사장에 복귀하지 못한 채 사망하게 된다. 조대철씨는 이사장으로 10년 동안 그저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초점 없는 눈빛으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가 망설임 없이 결재서류에 사인하는 것이 일과였다. 적어도 이사장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 보자는 의지는 없어보였다. 더구나 회원 한사람 한사람의 숙명전환을 위해서, 일국의 광선유포를 위해서 라는 결의를 찾아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차별 없이 사람을 대하는 아주 서민적인 인품이었기 때문에 조직을 화합시키는 리더로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전임이사장에 비하면 박덕현씨는 의지가 비장해 보이기까지 한 이사장이었다. 박덕현씨는 이사장이 되기 위해서, 또한 이사장이 되어 조직을 장악하고 국내외적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확고한 세력을 만들기 위해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박덕현씨는 ‘학회조직에서 권위주의는 안 되지만 권위는 필요하다’라는 당연하면서도 때로는 위험할 수 있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이전의 이사장들의 모습을 보면서 국내외적으로 권위 있는 강력한 이사장이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에게 이즈미지도장은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이즈미지도장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박덕현씨에게는 이즈미지도장이 자연스럽게 롤 모델이 되어 있었다. 박덕현씨는 측근들에게 종종 이즈미지도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닮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손쉽게 배운 것이 이즈미 지도장의 조직을 장악하고 사람을 관리하는 요령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