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어제 입소했다. 4층건물로 1층에 세탁실과 주방이 있고 각층의 중앙에 티비라운지와 양측에 샤워실이 있는 코에드기숙사다. 더블베드에 책상, 서랍장이 있는 단순한 구조다. 친구덕분에 비싸서 인연이 없어 보였던 현재 재학중인 학교에서도 기숙사생활을 경험할 수있어 좋다. 나의 첫 기숙사는 2인실로 룸메였던 친구는 지금 호주에 이민가서 살고 있어서 서로 귀국일정이 맞아야 볼 수있다. 그 때는 싱글베드, 책상, 옷장이 양쪽에 있었고 층마다 샤워실은 있었지만 다른 시설은 없었다. 한참 때여서 기숙사밥을 먹고는 부족했기에 몰래 방에 전열기를 숨겨두고 라면을 끓여 먹던 친구들이 있었다.
두번째는 거제도 조선소에서 였다. 독신료라 불리우던 기숙사는 외지출신 총각들이 많았던 관계로 저렴하게 제공되었던 기억이 있다. 여기도 2인실로 룸메와는 연락되지않았지만, 설계를 담당하던 나와는 달리 현장직이어서 노사분규가 있을 때는 대치하기도 했다. 나는 구사대로 그는 노조측으로. 거기도 층마다 샤워실과 티비라운지는 있었지만 식사는 공장식당으로 가야 했다. 다행히 밥은 여러번 타 먹을 수있어서 배가 고파서 라면을 끓일 생각은 해본적이 없고 통조림을 몇 개두고 식사시간을 맞추지못한 경우의 비상식량으로 활용했던 기억이 있다.
세번째와 네번째는 불어연수를 위해 몬트리얼과 몽톤에 5주연수를 받았을 때 였다. 여기도 지금 학교와 비슷해서 층마다 전자렌지가 있어서 식사시간에는 크게 문제되지않았다. 보통 점심은 학교식당에서 하고 아침과 저녁은 식비를 지급하는 방식이었기에 아껴 사용하면 스스로 부담해야 했던 집이 있던 곳과의 시외교통비를 회수할 수있을 정도였다. 몬트리얼은 기숙사에 귀가하던 친구들이 공용공간에 헌납한 쌀이나 작은 가전도구 등이 유용할 때가 있었다. 그에 비하면 여기는 현관이나 층입구는 물론 대부분의 장소에 카드키를 사용해야 해서 다소 불편하다.
어쨌든 5번째의 기숙사에서 길지는 않지만 도서관이 가깝고 원할 때마다 샤워를 할 수있어 좋다. 지난 9년간 살던 집은 샤워시설이 없어 학교에 와서 해왔고 화장실도 나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집주인은 정 반대여서 사용하는 것이 불편했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할 계획이다. 인터넷은 아직 연결되지않아 방문자용을 사용하다보니 한시간마다 로그인을 다시해야 한다는 점도 다소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