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캄보디아 벗을 돕는 천사들에게 -
2012.12.18
아득한 우주에서 보아요
우리 은하계는 변두리
태양은 한 귀퉁이 작은 별
태양의 밤톨만한 살점이 지구인데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이
어떻게 가족이 아니겠어요
푸른 별 지구
출렁이는 바다 밑
통뼈로 다 붙어 있는데
어떻게 이웃이 아니겠어요
나무와 풀, 새와 짐승
영토에서 인간은 고작 한 줌
어떻게 살갗이 다르다고
형제가 아니겠어요
그들이 팔다리 잃고 꿈도 잃어
삶의 끈 놓으려고 하는데
우리끼리만 끈끈하면
어떻게 이웃이라 하겠어요
그들이 수렁에 빠져
살려달라 외치는데
우리끼리만 소풍가면
어떻게 형제라 하겠어요
그들의 빈 밥그릇에
슬그머니 내 밥 덜어주고
거기와 여기 가로놓인 벽을 부수고
그 벽돌로 다리를 놓아야
가족이 되지요
우리가 그들에게 내미는 손이
결국 우주 아니겠어요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말이예요
우리가 그들에게 보내는 미소가
야훼께서 베풀어 준 사랑 아니겠어요
깊이를 알 수 없는 사랑말이예요
@@@
어울사랑 가족 여러분~
임진년 한 해도 저물어갑니다.
흔히 세밑이 되면 우리는 괜스리 엄숙해지기도 하고 허망해지기도 하지요.
일년 동안 숨가쁘게 살아온 것은 같은데 남겨진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어디로 그토록 열심히
달려갔는지......
하여 남는 감정의 앙금은 만족보다는 아쉬움, 기쁨보다는 후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병욱과 어울림이 지난 18일 서울예수회 센터 성당에서 펼친 '사랑나눔 콘서트'는 이런
아쉬움과 허전함을 달래주는 멋지고 뜻깊은 연주회였습니다.
출연료를 받고 멋진 홀에서 연주를 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어울림이 가진 재능을 기꺼이
무료로,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베풂과 나눔을 실천하는 형제자매들에게 들려주는 자리라면
얼마나 아름다운 자리이겠습니까?
해마다 자신도 넉넉하지 않으면서 빵 한 조각, 지갑 한 귀퉁이를 헐어 눈물과 슬픔의 땅,
고난과 절망의 땅, 우리에게는 '킬링 필드'로 알려진 천형의 땅 캄보디아의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오고 있는 예수회 신부님과 후원자들을 위한 공연이었습니다.
그 훈훈하고 포근했던 콘서트 이야기는 제가 현장에서 낭송한 헌시 ' 사랑' 으로 대신합니다.
올 한해도 동분서주하시면서 흥겨운 우리 음악, 정겨운 우리음악을 방방 곡곡에 전해오신
이병욱 선생님과 어울림의 음악이 가장 감동적으로 들려 온 공연이었습니다.
이병욱 선생님과 어울림 가족들도 아마 올 한해 연주 가운데 가장 흐뭇한 공연이 아니었을지요?
다시 한번 선생님과 어울림 단원 여러분들, 그리고 공연에 기꺼이 무료로 참여해주신 여러 음악인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사랑과 기쁨이 충만한 연말연시 되시길 빕니다.
어울사랑 가족 여러분께도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시길!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어울사랑 운영위원장 임병걸 올림 -
첫댓글 위원장님의 축시 낭송이 공연을 더욱 빛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