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여행지 사진은 흔하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라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오는 SNS 속 장소가 궁금하다면 주목할 것. 연신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국내 여행지 6곳.
사진=월간 아웃도어전남 신안 퍼플섬
서울에서 자동차로 넉넉잡아 6시간. 목포에서도 약 1시간 30분을 달려야 도착하는 전라남도 신안에 관광객이 모여들고 있다. 홍콩 여행 잡지 <U magazine>의 표지가 이곳, 퍼플섬으로 장식되면서 전남 신안은 세계적인 여행지로 거듭난 것.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끈 퍼플섬은 마을 전체를 뒤덮은 보랏빛 사진이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 반월도와 박지도를 합쳐도 130명 남짓한 평범하고 작은 섬이 퍼플섬으로 변모를 꾀한 건 2015년 전남 신안의 반월도와 박지도가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신안의 박우량 군수의 지휘 아래 반월도와 박지도는 물론, 인근에 있는 안좌면의 두리마을을 함께 묶어 퍼플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섬에 자생하는 도라지 군락지와 꿀풀의 꽃잎 색이 보라색인 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섬의 지붕을 보라색으로 칠하고 임야에 라벤더, 아스타, 아네모네 등 보라색 꽃잎을 틔우는 식물을 심었다. 2007년 완공된 반월도, 박지도, 두리마을을 잇는 1462m의 목조교 역시 보수 공사와 채색 작업을 거쳐 퍼플교로 재탄생시켰다. 신안 퍼플섬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보라색 아이템을 착용할 것. 보라색 아이템을 착용하고 입장하면 3천원의 입장료가 무료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객들도 전부 보랏빛이다. 보라색 티셔츠, 보라색 우산, 보라색 모자, 보라색 바지, 보라색 원피스…. 보라색이 아닌 것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 퍼플섬 입장권을 내어주는 직원도 보라색 재킷과 마스크 차림인 것만 봐도 여기서는 보라색이면 만사형통이다.
퍼플교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소곡두리길 257-35
월간 아웃도어울릉도 버섯바위
한쪽에는 웅장한 해안 절벽이 울릉도를 감싸듯 둘러싸고 있고, 다른 쪽에는 영롱한 바다가 반짝이는 울릉도 일주도로. 바다로 쏟아지는 듯한 암석의 틈으로 차들이 유유히 빠져나오는 풍경 사진이 눈과 마음을 빼앗는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슬아슬하고도 멋진 광경에 감탄이 나올 지경. 그럼에도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병풍처럼 일주도로의 배경으로 자리한 해안절벽을 직접 달리다 보면 같은 듯 조금씩 다른 광경에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어두운 갈색의 독특한 무늬로 이뤄진 거대한 암석 앞에서는 누구라도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다. 울릉도의 생성 역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버섯바위다. 이 바위는 뜨거운 용암이 수중에서 분출할 때 생성된 미세한 화산쇄설물 입자가 퇴적된 용회암이다. 마치 페이스트리처럼 겹겹이 쌓인 지층이 그림을 그려둔 것처럼 아름다운데, 이렇게 버섯을 닮은 외형은 지층이 차별침식을 받아 만들어졌다.
경상북도 울릉군 서면 남서리 산162-1
월간 아웃도어충주 악어섬
월간 아웃도어
악어섬은 호수에 맞닿아 있는 산자락이 마치 악어떼가 물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평지에 있을 땐 잘 모르지만 근처 악어봉에 올라 충주호를 내려다보면 여지없이 물가로 나아가는 초록색 악어 떼다. 악어봉은 448m의 작은 악어봉과 559m의 큰 악어봉으로 이뤄져 있는데 따로 길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 얕보면 큰코다치기 쉽다. 악어봉 정상에서 펼쳐지는 장관이 워낙 아름다워 여러 사람이 오고 가는 길이 다져지면서 자연스레 등산로가 됐다. 악어봉 입구에는 기다란 나무 막대기 여러 개가 놓여있는데, 하나 챙겨두면 하산할 때 훨씬 수월하다. 경관이 수려한 곳에는 늘 그렇듯, 악어봉 바로 앞에도 아름다운 뷰를 품은 카페가 있다. 귀여운 악어 캐릭터가 그려진 계단이 있는 <게으른 악어>다. 전면에 악어섬의 풍경이 펼쳐져 계단에 올라 사진을 찍으면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카페는 테라스 석과 통유리창이 있는 실내석이 있어 어디서든 악어섬이 한눈에 담긴다.
게으른 악어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 927
공주 연미산 자연미술공원
월간 아웃도어
새하얀 벽 대신 탁 트인 숲이, 시멘트 냄새 대신 풀 내음이 관람객을 반기는 미술관.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이 마치 숲에서 태어난 생명체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는, 그럼에도 이질감 없이 아름다운 사진 한 장은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미산 자연미술공원 입구 에서부터 거대한 곰이 손을 들어 관람객을 반긴다. 철로 만든 작품이지만 수풀이 우거진 산속에 우뚝 서있으니 진짜 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매표소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면 울창한 나무 사이로 다양한 작품들이 숨바꼭질하듯 슬쩍슬쩍 드러난다. 숲에 설치된 예술작품 들은 (사)한국자연미술가협회-야투가 주관해 연미산에서 개최된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작품들이다. 행사가 끝난 후 작품을 치우는 대신 언제든 감상할 수 있도록 미술공원으로 조성한 것. 설치 작품들은 숲의 생명들이 그러하듯 그곳에 살다가 수명이 다하면 그 해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된다. 실내 전시가 익숙한 이들은 작품이 신기해도 다가가기 쉽지 않다. 전시관 벽면을 따라 일렬로 진열된 작품 앞에는 어김없이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미술공원의 작품들 앞에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세요’라는 글귀가 적혀있기도 하다. 호기심을 부르는 낯선 관람 방식 역시 자연미술공원의 매력이다.
충청남도 공주시 우성면 연미산고개길 98
월간 아웃도어강화도 장화리 일몰조망지
월간 아웃도어
섬 전체가 역사 문화유산인 강화도는 볼거리가 다양하지만 오로지 서해의 일몰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일몰 풍경을 자랑한다. 강화도 어디서나 일몰을 조망할 수 있지만 제일의 석양 포인트를 꼽는다면 단연 장화리 일몰조망지다. 강화섬 서남단 장화리 해변에 조성된 이곳에서는 서해 바로 앞에서 해수면 아래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는 낙조의 절경이 펼쳐진다. 온 하늘을 물들이는 주홍빛은 수천, 수 만개의 색으로 층층이 이뤄져 비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장화리 일대 너른 갯벌이 유리처럼 석양을 반사해 사진작가들에게도 유명한 일몰 촬영 장소로 꼽힌다. 밀물 때는 잔잔한 수위를, 썰물 때는 너른 갯벌을 찰랑이는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동막 해변에서 장화리로 이어지는 남부 해안 도로는 해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니 함께 감상해 보자.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1408
월간 아웃도어제주 성읍 민속마을
월간 아웃도어
제주도는 우리나라 관광 1번지이지만 제주의 성읍 민속마을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성읍 민속마을은 고을 수령이 사무를 관장하던 관아가 있던 장소인 읍치가 성산읍 고성리에서 세종 5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이후 500여 년간 정의현의 중심이 되어 번성한 유서 깊은 마을로 제주 초가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관광지로 꼽힌다. 실제로 성읍리 주민들이 제주 초가에 살고 있어 민속적인 생활상을 볼 수 있으며 제주의 전통 화장실인 ‘통시’도 만나볼 수 있다. 민가는 육지와는 달리 ‘一’자형 평면을 가진 집 두 채를 중심으로 둔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세워져 눈길을 끈다. 더불어 마을 내 고목과 돌담, 그리고 옛 성벽이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모습은 오백 년 도읍지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성읍 민속마을은 1980년대에 들어서며 역사적으로 주목받아 문화재로 인정받게 되었다. 국가 민속문화재로 선정된 전통 민가로는 객줏집과 대장간 집을 포함해 고창환 고택, 고평오 고택, 한봉일 고택 등이 있다. 도 유형문화재로 정의향교와 시청 역할을 했던 근민헌, 정의현성 등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선정된 성읍민속마을의 웅장한 상징인 느티나무와 600살이 넘은 팽나무 세 그루는 마을을 지키려는 듯 근엄하게 서 있어 사진 명소로 꼽힌다. 마을 내에는 옛 민가, 향교, 옛 관공서, 돌하르방, 연자방아, 성터, 비석 등의 유형 문화유산과 제주 중산간 지대 특유의 민요, 민속놀이, 향토음식, 민간 공예, 제주 방언 등의 무형 문화유산이 아직까지 전수되고 있다. 특히 성읍마을 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는 제주 전통 술인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을 만들어 볼 수 있고, 제주민요를 배울 수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정의현로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