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9주기 추모전] "세월호 진실은 미완성 그림조각"
세월호, 진실·기억·약속 展
14일까지 의원회관 제3로비
서라백 작가 승인 2023.04.10 17:31
[굿모닝충청 서라백] 여의도 국회의 4월은 무척이나 평화롭다. 10일 오전 찾은 국회 의원회관 앞에는 '노란' 봄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곳이 과연 뉴스 속 아귀다툼의 현장이란 말인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제각각 다른 의식이 부유하는 요상스런 장소. 주의와 주장, 승자와 패자, 좌절과 희망, 썩은내와 꽃향기가 뒤섞인 아수라장. 막말과 폐륜이 넘쳐나는 이곳에 과연 '인간에 대한 예의'는 있는가.
의원회관 입구를 지나 3층 로비로 올라가면 하늘하늘 춤추는 '노란' 나비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전이 열리는 곳이다. 먼 길을 날아온 304명의 영혼들 또한 나비처럼 살포시 이 자리에 앉을 것이다. 구명조끼를 입고 위태롭게 서있는 소녀와 소년 조각상을 보라. 서늘한 무표정으로, 원망의 눈빛으로 어른들을 꾸짖는다. '나 아직 여기 있어요.'
시커먼 바다가 그들을 삼켜버린지 벌써 9년이 됐다. 인양된 세월호는 소금바람에 녹슬어가는데, 진실은 여전히 칠흙같은 바다 밑에서 잠을 잔다. 추모전을 주최한 윤미향 의원은 "세월호 진실은 완성되지 못한 그림 조각"이라고 비유했다. "사회적 참사의 진실을 기억하고 남은 과제를 약속하기 위해서", 윤 의원이 설명한 전시회 취지다.
정부자 세월호참사유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단원고 신호성 군 어머니)는 아들을 떠나보내기 전까지 그저 평범한 '엄마'였지만 지금은 진실찾기에 나선 투사다. "이제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냐"고 묻는 이들에게 정 부서장은 이렇게 말한다. "엄마이기 때문에, 엄마니까". 인사말을 하는 정 부서장은 울먹이고 있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세월호 유가족 뿐 아니라 10.29(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함께 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다시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났고, 만날 일이 없었을 부모들은 유가족이 되어 그렇게 한 공간에서 조우한 것이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희생자 이주영 씨 아버지)는 "세월호 참사를 본질을 망각하고 반성하지 않은 결과가 이태원 참사를 낳았다"며 "그러나 정부는 또다시 은폐하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품을 내건 작가들의 마음가짐은 어떠할까. '평화의 소녀상'으로 널리 알려진 김서경 작가는 "풍자와 비판은 미래 아이들의 존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작가들의 상상에 아픈 진실을 담아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소녀소년 조각상(작품명:대한민국20140416) 또한 배우자이자 동료인 김운성 작가와 함께한 결과물이다. 한충은 대금 연주자의 추모공연은 일행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처연하고 애닲은 이 피리 소리는 희생자들에겐 한줌의 위로가, 포악스러운 짐승들에겐 경종이 될 것이다.
'세월호, 진실·기억·약속'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되는 이번 추모전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의원회관 3로비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뜻에 동참한 작가 20명의 50여점이 전시되며, 주최는 윤 의원을 비롯해 30여명의 의원이 공동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참여한 작가 명단은 아래와 같다.
[세월호, 진실·기억·약속 전 참여 작가] 고경일, 권동희, 김대현, 김동범, 김사리, 김서경, 김운성, 김종도, 노용현, 노호룡, 레오다브, 민정진, 백영욱, 서라백, 아트만두, 이정헌, 이하, 전종원, 조아진, Chlo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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