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극을 처음 본게 어떤 작품인지 생각은 나지 않는다. 내 입문작은 강산풍우정인듯 싶다. 지금도 강산풍우정과 대청풍운을 중국 사극중에선 가장 좋아한다. 두 작품은 비슷한 시기를 명나라와 청나라의 시야로 보여준다.
강산풍우정의 숭정제를 보면서 역사를 해석하는게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다.
대청풍운은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가 죽고 홍타이지가 청나라의 초석을 다지는시기부터 시작한다. 한자명은 황태극이지만 한국에선 보통 누르하치와 홍타이지로 읽는다. 대청풍운을 보면 누르하치가 자식을 정말 잘키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야심과 야망이 넘치지만 그 자식들이 하나같이 용맹하거나 명장의 자질을 가지고 있거나 일국을 다스리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누르하치의 많은 자식들중 군계일학의 자식이 둘이잇다. 홍타이지와 도르곤이다.8황자 홍타이지와 14황자 도르곤 그리고 홍타이지의 첩이자 홍타이지 사후 도르곤의 부인이자 정치적 파트너가 되는 효장문황후가 중신인 사극이다.
효장문황후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 사극을 보기 전에 잘 몰랐다.기본적으로 20대초반에 강희,옹정,건룡 삼부작 소설을 잼있게 본편이라 어느정도 지식은 있었는데 갑자기 짠하고 튀어나왔다고 느낀 사람이다. 그런데 이 여성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명나라를 최초로 점령한 황제 순치제의 어머니이자 강희의 할머니다.강희는 고작 8살의 나이에 황제의 지위에 오르며 중국 역대에서도 손꼽히는 명군이된다.순치제도 명군으로 그도 국정을 굉장히 잘 운영한 황제다.그러니까 이 효장문황후라는 사람은 누르하치의 첩으로 고작 9번째 아들이었는데 도르곤의 지지를 얻어 강희와 마찬가지로 8살에 황제에 오른다.
이렇게 보면 청나라가 고작 8살에 연이어 황제에 올랐는데 그 시대에 가장 강성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 이해가 간다. 그리고 역사를 보면 더욱 이해가 간다.누르하치는 자식교육을 정말 잘한것 같다. 다시 서술하지만 누르하치 자식들은 용맹한자들이 많고 그중에서도 명군의 자질을 타고난자가 둘이다. 홍타이지와 도르곤.홍타이지 사후 정국은 도르곤과 숙부의 싸움이 되지만 군사적역량이 탁월했고 당시 청나라 최고의 군사지휘관이자 정치적으로도 노련한 도르곤이 승리한다.
드라마는 이 도르곤과 효정황태후를 각색해서 꾸며지는데 정말 잘 만들어진 사극이다.격변기에 유력 황자들과 숙부들이 각기 팔기군들을 보유해서 잘못하면 내전으로 나라가 망할수도 있었지만 이 격변기를 정말 작은 피를 흘리며 끝낸다.드라마는 이 혼란한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누굴 황제로 추대해야하는지..... 가장 유력한 황제 후보자는 누르하치의 동생인 도르곤이다. 그러나 누르하치에겐 장성한 아들들이 존재한다.그들은 각기 팔기군의 하나씩을 보유하고 있다.세력으로 보면 도르곤이 결코 앞서지 않는다.
도르곤은 여기서 절묘한 타협책을 꺼낸다.누르하치의 어린 9남 순치제를 고작 8살의 황제로 추대하고 유력 대신들을 포섭한다.명나라를 정벌해서 중원진출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청으로선 내전으로 국력이 소비되는걸 가장두려워하고 있었고 이걸 도르곤은 잘 파고든다.그리고 8살인 순치제를 황제로 추대하고 자신은 섭정이되며 비공식저이지만 효정황태후를 자신의 부인으로 맞는다.
드라마는 청나라 내부와 외부인 명나라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명나라중심이 강산풍우정을 같이보면 이드라마들의 묘미가 배가된다.
그리고 어떻게 고작 8살에 불가한 나이에 황제가 된 순치제와 강희제가 명군이 될수있었는지 그의 어머니이자 할머니인 여성을 보면 알게된다.청나라의 기치는 누르하치가 세웠지만 그 기본을 다진건 홍타이지며 그 꿈을 실현해서 명을 정복한건 도르곤이며 그 나라의 기치를 세운건 순치제며 명의 한인을 황제로 받들게 만든건 강희제다.그리고 이런 밑바탕에 여성이지만 청나라의 유력가문 출신이며 정치적인 판단과 포용력이 뛰어난 효정문황후가 존재한다.
청나라는 이후 옹정제와 건룡제라는 뛰어난 통치자로 태평성세를 이룬다.강희도 아들들을 다 잘키워서 자질들이 여타 다른 왕자들과는 결이 다르다.청나라가 소수민족으로 중국에서도 인정받고 오랜기간 유지된건 통치자들을 잘 키운데 있다고 본다.
정통사극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강산풍우정과 대청풍운을 추천한다.
(여진족은 유목민족의 풍습을 따르며 유목민족들은 형이 죽으면 형수를 취해서 그 형수와 형의 자식들을 키우는게 일반적입니다.이게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정말 이상하지만 그건 유목민들의 삶을 조금만 이해하면 수긍하게 됩니다.유목민들은 주위에 사람이 없으며 가장 가까운 사람도 며칠을가서 만나면 다행인곳이죠.그리고 약탈이 심한곳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이 기댈곳이 없습니다.그래서 생겨난게 이런 문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