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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證, “코스닥 다시 1000 고지 오를 가능성도”
2차전지, 상반기보다 상승세 둔화 전망
올해 코스닥지수가 큰 폭 상승하면서 과열 경고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최고 1000선을 다시 돌파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올해 초 670대에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상반기 27% 넘게 올랐다.
조선비즈가 최근 1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평균 770~948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지수가 올해 상반기 680선에서 시작해 최고 910선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전문가들은 하반기 지수가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셈이다.
다만 상반기 지수 상승을 주도한 2차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여전히 이 업종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 동시에, 상승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닥시장에서 정보기술(IT), 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 최악의 상황 가정해도 700선 후반대 지킬 것”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해 증시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는 올해 초 670선에서 지난 3월 850선을 탈환했고, 상승 탄력이 이어지면서 한 달 뒤 910선을 넘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870~88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설문에 응답한 17개 증권사 중 12개사가 하반기 코스닥지수 범위(밴드) 전망을 제시했다. 하단 평균치는 770, 상단 평균치는 948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지금보다 조정을 받더라도 700선 후반대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 최고 수준에 대해서는 900 이상을 제시한 증권사가 대부분이었다.
하반기 코스닥시장을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한 곳은 IBK투자증권이었다. IBK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닥지수가 ‘천스닥’(지수 1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과 수출 환경이 개선되면서 IT,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닥지수도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가장 보수적으로 제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삼성증권은 코스닥지수가 700~9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악을 상정한 올해 기업 실적과 깜짝 개선을 기대하는 내년 사이의 차이 메우기 과정이 하반기 박스권 등락 흐름을 자극할 것”이라며 “상반기 주가 과열이 극심했던 특정 2차전지 종목들의 경우 실적에 비례한 수준의 주가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2차전지 상승세 약화할 것”
올해 상반기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2차전지다. ‘에코거지’라는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2차전지주는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에코프로는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8일까지 580% 급등했다. 지난해 말 10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70만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4월 11일에는 주가가 82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에코그룹주의 주가 강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지만, 증권사들은 하반기에는 2차전지주 상승세가 상반기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데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는 당분간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하지만, 연말로 가면서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부담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탈세계화 시대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 업종이기 때문에 2차전지는 계속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면서 “다만 하반기에는 주도주 역할보다는 시장 중립 이상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업종 가운데에서도 기업별로 주가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상반기처럼 ‘2차전지’만 붙었다 하면 급등하는 현상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업종은 양극재와 그 외 소재 간의 밸류에이션 갭은 지난해 평균 43%에서 올해 5월 말 기준 70% 내외까지 오르며 역사적인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분리막, 전해액이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되며 미국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향후 분리막, 전해액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17명 중 9명 “반도체 주목해야”
오히려 하반기에는 IT와 바이오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설문에 응답한 17개사 중 9개사가 IT를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그중에서도 반도체와 핸드셋 등 IT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이 유망주로 꼽혔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감산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고, 거시 경제 환경이 개선되면 조정을 받던 바이오 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업황 저점이 형성된 가운데,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좋게 본다”라면서 “건강관리는 고금리 시대에는 성과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지만, 연말 경기 둔화 시 경기 민감주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건강관리 업종에 관심이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태동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하반기는 반도체 감산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대형주들이 주식 시장의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울러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은 부진했지만, 신약 출시 기대감에 상승 여력이 존재하는 헬스케어 업종도 유망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