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콜라텍서 피는 황혼 로맨스...
제기동,
백발도 청춘이 된다
'노년의 성수동'에 가보니...
"하루 만원 한 장이면
즐겁게 보내요"
서울 지하철 경로
무임승차 비율 1위...
밥먹고 사람 만나는 실버 도시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콜라텍에서 노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제기동 일대는 콜라텍과 시장, 다방, 이발소
등이 모여 있어 '노년의 성수동'으로 불린다----
<.구아모 기자 >
“누나 진짜 나한테 왜 그래.”
지난 17일 오후 7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 한 콜라텍 앞.
흰 바지에 구두를 차려입은 남성이
여성의 어깨를 붙잡고 울먹였다.
“내가 여기까지 온 게 뭐가 되냐.”
여성은
“나는 됐어, 오늘 안 놀 거야”
라며 등을 돌렸다.
두 사람은 제기동역 3번 출구에서
청량리역 방향으로 2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이 다른 사람과
춤을 췄느냐를 두고 벌어진
다툼이었다.
급기야 남성은
“나도 죽겠다”
고 외쳤고 여성은
“너 미쳤냐”
고 받아쳤다.
20대 연인의 다툼 같았지만 둘은
백발의 노인이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은
승객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역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로 무임승차 비율은
47.2%로 서울 지하철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히 노인이
많은 동네가 아니었다.
하루 2만원이면 밥을 먹고, 머리를
자르고, 장을 보고, 춤을 추고,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거대한
‘실버 도시’
가 형성돼 있었다.
젊은 세대에게 성수동이 있다면
노년층에게는 제기동이 있었다.
본지는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를
돌며 초고령사회가 만들어낸
‘노년의 성수동’을 들여다봤다.
◇ 지하 1층에서 피고 지는
황혼 로맨스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 콜라텍. 500명 넘는 장노년이
손을 잡거나 안고 춤을 추고 있다----
< 윤성우 기자 >
지난 17일 오후 5시 찾은 제기동역
3번 출구 앞.
개찰구를 빠져나오자 중절모를 쓴
백발의 남성들과 화려한 외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이 쏟아져 나왔다.
역사 안팎에는 홍삼 젤리와 호박엿,
생강 캔디를 파는 노점이 줄지어
있었다.
남색 캡모자를 눌러쓴 한 노인은
“친구가 금방 온다”
며 콜라텍에 함께 갈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기동역 인근의 한 콜라텍 앞은
홍대 클럽 앞을 방불케 했다.
반짝이는 원피스를 입은 여성들과
흰 바지에 구두를 신은 남성들이
2~3분 간격으로 건물을 드나들었다.
입구 한쪽에서는 70대 상인이
큼지막한 큐빅이 박힌 가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흔들며
남성 손님들을 붙잡고 있었다.
“이거 하면 여자들이 좋아해.”
가짜 다이아 목걸이는 1만원,
금도금 목걸이는 2만원이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비상계단부터
음악이 쿵쿵 울렸다.
‘부킹 구함’,
‘욕설 금지’,
‘만취자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은 로비를 지나자
거대한 무도장이 나타났다.
입장료는 2000원, 사물함 이용료는
1000원. 오후 4시 30분 이후에는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이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노인도
적지 않다고 했다.
60~80대 남녀가 발 디딜 틈 없이
춤을 추고 있었다.
대형 에어컨 10여 대를 18도에
맞춰 돌리고 있었지만 실내 온도는
22도였다.
반팔 차림의 노인들이 땀을 흘리며
블루스를 추고 있었다.
느린 블루스 음악이 끝나고
이선희의 ‘J에게’를 빠른 지르박
리듬으로 편곡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무도장 전체가 들썩였다.
제자리를 돌던 노인들의 발걸음이
일제히 빨라졌다.
여성들은 크게 턴을 돌고 남성들은
보폭을 넓혀 발을 굴렀다.
무도장 벽에는
‘246 금지’,
‘뽕발 금지’,
‘여기는 잔발 구역’
이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트로트 음악에 맞춰 큰 동작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246 춤’과
‘뽕발’을 금지하고, 좁은 공간에서
발만 잘게 움직이는 ‘잔발’이
이곳의 기본 스텝이었다.
춤을 못 추면 파트너가 금세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다.
그래서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
사교 댄스 학원은 늘 문전성시다.
월 수강료는 50만원.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댄스스포츠
학원 원장은
“평생 일만 하느라 몸이 굳어 ‘통나무’
소리 듣던 70대 어르신도 몇 달
배우면 콜라텍 카사노바가 된다”
며
“손주 돌보느라 자기 시간을 못 가져본
분들이 여기 와서 춤을 배우면서
표정이 달라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고 했다.
◇ 하루 다섯 시간도 거뜬…
콜라텍은 노년의 운동장
신복례(80)씨는 이날도 오후
1시부터 다섯 시간 동안 춤을 추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80대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자세가 꼿꼿했다.
“여기 와서 춤추고 젊게 살려고
노력하니까 그렇게 되는 거죠.”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에 사는 그는
지하철로 20분가량을 타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제기동을 찾는다.
주민센터와 복지관에서 배운 춤
실력을 이곳에서 마음껏 뽐낸다고
했다.
“서예도 익히고 장구도 배웠지만,
나는 춤이 제일 좋아.”
콜라텍 단골 장모(70)씨는 일주일에
여섯 번 이곳을 찾는다.
“지하철도 공짜고, 입장료 2000원에
짐 맡기는 데 1000원이에요.
커피 한잔하고 춤추고 사람 만나도
하루 1만원이면 충분해요.”
춤 입문은 1990년대였다.
휴대폰 대리점 장사를 하다 우울증과
무료함을 극복하려고 동네 선후배의
권유로 춤에 발을 디뎠다.
“사업 실패했던 기억도 여기 오면
잊힌다”
며
“새로운 사람과 춤을 추면 아직도 설렌다”
고 했다.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콜라텍 내부 식당. 춤을 마친 노인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구아모 기자 >
콜라텍 내부는 하나의 거대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슈퍼마켓, 분식집, 1만원짜리 삼겹살
고깃집, 치킨집, 카페 등이 성업
중이었다.
커피 1000원, 쌍화탕 1500원 등
물가도 매우 저렴했다.
술안주와 보양식으로 제격인 미꾸라지
튀김은 5000원, 장어는 1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노인들은 이곳에서 춤을 추고
자연스럽게 밥과 술을 함께 먹는
구조였다.
콜라텍 안에는 남녀를 연결해 주는
부킹 도우미도 있다.
10년 넘게 이곳에서 일한 한 여성은
“서로 모르는 남녀를 연결해 주는 역할”
이라며
“생각보다 점잖게 춤만 추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
이라고 했다.
헌팅에 성공한 남녀가 줄줄이
밖으로 나왔다.
재킷에 흰색 바지를 입고 구두를 신은
남성이 초록색 바지와 구두를
깔맞춤한 여성과 손을 잡고 건물을
나섰다.
이들은 양산을 함께 쓰고 유유히
사라졌다.
5~10분에 한 번꼴로 손을 잡거나
팔짱을 낀 커플들이 밖으로 나왔다.
어색한 듯 거리를 두고 걷는 남녀도
있었다.
첫 데이트를 마친 연인들 같았다.
◇ 하루 1만8500원,
제기동 풀코스
제기동의 또 다른 매력은 저렴한
물가다.
제기동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이어지는
왕산로 북측 700m 구간은 노인을
위한 생활 플랫폼이었다.
저렴한 식당과 이발소, 콜라텍,
전통시장, 병원이 촘촘히 연결돼
있었다.
장을 보러 왔다가 친구를 만나고,
춤을 추고, 진료를 받은 뒤 귀가하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노인들에게 제기동은 소비 공간이
아니라 관계와 여가가 이어지는
생활 플랫폼에 가까웠다.
“이거 하나 둘러봐. 인물이 살잖여.”
길모퉁이에서 스카프를 팔던 80대
상인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할아버지를 붙잡아 세웠다.
회색 스카프를 목에 둘러주며
“멋쟁이가 따로 없네”
라고 말했다.
노점에서는
“붕어빵 4개 천 원”
이라는 녹음 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붕어빵을 사면 믹스커피 한 잔은
500원이었다.
인근 다방 메뉴판에는 잔치국수
4000원, 비빔국수 5000원,
쌍화탕 2000원이 적혀 있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상인들이
“삼춘, 고기가 찰져”
“누나, 싱싱하니 얼른 가져가”
라고 외쳤다.
정육점에는 ‘한돈 1㎏ 3900원’
팻말이 붙어 있었고 생선가게에는
꽃게와 갈치, 낙지, 오징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최윤순(62)씨는
쉬는 날이면 제기동을 찾는다.
이날 청량리의 한 냉면집에서
8000원을 내고 점심을 해결한 그는
친구와 함께 동묘로 넘어가
작업복을 살 예정이라고 했다.
최씨는
“요즘 냉면 한 그릇에 1만원 넘는
곳도 많은데 여긴 아직 싸다”
며
“작업복도 상의 3000원, 바지 8000원
정도면 살 수 있어 자주 온다”
고 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온 80대 고모씨는
무료 지하철을 타고 오전 9시 집을
나섰다.
4000원짜리 칼국수로 점심을 먹고,
1000원짜리 붕어빵과 2000원짜리
딸기를 사 먹었다.
500원짜리 믹스커피를 마신 뒤
7000원을 내고 머리를 잘랐다.
해 질 무렵까지 콜라텍과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 총지출은 1만 8500원이었다.
청량리 인근 4000원짜리 칼국수집에서는
낯선 노인 네 명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풍경도 흔했다.
처음 본 사람끼리 김치를 건네고
막걸리를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콜라텍에서 나와 채소 좌판에서
참외 한 소쿠리를 산 민은순(83)씨는
웃으며 말했다.
“놀고 장 보고 집에 가는 거지.”
서울약령시장 입구를 지나자
허성순(83)씨가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경동시장에서 장을 본 그는 제기동을
찾는 노인을 두 부류로 나눴다.
“쫙 빼입고 구두 신고 온 사람은 춤추러
온 사람이고, 리어카 끌고 온 사람은
장 보러 온 사람이야.
그래도 결국은 다 사람 만나러 오는 거지.”
구아모 기자
윤성우 가자
강혜진 기자
[출처 : 조선일보]
[100자평]
소나무 동산
비아그라가 세상을 많이 바꾼거죠.
불타는피스톤
성욕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치매의 원인도
인간의 신체가 죽었다고 판단해서 뇌가 죽어가는
병이다.
자신의 몸이 살아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민
치매에 안걸린다
불휘기픈남간
죽어라 일만했던 세대들이시네..
말년에 싫컷 즐기세요.
그대들은 그럴 자격 있읍니다.
공포의대왕
불륜만 아니면 뭐.. 적은 비용으로 어디가서
이렇게 춤과 음악을 즐기며 건강까지
챙겨주는 곳이 어딨겠나?..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여가 문화 공간이니
따듯한 이해의 시선은 물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생각한다.
태평로1
저런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노년의 행복....
똑똑한척
나이 들어가면서 집에만 쳐 박혀 있는 것 보단
100배 낫구먼....
건강도 찾고 친구도 만나고~
춘삼이오빠
조용히 살지 뭐하는 짓이고 현팅.
만토바
70~ 90세 노인들이 사망을 하면서 한국은
4050 좌발 세대들로 인해 서서히 극복하기
힘든 전체주의 국가로 변질 되어 가고 있어.
향후 20~ 30년간 우파는 어렵다
수리
사시는 동안, 몸 활발하게, 정신 맑게.
왕년의 명동신사
무지하고 무식하며 미개한 기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라면 모를까 이런건
기사깜 이나다.
순진한 ( ?) 삼용이 기자들에게 이게 노인의
여가 선용 같이 보이겠지만 이 밑에 흐르는
먹고 먹히느 핍....
신도비
노년이 즐겁고 건강하게 사는 모습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활력소입니다.
노년이 취미활동 없고 지하철 무료 없어
집구석에 박혀 있으면 건강 악화로 건보
재정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되며 결국은 건보료
인상으로 결부됩니다.
젊은분들은 노인들의 활기찬 모습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시길~~~
구름탄도사
남미 아르헨티나 처럼 공원 길거리에서도
탱고댄스를 할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을 듯?....
왜 농악놀이등 민속춤은 되고 이런 여러나라에서
즐기는 춤은 않된다는 생각은 현대에는 인식을
바꾸어야 할 듯하다 .
때려잡자김정은
추하다 정말, 저게 뭐야정말 비아그라가 노인들
망치는구나,
살날 얼마나 남앗다고 저런답니까??
무위이
이런 문화가 없어진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조용히 명맥을 이뤄가는 것이
넘 새롭습니다. 팔팔청춘 ㅎㅎㅎ
ORORO
이 거리를 조만간 한번 구경가고 싶네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듯싶네요. 재밌는
기사 소개해 줘서 고맙소.
진실없는 정의
시대의 바람따라 구름속에서 태어나 바람이
부는대로 영원히 따라 갈 것만 같았지만,
어느듯 병들고 노쇠하는 약속된 시간이
다가오면, 성장하며 익숙한 거대한 대열의
구름에서 점점 낙오되는 자신을 느낄 때
이 처럼 마지막까지 불태우는 조각구름이라도
찾아야 한다.
인생~ 뭐 있습니까?
색즉시공 공즉시색 ~~~
常照
흥겨운 부모를 자식들도 좋아 한다!
설반테스
추잡하다. 제버릇 개못준다고 늙어서 뭔추태냐.
젊어서 여자 남자에 환장하는 인간들은 나이
팔십 쳐 먹어도 똑같다. 수준 이하다.
더불당 반대
젊었을 때는 날라리들....
부르노
노인을 위한 생활 플랫폼,
구에 하나 이상 씩 생기면 좋겠다.
황혼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촉화살
냅 둬라! ...
갈날 얼마 남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