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기 싫어 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만두였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하고 싶다.
어머니는 대부분의 가족을 이북에 두고 내려 오셔서 혼자 어려움을 헤쳐 오셨다. 식구라고는 언니 두 분 밖에 없으셨는데 물론 두분 다 경제력은 없었다. 그 와중에도 어렵게 한국 최고의 명문 대학을 나오셔서 내가 중학교를 마칠 때 까지 직장 생활을 하셨다.
어머니 월급이라는 것이 대단하지는 않았는지 그리 풍족하게 살지는 못했다. 어머니는 주말에 이북식 만두 수백개를 빚으셔서는 냉동칸에 넣어 두셨다. 그리고는 일주일 내내 만두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구어 먹기도 하고 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북식 만두라는 것이 조금 과장해서 어린 아이 얼굴만 하다. 사실 나는 두개만 먹어도 못 먹을 정도 였다.
어렸을 적 만두를 과다하게 먹어서인지 오랜 동안 만두를 먹지 않았다. 더군다나 **만두라고 하는 이북식 만두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가끔 북한 만두를 파는 곳에 부러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도 나는 다른 메뉴를 시켜 먹었다.
미국으로 건너오고 나이가 들면서 우연찮게 북한 만두를 하는 식당에서 만두국을 먹게 되었는데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었다. 다시 먹어보니 맛이 있어 한그릇을 뚝딱 비워 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내가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주먹만한 만두를 빚어 먹는다.
만두피 Dumpling Skin …… 1봉
소고기 양지 육수 Broth …… 10컵
쑥갓 Crown Daisy …… 1단
팽이버섯 Mushroom …… 1봉
파 Scallion …… 2대
무우 Radish …… ¼개
국간장 Soy Sauce …… 2큰술
후추와 소금 Salt & Black Pepper …… 약간
만두 만들기
만두속 재료_다진 소고기 2파운드, 간장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배추 김치 1/2파운드, 숙주 2컵, 부추 1단, 두부 ½모,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참기름 적정량
1_분량의 숙주는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넣은 후 물기를 제거하고 다지 듯이 썰어 놓는다.
2_김치는 양념을 털어내고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없애고 역시 잘게 송송 썰어 준비한다.
3_부처 역시 잘게 송송 썰고 두부는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하고 잘 으깨어 놓는다.
4_다진 소고기는 분량을 간장, 파, 마늘을 넣고 잘 치대어 둔다.
5_믹싱 볼에 준비한 모든 재료를 넣고 잘 치대면 만두 속이 완성 된 것이다.
6_준비한 만두피를 손바닥에 얹고 손을 얹은 후 가장 자리의 물을 살짝 발라 깔끔하게 말어 완성한다.
만두전골 만들기
1_분량의 양지는 핏물을 뺀 후 삶아서 먹기 좋게 얇게 썰어 놓는다.
2_냄비에 준비된 양지 육수를 붓고 무우를 넣어 끓이다가 만들어 놓은 만두를 넣는다.
3_어느 정도 끓었다 싶으면 만두가 동동 뜬다. 만두가 뜨면 분량의 팽이 버섯, 파를 넣고 한소큼 끓이고 불을 끈다.
4_불을 끈 만두 전골에 쑥갓을 얹어 완성한다.
만두는 한번 만드실 때 조금 많이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고 이렇게 전골이나 만두국을 끓일 때 간단하게 만들어 먹으면 좋다. 이렇게 담백하게 만들어서 온가족이 먹어도 좋고 얼큰한 것이 좋으시면 매콤하게 만들어 먹어도 좋다.
날씨가 쌀쌀할때 보글보글 끓는 채로 내어서 국자로 떠서 먹으면 끓는 소리만 들어도 입맛이 당길 정도로 매력적이다.
어제는 냉동칸에 만들어 놓았던 만두를 꺼내서 만두 전골을 끓이면서 냉장고에서 이런저런 채소를 꺼내서 냄비가 넘치도록 끓여서 가족이 같이 먹었다. 식구들 코에 땀이 맺힐 정도로 뜨끈하게 먹었더니 아이가 감기가 달아난 것 같다고 좋아한다.
만두 전골은 특별히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다.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가 있어서 어머니가 항상 그렇게 만두를 많이 만들어 놓았던 것 같다. 나도 부모님이 이북 사람이라서 그런지 나이가 들수록 만두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오렌지 카운티의 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