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에 따른 이탈리아 현황과 와인시장 동향
2020-12-21 이탈리아 밀라노무역관 박진석
코로나에 따른 이탈리아 현황
이탈리아 경제인 연합회 황충연 회장
저에게 바이러스는 수십년 전 어느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집 전체를 비닐로 뒤덮고 집 안 밖의 통로를 비닐 튜브로 만들어 사람들이 집과 앰블런스를 오가는 모습으로 기억합니다.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는 가정하에 오염되면 안된다는 조건으로 벌이던 방역활동도 있구요. 아무튼 모두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 되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이 코로나19 상황이 그 때의 영화 속 상황과 많이 겹치는데 이 또한 잘 마무리되길 기대 해 봅니다.
1월 말 시작된 코로나사태는 그때 당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에서 대책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되돌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때는 여행에 문제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2월중순 아내와 이탈리아 남부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Bari, Altamura, Matera, Alberobello, Polignano a Mare등 매우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들을 눈에 담고 되돌아 왔습니다. 그 때 마셨던 Primitivo들은 그 어느때 보다도 달콤했고 나의 모든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2월말로 들어서며 갑자기 한국에서 확진자가 늘어나자 이탈리아의 뉴스들은 매우 염려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한국을 조명하였지요. 그 때부터 한국의 확진자가 수백명 수천명대로 불어나서 문제가 되기 시작 했습니다. 이탈리아친구들로부터 걱정이 담긴 안부를 많이 받기도 한 때입니다. 물론 우리도 고국의 부모님들께 연락 드리고 안부를 묻게 되었었지요.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도발에 걱정이 되어 부모님께 안부를 묻던 것보다는 훨씬 걱정이 더 되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3월에 들어서며 이탈리아가 갑자기 확진자수를 불리며 급하게 둘째주부터 이동제한령에 들어 갔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역으로 안부를 묻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집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어야 하는데 괜찮냐고 묻기도 했구요. 또 한국의 중요 TV뉴스와 라디오방송, 신문사에서인터뷰와 취재 요청을 받게 되었고 여러 건에 응하여 방송을 타기도 하였습니다. 덕분에 가족 친지들로부터, 선후배, 친구들로부터, 거래처 담당자로부터 몇 년치의 안부를 받아 개인적으로는 매우 행복한(?)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위기의 한국을 돕자고 하던 이곳의 움직임이 바로 역전되어 한국으로부터 방역물품을 도움받는 처지에 이르게 된 것도 참 잠깐 이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휴업한 이탈리아 상점들
자료 : La Nazione
그런대로 여름을 맞이하였고 예년과 다름없이 녹음은 우거졌고 포도밭의 포도들은 주렁주렁 탐스러운 과육과 당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 것이 문제가 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해의 포도들이 와인으로 거듭나서 올 봄 소비자들의 품으로 전해 졌어야 하는데 그대로 보관창고 통속에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포도나무에 주렁주렁 열려서 읶어 가며 얼마 후 스테인레스 통에서 따뜻하게 와인으로 변신을 해야 할 포도송이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롹다운이 되면서 모든 Bar나 식당들이 문을 닫게 되었고 결혼식등의 모든 모임들이 제한되며 건배를 할 자리들이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와인소비의 가장 중요한 판로들이 막혀버린 상황이 된 것입니다. 와인을 사랑하는 저 개인의 와인 소비량 만을 관찰하여 보아도 너무나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것이 이탈리아와 이웃나라 프랑스, 스페인으로 가면 굉장한 양의 와인이 갈 곳을 잃고 있는 상황인 것 이었습니다.
2019년 전세계 와인 생산량을 보면 이탈리아가 18%, 프랑스가 16%, 스페인이 13%, 미국이 9%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생산국들은 아르헨티나, 호주, 칠레, 남아프리카 공화국, 독일, 포루투칼, 러시아, 루마니아, 중국 등이 있습니다.
전세계 와인 생산량
자료 : inumeridelvino.it
또 2019년 와인을 소비하는 소비량은 미국 14%, 프랑스 11%, 이탈리아 9%, 독일 8%, 중국 7%, 영국 5%, 러시아 5%, 스페인 아르헨티나 4%등의 순입니다.
전세계 와인 소비량
자료 : inumeridelvino.it
와인이 남게 되어 큰 피해를 입게 된 나라는 대표적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들 수 있습니다. 특별히 프랑스는 2018년 가을에 미국으로부터 관세폭탄을 맞게 되어 이미 미국 수출에 막대한 마이너스성장을 겪고 있었는데 엎친데 덮친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과 각 국가의 도움으로 많은 양의 와인들을 재증류하는 방법을 거쳐 순질의 알코올로 만드는 방법을 쓰게 되었습니다. 와인을 재증류 할 경우 보통 사용한 와인의 10분에 1정도 순질에 알코올이 재생산 된다고 하니 10리터의 와인이 1리터의 손 세정제가 될 경우를 생각할 때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큰 차이가 있으리라 여겨 집니다.
애주가들의 선택은 뻔히 눈에 보이지만 와인이 남아도는 어쩔 수 없는 올 봄여름의 결정은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코올은 코로나 방역을 위한 손세정제와 소독용품, 화장품재료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히 ‘아낌없이 주는 와인’ 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와인으로 만든 손세정제에서는 와인향이 날까요? 유감스럽게도 아직 확인 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대표 증류주인 Grappa로 만든 손세정제에서는 Grappa향이 진하게 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제가 와인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이탈리아 친구가 특별하다며 건네준 손세정제가 무색무취한 것이 아니라 색은 없지만 손에 바르고 손에서 솔솔 Grappa의 향이 나서 기분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