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경기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잠깐 오스틴 데이의 웨이브에 대해서 언급하고 지나가겠다. 지난 17일 스퍼스는 오스틴 데이를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부터 샌안토니오에 합류했던 오스틴 데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무려 팀내 5위에 해당하는 22.5%의 USG%를 차지하면서도 그의 3점 성공률은 33.9%에 불과했다. 시즌 초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그에게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4회 선발 출장) 갓로터 폭격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국 포포비치의 눈 밖에 났다. 아니, 그냥 폽은 이걸 견딜 수 없었다.
데이가 웨이브되고 난 뒤 스퍼스는 오스틴 스퍼스에서 뛰고 있던 자마이칼 그린과 계약했다. 자마이칼 그린은 비록 중요한 시점에 투입된 것은 아니었지만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갖추어 나의 눈에는 꽤나 괜찮은 자원으로 보였다. 게다가 그린은 지난 두 시즌동안 오스틴 스퍼스에 있었기 때문에 스퍼스 시스템에도 꽤나 익숙한 선수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스퍼스는 첫 번째 10일 계약이 끝나고 자마이칼 그린 대신 오클라호마 씨티 블루에서 뛰던 레지 윌리엄스와 계약했다.
그런데 그린과 계약하지 않을 때 다수의 트위터 소스에서는 "스퍼스가 자마이칼 그린과 계약에 실패했다."라는 식으로 보도가 되었다. 다른 계약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협상에 실패했다고 보도되었기 때문에 이 글에서도 나온 의견처럼 (비록 추측이지만) 스퍼스가 자마이칼 그린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에이전트가 좀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스퍼스가 그린과 계약하지 않은 이후, 그린은 다시 오스틴 스퍼스로 돌아갔지만 스퍼스가 계약하기 직전 많은 팀들이 노리고 있었다는 소문은 역시나 사실이었는지 조금 전 멤피스와 10일 계약을 맺었다.
카와이 레너드의 복귀!
(Soobum Im - USA TODAY Sports)
드디어 레너드가 복귀했다. 레너드의 백업 스몰포워드가 전무한 상황에서 레너드가 빠지면 샌안토니오가 입는 타격이 큰 것은 당연하다. 48 minutes of hell의 메튜 타이난은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위 글이 쓰여진 워싱턴과의 경기 전까지 레너드가 빠진 연속 13경기에서 659분동안 스퍼스의 offensive rating과 defensive rating은 103.7로 동일했다. 그리고, 레너드는 작년에 썬더전에서 손을 다치고 14경기를 결장했는데 그 기간동안 offensive rating은 103.7이었고 defensive rating은 103.6이었다. 거기에다가 어시스트 비율이나 리바운드 퍼센티지, 턴오버 퍼센티지, 슈팅 퍼센티지, 페이스 등등 레너드가 빠진 경기의 수치들은 거의 동일했다.
놀라운 사실은 하나 더 있다. 작년에 레너드가 결장한 16경기에서 스퍼스의 성적은 8승 8패였고, 이번 시즌 레너드가 결장한 18경기의 성적은 9승 9패이다. 이쯤 되면 컴퓨터로 수치를 입력해 놓은 것 같다.
레너드가 없으면 샌안토니오는 정확히 5할의 팀이 된다. 즉, 서부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 올라가지 못할 팀이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결과가 레너드의 기량 때문이든, 앞서 말한 샌안토니오의 로스터 구성 때문이든 카와이 레너드가 현재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선수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번 시즌 레너드가 한번이라도 더 다친다면 나는 과감하게 스퍼스의 플옵 탈락을 예상할 것이다.
레너드는 16일 포틀랜드와의 홈 경기에 복귀했는데 레너드가 복귀하자마자 스퍼스는 (비록 그 경기뿐이었지만) 모든 팬들이 염원하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레너드는 복귀 이후 8경기에서 평균 16.5점(복귀 이후 슈팅 슬래쉬 라인은 44.0/37.5/82.1으로 필드골 성공률만 조금 더 끌어올리면 레너드의 슈팅은 작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보는게 맞다. 시즌 초야 앞이 안보이니 눈 감고 던진거라 치고...), 8.8리바운드, 2.0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두개도 기록하지 못한 자유투 시도가 복귀 이후에는 거의 5개에 이르고 있어 이 부분에서도 큰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제 공격에서도 레너드는 너무나 중요한 선수이다.
Bad Losses
(Soobum Im - USA TODAY Sports)
지난 달의 미친 스케쥴과는 반대로 이번달의 스케쥴은 굉장히 무난한 편이었다. 31일동안 18경기, 7차례의 백투백이 있었던 12월에 비해 1월에는 14경기와 3차례의 백투백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샌안토니오는 14경기에서 10승 4패를 거두었다. 표면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다. 사실 1월에 샌안토니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팀은 애틀란타, 골든스테이트, 멤피스, 클리퍼스 뿐이다. 하지만 10승 4패라는 표면에 가려진 경기 내용상의 문제점은 꽤나 심각했다.
4패는 디트로이트, 워싱턴, 시카고, 클리퍼스에게 당했는데, 먼저 디트로이트 전은 전혀 질 경기가 아닌데 3점 앞서고 있을 때 파울작전을 택한 포포비치와 마지막 인바운드 패스를 날려먹은 던컨이 깔끔하게 말아먹은 경기였다. 3점 앞서고 있는 막판 상황에서 파울을 하는 일이 매우 드문 포포비치는 하필이면 우리 팀이 67.6%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디트로이트는 3점슛을 19개 중에 3개 넣는 중에 나왔다는건 참 이해하기 힘들다. (포포비치가 이렇게 이해 안가기는 2006년 플레이오프에서 댈러스에게 주구장창 스몰라인업을 고집하다 털린 이래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3경기에서의 패배는 모두 높이를 갖춘 상대의 인사이더진에게 리바운드를 장악당하고, 팀 에너지 레벨에서 완벽하게 주도권을 내주면서 완패한 경기들이었다. 레너드와 밀스를 제외한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파커, 스플리터)의 컨디션이 올라오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12월의 가혹한 스케쥴을 견디느라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는 선수들(던컨, 마누, 그린)의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보기 갑갑할 정도로 상대의 운동량에 끌려다니는 경기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비록 이긴 경기이지만 전반에 20점 가까운 리드를 잡고도 순식간에 따라잡히는 경기들(25일 밀워키전, 28일 샬럿전)도 꽤나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월에 쭉 걸쳐서 스퍼스는 로데오 트립을 떠난다. 올랜도와 마이애미와의 처음 두 경기만 홈 경기이고 그 이후 토론토(쉽지 않겠지)-인디애나(조지 힐은 좀 괜찮으려나)-디트로이트(제닝스가 다쳐서 그나마...)-클리퍼스(ㅜㅜ)-골든 스테이트(ㅠㅠ)-유타-포틀랜드(정말 릴라드가 올스타가 아니란 말야?)-새크라멘토-피닉스(안타깝지만 우린 피닉스와 하위시드 경쟁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로 이어지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Loss column에서 스퍼스는 3위 클리퍼스와 불과 3패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2월의 일정을 잘 넘긴다면 충분히 상위시드까지도 노릴 수 있다. 만약 로데오 트립에서 죽 쑤고 온다면 6번시드 이상으로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다.
고개숙인 두 프랑스 남자
(Doug Pensinger - Getty Images North America)
디아우는 이번 시즌 대니 그린과 함께 스퍼스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원래 디아우가 수비로 먹고 사는 선수는 아니었으니 공격쪽에서 기여를 해 주어야 하는데, 디아우의 야투 감각은 좀처럼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작년 52.1, 40.2%를 기록한 필드골과 3점슛 성공률은 44.9, 29.9%로 급락했다. 포스트업에서 작년과 같은 효율을 내지 못하다 보니 3점슛 시도가 1.4개에서 2.3개로 크게 늘어났음에도 30%도 되지 않는 3점슛을 상대가 적극적으로 막을 턱이 없다.
그보다 훨씬 심각한건 82년생의 노장 파커의 부진이다. 파커의 경기스타일은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예전과 같은 quickness를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돌파 이후 무리한 슛을 올려놓는 일이 잦아지고(본인은 계속해서 파울당했다는 제스쳐를 취하지만 밖에서 볼 땐 전혀 파울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만큼 머리가 기억하고 있는 본인의 몸 상태와 실제 컨디션의 괴리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미드레인지 샷이 들어가지 않으면 전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거기에 이제는 완전히 구멍이 되어버린 수비는 덤. 클리퍼스전을 보면서 포포비치는 진지하게 파커를 플레이오프에서 쓸 수 있을 것이냐는 구상을 하는 것 처럼 보였다. 시즌 끝날 때까지 파커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선 조셉을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Speaking of CoJo...
(Sam Forencich - NBAE via Getty Images)
난 파커가 돌아오면 조셉의 자리는 더 이상 없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조셉의 출전시간은 줄어들었지만 그의 공헌도는 여전히 높다. 1월의 조셉의 NetRtg는 9.7로 오스틴 데이(!), 밀스에 이은 3위이고, 밀스, 조셉, 지노빌리가 나오는 라인업은 주전들이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줄 때 나와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는 라인업이 되고 있다. 조셉은 슛 시도가 줄어듬에 따라서 더 이상 전과 같은 득점력을 보여주기 힘든 위치가 되었지만 루즈 볼을 따내거나 리바운드를 잡는 방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포포비치는 28일 샬럿과의 경기 이후 "조셉은 오늘 가장 중요한 선수였어. 다른 사람들은 별로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조셉의 수비나 리바운드, 루즈 볼에 대한 기여는 우리가 이기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지."라며 조셉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제 곧 벨리넬리가 복귀하지만 이번 시즌 벨리넬리의 수비는 최악에 가까웠기 때문에 파커, 밀스, 벨리넬리 어느 선수라도 부진하다 싶으면 그 출전시간은 조셉에게 돌아갈 것이다. (마누는 정말 대체불가...)
Play of the Month
Quote of the Month
피닉스전을 승리한 이후 포포비치가 조셉에 대해
"조셉은 엄청난 재능이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조셉만큼 가지고 있는 모든걸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없어."
잘 읽었습니다. 지금 팀의 코어들 중 카와이 한명 빼곤 다 부진한데, 던컨 마누 그린은 카와이 파커 스플리터의 공백을 메우느라 오버페이스해왔단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파커와 디아우는 왜 이 모양인지 알수가 없네요. 이번 시즌은 오랜만에 파커 마누 둘 다 국대에 참가하지 않아 기대가 높았는데 부상의 영향도 크지만 여러모로 답답합니다.
첫댓글 저기서 밀스가 베인스에게 패스를 넣을 줄 알면.. 한단계 더 좋은 선수가 될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ㅋㅋ
조셉이 성장해줘서 정말 다행인 시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지금 팀의 코어들 중 카와이 한명 빼곤 다 부진한데, 던컨 마누 그린은 카와이 파커 스플리터의 공백을 메우느라 오버페이스해왔단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파커와 디아우는 왜 이 모양인지 알수가 없네요. 이번 시즌은 오랜만에 파커 마누 둘 다 국대에 참가하지 않아 기대가 높았는데 부상의 영향도 크지만 여러모로 답답합니다.
이번 시즌 말고도 파커가 삽질한 경기들은 이따금씩 나오긴 했지만 이번 시즌엔 유독 파커 삽질이 팀 전체 퍼포먼스 하락과 직빵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전의 플레이오프 경기들에선 메우는 모습이 나오곤 했는데 이번 시즌에도 그럴 수 있을지 불안해져요.
잘봤습니다. 다시 한번 지나시즌에 우승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레너드의 성장보다 파커의 하락이 더 크다보니 강팀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ㅠㅠ
진짜..조셉 잘하고 있을때 생각하면..하..
파커, 조셉, 밀스..그리고 카와이와 미래 구상을 어찌할지..갑갑해지네요..
파커의 점퍼 만으론 전혀 기세에 도움이 안된다 생각하기때문에.....잃어버린? 퀵니스는 정말 아쉬울따름입니다...전 시즌까지 파커의 장점은 페인트존에서의 높은 성공률이었는데(가드중...1위였던가요?..)
그에따른 센터에게 택배 어시스트는 덤이었구요...그게 빠져버리니 최강리그에서 - 무엇보다 가드풍년시대에서 - 평균이상의 포가처럼도 보이지 않네요....
다행히 죠셉이 스텝업해줘서 앞선이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