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오셨으니 할 수 없이 응대"… 중앙의료원 팀장, 민주당 신현영 응대에 시간 뺏겨

[육군사랑(박동현)]

[단독]"의원님 오셨으니 할 수 없이 응대"… 중앙의료원, 신현영과 상황 공유 안 했다

신현영 "현장 지휘하는 의료원 팀장님과 상황 공유" SNS… 고발되자 삭제

긴박한 상황이었는데… 중앙의료원 팀장, 신현영 응대에 시간 뺏겨

복지부차관, 관용차 타려 하자… 신현영 "저도 간다" 본인이 타

국민의힘 "직권남용, 품위유지 위반"… 신현영 징계안 제출

이도영, 김희선, 황지희 기자

입력 2022-12-23 15:35 ｜ 수정 2022-12-23 16:13

▲ 10월30일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에 방문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닥터카 '콜택시' 논란이 제기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시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상황실 현장 팀장과 상황 공유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국회의원 의전만 받은 것으로 23일 드러났다.

또한 당시 정부와 어떤 사전 협의도, 정부 요청도 없이 자신의 요구로 상황실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현영과 상황 공유한 것은 아니다"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시인 지난 10월30일 페이스북에 "국립중앙의료원에 위치한 중앙응급의료센터 상황실에 방문해 현장 지휘를 하고 있는 차명일 팀장님과 상황 공유를 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신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정황이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새롭게 드러났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이 명지대 병원 닥터카를 타고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해 15분간 머물다 상황실을 방문해 현장 팀장과 상황 공유를 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단순히 군부대를 방문한 국회의원처럼 '의전'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차명일 팀장은 외부로 일하는 분이 아니고 실무를 담당한다. 확인해보니 따로 (신 의원과) 뭔가 상황을 공유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국회의원님이 오셨으니 외부에서 오신 분에게 어쩔 수 없이 (차명일) 팀장이 응대한 것"이라며 "다른 요원들은 전혀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차 팀장이) 저희 상황실이 지원하는 부분을 간략하게 설명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당시 상황실 요원 등 구조활동 참여자들은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모든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했다고 한다. 단체방을 들여다보며 긴박한 상황 지휘를 해야 하는 상황실 팀장이 현장에 나타난 신 의원 응대에 일정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상황실 팀장 언급도 당사자와 협의하지 않은 독단적 행동

차 팀장을 언급한 것도 당사자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신 의원의 독단적 행동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차 팀장) 이름이 계속 나가니 (차 팀장이) 센터장님과 얘기하면서 본인이 너무 힘들고 개인정보인데 좀 지워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해 (신 의원 측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시민단체와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고발되자, 자신의 페이스북 글 일부를 삭제했다.

신 의원은 상황실에 약 10분간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닥터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신 의원이 상황 보고를 받을 자격도, 위치도 아닌 상태에서 바쁜 와중에 사태를 수습하느라 동분서주하는 상황실 팀장을 붙들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데일리는 신 의원의 견해를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신 의원 측 관계자들은 해당 의혹에 "드랄 말씀이 없다"고만 반복했다.

복지부 관계자들 상황실 가려 하자 "저도 간다"

신 의원은 아울러 정부와 협의 없이 자신의 요구로 중앙응급의료센터 상황실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시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현장 파악 후 중앙응급의료센터 상황실이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가기 위해 관용차에 탑승했다. 앞 좌석에는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앉았다.

그러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이 조 장관 옆 좌석에 타려 하자 신 의원이 "저도 국립중앙의료원에 간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정부가 보건의료 전문가라는 신 의원에게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음에도 신 의원 스스로 상황실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가겠다는 의원을 향해 조 장관이 '거기를 왜 가시느냐'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래서 뭐라고 할 겨를도 없이 그냥 그렇게 같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원이 상황실로 간다고 하자 이기일 1차관이 관용차 탑승을 양보했다.

이 밖에 신 의원이 명지병원 측에 연락해 닥터카를 부른 의혹, 자택 인근에서 차량에 탑승한 의혹, 그리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다시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떠날 때 의료원 직원의 차를 이용한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직권남용, 품위유지 위반 등의 이유로 신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제도 개선을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신 의원이 국정조사) 증인 채택이 돼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도영, 김희선, 황지희 기자 ldy@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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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의원님 오셨으니 할 수 없이 응대"… 중앙의료원, 신현영과 상황 공유 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