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선을 앞둔 작년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시로 ‘이재명 정부’의 장관들, 즉 ‘섀도 캐비닛’ 구성을 위한 면접을 보고 다녔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월간조선이 23일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뉴스1
월간조선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최근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작년 1월 대선을 준비하던 이 대표(당시 경기지사)에게 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소개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와 관련한 통화 내역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윤 의원의 만남은 경기지사실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직접 청와대에서 일해보니 인재풀이 부족하다. 미리 (요직 임명 대상자를) 준비해 둬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의 말을 들은 이재명 대표 측은 유 전 본부장에게 ‘사람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했고, 이에 유 전 본부장이 국방부 장관, 법무부 장관 될 사람의 사실상 면접을 봤다고 월간조선은 보도했다. 전권을 부여받아 일종의 섀도 캐비닛 구성을 위한 활동을 하고 다녔다는 의미다.
유 전 본부장은 이런 과정을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구속)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에게도 보고했으며, 정진상씨를 통해 이 대표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이야기를 다른 대장동 관계자와 자신의 측근들에게 했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 관계자 중 한 명으로부터도 비슷한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이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갈 것이란 이야기도 주변에 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 대표 측은 이런 유씨 측 입장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건영 의원 측은 “작년 1월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여러 경로로 만남을 요청해 와 자리를 가진 사실은 있다”면서도 “유씨 측과는 2017년 초 한차례 모임에서 만난 이후 아는 사이가 된 것은 맞지만, 유씨 소개로 이 지사를 만났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