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 엎어쓰기라...
글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아픈 듯 합니다.
한번 당한 적이 있었나보다구요? ^^
설마요~.
당구장에 가리 한 적도 없습니다.
그냥 생각해보면 그 무렵에 우리 살아가는 사정이라는게, 그리고 그런 속에서도 당구를 치던 그때의 우리들이 너무 아프게 생각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당구를 처음 시작하여 몰두하던 그 시절.
그 때는 또 전자오락이라는 것이 개발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탁구 게임으로 시작해서 벽돌 부수기로 진화하더니, 마침내 인베이더라는 게임에서 인기가 폭발 했습니다.
동네 가게 한 쪽에 놓이던 전자오락기가 아예 메인 아이템으로 자리하고 전문 업소가 생겨났습니다.
아~ 재미있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 넣으면 한 게임을 할 수 있었는데, 이 한 게임에 걸리는 시간이 그야 말로 하기 나름아니겠습니까.
처음 시작할 때는 딱 10초면 한 게임이 끝나는 허무한 것이었는데, 하다보니 기술이 늘고, 게다가 어지간히 잡기에 재능을 가지다보니 이게 발전속도가 빨라서리...
어느덧 인근 최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몇 시간도 버틸 수 있는 경지.
그런 재미에 빠져 있던 어느날,
그날도 즐거이 게임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앳된 목소리가 이야기를 나누는게 들렸습니다.
'형, 이 아저씨 디게 잘해'
'보지 말고 얼른 가자~'
'우리도 한번 하고 가자. 응?'
'안돼, 얼마 못 팔았어.'
뒤를 돌아보니 채 누추한 차림을 한 10살이 되지 않은 아이 둘이 보였습니다.
손에는 껌 상자를 들고...
그 무렵에는 어린 아이들이 껌이나 신문을 들고 다니면서 파는 일이 제법 많았습니다.
'한 번만 하면 안돼?'
더 어린 아이가 간절한 목소리로 형에게 다시 사정을 했습니다.
'그래, 그러면 얼른 해. 형이 봐줄께.'
'형은 안 하고?'
동생의 간청에 못 이겨 형이 응락을 하는데, 동생은 혼자 하는것은 좀 미안했던가봅니다.
'응, 난 안 할래.'
형이 말이 너무 의젓하게 들려 다시 돌아보니...
큰 아이는 눈을 오락기 화면에 고정시킨 채 껌 상자를 쥔 손에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얼굴에서는 '나도 하고 싶어 죽겠어'라는 말이 열번쯤 읽혀졌습니다.
그 무렵 껌 한통이 100 원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통을 팔면 아이 손에 얼마가 떨어질지, 그걸로 인베이더를 하려면 얼마를 돌아다니면 팔아야 할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면서 손에 힘이 빠졌습니다.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아이, 그러면서도 간절하고 하고 싶은 그 게임.
그 아이들이 어떤 사정으로 껌팔이에 나섰는지 물론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앵벌이족이었는지도...
하여간 그 순간 그 게임이 악마의 유혹인 것 처럼 느껴졌고,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그냥 손을 놓고 있자니 몇 초 지나지 않아 게임이 끝났고, 뒤돌아보지 않고 오락실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인베이더를 한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아마 어지간히 잘 하다보니 지겨워진 탓이었을 겁니다.
그 무렵 당구는 전자오락 보다도 돈이 더 들었을겁니다.
그러니 당구를 즐기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 몰렸다하더라도 불쌍히 여기고 동정할 일은 없겠습니다만...
가리 엎어쓰기 결승에 진출(?)해서 눈물을 흘리며 당구를 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아프게 느껴지니...
내 일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쩝.
나는 이래서 당구가 안 느나 봅니다. ㅜ.ㅜ
첫댓글 옛 생각 절로 나서 눈시울을 적셨다는..
국민학교때 신문배달하다가 남은 거 꼬불쳐 가지고 버스정류장, 다방으로 팔러 다녔던..그러다 보면 마주치는 껌팔이 아이들..아줌마,,할머니까지..
최인호 - 이장호 콤비가 만들어낸, 그 당시로서는 제법 신선했던 영화중 하나였던 "바보들의 행진" 에도
당구장 장면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당구장에서 고액권으로 심부름을 시키는 것으로 신문파는 아이의 양심을 저울질하는.....
오락실 게임의 역사는..
테트리스,,벽돌격파,,너구리,,올림픽 등등에서..
어느날,,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나옵니다..위의 게임보다는 사실 먼저 나온거죠..
좌우간,,그런류의 게임중에는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시초이구요..참 원시적인 게임..그래픽이랄 것도 없었구요..허나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갤러그의 등장을 준비하는 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서화님께서 갤러그를 지칭하신거는 아니신지..
뿅뿅으로 불렸던 갤러그는 전국을 석권합니다..
저두 한동안 여기에 빠져서 각종 신기록을 만들었었죠..최단시간 100만점 돌파(35분정도걸림)..대개는 고수들도 한시간 정도 걸렸죠..최장시간 게임..최다점수.ㅋ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맞을겁니다.
벽돌 뒤에 숨어서 구멍난 벽돌처럼 생긴 외계인을 쏘아죽이는 게임.
15번째 발사되는 총알로 우주선을 맞추어야 300 점이 기록되었습니다.
7번째 stage 부터 너무나 어려워지지만, 9번째까지 돌파하고나면 다시 쉬워지는...
정말 원시적인 게임... 그거 이야기 입니다.~
ㅋㅋ스페이스 인베이더 맞네요..한칸씩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놈들..맨 마지막까지 내려와서 방어벽까지 오면 순식간에 빠른 속도로 하나씩 쏘면서 깨야죠 ㅋㅋㅋ
몇시간씩 하다보면 뒤에 구경하는 사람들 쭉~~~아이부터 어른까지..그 중에 서화님이 얘기하신 껌팔이 소년도 있었을 테구요..
오락실 주인에게 여러번 쫒겨났었죠..전기세 안나온다구 ㅋㅋ
갤러그 다음에 제비우스가 나옵니다..ㅋㅋㅋ
전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그다지 안했습니다만,
갤러그 다음..제비우스 ^^
저 같이 젊은 사람도 옛기억은 나네요 ㅎㅎ
너구리는 좀 했었고요...
게임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요..
근자의 스타 등 전략 시물레이션 게임은.....
범고래가 초고수입니다..고수 중의 고수..스타,,WOW..
젊은 친구들 기절할텐뎈ㅋㅋ
이러면 사람들 진짜인줄 알아요..
선리플~~~바빠서요....
요건 저도 잘 하는게임입니다....잘 했었습니다...
난 왜 그 당시 유행하던 뿅뿅이 재미없었을까?
주 색 잡기 중에 난 잡기가 먼저인데도...다음은...ㅋㅋㅋ 뭘까요?
저도 전자오락 장애 2급 입니다.
그래서 당구가 더디게 는다면 저도 기꺼이 더 오래 연습하는 걸 택하겠습니다. 어쩌면 그리 비슷하신지. 이런건 DNA에 코딩된 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화님 글은 참 좋습니다. 감동이... 느껴지는...
저도 돈 200원이면 오락실에서 반나절이상을 버티는 아이였습니다(한판에 50원일때)
갤러그, 너구리, 원더보이, 올림픽 저의 주종목입니다. 근데... 왜 당구에선 소질이 안보이는지!
전 1942인가 맞나모르겠네요!!! 고걸 주인 아저씨, 아줌마가 전원 내릴때까지 하는데...........비행기 운전은 커녕 운전대를 본적도 없답니다!!! ㅎ
1942~!!! 저도 쫌 했찌요~
저도 오락실에서의 안좋은 추억이 있네요...갑자기 가슴이 아련하게 젖어옵니다..아무도 범잭이란 오락 얘긴 없으시네요..저는 갤러그는 250만점밖에 못해봤고, 너구리는 맥주 11판까지밖에 못가봤는데, 범잭이란 게임에서 드디어 꽃을 피웠지요..제 고향을 석권했었으니깐요..믿거나말거나..ㅎㅎ 50원짜리 동전하나 넣고 8시간 반동안을 혼자 하고 있다가 오락실 주인에게 디지게 맞았죠..그러고 쫒겨나서 집에 왔더니 가지말라는 오락실 갔다고 엄마한테 또 디지게 맞았다는...ㅠㅠ 그시절 울엄니는 어찌 그리 오락실 다녀온줄을 귀신같이 알았을까요..지금도 신기하다는...
설마 8시간 반을 독서실 갔다고 믿을 엄마는 없으실테니까요~~~~~!!!ㅋㅋ
너구리 맥주 50판~!!! 보글보글 200판~!!! 아싸~
아니 이 분들이 지금, 옛날 전자오락 기록실을 차리시는건가요? ㅎㅎ
...
여기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