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흐려지면 / 빗새
파란 하늘 푸른색이 탈색되는 것처럼
물기 빠진 낙엽도 단풍물이 바래집니다
겨울로 향하는 잠겨있던 그리움도
그대 멀어지듯 흐려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은 늘 푸른 물 속에 잠겨 있는데
그대는 강건너에 희미하게 서 있습니다
푸른 하늘, 푸른 강이었을 땐
그대 모습 선명했는데
계절이 지워지는 옅음을 닮아
그대 그리움도 흐려지는가 봅니다
그래도 나는 그대가 보일 때까지
이 강가를 지키겠습니다
혹여 날이 맑아 그대가 보일지도,
혹여 누군가 당신 향해 건너갈
다리를 놓아줄지도 모를
기적을 기다려봅니다
하지만, 하루씩 지날 때마다
옅어져가는 이 그리움은
하늘과 강물과 그대가
물기에 얼룩진 수채화처럼 헝클어져
구분할 수 없는 아련함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이젠 이 손 놓아드려야 하는 건지요
첫댓글 가을을 보내야 하는 마음이
이렇게도 힘드셔서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