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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과기산업전시회서 전자폐기물 조형물 등장, 폐기물 폐해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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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제8회 중국 베이징 국제과학기술산업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장. 1호관 2층 가운데에 자리 잡은 한 전시 부스가 호기심 가득한 시선의 남녀노소 관람객들로 연일 붐비고 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전시물은 바로 ‘전자폐기물 독성 파도’라는 이름의 큼지막한 파도 모형 조형물(사진). 높이가 2.7m에 이르는 이 조형물은 버려진 컴퓨터 키보드·회로기판·케이스, TV, 전선 등으로 만들어졌다.
1층에 전시된 첨단 정보기기 신제품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는 이 조형물은 전자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국제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 중국지부가 만든 것. 세계 유수 IT기업들의 브랜드가 찍혀 있는 폐컴퓨터·TV 들은 중국 내 전자폐기물의 최대 집산지로 꼽히는 광둥성 꾸이위진에서 가져왔다.
조형물 주위에는 중국 내 전자폐기물 폐해 현황을 알리는 사진과 자료들도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폐 전자제품 조형물과 사진들을 본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30대 회사원인 한 관람객은 “바로 1층에서 중국·한국·일본 기업들이 전시한 첨단 TV·휴대폰·컴퓨터 등에 도취돼 있다가 2층에 올라와 전자제품 폐기물의 조형물과 사진들을 보니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에서 환경파괴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한 여대생 관람객은 “실제 전자제품 폐기물 더미는 처음 보는데 이 폐기물들이 인체와 환경에 미칠 안 좋은 영향을 상상하니 무섭게 느껴질 정도”라며 “이 조형물이 전자제품 쓰레기 문제에 대해 경보를 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중국지부의 라이윈 주임은 “거대한 전자폐기물이라는 독성 파도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건강과 환경을 헤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상징 조형물을 전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유독물질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고 환경친화적인 안전한 대체품을 채택해야 하며, 제품 회수와 안전한 처리 단계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전시회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원시적인 방식의 전자폐기물 분리·재활용= 그린피스 중국지부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전자폐기물 처리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광둥성 꾸이위진에서는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 가정집의 소규모 작업장에서 원시적인 방식으로 폐 전자제품의 분리·회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농민공들은 전자제품 회로기판을 태우거나 망치를 이용해 사용 가능한 금속과 반도체 칩을 분리하고 있다. 더구나 농민공들은 맨손에다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유독물질이 함유된 전자폐기물의 재활용 작업을 벌이고 있어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집 주위와 공터, 냇가에는 수은·납·카드뮴 같은 유독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폐컴퓨터·폐TV·폐휴대폰·PVC전선 등이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다. 분리작업이 끝난 폐기물들은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돼 토양과 식수,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그린피스 회원으로 활동하는 중국정법대학의 주칭은 “장쑤·안후이·쓰촨·신장 등지에서 온 농민공들은 아무런 보호 도구도 갖추지 못하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폐전자제품을 재활용하고 있어 신체 피해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 ‘세계 제조공장’ 중국, ‘세계 전자쓰레기 처리장’ 되나= 그린피스 중국지부는 “세계에서 매시간 코끼리 1000마리와 맞먹는 4000ton 규모의 유해한 전자폐기물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특히 중국은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제품 생산과 회수가 되지 않는다면, 세계에서 가장 유해한 전자 쓰레기들의 저장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 환경보호총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4년 중국 내 PC 폐기량은 500만대를 넘었다. 앞으로 5년 안에 폐기될 PC 수량도 25~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중국 신식산업부는 중국에서 매년 평균 7000만대의 휴대폰이 교체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약 7000ton에 달하는 전자폐기물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매년 TV 수상기 500만대, 냉장고 400만대, 세탁기 600만대가 폐기 대열에 끼고 있다.
중국 내 자체 전자폐기물의 증가 못지않게 해외에서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밀반입되는 전자폐기물들도 늘고 있다. 신장·쿤밍·톈진·닝보·상하이·광저우·장먼 등 남동부 해안과 내륙 국경지대를 통해 수입 금지된 전자폐기물들이 밀반입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중국 남동부 광저우의 세관은 외국에서 선박을 통해 일반 화물을 가장해 밀반입되던 PC모니터 1만1145대, 노트북컴퓨터 1337대, TV 801대, 팩스 등의 폐 전자제품을 압수했다.
톈진 세관도 3월 말 화물선을 통해 들어오던 68ton에 달하는 전자폐기물을 적발했다. 남동부 닝보의 세관은 지난해 모두 560ton에 달하는 전자폐기물을 적발한 데 이어 올해 5월초 폐 전자제품 83ton가량을 압수했다.
그린피스 중국지부의 쟈오양은 “중국은 전자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일본·유럽은 자국 환경보호와 함께 전자제품 폐기 처리비용이 적게 들고 폐기가 용이한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불법적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중국 신식산업부 체제개혁처 황쟨종 처장은 “현재 신식산업부·상무부·국가환경보호총국·국가품질감독검사총국 등 7개 부서에서 공동으로 제정한 ‘전자정보제품 오염 방지 관리조치법’을 수정 중에 있으며, 국가개발개혁위원회가 제정한 ‘폐가전·전자제품 회수처리 관리 조례’에 대해서도 의견 수렴을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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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 방치된 전자 폐기물
처리장에 보내기전컴퓨터..
컴퓨터 회로기판 분리 작업
폐전선 더미에 있는 어린이
컴퓨터 회로기판 금속 분리작업
전선금속 분리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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