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글로벌 특화단지 유치 총력 ᆢ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 ‘1위’ 도시
항공·물류·경제자유구역 등 강점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가속페달
영종∼송도∼남동∼주안∼부평
후공정 소부장 공급망 거점 구축
송도에 ‘초격차 R&D’ 인력 양성
19조원 생산·부가가치 효과 기대
반도체는 모든 산업에서 두루 쓰인다. 대표적으로 자동차는 대부분 부품이 전장화되며 전자제품이라 불러도 무방할 수준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생산 라인 첨단화에 더해 비용을 대폭 낮추면서 시장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 역시 이 대열에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보통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설계와 생산을 한 기업이 도맡는 반면 비메모리(시스템)는 각각 전문업체에서 담당한다.
위탁생산(파운드리)은 대만 TSMC(56%),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전 공정을 병행 중인 국내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글로벌 점유율(70%)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패키징 시장에서는 대만 ASE 30%, 미국 앰코 1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즉 절대 강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현재 전 세계는 반도체 패키징 첨단기술 패권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패키징은 만들어진 반도체 칩을 서로 쌓거나 묶어 전자기기에 부착가능한 상태로 가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간략히 후공정으로 불린다.
패키징 능력이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시대가 본격화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반도체 특화단지를 공모 중이며, 인천은 최적의 입지 조건을 내세우며 유치에 도전장을 냈다.
◆인천 송도·영종 등 핵심 도시 강점 살린다
20232.4.6일 인천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첨단패키징 특화단지’ 조성과 관련해 지난 2월 27일 지정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산업단지, 항공·물류, 경제자유구역(IFEZ), 해외기업 등 인천만이 보유한 뛰어난 여건을 활용해 영종에서 송도∼남동∼주안∼부평으로 이어지는 후공정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산단 구축과 함께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도 포함됐다.
먼저 영종에는 신규로 관련 산단을 만들고자 한다.
토지 보상을 포함해 행정적 절차 없이 바로 착공 가능한 362만2565㎡ 용지를 이미 갖췄다.
항공물류와 연계한 첨단산단에는 스태츠칩팩코리아,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136개 기업이 입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해상풍력이나 연료전지, 태양광, 수소 같은 재생에너지 확충을 통한 RE100(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국제 캠페인) 특구도 선보인다.
이곳은 산업·주거·근로자 복지시설이 모두 담긴 비즈니스센터로 가동된다.
인천 송도에는 지식정보산단, 테크노파크 확대단지, 국내 최초 외국대학 공동캠퍼스로 문을 연 글로벌캠퍼스가 위치해 시너지 효과를 더할 전망이다.
이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헨켈코리아, 제너셈, 크레셈 등 152개의 반도체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전국 최대의 소부장 집적단지인 남동국가산단 역할에도 관심이 모인다.
현지에는 종합기술지원센터가 들어서 신소재 및 부품 개발과 테스트베드로 강소기업 육성의 거점이 된다.
정보기술(IT) 분야 리서치 전문그룹 가트너는 2025년 글로벌 패키징 시장 규모를 649억달러(약 85조원)로 전망했다.
인천에 반도체 특화단지가 지정되면 인허가 신속 처리와 용수·전력의 핵심 기반 구축, 세액 공제, 부담금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시는 2031년까지 약 13조4120억원 생산 효과, 5조7206억원 부가가치 유발, 4만5477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 초격차 이끌 전문가 양성에 주력
인천에는 세계 2·3위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분야 앵커로 꼽히는 앰코테크놀로지와 스태츠칩팩 그리고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 등 1300여곳이 포진해 있다.
인천이 지난해 충남을 제치고 국내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 1위 도시로 올라선 것도 이들의 매출 증가로 지역 전체의 수출액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으로 인천은 164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40.62% 늘어나 이전까지 전국 1위를 차지했던 충남 146억1000만달러보다 18억원이 많았다.
당장 한국에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의 10위권 기록이 없다.
패키징 기술은 세계 1위의 기업이 속한 대만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어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시는 이번 특화단지 지정이 전·후공정 융합으로 대만 추월의 기회이자 대한민국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가속화 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결론냈다.
해당 기업과 전문가들은 R&D, 산단과 더불어 인력을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구분한다.
대내외적으로 규모를 키워도 활용할 직원이 없으면 장기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패키징 특화 석·박사 및 현장의 구직·재직자 양성 기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후공정은 만성적인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 전공 대학원생은 2017년 136명에서 2020년 100명으로 대폭 줄었고, 고급인재의 해외 유출은 매우 심각하다.
시는 지난해 10월 인하대, 성균관대, 한국공학대 등 국내외 14개 대학과 협력시스템을 마련하고 체계적 양성의 토대를 다졌다.
또 시교육청과 머리를 맞댄다. 직업계고등학교 졸업생들을 관내에 우선 취업시킨 뒤 대학이 맞춤형 기술을 가르치는 ‘선취업 후학습’ 프로그램도 검토한다.
중장기적으로 2027년까지 3만5000명, 2050년까지 21만명의 인력을 길러내고자 한다.
동시에 다양한 지원책도 펼칠 방침이다.
시 미래산업국 관계자는 “반도체산업의 지속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기업·대학·연구기관 간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운영 중”이라며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펀드 추진은 2032년 2000억원을 달성하는 장밋빛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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