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구 현식이가 제물을 준비하는 등 총무로서 바쁘다.
판식 형님이 지정파 집사를 맡은 종원이 오지 않았으니 날더러 심부름을 하란다.
산신제를 지내고 옷을 갈아입고 유건까지 쓴다.
처음 입어 본 거라 어색하지만 이우아재와 현식이가 옷매무새를 고쳐준다.
제물을 수북히 쌓아두고 제를 올린다.
다리가 아프신 어른은 가쪽에 앉아 계신다.
무릎을 꿇고 술잔을 심부름하는 난 절은 적게 하지만 오래 앉아 있으니 발이 아프다.
끝나고 제물을 나눠먹는데 동강에 주문한 밥이 오지 않는다.
조바심하는 현식을 따라 내려가니 일식 형님이 신도비 보았냐 하신다.
신도비 철문은 녹이 슬었는데 미니 열린다. 칡넝쿨을 걷고 들어가 사진을 찍어본다.
나오며 문을 닫는데 발로 차다 왼쪽 손바닥이 문 사이에 끼어 붉고 검게 상처가 난다.
트럭에 실려온 밥과 국을 들고 올라간다.
밥을 비벼 점심을 상으로 나른다.
부부 종원이 칼질을 하고 부인은 뒷처리를 하신다.
반식 형님이 생선과 포 떡 등 제수를 챙기며 나도 챙기라 한다.
생선을 가져 가고 두 마리가 남았기에 나도 검정 비닐에 챙겨 옷 곁에 둔다.
아버지도 시제에 다녀오시면 유자나 포 등을 주머니에 넣고 오실 때가 있었다.
마무리 정리를 하는데 금식형과 판식형이 토요일 탄포 영사재 시제도 오라는데 못 가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