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담배, 술은 남성 갱년기의 적
남성 갱년기의 첫 번째 주범은 공공의 적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로 인한 발기부전은 흔하게 나타난다. 해외에 출장 간 남성들 중 일부가 발기부전을 경험하는데, 이는 낯선 곳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보다 보편적이고 심각한 사례는 취업난에서 오는 스트레스성 성기능 장애. 깜짝 놀랐을 때 혈관이 수축하듯 음경이 발기가 되려면 혈관이 이완되어 혈액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막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길어지면 고환 내 남성호르몬이 일시적으로 감소된다.
담배 또한 남성의 성생활에 치명적이다. 40~80대 남성이 발기부전이라면 범인으로 지목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바로 담배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은 산소와 영양분을 함유한 혈액의 통로인 동맥을 수축시키는데, 음경의 동맥이 수축되면 발기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니코틴은 혈액이 음경 안에 머물게 하는 기능도 저하시켜 발기 유지시간을 단축시킨다.
술 역시 성기능을 근본적으로 망치는 주범이다. 셰익스피어는 《멕베스》에서 “술은 욕구를 불러일으키지만 실천할 힘은 앗아간다”고 말했다.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술보다 좋은 것이 없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다. 소량의 술은 긴장을 풀어주고 성욕을 상승시키는 반면, 소주 한 병 이상의 술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라이디히 세포의 80%를 괴사시킨다. 몸속에 들어간 알코올이 해독을 거치더라도, 독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장기간 축적되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단은 필수
갱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지방식과 과식을 피하고 균형 있는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등푸른 생선을 자주 섭취하고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30분씩 3회 이상 등산이나 조깅 같은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갱년기 장애 예방에 좋다. 남성호르몬은 30대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검사하고 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적당한 휴식과 여가, 충분한 수면 그리고 즐거운 대화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갱년기에 들어선 남성이라면 병원 치료로 눈을 돌려보자. 다양한 치료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는 ‘호르몬요법’은 약물 복용, 근육 주사, 피부에 바르는 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단, 전립선이나 심장 관련 질환이 있으면 호르몬 요법을 받지 않는 게 좋다. ‘태반요법’은 모체에서 아기에게 필요한 성장인자나 기타 미네랄 호르몬, 면역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을 채집한 태반 추출물을 주사하는 것이다. 안면홍조, 만성피로, 정력감퇴와 같은 갱년기 장애에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임플란트 삽입술’은 남성의 음경 해면체에 임플란트를 삽입해 발기상태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술이다. 발기된 상태의 모습이 자연스러워 수술한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갱년기 남성들의 지침사항
● 뜨거운 물 목욕을 삼가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정액 1㎜당 최소 2천만 마리의 정자가 있어야 임신이 가능하다고 한다. 젊은 남성의 정액에는 1㎜당 보통 7천~1억 마리의 정자가 들어 있는데, 뜨거운 목욕을 선호하면 정자의 이동성이나 생식능력이 손상될 수 있다. 때문에 반신욕이나 사우나는 삼가는 것이 좋고, 하더라도 짧게 끝낸다.
● 적절한 빈도의 자위는 필요하다
18세기에는 자위를 천벌 받아 마땅한 행위로 간주했다. 그러나 남성의 자위는 성적 긴장감을 적절하게 해소시켜줄 뿐 아니라 횟수가 과하지만 않으면 오히려 건강에 보탬이 된다. 남성이 정액을 주기적으로 방출해주지 않을 경우 전립선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낮잠을 자라
정력을 회복시키는 데 수면만큼 좋은 게 없다.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 가운데 하루 8시간의 수면을 취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그럴 때는 10~20분이라도 낮잠을 청하자. 하루 중 잠깐이라도 정신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 근력운동을 하라
남성의 성욕과 성활동을 자극하는 핵심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 30세 무렵부터 해마다 1%씩 줄어든다. 그런데 운동은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을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처방이다. 구체적으로는 근력운동, 특히 복근과 허리근육운동이 가장 좋다.
● 배꼽 주위를 문질러라
배 마사지는 복부비만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정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아랫배를 지그시 누르며 손바닥 전체로 마사지하라. 임파액 순환이 원활해져 복근의 긴장이 풀리고 성기능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
남성 갱년기 자가진단표
□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
□ 기력이 몹시 떨어졌다.
□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졌다.
□ 키가 줄었다.
□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었다.
□ 슬프거나 불안감이 있다.
□ 발기의 강도가 떨어졌다.
□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다.
□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리다.
□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 1번 혹은 7번에 해당하거나, 3개 이상 항목에 해당되면 남성 갱년기증후군 가능성이 높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조선
취재 김가영 기자 | 일러스트 조선일보 DB
참고도서 《나는 남자다》(랜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