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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선언문에 대한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에 참석한 신학자들이 기념촬영에 임했다. |
친구에게
친구야! 나다. 우성이... 우리 만난 지도 한참 지났네. 잘 지내고 있지? 이번에 시험본 거 좋은 결과 얻었다는 소식은 들었다. 축하한다. 이제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없겠네.^^ 넌 뭐 별거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요즘 같은 때 그만한 경사가 또 어디 있냐? 암튼 수고 많았다.
오늘 이렇게 네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형님이 몸담고 있는 개신교계가 요즘 시끄러운 문제가 생겨서 말이지. 그걸 좀 말해주려고...... 근데 왜 그걸 교회도 안다니는 너한테 말하냐고? 언제 이 형님이 이유 없이 뭐 한 적이 있냐? 다 이유가 있지. 잘 들어봐.
그 이유는...
첫째, 교회 안다니는 친구 중에 니가 나랑 제일 친하다는 거고,
둘째는 사실 이 편지는 너만 보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게 될거야. 주로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지. 더러는 목사님들도 있고 말이야. 근데 이 시끄러운 문제가 사실은, 개념적으로 좀 마이 어려워. 물론 교회 안다니는 사람들은 관심도 없고 말이지. 목사님들에게는 쉬운 문제일 수 있지만... 그래서 생각 끝에 내린 방법이, 너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교회에 다녔었잖니? 그래서 니가 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면, 지금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그랬어.
셋째는 이것도 사실 일종의 기사라고 할 수 있는데 ‘신문 기사는 중학교 졸업정도의 소양이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대학다닐때, 언론교육받으러 갔는데 어떤 선생님이 그러더라구. 그런데다가 이게 심포지엄이라 좀 어려운데, 근데 이게 또 굉장히 중요한 주제거든. 그래서 능력껏 최대한 쉽게 써 볼 요량으로 부득이 편지라는 형식을 차용하게 됐다. 니가 이해해라.
그럼 너한테 쓰는게 아니잖느냐고? 우훗! 들켰네. 맞어. 그렇진 않아. 그런데 사실은 네 말은 반만 맞아. 왜냐면 이 편지는 너한테만 쓰는게 아니기 때문이지.
됐고? 내용이나 말하라고? 에궁, 짜증내지 말고 들어. 듣고 나면 이게 다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내용이야. 유식한 말로 니 삶의 지평이 넓어진다고나 할까? ㅋㅋ 다 듣고 나면 너도 고개를 끄덕일테니까 말이지. 사설이 길었다. .
아차, 그리고 이 편지는 앞으로 4-5회쯤으로 나눠서 쓰게될꺼야. 워낙 내용이 방대하기도 하고, 또 심오하기도 해서 말이지. 그러니까 이번주는 거의 내내 내 편지를 읽을 각오를 하는게 좋겠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볼까?
디테일
올해 10월에 부산에서 기독교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가 열려. W.C.C. 제10차 총회라고 하는 건데 W.C.C.는 세계교회협의회의 약자야. 화장실이 아니고... 영어로 뭐라 하는지는 인터넷을 뒤져봐. 작년에 G20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지? 뭐 그거 비슷한 거야. 세계교회의 지도자들이 대략 7년에 한번씩 모여서 앞으로의 신학적이고 선교적인 과제들을 점검하고 발표하는 회의지. 그래서 ‘총회’라고 불러. 전세계에서 다 모이니까. 그걸 올해 부산에서 한다고. 아시아에서는 2번째로 하는거야. 뭐 이건, 20조원의 경제유발효과 같은 건 없어. 그래도 정부에서 행사 잘 치르라고 30억원이나 지원해준대. 대단하지?
아무튼 전 세계 교회의 가장 큰 행산데, 그런데 한국의 같은 개신교 안에 이 행사를 무지무지하게 반대하는 세력이 있어. 그 대표적인 곳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줄여서 ‘한기총’이라는 단체야. 여기엔 주로 극도로 보수적인 목사님들이 포진해계시지. W.C.C는 진보와 보수가 섞여있고 말이야.
근대 이 총회를 준비하는 실무를 맡고 있는 NCCK(인터넷에서 찾아봐)에서 이왕이면 좀 더 그럴듯하게 행사를 치르려고 한기총하고 소위 이 행사에 적극 협력한다는 취지로 ‘공동선언문’이라는 걸 발표했거든? 근데 이 선언문에 담겨있는 ‘4개항에 걸친 내용’이라는 게 W.C.C와, 총회를 준비하는, NCCK에 소속된 교단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는 거야. 그래서 문제가 확 커졌어. 결국 이 선언문에 대표로 싸인한 NCCK 총무가 WCC총회 준비 진행위원장 자리까지 사퇴했는데, 그래도 이 문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거 같애. 뭔가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하구 말이야. 그래도 알지? 여긴 다 목사님들이라 주먹으로 서로 치구박구는 안 해. 그냥 다 말로하지. 뭐? 시시하다구? 아냐. 이런 건 좀 세상정치인들이 배워야 돼. 말로 하는 거 말이야.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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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 심포지움 1부 예배. 왼쪽 위부터 사회 방인성목사, 기도 김경호목사, 설교 서광선박사, 경과보고 김영철 집행위원장. |
그것 땜에 4일(월요일)날 전국의 신학대학 교수님들이 모여서 심포지엄을 열었어. 제목은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대한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이야. 감신대, 장신대, 한신대, 성공회대에서 교수님들이 오셨는데 모두 WCC에 가입된 교단의 교수님들이야. 여기서 잠깐. 생소한 단어가 나왔지? 에큐메니칼이라고... 에큐메니칼은 연합, 일치 뭐 그런 뜻인데, 제도적으로는 교회들간의 연합과 일치, 또한 이웃종교들간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학문적으로는 신학 외에도 심리학 철학 역사 등등 인문학과 자연과학 같은 인접학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그 방법론들을 가끔 차용하기도 하는 신학적 풍토를 지닌 교단을 통상 에큐메니컬 진영이라고 불러. 더 많은 설명이 가능한데 그냥 그정도만 알고 있어도 유식하다는 소린 듣는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기독교를 '특별계시'라고 부르고 신학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를 가지고 있는 교단을 통상 복음주의권이라고 부르지. 한기총은 뭐냐고? 나는 ‘극우권(무술 이름 아니다)’이라고 부르는데, 넓게는 복음주의권으로 분류되기도 해. 물론 이견도 만만치 않아. 설명이 더 필요하긴 한데 우선 그 정도로 이해하고 있어줘. 사실 길어질까봐 그래. 담에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꺼야.
심포지엄은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2시부터 6시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 열렸어. 너도 학회 많이 다녀봤잖아. 4시간 별거 아니지 뭐. 거기가 어디냐고? 인터넷...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하구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했어.
근데, 사실 이게 내용이 좀 어려울 수도 있어. 실제로 어떤 목사님께서 질의/응답 시간에 이런 논의들을 교회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지. 근데 난 생각이 좀 다르긴 해. 교수님들이니까 좀 어렵게 말해도 괜찮다는 거지. 신학대학 교수님들이 어렵게 말하는 건, 판사들이 어렵게 말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좀 달라. 신학의 내용이란게 워낙 심오하니까 그런거지. 쉬운 말 빙빙 돌리는게 아니고 말이야. 그러니까 내 말은, 교수님들은 신학을 세우고 이론화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좀 어렵게 말해도 괜찮다는 거야. 그걸 쉽게 말하는 작업은 일선 목사님들이 해야지. 물론 나 같은 기자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어쨌든 그 선언문 내용을 분석하고, 에큐메니컬 신학의 입장에 대해서 얘기하는 자리로 마련됐는데, 앞에서 말했지만 그 내용은 4가지야. 선언문이 4가지 조항이었으니까.
첫째는 “공산주의, 인본주의 및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야. 선언문에는 이렇게 돼있어. ‘우리는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등 복음에 반하는 모든 사상을 반대합니다.’라고 말이야. 발제는 김기석 교수(성공회대)가 했고, 논평은 김정숙 교수(감신대)가 했어. 길게 말하면 골치 아프니까 요약해서 말해줄게. 아! 그리고 오늘은 이 중에서 '공산주의'문제에 대해서만 얘기할꺼야.
'WCC와 공산주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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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강원돈 교수(한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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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주의, 인본주의 및 동성애" 문제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김기석 교수(성공회대) | |
우선 공산주의 문제. 한기총은 WCC가 공산주의래. 더 심하게 좌경 용공세력이라고 말해. 근데 사실 WCC가 공산주의자들이라는 건지 거기에 가입하고 있는 국내의 교단들이 공산주의라는 건지는 좀 불분명해. 원래 한기총 목사님들이 좀 그런편이야. 주장은 확실한데 디테일이 좀 약하셔. 이건 내 추측인데, 아마도 아무 말이나 막해도 '척'하고 알아듣는 교인들하고만 오래 생활하셔서 그럴꺼야. 근데 만약 WCC가 공산주의라는 그말이 사실이면 전세계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공산주의자인게 되잖아.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단체니까 말이야. 이게 말이야 방구야. 국내 교단들이 공산주의라고 해도 마찬가지고, 이거 사실 명예훼손깜이지. 우리 교단만해도, 강단위에 태극기도 올려놓고,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 혐오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쨌든 그런 와중에도 김교수님은 참 차분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어. 그게 아니라는 거야. WCC는 공산주의를 따르지 않는다는 거지. 1928년, 1938년, 1947년 국제선교대회(IMC), 1948년 WCC총회 보고서에서 분명하게 선언했대. 그 내용을 간추리면 이거야. 너도 알지만 기독교는 구원이 참 중요하잖아. 그런데 구원은 ‘개인구원’ 또 ‘사회구원’ 둘다 모두 중요하다는 거야. 동일한 무게로 말이야.
특히 1948년 총회에서는 1) 역사내에(공산주의는 직선적 역사관이야 알지? 기독교에서 따왔어. 그럼 공산주의는 기독교가 되는 건가? ) 공산주의가 세상/인간을 구원할 거라고 약속한 것, 2)프롤레타리아 계층은 죄가 없다고 주장한 것(역사적 정당성 주장), 3) 결정론적 유물론에 입각한 인간론, 4)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무자비한 태도를 보인 것, 5) 공산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 요구와 일당 독재를 지향하는 것 등을 이유로 분명하게 공산주의를 비판했다는 거야. 물론 동일한 무게로 자본주의도 비판했지.
또, 1966년에 열린 '교회와 사회'라는 제네바 대회도 있었대. 이 대회에서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처음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했대. 그런데 그것도 사회주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삶의 모습, 그리고 성경이 증언하는 십자가와 부활 사건의 견지에서 평가되고 재해석되는 과정을 거쳐 수용했다는 거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게 아니고 말이지. 쉽게 말해 사회주의적 요소들을 ‘취사선택’했다는 거지.
공산주의 문제에 대한 김교수님의 결론은 이거야. 기독교가 지향하는 세상은 ‘하느님 나라’라고 하는 개념인데, 이는 자본주의나 공산주의에 예속되지 않는다고 하는 거. 공산주의가 주장하는 과학적 유물론이 무신론인 것처럼, 자본주의의 물신숭배도 심각한 하느님에 대한 도전이며 불신앙이라는 거지. 김교수는 발제를 이런 말로 끝을 맺어. ‘...기독교인이 특정한 이데올로기의 무비판적인 신봉자가 되어 다른 이념을 반대하는 일에는 신중해야 한다. 하느님 나라의 지평은 자본주의보다 더 넓고, 공산주의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어때 멋있지?
즉 '하느님 나라'는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전혀 새로운 길이다. 그 둘을 뛰어 넘는(혹은 포용하는) '제3의 길' 정도로 이해해도 괜찮치 싶다. 근데 한기총 목사님들은 WCC가 공산주의래.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어. 김교수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 하느님을 인정하는 자본주의는 기독교, 무신론에 기반한 공산주의는 반기독교라는 단순논리로 치환했기 때문이래. 근데 사실 자본주의가 섬기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실재로는 돈이라는 거지. 그건 니가 나보다 피부로 더 잘 느낄꺼 아냐! 우리 사는 세상이 돈이 뭐든 걸 말해준다는 걸. 아주 날카로운 지적이지.
그리고 또 하나, 이렇게 계속 WCC는 공산주의와 관계가 없다고 말하는데도 계속 'WCC는 공산주의를 신봉한다'라고 우기는 것은 WCC가 무조건 싫어서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건지, 아님 WCC가 자본주의를 비판했으니까 고로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건지 좀 따져 봐야돼. 이걸 프레임이라고 하잖아. 알지? 조지 레이코프. 프레임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에는 편하기도 하지만 한번 프레임을 쳐버리면, 그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나 그 안에 갇힌 사람이나 모두 피폐해지기는 마찬가지잖아. 부작용도 심각하고. 난 개인적으로 이 목사님들이 '공산주의는 악하다'는 프레임에 딱 걸려든게 아닐까 생각해. 그니까 공산주의자는 싫고 그 프레임으로만 세상을 보니까, 상대방이 싫으면 그 상대방이 공산주의자가 되는거지. 알았어 정리할께. 공산주의자가 싫다(충분조건). 싫으니까 공산주의자다(필요조건). 둘 다 한기총 목사님들의 논리되겠네.
근데 난 여기서 또 이런 질문도 하고 싶어. 뭐냐면, 현재 이 지구상에 공산주의가 국가의 제도로서 존재하냔 말이야. 중국도 이미 거의 자본주의화 됐지. 물론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말이야. 북한과 쿠바 정도가 있겠네. 근데 북한이 공산주의야? 아니지. 걔네는 왕조국가지. 그것도 ‘절대왕정 국가’말이야. 3대째 세습했으면 그건 독재를 넘어 왕정국가라고 읽어줘야 해. 그것이 머리 맞대고 사는 같은 민족에 대한 예의 같은 거 아니겠어? 북한을 공산주의라고 부르는 건 책에 나오는 막스나 그람시 같은 형님들의 그 멋진 말들에 대한 일종의 모독이야. 아까워. 이름도 그러니, 그냥 ‘후 백제’처럼 ‘후 조선’이라고 불러주면 어떨까? 뭐 싫음 말구.
쿠바는 잘 모르겠어. 책에서 보니까 요즘 나름 선전하고 있다고 하는데, 워낙 거리도 멀고, 매스컴에서도 잘 안 다루니까... 넌 기자가 그것도 모르냐고? 친구야. 새도 다 날라 다니는 건 아니다. 어쨌든, 쿠바 정도 남아있네. 근데 뭘 반대해. 공산주의가 있어야 반대하지.
그리고 또 하나, ‘공산주의사상’이란 거에 이런이런 장점도 있다고 말하면, 그게 자본주의를 부정하는거야? 아니지. 그렇게 몰아붙이면 그거야 말로 정말 무식한 짓이지. 세상에 공산주의국가가 ‘쿠바’정도 빼고 없는 것처럼, 순수한 자본주의 국가가 어딨냐구? 다시말해 순수하게 시장의 원리에만 모든 걸 맡겨놓는 국가가 존재하냐는 거야. 자본주의의 총아 미국만 해도 2002년 금융위기 때 어땠어. 국가가 나서서 부도나는 기업들에게 공적자금 막 퍼부었잖아. 1997년에 우리나라도 그랬고. 그게 순수한 자본주의야? 아냐 순수한 자본주의 할려면 부도나든 말든 시장에 맡겼어야해. 근데 그거 국가가 위기에 처한 시장에 개입하는 거. 사실 공산주의에서 모티브를 빌려온거야.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같은 거 말이야. 이거 원래는 사실 자본주의랑 전혀 상관없는 공산주의꺼였다고...
글고 우리 형님, 누님들이 죽고 못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 말이야. 툭하면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기업들까지 관리하셨잖어. 그래서 우리가 이만큼 살게된거라며? 근데 사실 국가가 기업을 왜 관리해? 그거 완전 공산주의지. 다시 말하면 철저한 자본주의 신봉자 박정희 대통령께서도 공산주의로부터 국가경영의 스킬을 빌려오신거란 말이야. 그거 좀 빌렸다고, 박 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야? 물론 옛날엔 남로당도 잠깐하고 그러셨어. 그러나 아주 잠깐이었잖아.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유럽을 봐도 그래. 사회보장제도 이거 사실 굳이 따지면 공산주의정책 아냐? 그렇다고 스웨덴이 공산국가야? 노르웨이가 공산국가냐고? 1929년 미국의 대공항 이후 미국의 ‘뉴딜정책’ 영국의 소위 ‘무덤에서 요람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건 ‘복지국가정책’ 같은 것들 수정자본주의정책이라고 하잖어. 근데 뭘 수정했다는 거야. 순수한 자본주의에다가 공산주의적 요소를 살짝 얹었다는 거야. 그렇다고 미치지 않고서야 미국이나 영국을 누가 공산국가라고 해.
그래서 어떤 사람은 자본주의는 공산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여 변화했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공산주의는 반대로 자본주의로부터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망했다고도 하더라. 누가 그러냐고? 찾아봐...
친구야. 내가 너무 흥분했나봐... 미안! 이제 정리할게. 공산주의가 싫다는 대명제에는 나도 100% 동감이야. 누가 나한테 북한가서 아주 살으라고 하면, 난 그렇게 말하는 사람 패버릴지도 몰라. 진짜야. 그렇치만 WCC가 공산주의라는 말은 틀렸어. 틀려도 완전 틀렸다구. 다시 한 번 확실하게 해둘게.
‘WCC는 공산주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어떤 사상을 가진 사람들과도, 그것이 자본주의던 공산주의던 또 제3의 그 무엇이든지 간에 단지 진지하게 대화의 문을 열고 있을 뿐이다.'
친구야. 어때 하나도 안 어렵지? 내일은 ‘동성애 문제’와 ‘인본주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해 줄거야. 그럼 내일 봐.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