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Vassana-雨期)안거와 아라한의 길
글/ 쿠루네고다 피아티사(Kurunegoda Piyatissa)스님
불제자인 스님들은 어째서 봄철에 우기(雨期) 안거정진의 계율을 지키는 것일까요. 봄철에는 큰비나 소나기 그리고 그로 인한 홍수가 사실은 드문데 말입니다. 불교에 관한 지식이나 불교의 전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궁금한 질문일 것이기에 이점을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는 지구에는 그 축의 각도의 작은 변화에 따라 계절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지구를 얼어붙게 한 극도의 기후조건을 보인 빙하기 사이사이의 기간동안에는 비교적 따뜻한 때가 있습니다. 2,500년 전 부처님께서 계실 당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빙하기 사이의 온난기 이기는 하지만, 그 당시의 기후는 지금과는 무척 다르며 자연의 변화 또한 지금보다 심하였습니다.
당시 쟘부데파라고 알려 졌던 인도는 해마다 여름이면 맞이하는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북반구의 전형적인 기후를 띄어 우기, 겨울, 여름 이렇게 뚜렷이 구분되는 세 계절이 있었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7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이어진 인도의 우기는 그 구분이 확실이 될 정도로 계속되어, 끝없이 내려 대는 비로 강은 범람하고, 길은 막혀서 교통과 왕래가 두절되어 사람들은 그들이 사는 마을과 집에 갇혀서 그 전해 수확해 놓은 것을 먹으며 지냈답니다.
이런 환경은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이 사바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불볍을 전하고 다니는 불제자(스님)들에게는 참으로 불편하고 난감했을 것입니다.
이런 때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때 아니게 죽어 가고 동물이던 식물이 즐비하여, 참으로 보고 겪기 괴로운 파괴된 형상이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부처님께서는 이 우기동안 그 수행자들의 여행을 금하고 안거를 하게 하신 것입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봄철의 고립의 시기가 수행자들이 진지하게 정진하기 적합한 때라고 생각하신 까닭도 이 기후 탓입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이 수행자들의 봄철 정진 기간을 우기(Vassana-雨期) 안거라 하지요.
이 기간동안 한곳에 머물면서 용맹정진하여 성인의 과를 달성한 수행자가 많다고 합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은 수행자 각자의 자유이고 강요된 바가 없었지만, 수행자들은 이를 잘 따라서 한 우기 정진 동안에는 모든 수행자가 아라한과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우기 정진의 수행법은 널리 알려지고 지켜져서 오늘날에는 불가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당시 불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성원과 복종은 그들 스승에 대해 가졌던 신뢰와 믿음을 잘 보여줍니다.
성실한 수행자들은 이렇게 이어진 수행전통을 그들이 수계한 227개의 계율을 지키는 것과 한 마음과 정성으로 수호하고 실천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지켜야 하는 계율과 달리 이 전통 수행법은 제한된 일정기간동안 일정한 장소에서 지켜진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용맹정진을 강화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은 그들의 생활에 관계된 주 계율 이외에 특별히 이러한 안거수행에 관한 13계의 추가 계율을 지킵니다.
우기 수행에 들어가기 전 수행자들은 부처님께 선의 주제를 내려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선수행을 위해서 사찰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이 수행기간을 지내는 스님들도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수행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순화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우기정진이 스님들의 영성순화에 크나큰 도움이 되어 왔기에, 이 기간동안 보통 지키던 계율을 한 자까지 오차 없이 지키면서 세월과 세대가 바뀌면서도 칠월 보름이 지나면 우기정진에 들어가는 이 전통은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뉴욕의 여름은 뉴질랜드의 겨울이고 워싱톤의 토요일은 웰링턴에서는 일요일입니다. 그러므로 이 안거의 시작과 끝의 시간은 다소 상대적일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이 안거의 시작과 끝의 시간은 다소 상대적일 수가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 전통을 지키는 수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안거를 지켜가는 뜻의 핵심을 알아서, 부처님 당시에 이 안거가 비롯된 두 가지 뜻을 깊이 새겨서 인도와 그 이외의 장소에서 지켜져 왔던 불가의 전통, 즉 스승의 뜻을 그대로 따르는 것입니다.
지구의 자연현상이 변화함에 따라 그 기후도 달라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이 태양 아래 불변하는 것이 없다는 원칙과도 상응합니다.
이것은 어떤 사람도 막거나 피해 갈 수 없는 것입니다. 태양주변과 지구 괘도 사이의 여러 변수 가운데의 복잡한 반응과 지질구조의 움직임, 대양조류의 환경 등이 기후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자면 지구내부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지층의 움직임이 티벳지역의 땅을 높게 하여 그 지역과 주변의 기후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고정되고 영원한 것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거대한 산악지대가 생겼다가도 사라지며, 지층운동이 때로는 대양과 대륙을 갈라놓기도 하고 붙여 놓기도 하지요. 지축은 이미 여러 번 그 위치를 뒤집어 이 별 위에 있는 대륙과 국가의 윤곽과 위치를 바꾸어 놓지 않았습니다.
북반구 대부분을 한때 뒤덮고 있던 빙하장도 지구의 기후변화의 한 장일 뿐이었고 말입니다. 지구는 전보다 더위와 추위가 더욱 극심해져서 9세기에 발견된 비옥한 땅 그린랜드도 얼마가지 않아 추위가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되자 사람들은 마을과 농토를 버리고 그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18세기에는 발틱해와 영국과 스페인에 있는 강들이 겨울이 되면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년간 알프스의 얼음산의 기후 또한 예측불허로 변화하여 그 주변의 기후 또한 영향을 받습니다. 이렇게 만물의 무상한 진리가 지구를 가로질러 우리에게 보여주는 때이므로, ‘비록 비오는 계절과 시간 변하였고, 장소가 다르다고 해도’ 우기 안거의 정신과 전통은 잘 계승하여 ‘스승의 가르침’을 꼭 지켜 가야 할 것입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피아티사 스님 약력
1928년 스리랑카 출생. 1941년 출가.
1959년 Vidyodaya University of Sri Lanka에서 불교학 전공
1972년 스리랑카 정부가 운영하는 영국의 Oxford Buddhist Centre 책임자
1983년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1986년 부터 New School University for Social Research N.Y.에서 불교 강의 시작.
현재 미국스리랑카불교협의회 회장.
New York BUddhist Vohara 주지.
2004년 1월호 이달의 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