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가진 자는 닮아 가려 한다 가까이 있는 엄마 아빠를 닮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닮고 성장하면서 또래를 닮는다 첫째 겉모습 행동을 닮고 둘째 언어를 닮아 가며 셋째 마음을 닮는다 이것이 곧 삼밀가지三密加持이며 한마디로 데칼코마니décalcomanie다
반드시 가르쳐 주지 않더라도 펭귄은 부화孵化하면서 뒤뚱거리며 걷고 소쩍새는 소쩍소쩍 울며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 줄 안다 병아리는 목을 젖히고 물을 마시며 어려서부터 사람 가까이서 자라면 멧돼지도 사람을 졸졸 따른다 한마디로 마더텅mother tongue이다
프랑스어 데칼코마니décalcomanie는 영어 데칼코마니아decalcomania로 도자기라든가 혹은 기타 물건 등에 판화, 미술 작품을 옮기는 것으로 1750년 영국에서 발명되었다 장식 기법 중 하나인 데칼코마니는 그 후 1936년 초현실주의 화가였던 오스카 도밍게즈Oscar Domínguez가 종이 위에 구아슈gouache 기법으로 장르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 나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데칼코마니 기법이 이미 650여 년 전에 발명되었는데 백운 화상 경한이 1372년에 초록한 불교 서적 <불조직지심체요절>로 간단히 <직지>라 부르기도 한다 백운 화상이 임제종 18대 법손 석옥 청공에게서 받아 온 <직지>를 보태고 기워 상, 하 2권으로 엮은 것인데 탁본 기법이 데칼코마니 기법이다 92년 4월 20일 보물 제1132호로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