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맑은 못, 죄는 땀과 때

[doban79]

법은 맑은 못, 죄는 땀과 때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암 돼지의 몸으로 살았던 보살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새끼들을 데리고 나가 움푹한 땅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 때 바라나시 성문 가까운 어떤 마을에

노파 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목화밭에서 목화를

한 바구니 따 가지고 지팡이를 짚으며 돌아왔습니다.

암 돼지는 그 발자국 소리를 듣고 죽을까 두려워하여

그 새끼들을 거기 버려두고 달아났습니다.

노파는 그 새끼들을 보고

마치 자식처럼 안아 바구니에 넣어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형을 대비라 하고

그 아우를 소비라 하여 자식처럼 길렀습니다.

그들은 차츰 자라 큰 돼지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그 노파에게 가서

“이 돼지를 팔지 않겠습니까?”고 물으면

그녀는

“이것들은 내 사람스러운 아들이다.”하면서

결코 팔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축제일祝祭日이 되었습니다.

많은 도박꾼이 모여 술과 고기를 먹다가

어디 좋은 고기가 더 없는가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노파 집에 돼지가 있음을 알고는 돈을 가지고 가서

“할머니,

이 돈을 드릴 것이니

그 돼지 한 마리를 파십시오.”하였습니다.

“당신네들 그런 말마시오.

고기를 먹으려는 사람들에게

그 아들을 파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합니까.

턱도 없는 소리.”하고 중얼거리며 거절하였습니다.

도박꾼들은

“할머니,

돼지는 사람의 자식이 아닙니다.

그러지 말고 양보해 주십시오.”하고 재삼 부탁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것을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노파에게 술을 많이 권하고 좋은 기회를 엿보아

“할머니,

당신은 그 돼지를

그처럼 귀중히 여겨 대게 어쩌자는 것입니까?

그런 무식한 말 말고

이 돈을 가지고 무엇이나 가지고 싶은 것을 사십시오.”하며

그 손에 돈을 쥐어 주었습니다.

그녀는 돈을 받으면서

“아, 아,

여러분 그렇더라도 대비는 안 됩니다.

소비를 가져가십시오.”하였습니다.

“그것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아마 저 덤불 속에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오라고 소리를 쳐 주십시오.”

“마침 지금 먹이를 가지지 못해서.”

그들은 빨리 돈을 내어 먹이 한 쟁반을 사 왔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문門 곁에 있는 죽통에 가득 넣어 두고

그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 30명은 손에 밧줄을 들고 그녀와 같이 서 있었습니다.

노파는

“소비야,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하며 그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대비는

“지금까지 우리 어머니는

소비 이름을 먼저 부른 적이 없다.

언제고 내 이름을 먼저 불렀다.

저렇게 하는 것은 반드시 우리에게

어떤 무서운 일이 생긴 것이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그 아우에게

“소비야,

어머니가 너를 부른다.

빨리 가보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갔다가 죽통 곁에서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아, 아,

오늘 나는 죽는가보다.”생각하고

갑자기 죽음이 두려워 벌벌 떨면서

그 형에게 왔으나 이리 저리 날뛰며 가만히 있지 못하였습니다.

대비는 그를 보고 물었다.

“너는 오늘 떨고 돌아다니면서

저 집 입구만 바라보고 있구나.

왜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느냐.”

이 자세한 말을 듣고 보살(대비)은

“소비야,

우리 어머니가 오늘까지

우리를 기른 목적이 과연 무엇이었던가.

오늘 그 목적이 이루어진 것이다.

너는 무엇을 그리 고민하느냐.”하며

상냥한 소리로 부처님의 묘한 법을 말하였습니다.

“어수선하게 돌아다니며 숨을 곳 찾는구나.

도움 없는 너는 지금 어디로 가려느냐.

소비여,

너는 즐겁게 그 먹이를 먹어라.

우리는 살찌우기 위해 길러지나니,

밝은 물 가득한 저 곳에 뛰어들어

모든 더러운 땀과 때를 씻어라.

그리하면 맑은 향기 다함이 없는

묘한 향기로운 기름이 얻어지리.”

그는 열 가지 바라밀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되

자비바라밀을 제일 먼저 두고

이렇게 첫째 글귀를 읊었습니다.

그 소리는 모든 곳에 두고 퍼져

12 유순의 저쪽에 있는 바라나시에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곧 국왕과 대신들을 비롯해

바라나시 사람들이 모두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다 집에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왕의 부하들은 그 덤불을 둘러싸고

땅을 평탄하게 한 뒤에 모래를 깔았습니다.

도박꾼들은 술이 깨어 밧줄을 버리고

그 묘한 법을 듣기 위해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파도 술이 깨었습니다.

보살은 대중 복판에 나와

소비에게 묘한 법을 연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는 그 말을 듣고

“내 형은 저렇게 내게 말하였다.

그러나 연못에 뛰어들어 목욕하고

내 몸의 땀과 때를 씻어버리고

새로운 향유香油를 바른다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들의 관습이 아니다.

형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까?”하고

다음 게송으로 물었다.

“흐림 없는 맑은 못이란 무엇인가?

어떤 것을 그 땀과 때라 하는가?

그리고 맑은 향기 다함이 없는

묘한 향유란 어떤 것인가?”

이 말을 듣고 보살(대비)은

“그러면 너는 귀 기울여 자세히 들어라.”하고

부처님의 방편의 힘으로 다음 게송의 법을 설명하였습니다.

“법이야말로 그 맑은 못이요

죄를 그 땀과 때라고 한다.

계율이야말로 묘한 맑은 향기로

그 향기는 항상 다함이 없다.

그 몸을 버려 사람들은 기뻐한다.

몸을 버리지 않는 이에게는 기쁨이 없다.

보름달 밤의 그 즐거움처럼

크게 기뻐하면서 사람들은 그 목숨을 버린다.”

보살은 이와 같이 묘한 소리로

부처님의 묘한 상相에 의해 설법하였습니다.

대중들은 백 천의 박수를 보내고 환호하면서 그 소매를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허공에도 그 환호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바라나시왕은 예로써 보살을 대우하고

그 노파에게도 큰 명예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마리 돼지를 향수에 목욕시켜 옷을 입히고

그 머리에는 화만을 씌워 바라나시로 데리고 돌아갔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을 태자의 지위에 앉히고

많은 시신侍臣들로 하여금 봉사하게 하였습니다.

보살은 또 왕에게 5계를 주고,

모든 바라나시 주민들과 가시국의 주민들에게 계행을 가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재일齋日에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였습니다.

또 모든 일을 잘 조사해 처리하였습니다.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조금도 삿된 법은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그 뒤에 얼마 안 되어 왕은 죽었습니다.

보살은 그 시체를 돈독히 장사지냈습니다.

그리고 재판한 사건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보고 모든 사건을 처리하라.”고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법한 뒤에

사람들이 슬피 우는 속에서

소비와 함께 숲으로 돌아갔습니다.

보살의 설법은 6천년 동안 거기서 행해졌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시고는

“그 때의 그 왕은 저 아난다요, 그 소비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저 비구이며,

그 사람들은 저들 내 권속이요,

그 대비는 바로 나였다.”하였습니다.

오늘은 자타카에 나오는 이야기를 올려 드렸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말입니다.

2024년 10월 13일 오전 05:44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