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부산교대2회 재경동기회 모임
3월 31일, 서울 2호선 선릉 지하철역 근처 미하루 일식집에서 3개월 만에 정다운 동기들을 만났다.
모두들 건강한 얼굴로 만나 웃음꽃을 피웠다. 아주 즐거웠다. 미하루 일식집 사장님은 사업 썬스가 보통이 아니다. 나와 모르는 사이인데도 내가 문간에 들어서면 “어서오십시오. 7호실입니다.” 라고 인사를 하며 맞는다. 부산 사투리 억양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정답다. 마치 내 이마에 부산교대2회 동기라고 적혀있는 표지를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한다. 내가 아직도 선생 냄새가 푹푹 나는 것이 아닌가 하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하더니 은연중에 풍길 수도 있는 선생티와 냄새가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고 하는데, 우찌 그리 정확하게 부산교대 졸업생인줄 아는지 모르겠다. 조심해야겠다. 서울에서 사업 성공하려면 고객을 이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싶어 놀라울 뿐이다.
김승삼 동기가 조건부 회장직 봉사를 하기로 겨우 낙착을 보고나니 부실하게 아침을 먹고 춘천을 출발한 나는 배가 고파 옆 좌석에 자리 잡은 최정자 동기 몫까지 슬금슬금 갖다 먹다보니 겨우 시장기가 가고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나이 모임에는 잘 먹는 것이 제일이다. 미하루 일식집에서 먹는 우리들 메뉴는 늘 만족스럽다. 여자동기들이 잘 챙겨주는 3만원짜리 점심 중에는 회가 두툼하게 썰려나와 잇몸이 푹신하고 씹는 맛이 일품이다.
5월 14일 ~15일, 1박 2일 부산해운대 춘계 모임에는 서울일원 동기들이 서울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 부산에서 멋진 곳을 둘러보며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바라건대 기장 근처 동해가 바라보이는 횟집에서 향긋한 미나리 냄새가 나는 그 맛있는 멸치회를 실컨 먹고 왔으면 한이 없겠는데요. 김승삼 회장님!, 황근희 총무님!!
춘천에서는 멸치회를 해 먹는 줄도 모른다. 부산 사람들이 닭에도 갈비가 있는 줄 잘 모르듯이. 지인이 서울 여의도 어느 집에서 멸치회를 참 맛있게 잘 한다고 하여 찾아갔더니, 냄새만 조금 풍기고 입맛만 버리고 왔다. 언젠가 우리 동기들 모임 2일 째 점심을 동해안 기장 근처 바닷가 2층 횟집에서 먹은 그 멸치회 맛이 생각나서 한 평생 봄만 되면 입안에 침이 고인다. 서울 동기들이 그 맛있었던 멸치회 맛에 취해 부산역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신기석 회장이 서울행 부산역 출발 새마을호를 7분이나 늦게 출발하도록 붙뜰어 매놓는 바람에 겨우 기차에 올라타고 온 기억이 생생하다. 참으로 아름다운 추억이다.
3개월 마다 모임이 있는 서울2회동기들 모임을 오는 6월 9일(화요일), 인천 앞바다 무의도에서 갖기로 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배타는 것이 무서워졌는데, 다행히 무의도는 육지와 연결된 섬이라 차량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구조하다 희생된 단원고 영어 교사였던 고(故) 남윤철 선생이 생각난다. 나는 남윤철 선생과 같은 제자 사랑과 용기가 있는 사람인가? 그는 위대한 스승이었다. 그리고 17~18세의 그 사랑스러운 아들 딸들이 공포에 질린 채 바닷물을 먹고 최후를 맞던 순간을 상상을 해보자. 그 당사자인 부모들의 마음을 진정 한 번만이라도 헤아려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되었을까?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단원고 수학여행 인솔책임자였던 교감 선생님이 자살을 했다.
춘천 학원 배.
첫댓글 부산!
상상만하여도 설레임과 가슴벅참이 함께합니다.
이곳에서 내가 자랐고
또한, 평생을 살아갈 힘과 자양을 제공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년전
서울사는 남자동기들과 서울대공원숲길을 걸으며
찍은 사진들을 메일로 보내면서 붙인글이 생각납니다
"부산교대!
그곳엔 젊음과 꿈이 있었고
그리움도 함께한
아름다운 수채화입니다"
이 교수 가정에 건강과 좋은일만 가득하소서!
호석(김승삼)
김승삼 회장, 아마도 이 번 5월에 모여보면 알겠지만 이제부터
우리들 모임에 참석하여 동기들 얼굴을 보려고 해도 못 볼
친구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할 것 아닌가 싶네.
몸이 여의치 않아서,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 세월 탓이지요.
아주 아쉬운 일이지요. 김교장과 나는 이가 빠지고
보기 흉한 얼굴주룸이 더덕더덕 붙더라도 만나보자.
김교장 좋은 덕담을 해주어 고맙네.
잘 지내다 5월 14일 만나보세. 춘천 학원 배.
남은 여생, 실컷 즐기시와요.
갈 수 있을 때, 먹을 수 있을 때, 불러 주는 친구 있을 때, 실컷 ...
즐거운 만남. 추억의 한 장 한장으로 덮어 나가시길..
이 교수, 건강한 모습 멀리서 상상합니다.
정현경 교장,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좋은 추억을 만들며 산다는 것이 여러분들의
봉사와 헌신으로 이루어지는데, 요즘은 만나보자고 마음 먹는 것이
큰 보시가 되는 줄 옛날에는 몰랐던 일이지요. 정형도 잘 계시다가
5월 14일 저녁에 만나보십시다. 감사합니다. 춘천 학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