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의 계약을 기존의 트라이아웃 제도를 폐지하고 자유계약제로 하기로
단장들끼리 모임에서 결정해서 빠르면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하더군요.
기존의 트라이아웃이 해외 여러리그와 겹쳐서 용병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원하는 선수를 뽑기 힘들다기도 하고 작년에는 셀리 클라크란 용병이
웃돈을 요구해서 삼성이 지명포기를 선언하는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도임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 바로 이 제도를 시행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팀간 전력의 비 평준화
가장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현재 KBL에서 지난시즌 하위팀에게 가장 큰 메리트라면 용병상위지명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인 드래프트보다도 더 강력한 영향을 끼쳐가고 있죠)
그래서 지난 시즌에 꼴찌를 해도 특급 용병하나를 상위지명권을 통해 선발하면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KBL입니다.
따라서 국내 선수구성이 좋아도 샐러리캡 문제와 용병의 문제로 오랜 기간 리그
정상권에 있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자유계약제를 시행한다면 정보력과 돈에서 앞서는 모기업이 '빵빵한'
구단들이 지금보다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연봉 상한선 지켜질 수 있을까?
아마도 자유계약제를 한다하더라도 연봉상한선은 지켜질 것 같습니다.
지금의 연봉은 월1만달러 총 6만달러, 재계약 용병은 10%인상으로 6만 6천불입니다.
세금 및 여러 부대 조건을 구단에서 지원해주어 다른 리그에 비해 여건이 나쁜
편이 아니라고 합니다만~ 현재 트라이아웃 제도 상에서도 몇몇 용병들의 웃돈
거래가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는 용병들의 모습을 보면 지지난시즌 정도에는 보통 USBL팀에서
식스맨내지는 주전 선수로 뛰던 선수들이 흔히들 들어왔었는데 올해보면 CBA에서
20점 이상의 스탯을 찍어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준 용병도 들어오기도 했었습니다.
(시즌이 다르긴 하지만 리그의 수준은 CBA>USBL 이라고 생각합니다.
CBA에서는 중간중간에 단기 10일 계약으로 NBA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있곤하죠.)
예전에 점볼 기사에서는 이스라엘 에이전트가 이스라엘 리그에서
뛰었던 모선수의 국내 연봉을 알고는 그돈을 받고 뛸 선수가 아니다. 라고 말을
했다는 기사를 읽기도 했었는데 현재 트라이아웃 제도 상에서도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는 뒷돈 거래가 개별구단의 자유계약제도로 바뀐다면 더 심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는 예전에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제로 바뀐 프로야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트라이아웃을 시행하던 시절 지난시즌 메이저리거의 입단을 제한하는
규정도 있었지만 메이저리거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던 선수들이 한국 땅을
밟았었습니다.
연봉도 천편일률 적으로 같지 않았고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금 궁금해서 KBO에 들어가보니 거의 모든 선수들의 계약금+연봉 액이
상한선인 20만달러입니다.
알마틴이나 오리어리 같은 선수는 지난 시즌에 거의 풀타임 메이저리거였었습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30만달러입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이면 30만불을 받는데 말도 안통하고 낯설은 이국 땅에서
20만불을 받으면서 뛴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호세와 롯데가 이번에 협상할때도 50만불을 주겠다 80만불을 달라.
이런식으로 오고간 것으로 기사가 났었고 KBO조차 야구인기를 의식해 연봉상한선에
대해서 관대하게 눈감아 주고 있는 편인 것 같습니다.
팀내 용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야구에서도 이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용병놀음이라고까지 표현될정도로 용병 의존도가 높은 KBL 농구구단에서 돈을 아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받는 연봉이 아니라 국내 고액연봉자가 받는 정도 약 20만불쯤을 준다고 하면
NBA 유경험자등 지금 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용병들이 한국무대를 밟을 것입니다.
KBO조차 이런 문제에 대한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마당에 작년에 이미 여러 전과가
있는 KBL이 자유 계약제 이후에 불거져 나올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지도 의문입니다.
3. 국내 선수들의 좁아지는 입지
지금의 용병 두명 출장 (7쿼터) 상황에서 이미 국내 빅맨들의 설자리는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그나마 2쿼터용으로 불리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행 2명 선발 2명 출전 제도를 그냥 유지한 채 자유계약으로 실시한 용병들
(웃돈을 통해 더 나은 용병들이 들어왔을 경우) 그들과 맞붙을 국내 선수들은
흔히 말하는 몸빵 조차 하기 버거울 지도 모릅니다.
현재 경쟁력있는 빅맨이라면 서장훈과 김주성 뿐입니다.
과거에 전희철, 현주엽, 박재헌 등의 프로 초창기 스탯과 지금 스탯을 비교해보면
장,단신 용병 구분이 없어지면서 장신 용병들이 둘로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포워드형 용병들의 질적증가가 국내 장신 선수들에게 미친 영향은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현행 용병 두명을 유지하면서 자유계약 도입으로 더 나은 용병들을 선발하여
야구처럼 NBA급 선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면 우리의 자존심인 김주성과
서장훈조차 그들의 백업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도 용병놀음이라는 KBL에서 더더욱 용병선발이 중요해지고 따라서 국내
선수들의 입지는 위축되며 용병잔치가 되어가는 경기의 인기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단들은 어차피 선수를 찜해놓고 트라이아웃에 힘들게 선수를 숨겨서 뽑느니
차라리 편하게 선발하자 라는 취지로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용병의 수나 출장쿼터를 줄이는 제도의 개선이 우선적으로 선행된
이후에야 자유계약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c.f. 카페에 답글만 달다가 글은 처음 올려봅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있겠지만 그래도 많은 의견 나눠보고 싶네요.
카페 게시글
국내농구 게시판
KBL 용병 자유 계약제도 이대로는 안된다.
sp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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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18
04.05.26 21:2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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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용병을 1명으로 줄이던지.. 가드 센터 이렇게 뽑게 시키던지 해야될꺼같네요 가드 신장은 187이하 정도로 해서 멕도웰 스타일의 용병 못들어오도록
저도 이번엔 둘이 합쳐 6쿼터로 줄이면서 그냥 트라이아웃하고 담번엔 1명으로 줄이면서 연봉상한선 높이고 자유계약으로 하는정도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