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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태산(泰山) 낙혼곡(落魂谷).
일명 마성곡(魔聖谷)이라 일컬어지는 당금무림의 마도제일지(魔道第一地).
낙혼곡은 천하마도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었다.
측천환마전(測天幻魔殿).
중원의 정통마맥임을 스스로 주장하는 마도문파가 바로 낙혼곡에 있기 때문이었다.
측천환마전의 전주는 지난 날 천외사마(天外四魔)의 일원이었던 측천환사제(測天幻師帝) 철붕우(鐵朋羽)다.
그는 마맥의 부활을 부르짖고 있었다.
사실상 마왕성의 멸망 이후 중원마맥은 거의 단절되다시피 했던 것이다.
측천환마전에는 마도고수 육천(六千)이 집결되어 있었다. 그들은 중원마맥을 일으키려는 마도의 절정고수들이었다.
현무림은 난세였다. 적아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얽히고 설혀 지극히 어지러웠다. 그런 와중에서도 측천환마전은 무섭게 팽창했다. 그것은 그들이 어느 입장에도 서지 않기 때문이었다.
지옥삼겁천이 몰고온 혈풍도 그들은 무관심했다. 이른바 철저히 방관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지옥삼겁천 또한 공연히 불씨를 일으키기를 원치 않아 지옥삼겁천과 측천환마전은 은연중 상호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측천환마전.
마도부활을 꿈꾸는 마도인의 요람은 태산 낙혼곡에서 점차 팽창하고 있었다.
낙혼곡(落魂谷).
일명 마성곡이라 불리우는 낙혼곡은 특수한 지형(地形)이었다.
낙혼곡 안에는 측천환마전이 꼬불꼬불하고 좁았다. 양편으로는 찌를 듯한 절벽이 마주하고 있었으며 곡도의 폭은 불과 수 장에 불과했다.
천군만마라도 몇 명의 장수로 막을 수 있는 천애의 요새였다.
얼마 전부터 낙혼곡의 곡로(谷路)는 차단되고 말았다. 완전히 길이 끊긴 것이었다. 낙혼곡 측천환마전에서 나오는 마도고수들은 곡을 거의 빠져오다가 여지없이 실종되곤 했다.
그리고 빈 말(馬)이 측천환마전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말 안장에는 하나의 흑색기가 꽂혀진 채로.
또한 외부에서 측천환마전으로 들어가려는 자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곡구(谷口)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픽픽 쓰러졌다. 예외없이 그들도 빈 말에 흑기가 꽂혀진 채 측천환마전으로 보내졌다.
그런 일은 연 칠 일째 계속되었다. 측천환마전은 발칵 뒤집혀졌다.
흑기(黑旗).
그것은 바로 지옥삼겁천의 흑사풍의 독문표식이 아닌가? 측천환마전의 마도인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들은 지옥삼겁천과 극력 충돌을 피해왔었다. 한데 흑사풍 쪽에서 잠자는 사자를 건드린 셈이 아닌가?벌써 칠 일째.
측천환마전으로 주인 잃은 빈 말은 팔십여 기나 돌아왔다.
그것은 곧 팔십 명 이상의 환마전 고수들이 흑사풍의 독수에 당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측천환마전의 마도인들은 모두 무서운 분노를 느꼈으며 이를 갈며 출동(出動)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측천환마전주 측천환사제 철붕우는 대노했다.
쾅!
노한 나머지 주먹을 내려치자 단단하기 그지없는 흑오석 탁자에 구멍이 뻥 뚫렸다.
"아직도 놈들을 해치우지 못했단 말이냐?"
그의 앞에는 십여 명의 마도고수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철붕우는 구순(九旬)이 넘었으나 여전히 정정했다. 팔 척의 거구와 검은 수염은 그가 용맹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흐흐흐...! 그래... 곡구조차 빠져나갈 수 없단 말이냐?"그는 그 동안 절정고수를 수 차례나 밖으로 파견했다. 측천환마전의 일급고수들이었다.
그들은 철봉우가 창안한 새로운 마공을 익힌 자들로 철봉우의 안목으로는 그들과 대결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자는 강호에 몇 되지 않았다.
그들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리고 그들도 다른 수하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무기(武器)가 잔뜩 실린 말들만 돌려보내졌다.
벌써 다섯 차례나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때마다 더욱 강한 고수를 파견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고 급기야 철붕우는 격노한 것이었다. 마침내 그는 벌떡 태사의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번에는 노부가 직접 가겠다! 흐흐흐흐...! 과연 어떤 놈이 감히 본전에 시비를 거는지 보겠다!"그는 정말 화가 난 것이다. 아직 그는 강호출도 이후 이 같은 모욕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측천환마전은 중원마도의 요람이 아닌가? 그런데 바로 환마전의 입구를 막고 조롱하듯 놀려대는 것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흑사풍의 표기로 보아 흑사풍이 곡구를 차단시킨 것이라고 생각했다.
"으하하핫...! 변방의 오랑캐놈들! 감히 본전을 건드리다니 댓가를 치뤄 주마!"마침내 측천환마전의 문이 열리고 일단의 마도인들이 두 눈에 마광을 번뜩이며 출동했다. 그 위세는 실로 하늘을 찌를 듯했다. 수천의 마도고수들이 출동하는 광경은 거대한 산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철붕우의 분노는 대단히 큰 것이었다.
그는 흑사풍(黑死風)을 이 중원에서 영원히 박멸하리라 마음먹었다. 마도인은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 자는 해치우지 않는다. 하나 일단 건드리면 그 자에게 수십 배로 갚은 것이 마도의 율법이었다.
지금 그는 마도의 율법에 따라 흑사풍을 섬멸하기 위해 출정한 것이었다.
곡도는 가뜩이나 협소한데다 수천의 고수들이 빠져나가자 그만 발디딜 틈도 없이 빽빽해졌다.
곡도의 길이는 근 십 리나 된다.
애당초 측천환사제가 이런 곳에 마도성지를 세운 것도 바로 이 같은 지형 때문이었다. 방어하기에 더없는 요새지였기 때문이다.
"......!"
맨 앞의 오추마에 탄 채 선두를 가고 있는 철붕우는 막역한 불안감을 느꼈다. 양옆으로 솟아오른 까마득한 절벽은 방벽이라기보다 이런 상태에서는 지극히 위험한 함정이었다.
'만일 양절벽에서 돌을 굴리거나 화공(火功)을 쓴다면......!'그는 전신에 가는 경련이 이는 것을 느꼈다.
외부에서는 곡도를 통해 오면 그는 바로 자신의 생각처럼 그 공격을 차단시킬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뒤바뀌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평소라면 양쪽 절벽에 오백인 이상의 마도고수들이 매복하고 있었으나 철붕우는 그들도 이미 능력을 상실했음을 알고 있었다.그가 출동했음을 양쪽 절벽에서는 아무런 동정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으음......!'
철붕우의 이마에는 진땀이 배어나왔다.
환마전의 고수들은 좁은 곡도를 따라 꾸역꾸역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곡도를 반쯤 지났을 때 철붕우의 옷은 흥건히 젖어 있었다.
'노부 일생 동안 가장 긴 시간이로군.'
철붕우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뒤를 돌아다 보았다. 환마전 고수들 역시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철붕우는 침중한 어조로 명을 내렸다.
"모두 기습에 대비하라!"
수천 마도인들은 제각기 호신강기를 펼치며 전진해 갔다.
기나긴 시간 동안 아무런 변고도 없었다. 이윽고 한 모퉁이만 돌면 출곡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렀다. 철붕우를 선두로 해서 마도인들은 모통이를 돌아섰다.
"......!"
철붕우는 경악하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엄청난 광경이 그의 시야에 칼날처럼 날아와 꽂힌 것이다.
곧 출구의 넓은 분지.
그곳에 수만 명의 고수들이 무릎을 꿇은 채 도열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바로 측천환마전의 실종된 제자들이었다.
"으......."
"아... 아니......!"
뒤이어 출구를 들어선 고수들 역시 당연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순 철붕우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의 시선은 하나의 거암 위에 고정되었다.
음산한 분위기의 청년이 서 있었다. 그의 영준한 얼굴 이면에는 기괴한 사기(邪氣)가 엿보였다.
바로 천우(天羽)였다.
그러나 지금은 채화공자 반준의 모습으로 역용한 상태였다. 그를 응시하는 철붕우의 두 눈에 새파란 노광(怒光)이 번뜩였다.
"모두 네놈의 짓이냐?"
천우는 히죽 웃으며 대꾸했다.
"그렇소."
"감히 본 전에 시비를 걸다니... 네놈의 간도 어지간히 크구나!""하하... 그다지 크지는 않소. 다만 겁장이처럼 숨어 있는 당신들 보다는 조금 크다고 생각하오.""......!"
"나는 당신들의 고향이 어디인지 묻고자 하오."
"......!"
"혹 한족(韓族)과 이족(異族)의 잡종이 아니오?"
천우의 어조는 담담했다.
철붕우에게는 그 말이 벼락과 같은 충격으로 들렸다.
철붕우, 대체 그가 어떠한 조재인가? 그의 생애에 이러한 모욕은 단연코 없었다. 심장은 격분과 수치로 폭발할 듯이 부풀어 올랐다.
"네... 네놈은......?"
극도의 분노로 말조차 제대로 이을 수가 없었다.
천우는 그러한 그를 응시하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지 않다면 중원이 더러운 오랑캐에게 짓밟히건만 어찌 방관만 하고 있단 말이오? 아니면 당신들은 겁이 나서 그러는 것이오?""으......."
"크으으......."
마도인들은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무서운 분노에 그들은 피가 거꾸로 솟는 고통에 휘말렸으나 철붕우는 마도의 지존답게 애써 냉정을 유지했다. 격장지계를 쓰는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네놈은 누구냐?"
천우는 빙긋 웃으며 대꾸했다.
"중원인(中原人)!"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중원인!"
"으음......."
철붕우의 얼굴 근육이 푸들푸들 떨렸다. 그는 목구멍까지 치솟은 노기를 씹어 삼키며 부복해 있는 수하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들을 어떻게 했느냐?"
"단지 징계를 내렸을 뿐이오."
천우는 흘리듯이 한 마디 던졌다.
철붕우는 뒤에 시립한 수하들을 향해 한 손을 올려 보였다. 이에 십수 명의 수하들이 둥실 떠오르며 부복한 자들에게로 날아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부복한 자들에게 채 접근도 하기 전에 풀썩 떨어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악--!"
"으악--!"
철붕우는 대번에 그 변고의 이유를 파악했다.
"독(毒)!"
천우는 간특한 웃음을 흘렸다.
"훗훗... 독중지독(毒中之毒)이라 불리우는 무형만리독(無形萬里毒)이요. 그저 가까이 가기만 하면 중독되오.""대체 어찌할 셈이냐?"
철붕우는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고는 침중한 어조로 물었다.
"그것은 당신의 재량에 달려 있소."
"......?"
"만일 저들이 모두 죽는다면 심정이 어떻겠소?"
천우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저들 중에는 당신들의 형제와 친구 또는 제자도 있소. 그들이 누군가에 의해 죽는다면 그대로 방관만 하겠소?"철붕우의 안색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렇게 된다면 너는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후후... 그런 위협에 겁을 먹을 나였다면 애초에 이런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것이오.""너는... 흑사풍의 졸개가 아니냐?"
"말하지 않았소? 나는 중원인이라고."
"그럼 왜 흑풍기(黑風旗)를......?"
"그건 귀하에게 일깨움을 주기 위함이오."
"......."
철붕우의 미간에 선명한 내 천(川)자가 새겨졌다.
"생각해 보시오. 만일 흑사풍에 의해 저들이 모두 죽었다면 그대로 있을 것이오?""보이지 않느냐? 노부는 그 자들을 죽여 버리기 위해 나온 것이다."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양천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그렇소. 당신들은 비로소 동료들이 당했기에 출동한 것이오. 하나 세상을 보다 넓고 크게 보시오. 중원에 태어나 중원 무인이 된 이상 중원은 곧 당신들의 터전이 아니오? 같은 중원인의 죽음을 모른 척 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 생각이오?"그의 준엄한 질책에 철붕우의 안색이 붉게 달아 올랐다.
그의 논리정연한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남에게 쉽게 수그러들 인물이 아니었다.
"본전은 정통마맥이다. 우리는 마도(魔道)의 율법(律法)을 따를 뿐이다.""흥! 남이 나를 건드리지 않는 한 남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참으로 현명한 율법이오. 하나 그러한 오만을 지키는 것이 과연 마도의 율법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오? 만일 중원이 이족에 의해 장악된다면 그때는 아마 당신들이 이같은 꼴을 당할 차례일 것이오.""......."
철붕우의 갈등을 간파한 천우는 더욱 세차게 마도의 율법을 공박했다.
"아마 그때 가서 당신들은 그들에게 추파를 던져야 할 것이오. 그래야만 마도의 율법이 유지될 수 있으니까.""으으... 닥쳐라!"
철붕우의 폭갈이 우뢰처럼 터져나왔다.
우... 웅웅......
그 엄청난 마후(魔吼)에 골짜기 전체가 심하게 진동했다. 실로 엄청난 공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 위세에 기죽을 천우였던가?"하하... 나는 할 말을 다했소. 그럼 이만......."
그는 거암을 박차며 신형을 띄우려 했다. 그러나 철붕우의 일갈이 그를 제지시켰다.
"잠깐!"
"불렀소?"
"본좌의 수하들을 저대로 둘 셈이냐?"
"나도 모르오. 관심이 없는 일이니까."
천우는 냉담한 어조로 내뱉았다.
철붕우의 안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일전(一殿)의 전주였다. 그런 그를 새까맣게 어린 놈이 안하무인으로 자신의 체면을 엉망으로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네놈은... 진정 본전과 적이 되려고 하느냐?"
천우는 가슴을 쭉 펴며 여유있게 응수했다.
"하하... 한 가지 밝혀둘 것이 있소. 해약은 내가 가지고 있소... 아! 물론 지금은 없소. 만일 나를 죽인다면... 당신의 수하 칠백여 명은 나와 함께 구천으로 향해야 할 것이오.""으음......."
철붕우의 전신이 심하게 전율했다.
그가 애써 마도의 율법을 고수하려 하는 것은 마종(魔宗)으로서의 그 자신만을 위한 일은 아니었다. 그는 누구보다 마도(魔道)를 아낀다. 그리고 마도의 제자들을 자신의 수족처럼 돌보는 인물이었다.
그는 나직이 탄식하며 입술을 뗐다.
"좋다... 무엇을 원하느냐?"
"하하... 이제야 얘기가 통하는군."
천우는 낭랑한 웃음을 터뜨리며 거암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간단하오. 이대로 마성곡을 빠져나가 흑사풍을 그들의 고향으로 몰아내는 것이오.""......."
철붕우의 얼굴에 기이한 화색이 감돌았다.
"그것 뿐인가?"
"그렇소."
천우는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으하하하핫......!"
철붕우의 입에서 천지가 떠나갈 듯한 앙천대소가 터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환마전 제자들은 의아한 기색으로 그를 응시했다.
철붕우의 광소!
그것은 결코 분노에 찬 웃음이 아니었다.
막히던 급류가 뚝을 뚫고 흘러나오는 듯한 통쾌한 대소였다. 이윽고 그는 대소를 뚝 그치며 천우를 응시했다.
"멋진 놈이다. 본좌 생애에 너와 같은 남아는 처음이다."그는 호쾌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승낙한다! 그렇지 않아도 본좌는 이대로 회군할 생각은 없었다."천우는 안색이 환하게 밝아졌다.
"하하... 과연 마도대종사(魔道大宗師)답소이다."
그는 거암에서 내려서며 정중히 포권지례를 올렸다.
"중원인으로서 전주의 높은 뜻에 감사드리오."
그는 품 속에서 두 개의 약병을 꺼내 격공진기로 건네주었다. 철붕우는 약병을 받아들고는 만면 가득 미소를 지었다.
대인(大人)의 풍도.
사나이다운 두 사람의 태도는 정녕 대범하기 이를 데 없었다.천우는 철붕우의 태도에서 역시 중원의 한핏줄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전주의 쾌승을 기원하겠소."
그는 예를 올리고는 가뿐한 마음으로 몸을 돌렸다.
"잠깐!"
철붕우는 이번에도 그를 저지했다.
"......?"
"아직 볼 일이 남아 있다."
"무엇이오?"
천우는 눈을 커다랗게 떴다.
철붕우는 위엄있게 그를 응시했다.
"자네는 본 전의 위명에 먹칠했다. 그 대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천우의 안색이 다소 굳어졌다.
"전주는 복수할 생각이시오?"
"으하하핫... 복수할 생각이라면 자네는 벌써 시체가 되었을 것이다. 다만 본좌는 삼장(三掌)을 친교(親交)의 예우로써 선물하고 싶다.""하하하... 기꺼이 받겠소."
천우는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고는 그 앞으로 다가섰다. 양인은 삼 장 거리를 두고 대치해 섰다.
철붕우는 천천히 좌장을 올렸다.
"제 일 장은 본좌를 놀라게 한 대가일세!"
우-- 우웅--
웅후한 파공음과 함께 묵색 기류가 소용돌이 치며 날아들었다.
마도의 절학 굉천파묵영강(宏天破默靈 )!
천우는 넓은 소매를 휘저어 강막을 형성해 냈다.
펑--
요란한 폭음이 터지며 세찬 광풍이 휘몰아쳐 올랐다. 두 초강고수는 각기 이 보씩 물러났다. 양인은 각기 서로의 공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두 번째 수하들을 독상(毒傷)케 한 것에 대한 대가일세."철붕우는 수평으로 일 장을 내질렀다.
흑해잔혼멸(黑海殘混滅)!
콰-- 르르르--
대지를 휩쓰는 돌풍인가? 산악이 붕괴하는 듯한 거대한 강류( 流)가 마치 해일처럼 밀어닥쳤다.
'엄청난 공세군!'
천우는 검미를 치켜올리며 쌍수로 재빨리 원을 그렸다. 그의 손바닥에서부터 황금색 원환이 무수히 발출되었다.
토행신가의 극마금불쌍장(克魔金佛雙掌)이 최초로 전개되는 상황이었다.
슈... 슈슈슉.......
푸른 강기와 금색 원환이 무서운 속도로 부딪혀 갔다. 좌중은 입을 벌리고 아연실색했다. 그들이 전혀 알 수 없는 무형의 강기들은 섬전같이 쏘아지고 소멸되었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금색의 운무뿐이었다.
콰-- 쾅--
대지의 고통에 찬 비명처럼 요란한 굉음이 허공에 메아리쳐 올랐다.
위... 잉......
대지는 움푹 패였고 허공 가득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양인은 각기 반장씩 미끄러지며 신형을 고정시켰다.
철붕우의 송충이 눈썹이 심하게 꿈틀거렸다.
'이럴 수가... 감히 나와 평수를 이루다니.......'
그의 경악은 상당했다.
"당세 무림에 자네와 같은 젊은 고수가 존재할 줄은 진정 몰랐네."그는 천우의 막강한 무공에 강렬한 호승지심을 발동시켰다. 마도의 대종사인 그가 한낱 청년 고수와 동수를 이룬다는 것은 여간 자존심이 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ㄸ그는 다시 쌍수를 치켜들었다. 그의 아미엔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는 지금 자신의 공력을 극성으로 끌어올린 것이었다.
슈.... 슈슈......!
그의 장심에서 담혼색 기류가 피어 올랐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얼굴의 피부가 점점 팽창되고 있었다. 마도종사의 위명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이어 그의 쌍수 전체가 투명한 혈색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의 손은 보통 사람의 다섯 배 정도의 크기로 부풀어 있었다.
혈옥수(血玉手)......!
천우는 검미를 꿈틀거리며 침음성으로 뇌까렸다.
"겁륜파천황(劫輪破天荒)--?"
철붕우의 혈옥수가 더욱 투명해져 갔다.
"마지막 일장은 본좌의 형제애로 주는 것일세."
"감사히 받겠소."
천우는 쌍수를 열십자로 교차하며 가슴에 대었다.
번-- 쩍--
철붕우의 혈옥수에서 엄청난 혈광이 폭사되었다.
아... 찬연히 피오으르는 핏빛 무지개가 좌중을 뒤덮였다. 그 강렬한 혈광은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분쇄시킨 듯이 광폭하게 휘몰아쳐 왔다.
마도(魔道)의 절대무적 살인광선(殺人光線)은 천우의 전신요혈을 향해 뇌전같이 광포하게 쏘아졌다.
천우는 신형을 꼿꼿이 세우며 급속히 회전시켰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짙은 담록색 기류가 뿜어지며 두터운 장막을 형성했다. 그리고 그 기류는 점점 주위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땅바닥까지 담록색으로 변해갔다. 실로 괴이한 호신강기가 아닐 수 없다.
혈광과 담록기류의 교차!
분명 엄청난 충돌음이 예상됐다. 그러나 어떠한 폭음도 들려오지 않았다. 철붕우의 공세는 담록기류에 모조리 흡수돼 버린 것이다. 철붕우는 넋잃은 표정으로 망연히 그를 응시했다.
자신의 절정마공이 한 순간에 무산돼 버린 것이었다.
"그... 그것은......?"
천우는 담녹기류를 자신의 전신모공으로 일시에 거두며 공손히 포권지례를 취했다.
"전주께서 양보해 주셔 감사하오."
동시 그의 전음이 철붕우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전주! 본인의 무공 내력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주시길 바라오. 전주를 믿소이다.)철붕우도 가볍게 답례하며 전음으로 물었다.
(실전된 태을천목강기(太乙天木 氣)를 전개하다니... 그렇다면 자네는 남천신도의 신목가에서 왔단 말인가?)(그렇소. 하나 사정이 있으니 비밀 부탁하오.)
스-- 윽--
천우의 신형은 한줌 연기로 화해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철붕우는 사라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놀라운 일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군. 그렇다면 오대신가(五大神家) 모두가 나타날 날이 멀지 않았단 말인가?"멀리서 천뢰회천자음이 메아리쳐 왔다.
"본인은 채화공자 반준이란 사람이오. 하하... 전주의 건승을 빌겠소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좋은밤보네세요
감사
즐~~~~~감!
즐독입니다
감사 합니다
고맙습니다
즐독 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고맙습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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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입니다
즐독입니다
즐감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