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정오에 내가 고문으로 있는 LSK Global PS의 사내 커플의 결혼식이 있었다.
주례는 우리 회사의 CEO인 이 박사.
여긴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되니까 오늘같은 주말에 차도 밀리니 가기도 쉽다.
약간 일찍 도착하여 둘러보니 아직 우리 회사직원들은 별로 눈에 띄질 않는다.
신랑에게 인사를 하고 접수처에 와서 아차, 봉투는 하나를 준비해왔는데 신랑 신부 둘다 우리 회사직원.
그러나 나와 먼저 접하고 연락이 잦은 신부 쪽에 접수.
정시에 결혼식은 시작이 되었다.
사회자가 주례 소개를 길게 하나 알맹이가 빠졌다.
매스컴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정치 평론가이신 걸.
항상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이 바쁘신 와중에도'
와중의 와는 소용돌이 渦이다.
이는 혼란스러운 가운데를 말하는 뜻으로 6.25전쟁 와중에 아이를 잃어 버렸다. 등등. 에 해당하는 말.
또 하나, 성스러운 결혼식도 약간 이상. 聖? 性?
그냥 뜻깊은 결혼식이 나을 거다.
주례사에서 IT 부서의 신랑과 QA부서의 신부가 1년간의 교제를 끝내고 결혼하게 되었다.
두 사람의 성씨는 본이 다르나 다같은 신라의 박혁거세 자손이며
이 새로운 가정은 창동에 집을 마련하였다 한다.
창동이면 지하철 4호선으로 열 몇구간,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도 4, 5십분정도이니
언제나 불시에 습격이 가능한 곳이다.
내가 결혼 후 선친이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출퇴근 편하라고 삼선교에 집을 사주셨는데,
집이 가까우니 수시로 병원 내과 친구들이 들이 닥쳐 처가 혼났었지요.
주례는 종교가 애들을 기르는데도 절대로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마침 두사람은 천주교와 기독교를 믿으니 한 군데로 합치기를 당부한다.
예수님은 가나의 결혼식장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이적을 통하여 결혼을 축복하셨다.
이건 요한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가?
집안에서 싸움 발단의 모든 제공자는 남자이다.
그러니 무조건 처에게 잘하여야 한다.
처의 모든 기념일을 기억하여 축하 해 주도록 하여야야 한다.
모든 일들은 가정에서 시작을 하니 家和萬事成을 기억하라.
사랑에 대한 고린도 전서을 인용하시고는 남녀간의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으니 불과 3년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같이 즐길 수 있는 것들. 예를들면 운동 등을 같이 하라는 부탁 말씀도.
주례는 처와 같이 TV를 보고 같이 골프를 친다고 말씀.
부모님에게 효도를 하라
이걸 자녀들이 보고 자녀들의 부모 즉 자신들에게 효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계시는 양부모님들은 사위, 며느리에게 잘하여야
확실한 노후대책이 선다.
약소하더라도 생태두마리에 두부 한모라도 준비해 찾아 뵙도록 하라.
오늘 주례사는 한마디로 자상한 친정 아버지가 사위한테 부탁하는 말씀이었다.
'수아비스' 무슨 뜻인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이글을 보고 과테말라에 있는 내 후배가 부친 글은
건물의 꼭대기에 붙어 있는 무림,
나의 친구 부친이 이 그룹의 총수이었고. 지금은 차남이 총수이다.
여러개의 제지회사와 양지 컨트리를 거느리고 있는 회사.
아들 오형제가 모두 나와는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이고
네째는 하여튼(?) 서울의대를 나와서 우리병원 소아과 교수로 있었다.
내가 선친을 제외하고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는 유일한 분들.
80년대 초, 내가 중앙대 필동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이 자리에 병원을 지어 줄테니 하지 않겠는가?' 하고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만약 그 제인을 수락하였더라면 나의 인생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역사에는 가정이란게 존재하지 않치만서도.
신부대기실을 찾았더니 '아니 이렇게 예쁠 수가?'
식장에는 더블 베이스와 색소폰으로 음악이 흐르고.
조금 전 어머니가 촛불을 점화하고 내려 오실때 눈이 젖은 건 못보았지.
하나 흉을 보면 누구는 처음부터 식이 끝날 때까지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
시종 일관 웃음을 머금고 주례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직원이 거의 이백명이 되는 회사에 노래 잘부르는 분이 한사람도 없을까?
사내 노래자랑이라도 하여 뽑힌 가수가 축가라도 불러 주었으면 좋았을 터이다.
내가 옆자리의 모도미 상에게 말한다.
한번 주례를 할 때 저 자른 케이크를 가져다 달라해서 맛보았더니 별로더라.
사실 나는 사진은 그런대로 찍으나 이런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목에 카메라를 걸고 앞뒤로 뛰어 다녀야 하니 그럴 수는 없고
앉은 자리에서 카메라를 조작하다 보니 약간 엉성하게 나왔다.
카메라도 오늘 오후에 늦깍기 개업하는 대학 동기를 위해서 가져왔으니.
피로연장에서 부사장과 같이 점심과 약간의 소폭(?)을 하고
우리 직원들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혼여행은 몰디브로 간다 하여 필수약 하나는 반드시 챙기도록 말했다.
부신피질 호르몬 연고로 날 좋고 경치 좋다고 바닷가에 있다보면
저녁에 Sunburn을 입어 고생할 때 바르면 즉효이니까.
두사람은 키도 어울리고 인물도 어울리고 앞으로 둘다,
아니 부부로 '잘살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유교수님, 언제 취직하셨습니까 ? 우리 회사라고 하시니.... 궁금하네요... 그 주례는 한양대학 석좌교수 이영작이라는 분인 것 같습니다. 티브이조선에 잘 나와서 대담하시는 분인데, 정말, 항상 가볍게 웃고 있더군요.....
이영작교수가 맞습니다. 경기 56회로 나하고는 오래전부터 친한 사이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대연각 빌딩 16층에 있는 내 사무실로 출근을 하지요.
직원 160명이 넘는 회사의 의료 자문 역할을 하는 고문입니다.
자문만 해 주어도, 월급을 주나보네요.... 역시, 권위가 있고 발이 넓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