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솔리디어랩 이사 “종이 장난감, 바이어가 더 좋아해요”
한국전자산업대전 현장 인터뷰
10월 28일 코엑스 B홀 솔리디어랩(대표 최무성) 부스. 인도에서 온 한 바이어가 종이 RC카 ‘셀토(SSELTO)’에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셀토는 골판지로 만든 조립식 장난감으로 여기에 모터를 장착하면 스마트폰으로 구동과 동시에 조종이 가능하다.
차뿐만 아니라 공룡, 포크레인 등 종류만 해도 5개에 달해 인도 바이어의 질문이 계속됐다. 결국 이 인도 바이어는 솔리디어랩의 셀토를 구입하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인도 현지 소비자에게 선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전자 부품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바랏 자인(Bharat Jain)은 “인도에서는 보지 못한 제품”이라며 “현지 시장에 통할지 궁금해서 소량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바이어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바이어에게도 관심을 받았다는 솔리디어랩의 셀토. 이선희 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사소개를 하자면.
솔리디어랩은 2012년도에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서 창업한 회사다. 본래 스마트폰으로 움직이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였지만, 너무 많은 기능이 들어있었고 정확한 소비자 타깃도 불분명해서 한 차례 실패를 했다. 이후 나무로 만든 스마트 토이를 제작했고 지금의 골판지로 만든 스마트 토이까지 만들게 됐다. 연구기간은 2년 정도 걸렸다.
-나무 장난감에서 종이 장난감을 만들게 된 계기는.
처음엔 나무가 단단해 장난감으로서 적합하다고 봤다. 하지만 습기를 먹으면 뒤틀림이 있었고 나무를 깎아서 만들다 보니 제품 종류에도 한계가 있었다. 가공업체와 상의를 해본 결과, 종이로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색이 있는 종이부터해서 지금의 골판지까지 다양한 종이를 가지고 시험을 해봤다. 마침내 타 종이보다 단단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골판지로 정하게 됐다.
-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참가하게 됐는데.
경기테크노파크에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홍보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 덕분에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처음 참가하게 됐다.
-인도 바이어가 관심을 보였다.
인도 바이어뿐만 아니라 많은 바이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메가쇼, 일본 동경 기프트쇼에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지원을 받아 이번에 참가하게 됐는데 특히 일본 바이어의 관심이 많았다. 심지어 일본 대기업에서 협업하자는 말도 나왔다. 일본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활용해 판로 개척에 나서는 중소기업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판로 개척을 위해 올해 9월 라쿠텐에 입점했다. 마침 홍콩 메가쇼에서 만난 일본 바이어가 큰 관심을 보이고는 라쿠텐에 입점했다고 하니깐 그곳에서 주문하더라. 향후 아마존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 운영에 있어 애로사항은.
자금적인 부분이 크다. 투자를 받고 싶지만, 하이테크 기술이 아니다 보니 쉽지가 않다. 자금이 많으면 인력을 보충해서 더 많이 생산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이번 'KES 이노베이션' 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좋다. 제조 브랜드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상까지 받으니 자신감이 붙었다. 실제로 거래처에서도 상을 받았다고 하니 같이 기뻐하더라. 이에 발판 삼아 더 열심히 할 계획이다.
<주간무역> 제공
코엑스로 무대 옮긴 '한국전자산업대전'
몸으로 즐기는 ‘VR 시대’ 선보여
참가 업체 신청 많아 임시 부스 설치해
특색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어
▲올해 46회를 맞이한 한국전자산업대전은 미국 제너널 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한 하이얼(Haier), 전 세계 4위 유통사인 테스코(TESCO), 연매출 2조의 중국 4대 가전 제품 유통업체 창홍(Chang Hong), 유럽에 125개의 대형 매장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 유통사 블라자 에스에이(Boulangar SA) 등 해외 20개국 72개사의 바이어가 전시장을 찾았다. 사진은 한 참관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4D VR체험을 즐기고 있는 모습.
2005년부터 킨텍스에서 열렸던 한국전자산업대전이 올해 다시 코엑스로 무대를 옮겼다. 10월 26일부터 10월 29일까지 서울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된 한국전자산업대전은 2008년 ‘한국전자전(KES)’, ‘국제반도체대전(I-SEDEX)’, ‘한국디스플레이전(IMID)’과 통합된 국내 전자IT산업 전문 전시회다.
올해 한국전자산업대전이 11년 만에 다시 코엑스로 무대를 옮긴 것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불편하다는 참가업체와 해외 바이어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주, 중동 등의 바이어들이 매년 10월마다 개최되는 대만 타이트로닉스(TAITRONICS), 일본 씨테크(CEATEC), 홍콩 추계전자전 등의 전자 박람회에 참관하기 위해 아시아를 찾고 있어 교통이 편한 코엑스로 옮겼다는 게 한국전자산업대전 전시 사무국의 설명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는 평이다. 이번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참가한 업체는 국내외 760여개사로 지난해 719개사보다 확대됐다. 오히려 참가 신청이 많은 바람에 임의 부스를 설치해야만 할 정도였다.
한국전자산업대전 전시 사무국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위해 집계 중이긴 하지만, 확실히 지난해보다 참관객 수, 수출 상담액 등의 실적 부분에서 확대될 것”이라며 “업체도 코엑스로 옮기면서 기대 이상 많이 참가해 코엑스 B홀 입구에 임시 부스를 따로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자산업대전의 참관객은 6만324명이고 수출상담액은 18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눈길 끈 ‘VR 체험 특별관’
이번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는 가상현실(VR)체험이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VR체험이 보는 데에 머물렀다면 올해는 직접 기기에 올라 몸으로 즐기는 4D VR체험이 인기를 끈 것이다. VR 체험을 한 참관객은 “실제 떨어지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며 “실제 차 안에서 운전하는 것 같았고 롤러코스터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특별관도 주목을 받았다. IMID에선 코엑스 D홀에 웨어러블 특별관을 마련해 참관객들에게 선보였다.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과의 융합된 기술이 앞으로 유망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방관용 웨어러블 슈트를 선보인 에프알티 장재호 대표는 “한국전자산업대전은 이번 웨어러블 특별관이 마련되면서 처음 참가하게 됐다”며 “올해 이 특별관이 자리를 잡게 되면 내년 전시회 참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융합 얼라이언스 특별관’도 처음 마련돼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최신 융합 트렌드를 소개했다. 대표적 산업 간 융합 사례로 네이버와 협력 중인 캠시스의 소형 전기트럭이 전시됐다. 네이버와 캠시스는 올해 4월 지능형 전기자동차 플랫폼을 공동 연구개발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전후면 광각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소개했으며 전자부품연구원은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스캐닝 라이다’를 선보였다. 4년째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 주관으로 구성된 대학 기술관에선 광운대학교와 중앙대학교가 수요기업과 실계약 체결을 맺기도 했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한국전자산업대전을 통해 우리기업들이 신기술을 능동적으로 도입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였을 것”이라며 “타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도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자산업대전을 두고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반 참관객이 크게 늘면서 전시회가 B2B 전시회인지 B2C 전시회인지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시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전자전은 과거 아시아를 대표했던 전자IT 산업 전시회였을 뿐만 아니라 업계 트렌드까지 선도했다”며 “현재는 중국 상하이 전자전, 홍콩 추계전자전, 대만 타이트로닉스 전시회에도 밀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자IT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중국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전자산업대전만의 특색이 나오지 않아 아쉬운 것은 사실”고 덧붙였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