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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설명충
신경을 안 썼는데 댓글 보고 알았어요.
루리웹에도 쪽지 기능이 있었군요.
쪽지가 몇개 왔어요.
무속인 소개해 달란 글인데 죄송 하지만 그건 어렵겠네요.
어린 시절 알던 분들은 제가 직접 가야 찾을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갈비찜 무녀님은 물론 이번에 뵙고 연락처 알고 있지만 그 분 허락 없이 알려 드릴수 없습니다.
죄송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부탁은 일절 들어 드릴수 없사오니 그냥 얘기만 읽어 주십시요.
오늘 할 얘기는 좀 많이 슬픈 얘기 입니다.
보시다가 우시게 될지도 몰라요.
수건 한장 가지시고 보시길 권합니다.
그 분을 처음 만난건 7살 여름 이었습니다.
할머니와 그 날도 장에 가려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어요.
벌써 오늘은 점심 메뉴가 뭘까? 할매께 간식으로 뭘 사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으로 벌써 입에 침이 고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장을 구경 하고 있을 때 였습니다.
시장 한 구석이 소란해지고 처음보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옷 차림이 다 헤지고 꼬질 꼬질한 산발을 한 아주머니 하나가
품에 보퉁이 하나를 꼭 끌어 안은채 어쩔줄 몰라 하며 서 있었고,
몇 몇 동네 악동들이 뒤를 따르며 그 아주머니를 놀려대고
심지어는 돌맹이도 던지고 있었어요.
아주머니는 어찌 할줄을 모르고 보퉁이만 꼭 껴안고 그냥 서서
당하고만 계셨어요.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그 악동들을 뭐라 하는 사람도 행동을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냥 관심이 없는 거죠.
이제 큰일 났습니다.
할매가 그걸 보셨거든요.
우리 할매가 싫어 하시던 많은 행동 중에 가장 싫어 하시는 겁니다.
약한 사람, 대항할 힘 없는 사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 괴롭히는 거요.
난 불안한 눈으로 그 광경 한번, 할매 눈치 한번 살폈어요.
역시나 예상과 한치 어긋나지 않게 할매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 지시더니
분노의 일갈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놈들!~~~~~~~~~~
아주머니를 괴롭히고 있던 애들이 깜짝 놀라 돌아보고,
어느새 달려가신 할머니가 쥐 잡듯 애들을 몰아치셨어요.
제 또래 애들이었는데 그나마 애들인게 다행 이었죠.
아마 중학생쯤만 되었어도 말보다는 몽둥이가 먼저 날아갔을 껍니다.
꼬마들은 기어이 울음을 터트리고 그 자릴 떠났어요.
애들이 떠나자 할매는 아주머니께 괜찮으냐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멍하게 할매를 쳐다 볼 뿐이었어요.
그제사 그 분이 정신이 온전하지 않탄걸 눈치 챌수 있었어요.
할매는 개의치 않으시고 아주머니의 더러운 옷을 털어주시면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끌고 가시려 하셨어요.
그때,
잠시 전에 울면서 갔던 한 아이가 어떤 노기충천한 어른을 앞 세우고 나타났어요.
아마 자기 아버진거 같았고,
아버지께 일러 뛰어 온것 같았어요.
지 아들 잘못 한건 생각도 못하고....
상대가 남자 였으면 한대 치고 시작 했겠지만
나이 많은 노인이고 여자인지라 언성만 높였어요.
그런거에 기 죽을 할매가 아니였죠.
상대를 잘못 고르셨네요.
할매는 핏대를 올리며 얘기 하는 그 아저씨에게 더 방방 뛰시며 꾸짖었습니다.
애가 잘못하면 아무리 예쁜 자식 이라도 꾸짖고 잘못을 알려줘야지,
무조건 편들면 애가 뭘 보고 배우느냐며 미친 여자 때문에 자기 귀한 아들 혼냈다고
얘기하는 아저씨를 오히려 혼내셨어요.
육시랄 놈아! 애비란게 그 모양이니 애가 그 따위로 보고 배우지 ..라면서요.
아저씨는 본전도 못 찾고 아들을 데리고 돌아갔습니다.
그 후에 할머니는 그 아주머니를 데리고 그늘진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곤 예서 잠시만 앉아 기다리게.. 하시며 다시 시장으로 나가셨죠.
전 얼른 할매를 따라 갔습니다.
할머니는 시장 안에 있는 순대 좌판으로 가셔서는 순대를 한아름 사셨어요.
골고루 섞어서요.
순대,간, 내장 ,머릿고기.......
그리곤 슈퍼서 차가운 음료수도 한 병 사셔선 급히 아주머니께 다시 갔습니다.
아주머니도 많이 지치셨는지 그 자리에 퍼져 앉아 계셨어요.
아주머니께 가신 할매는 사온 순대를 앞에 펼쳐 놓으시며 음료수를 따주시며 말씀 하셨어요.
요기는 했는가? 많이 지쳐 보이는데 우선 이거라도 좀 드시게...
많이 굶주렸던지 순대를 보는 아주머니의 눈이 빛났습니다.
입에 침도 고이시어 침 넘기는 소리가 크게 들렸어요.
하지만 선뜻 손 대지 못하시고 눈치만 자꾸 보시더군요.
그건 눈치밥을 많이 먹어 본 사람의 본능 같은 거였죠.
할머니는,
괜찮아! 어여 먹어~~하시며 그 무서워 보이는 주름진 얼굴을 한껏 구기시며 환하게 웃어 보이셨습니다.
그제서야 할머니가 쥐어 주신 나무 젓가락으로 몇개를 집어 먹더니 젓가락을 집어 던지곤
손으로 허겁지겁 순대를 먹기 시작 했어요.
할머니는 음료수를 따주시며 체할라 이거 마시면서 천천히 먹으라 하시곤
잠시 물끄러미 그 아줌마를 안스럽게 바라 보시더니 다시 일어 나셔선 여기 있게 하시고는
다시 시장으로 가셨어요. 좋아도 쪼르르르~~~
그리고는 시장에서 통닭 파시는 곳으로 가셨죠.
시장 통닭 아시죠?
그 옷입혀서 통째로 튀기는...
통닭 한마리를 사셔선 그 아주머니께 다시 가보니,
이미 그 많은 순대를 다 드시고는 물끄러미 앉아 계시더군요.
할머니는 배가 많이 고팠나보네 라고 하시며 다시 닭다리 하날 쭉 찢어 내미셨어요.
더 드시겠나? 하고요.
아줌마는 헤벌쩍 웃으시며 닭다리를 받아들고 뜯기 시작 하셨어요.
할머닌 누런 종이 봉투에 담은 나머지 통닭을 갈무리 하시곤
닭 다리까지 다 드신 아주머니의 보퉁이에 끼워 주시며
이따 배 고프면 드시게나.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 날씨 더워도 쉬 상하지 않을 꺼야! 하셨어요.
할머니는 일부러 통닭을 사셨던 거였어요.
돈 몇푼 줘봐야 남한테 뺏기던지 가지고 있어도 뭘 사먹기도 힘들었겠죠.
몸에서 냄새도 많이 나고 하셨는데 어떤 식당에서도 돈이 있어도 받아주지 않았을껍니다.
기름에 튀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단 것도 이때 첨 알았죠.
그리고는 제 손을 쥐고 그 자릴 떠나셨는데 할머니가 가시다 길 뒤를 돌아 보시는 걸 첨 봤어요.
그때, 아주머니가 벌떡 일어서시더니 할머니께 인사를 하셨어요.
제 정신이 아니지만 자기에게 잘 대해준 사람에게 고맙단 생각은 하시나 보더군요.
그리고는 그 날 점심을 먹은 어느 무녀 아줌마 댁에서도 내내 그 아주머니 생각에 맘이
불편 하셨는지 식사를 뜨는둥 마는둥 하셨어요.
저야 뭐.......고기에 코 박고 있었고....데헷!
식사가 끝나시자 무녀 아줌마에게 그 얘길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해서 오며 가며 보거든
뭐라도 좀 사 먹이고 아픈데 없나 살피라고 하셨고 아주머니는 모두에게 그리 전한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가실 때 아주머니가 봉투를 주시자 대뜸 여유되면 좀 더 주게 하셨어요.
그날 여러가지 봤네요.
할머니가 삥 뜯으시는거 까지 봤으니.......
그리고 가시면서 저 과자 하나 사주시고는
정육점에 들리셔서 그 돈을 몽땅 소고기 사시는데 쓰셨어요.
전 고기를 그렇게 많이 사셔서 뭐 할까? 했어요.
특이한건 할머니가 소고기 사실 때 기름 없는 부위로 ...하셨어요.
홍두깨살이라 하셨나?
할머니께선 혼자 들기도 버거울 만큼 많이 사신 소고기를 들고 낑낑 거리며 집엘 도착 하셨죠.
집에 들어가자 마자 곧장 부엌에 가셔서는
도마와 칼을 들고 나오셔선 바로 작업에 들어가셨습니다.
소고기 덩어리를 얇게 저미시기 시작 하셨어요.
그리곤 그걸 조미한 액에 담그셨다 꺼내시어 채반에 늘어 놓기 시작 하셨죠.
전 옆에서 할매 머 하시는 거예요? 하고 질문을 했는데 할매가 응...육포 만드는 기다 하셨어요.
전 신기해 하며 할매가 하는 걸 지켜봤지요.
그렇게 다 저민 고기는 채반으로 몇개가 될만큼 많았습니다.
그걸 몇 날을 정성껏 말리셨어요.
드디어 육포가 완성 되던 날 할머니께선 다 말리신 육포를
일일히 하나 하나 정성껏 가위질을 하셔선 한입 크기로 오리셨답니다.
전 옆에서 하나 줏어 먹었는데...우왕! 맛있다!
그것은 맛의 신세계 였어요.
그 길로 육포성애자의 길로 접어든 좋아는
지금도 간식으로 육포를 제일 좋아 합니다.
먹는 것만 좋아 하는게 아니라 그 이후 좋아를 위해
자주 만들어 주셨던 육포 제조의 비법을 다 전수 받았던
좋아는 명절때나 간혹 생각 날때 상사들의 명절 선물로 다른 선물 안하고 육포 선물 합니다.
받는 분들도 그걸 더 좋아 하시구요.
제가 만든 육포를 드신 분들은 두번 놀랍니다.
맛에 놀라고 그걸 제가 직접 만들었단 말에 놀라고.
덕분에 귀여움도 많이 받지만 귀찮은 일도 좀 있어요.
부장님이나 우연히 맛 보시고 제 육포 광팬이 되신 상무님이
냉장고에 육포 떨어지면 한 마디씩 지나가는 말로 육포 다 먹었다! 그냥 그렇타구.....하시면
해다가 진상 해야 합니다. 원활한 회사 생활을 위해서....
육포를 다 만드신 할매는 그걸 야무지게 포장 하시고,
이번엔 부엌에서 잘 말려서 모아두신 누릉지를 튀기셨어요.
튀겨서 설탕도 듬뿍 뿌리시고.
육포랑 누릉지 튀김을 저 줄꺼만 조금 남기시고는 다 싸시더니
말려놓은 감 말랭이며, 고구마 말린거며 보이는데로 막 싸셨어요.
그렇게 한 보따리를 싸시더니 좋아야! 가자...하시더군요.
버스를 타고 장에 나왔죠.
그 날은 장이 서는 날도 아니였지만 평소에도 시장이 있었으니까요.
장에 가셔선 보따리를 낑낑 거리시며 드시고는 뭔가를 찾아 다니셨어요.
그 미친 거지 아줌마를 찾으신거죠.
한참을 시장을 뒤져 그 아줌마를 찾았습니다.
그건 그 시장에 있던 빵가게 앞에서 였어요.
시장 빵가게 아시죠?
도시의 제과점처럼 세련된 가게 아니고 그냥 점포 앞에 빵을 죽 늘어놓은....
그 날도 그 곳에선 작은 소동이 일고 있었어요.
아마 그 아주머니는 배가 많이 고프셨던지 그 빵들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계셨고
빵가게 아저씨는 그런 아줌마에게 막 소리를 지르시며 재수없게 안가나? 하시며 난리 치는 중이었어요.
할매 표정이 또 험악해 지시네요.
전 속으로 오늘은 저 아제 죽었다. 했는데
할매는 그 가게로 성큼 성큼 다가 가더니 그만 하시게 하시고는 방을 잔뜩 사셨어요.
그리고는 아줌마를 데리고 공터로 가셨어요.
공터에 가셔선 싸온 물로 손수건을 적시시어 아줌마의 때낀 손을 닦아주시고는 빵 봉지를 내미셨어요.
배가 많이 고프구만, 어서 드시게
아줌마는 할매를 한번 쳐다보시고는 또 헤벌레 웃으시며 빵을 허겁지겁 드셨고 할매는 물을 주시면서
앞에 쪼그리고 앉으셔선 쳐다 보시고,
저도 할매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고.
그 많은 빵을 게눈 감추듯 다 드시자 이번엔 할매가 쌈지에서 어느새 챙겨 오신
손톱깎기를 꺼내시어 시커멓게 때가낀, 언제 자르고 안 자른지도 모를 손톱을 손수 깎아 주셨어요.
아주머닌 그런 할매를 얌전히 앉아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서 그런 친절과 호의를 받아본지 오래되셨을 껍니다.
왠간해선 안 끊고 쓰려 하는데 남은 얘기가 너무 길어 이번 편만 나누어 2번에 걸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약속이 있어서요.
나머진 내일 꼭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약속한 대로 오늘도 글을 씁니다.
오늘은 슬픔이 몰려 잇는 후반부 얘기 입니다.
벌써 전 예전 생각만 으로도 울컥 해서 눈물이 핑 돕니다.
제가 얼마나 글로 잘 표현 할수 잇을지 모르지만,
엄청 우실지도 모릅니다....데헷@@!!
저...분명 미리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게 손톱과 발톱을 다 깎아 주신후 가져오신 보따리를 푸셨씁니다.
그리고는 아주머니께 하나씩 다 권하시며 설명을 해 주셨씁니다.
맛 나제?.....다 말린 음식이라 상하지 않을거라 하시면서.
배 곯치 말고 잘 챙겨 먹으란 당부를 하시고는 제 손을 잡고 시장으로 가셨습니다.
그 곳은 아까 그 빵집....
아! 안 끝났구나? 이제 한판 하시나? 했는데 할머닌 아저씨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만원짜리 세종대왕님을 한장 주시며,
불쌍한 사람 아니가? 아제 한테 뭔 해꼬지를 한거도 아니고 오죽 먹고 싶었으면 그라겠노?
다음에 또 보거든 메몰차게 그라지 말고 빵 좀 주소.....이 돈만치 다 먹으면 셈은 또 내가 해줄테니...
아저씨도 좀 부끄러우셨던지 뒷퉁수를 긁으시며 그러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빵집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할매께서 물으셨어요.
우리 좋나 뭐 먹고 잡노?
전 조금도 망설임 없이 순대라고 대답 했어요.
할매가 웃으시며 몇일 전에 아줌마가 순대 먹는거 보고 좋아도 많이 먹고 싶었나 보다며
시장의 순대 좌판으로 가셨어요.
예전 시장 순대 좌판 기억 하시나요?
큰 양은 다라이에 순대랑 내장 가득 놓고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먹던..........
할매랑 둘이 앉아 순대를 시켜 놓고 먹었어요.
할매는 제게 사이다 한병 사주시고 할매는 소주 1병 하시면서....
순대 아줌마는 쪼그만 꼬마가 오물거리며 순대를 먹는게 귀여웠나 봅니다.
아가 순대를 잘먹네예?
할머닌 얜 뭐든지 안가리고 잘 먹는다고 한마디 하셨습니다.
뭐라도 한가지씩 칭찬 하셨던 할매, 할매 눈에 제가 뭘 한들 안 이뻤겠습니까?
그리고 아줌마는 옛다!! 써비스다 라며 순대랑 간을 잔뜩 더 썰어 주셨어요.
그러시더니 할매께 할매요!~~~ 할매는 억수루 무섭게 생기셔가 우찌 맴은 그리 비단결 인교?
하시며 그 미친 거지 아줌마 얘기를 하는 겁니다.
아마 지나다가 보셨었나 봅니다.
할매는 나중에 복 많이 받으 실낍니더, 그래 맴이 고우시니.....하셨고
할매는 손사래를 치시며 아니요.....내가 그 사람에게 더 고맙소 하셨어요.
영문을 몰라 쳐다보는 순대 아주머니께 그러시더군요.
내 나이 70이요. 앞으로 살면 얼마를 더 살겠소?
나 죽어 저승에서 편하라고 공덕 쌓을 기회를 주는건데
내가 고마워 해야 되지 않겠소? 하시더군요.
그러시곤 아주머니께도 장사 하는 집에 그런 사람 오면 딴 손님께 폐란걸 나도 잘 아니
이리 앉치고 대접 하긴 힘들꺼요. 허나,
신문지에 순대 몇 조각 싸서 배고픈 이에게 베푸는거야 뭐 그리 어렵겠소? 하셨어요.
아주머니도 크게 생각한바가 있으신지 고개를 끄떡 끄떡 하시고는 나도 그리 하겠다고 하셨죠.
그렇게 할머니의 일은 하나가 더 늘었어요.
장날 장에 가시면 가장 먼저 하시는 일이
그 아주머니를 찾아 잘 있나 살피시고 뭐라도 하나 먹이고 나서야
당신의 볼일을 보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었어요.
그 날도 장에 가서 그 아줌마 부터 찾아 다니는데 그 날 따라 아줌마가 안 보였어요.
할머니는 급기야 상인들에게 아줌마에 대해 물으셨어요.
글쎄에? 그라고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안 비는거 갔던데.....
.
할머닌 상인들에게 그 아줌마가 혹시 저녁에 어디서 자는 줄 아냐고 다시 묻고 다니셨고
한 상인이 소재를 알고 있더군요.
시장서 가까운 공터에 시멘트로 만든 큰 하수도 관을 쌓아 놓은 곳이 있는데 밤에 그 속에서 잔다고요.
할매는 절 데리고 한달음에 그리로 달려 가셨습니다.
아줌마는 그 곳에 계셨습니다.
아마 전날 상한 음식을 줏어 드셨는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누워 계시다가 할매를 보자
애처러운 구원을 바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시더군요.
주변엔 여러군데 토해 놓으셔서 시큼한 냄새와 설사도 하시고 제대로 뒷 처리도 못했는지
똥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우야노? 우야노? 하시더니 꼼짝 말고 누워 있으라고 하시더니
어딘가로 막 뛰어 가시고 좋아도 덩달아 방울소리 들리도록 뛰었어요.
할매가 가신 곳은 그 공터서 가까운 무속인 집이었어요.
할매가 집에 뛰어 드시며 야 야! 야 야! 하고 부르셨고
할매 소리에 방에서 손님 점사를 봐주시던 그 집 아주머니가 놀라서 맨발로 뛰어 나왔어요.
우짠 일 이십니꺼? 하고요.
할매는 집으로 들어가시며 그 특유의 용건만 간단히 대화법으로 아주머니께 얘길 하셨습니다.
니 지금 빨리 미음 좀 쒀봐라!!!
영문을 몰라 대답부터 하시며 부엌으로 들어 가시는 아주머니께
다시 니 안 입는 치마 하나 있나? 치마랑 빤쓰 하나 도고 하셨어요.
부엌으로 들어 가시다 다시 방으로 아주머니가 들어가시자 점사를 보던 손님들께
죄송 합니데이 쟈가 좀 할일이 있어가 좀 많이 기다리셔야 할낀데 내일 다시 오시면 안되시겠는교? 하시고는
손님을 보내고는 그 때 아주머니가 가지고 나온 치마랑 팬티를 받아 드시더니 팬티를 확 집어 던지시더니
버럭 화를 내시는 겁니다.
가시나야!!! 치마는 헌걸 줘도 빤쓰는 새걸 내와야지 니 입던 빤스를 주면 우야노? 하고요.
아줌마가 새 빤쓰 가지러 가신사이 냉장고에서 보리차 한병이랑 옆에 있던 두루마리 화장지 하나까지
챙기시고는 제게 좋아야! 니 여기 있다가 아줌마가 미음 쒀 주시면 거로 가꾸온나.
하시곤 빤쓰까지 받아 드시고는 부리나케 나가셨어요.
무슨 폭풍 친거 같았어요.
그제야 아줌마는 부엌에 들어 가시어 미음을 쑤시면서 제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전 아줌마께 거지 아줌마 얘길 했어요.
아줌마는 그런 일이 있었냐며 놀라시며 진작 나라도 들여다 봤어야 하는데 하시며,
할매께서 잘 살피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불벼락 맞는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웃으시더군요.
전 어린 맘에도 할매가 주인 아줌마께 너무 한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손님도 다 쫗아보내시고 일까지 시키셨으니까요.
전 아줌마께 우리 할매 미워하지 마세요 했고,
첨엔 뭔소린줄 몰라 어리둥절해 하시다가 제 말 속뜻을 이해 하시고는
막 웃으시며 그럴리가 있냐시며 할매한테 직접 이런 부탁 받는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너는 모를꺼라며 웃으셨습니다.
아마 그 아줌마 맘이 사단장에게 직접 부탁 받은 이등병의 마음이 아니였나 생각 합니다.
묽게 쑨 미음과 간장 한종지를 가지고 다시 가보니
벌써 할매는 주변을 싹 치우시고 아주머니 옷도 갈아 입히셨더군요.
언제 사오셨는지 약국 약 봉투까지 있어서 벌써 약을 먹이셨구나 했어요.
아줌마는 속병이 나고서도 많이 굶으셨는지 미음에서 눈을 떼질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미음 쟁반을 받아 드시고는 미음에 간장을 섞으셔서 직접 떠 먹여 주셨어요.
제비 새끼 모양 잘도 받아 드시더이다.
미음을 다 먹이시고는 뭔가를 한참 생각 하시더니,
여서 이래 지내면 안되겠다, 없는 병도 만들어 생기겠네 하시더니 아주머니를 눕히시고는 내 올때까지
어디 가지말고 꼼짝 하지말고 누워 있으라고 하시고는 절 데리고 가셨어요.
그 곳도 무속인 집이었어요.
그곳은 독채의 단독주택 이었는데 특이하게 길쪽 담으로 쓰지 않는 작은 가게가 있었어요.
갔을 땐 이것 저것 잡동사니들을 넣어 두던 창고로 쓰셨나 봐요.
또 다짜고짜 쳐들어 가시네요.
그집 주인은 할머니가 가시자 또 맨발로 달려 나왔어요.
왜들 할매만 보면 맨발로 뛰어 나오는지.....
이번에도 다짜고짜 얘길 하셨습니다.
니 담벼락에 붙은 가게 안쓰는 기제? 그거 오늘부터 내가 쓸란다. 됐나?
그리고 니 돈 좀 도고.......그냥 있는대로 다 도고....
그냥 통보만 하시고는 마당에서 빗자루랑 쓰레받이를 들고 가셔선 다 정리 하시고는
따라 나온 집 주인에게 마대 갔다가 한번 싹 닦아라, 먼지 안나구로....하셨어요.
우와!!! 누가 집 주인이지?
그러시고는 돈을 받으셔선 세보시더니 이거 가지곤 모자르겠다 하시면서
또 어디로 휘적 휘적 가셨습니다.
저 그날 뭐 빠지는줄 알았습니다.
할매 걸음은 성인 남자도 맞추기 힘드실 만큼 빠른 걸음이거든요.
평소엔 좋아에게 맞추어 걸으시는 매너 걸음 이셨는데
그 날은 맘이 바쁘셨는지 그런거 없었습니다.
제 짧은 다리로 죽도록 뛰어야 했죠.
할머니가 가신곳은 또 무속인 집......
딱 한마디만 하시더군요.
돈 줘......
그렇게 두 집을 더 터시고야 그제사 시장으로 향하셨어요.
그리고 가신 곳이 군용품 파는 곳.
거기서 야전 침대라고 아시나요?
군용 간이 침대.
그거 하나 사시고 담요도 두어장 사시고 배달 시키시고
이불집에 가서 베게랑 두꺼운 이불도 하나 사시고 요도 한장 사시고요.
전파사 들려 중고지만 작은 티비도 하나 사시고요.
그걸로 그 가게에 아줌마 방을 꾸미셨어요.
다 꾸미시고는 아줌마를 그리 데려 오셨습니다.
아주머니는 거기까지 오셔서는 쭈삣 쭈삣 하셨어요.
아마 하도 괄시를 받다보니 어딘가 집안엔 들어가면 안된다고 의식이 박혀 있었나 봐요.
할머니는 괜찮타고 억지로 잡아 끄시어 가게로 들어와선,
어떻노? 가정집만 하겠나만 그래도 여기면 편히 쉴만 할끼다.
이제 장마도 곧 올낀데 거기서 비 맞고 그라지 말고 깜깜해 지면 여기로 와서 자거라 하시며
이 침대 니꺼다, 한번 누워 보거라 하셨고 아줌마를 누이셨습니다.
그리고 손수 이불을 덮어 주시며,
비 오는 날 추우면 이 두꺼운 이불 덮고 더울 때는 이 담요 덮고 자래이~ 불은 킬줄 아나? 하시며
손수 불을 키셨다 끄셨다 하시며 어두워지면 불 꼭 키라시고 한번 시켜 보시고,
이번엔 테레비는 킬줄 아나? 한번 해 보그래이 하셨고 아주머니는 티비를 키셨어요.
잘 하네......밥에 심심하다고 돌아 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와서 테레비도 보고 쉬그라....알았제?
하셨고 아주머니 용하게도 알아 들었는지 헤벌레 웃으시며 좋아 하셨습니다.
휴!~~~ 할매도 한시름 놓으셨습니다.
그냥 그 아줌마를 두셨으면 할매 성격에 걱정하다가 병 생기셨을 껍니다.
그리고는 아픈데 어디 나가지 말고 여기서 쉬거라 하시고는
절 데리고 나오셔선 바로 앞에 있는 식당으로 가셨습니다.
길 건너가 바로 식당 이었거든요.
그리고는 그 식당 주인에게 말하셨죠.
........................그래가 앞으로 저 앞집 가게에서 살꺼니까, 집에 들어와가 불 켜지면 따뜻한 밥,저녁 한끼라도 먹게
매일 가져다 주소, 오늘은 아프니까 놔두고 내일 부터 가져다 주소. 셈은 내 미리 한달치 드리고 매달 선불로 드릴테니
미친 여자라고 그냥 아무거나 막 주지 말고 좋은 일 한다고 생각 하시고 맛난거 많이 좀 챙겨 주이소.
이러시면서 한달치 밥값을 선불로 주시고는 절 데리고 그 공터로 다시 가셔선 아까 아줌마가 먹은 그릇 챙기셔서
그 집에 다시 가셨습니다.
급한 맘이 이제 다 가라 앉으셨는데 그때야 겨우 제가 맘 편히 따라 갈만 하더이다.
광꽁꽝....
누구....?
내다......
또 우당탕 뛰어 나오는 소리가 들리고 이미 그 날 영업을 접으신 아주머니가 나오시자 그릇을 내미시더니,
고맙데이.....갸 ㅇㅇ보살네 딸린 가게에 앞으로 지내게 되었다.
니 이따 미음 한번 더해가 갸 좀 먹이거라 하셨고 아줌마는 공손하게 네~~~~
그리고 돌아 오는 길에 비가 내려서 더 뿌듯하셨을 겁니다.
비 오네? 갸 거기 그리 두고 왔으면 맴 편하지 않아 우얄뻔 했노? 하시면서요.
그리곤 할매는 장에 갈적마다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아줌마는 장날이면 할매가 오실 때까지 버스 정류장에 나오셔서 일찍부터 기다리셨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고,
늦은 가을 어느 날 할머니 집에 식구가 하나 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그 아줌마를 아주 집으로 데리고 들어 오신거죠.
할매는 아줌마에게 앞으로 여가 너거 집이다 생각하고 지내거래이.
가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떠나도 좋으니까,
겨울 동안만 이라도 이곳에서 나랑 지내자.
거는 이제 추버서 못잔데이 하셨습니다.
그렇게 아줌마는 할매집에서 겨울을 나게 되셨어요.
우리 엄마가 할매한테 한 소리 했다가 혼꾸녕이 나셨죠.
아즈매!!~~~ 우쟈자고 저 여잘 데려 오셨는교?
지금까지 해주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 우쨜라고예?~~~
할매가 벌컥 화를 내셨습니다.
뭐라꼬? 이 몬땐 가시나가 뭐라꼬 씨비려쌌노?
가시나야!! 내가 니 한테 쌀을 달라 카더나? 밥을 해 내라 카더나?
남는 방 하나 주고 내 먹는 밥상에 수저 한벌 밥 한공기만 더 푸면 되는긴데....
먹여도 내가 먹이고 재워도 내가 재운다. 이 엉디에 뿔날 X아!!!!
참..아즈매도 아 듣는데......지는 아즈매 힘 드실까봐....
챠라 가스나야!!!
데헷 ㅋㅋㅋㅋ 내 그럴줄 알았네.....할매한테 그렇게 말하면 혼날꺼 어린 내도 알겠더만....엄마 바보!!!
아주머니가 할매집에 오시고 다음 날 놀러 가보니 왠 이쁜 아줌마가.....
데려 오신 날 할매가 목욕도 싹 시키고 옷도 이쁘게 새옷 사 입히셔서 못 알아봤어요.
와!!!! 저렇게 멀쩡하신 아줌마가.........
그리고는 저랑 아줌마를 데리고 시내 나가셔선 아줌마 머리를 미장원서 단정히 깍이시고
제 머리도 잘라 주시고....
아무도 아줌마를 몰라 보더군요.
아이고 할매 오늘은 며느님도 같이 나오셨나보네예? 하고 말들 하더군요.
그렇게 할머니 집에서 지내기 시작 했는데 한 날은 저랑 마루에 앉아 화단에서 꽃 구경 하시는 아주머니를
물끄러미 바라 보시더니 한숨을 푹 쉬시며,
전생에 뭔 죄를 그리 크게 졌길래 저리 큰 고통을 받노? 하셨어요.
그러시고는 혼잣말로 그래....니는 미쳐가 사는기 그나마 다행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지 않느냐? 하시는 겁니다.
전 깜짝 놀랐어요.
할매 그게 뭔 소린데예 ? 했어요.
좋아는 안 비제? 지금 아줌마 옆에는 아기 귀신이 3명이나 붙어 있단다. 하셨어요.
그러시며 정신이 온전치 못하니 크게 영향 받진 않을꺼다 하셨죠.
전 그러면 안되는거 아니냐며 할매가 쫓아 버릴수 있잖냐고 했어요.
할매는 고개를 흔드시며 엄마가 좋아 곁에 있는 애들을 어찌 내가 쫓아 버리냐 하셨어요.
전,
그래도 귀신이 가면 아줌마가 다시 멀쩡해 지실수도 있잖냐고 했더니,
할매는 그래서 더 쫓으면 안되는기다 라고 뜻 모를 얘길 하셨고
멀뚱거리며 놀란 얼굴로 쳐다보는 제게,
좋아야! 사람에게는 견딜수 있는 고통의 한계란게 있는 법이란다.
아줌마는 그 한계를 넘는 고통을 받아 미친거데이.
아마 아줌마가 다시 정신이 돌아오면 며칠 못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끼다. 하셨어요.
자살을 하신다니,
할매의 보살핌을 받으시자 아줌마는 눈에 띄게 안정이 되어 갔습니다.
미친 사람 이라고 항상 미쳐 있는게 아니란걸 알게 되었어요.
어느 날 아줌마의 정신이 유난히 맑은 날이 였어요.
할머니를 쳐다 보시더니 감사해요 하는 겁니다.
얼마나 놀랐다구요.
전 아주머니가 말 못하는 벙어린줄 알았거든요.
아주머니는 할머니 은혜는 저승 가서도 잊지 못할꺼라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리고는 아줌마 얘기를 하셨어요.
아줌마는 그냥 평범한 가정의 주부 였다고 해요.
남편도 자기에게 잘 해주고 아이도 두명이 있고
그 당시에 뱃속에 애기도 하나 있던 단란한 가정 이었답니다.
단지, 집이 가난했기에 남편도 일을 하지만 자신도 공장에서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아줌마 공장 월급날 이었답니다.
그 날은 끝나고선 월급도 받았으니 애들 옷이나 한벌씩 사주겠다는 생각에 시장에 가셔서
예쁜 애들 옷 2벌을 사시고 곧 태어날 애기 옷도 한벌 사셔선
즐겁게 집으로 돌아 오던 길이었다고 해요.
집에 거의 도착하자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아줌마를 발견 하고는 막 뛰어 오시더랍니다.
아주머니는 웃으시며 인사를 했는데 그 동네 분은 사색이 되어선 아주머니께 그러더래요.
어디 갔었어? 공장에 연락하니 퇴근 했다더만........애들, 애들이.........
아주머니는 직감적으로 뭔가 큰일이 난걸 아시고는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 가셨대요.
그런데 작지만 편히 쉬던 집은 시커멓게 불에 타 있고,
애들은 소방서서 와서 구조해 나왔을 땐 이미 질식해서 둘 다 죽어 있었답니다.
아줌마는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으셨는데 그만 뱃속의 아이까지 유산을......
그리고 미쳐 버리신거죠.
남편 분은 처음엔 아줌마를 보살피셨지만 점점 사이가 멀어졌대요.
아이들도 다 잃고 아줌마는 미쳐 버렸으니 무슨 집에 미련이 있었겠어요.
어느 날 아저씨는 미친 아줌마만 놔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시고
아줌만 혼자 떠돌다 상주까지 흘러 들어 오신거죠.
그 얘기 하시더니 늘 소중히 가지고 다니시던 보따리를 푸셨는데
거기엔 잡동사니들과 또 다른 보따리가 하나 있었어요.
그 보따리를 풀자 소중히 지니고 다니신 깨끗한 애들 옷이 들어 있었고
유일하게 애들을 추억할수 있는 물건이라며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그것만은 꼭 가지고 다나게 된다시며
통곡을 하셨습니다.
할머니 무릎에 얼굴을 뭍고는 애처럽게 우시고 할머니 그래 그랬구먼 하시며 아주머니 등을 토닥여 주셨어요.
그 날 애들은 엄마가 늦게 오자 지들끼리 뭘 해먹겠다고 불을 붙인게 화재의 원인 이었답니다.
아주머니는 그 날 옷만 사러가지 않았어도 애들이 그리 죽지는 않았을거라며,
아니, 좀만 빨리 왔어도 애들이랑 함께 죽기라도 할수 있었을 꺼라며 우셨고,
전 옆에서 아줌마가 빨리 다시 미치시길 바랬어요.
다행인지 맑은 정신은 오래 가지 못하더군요.
그리고 아줌마가 왜 나만 보면 자꾸 만지려 하시는지도 알았어요.
아주머니가 그 날 우리 애도 살았으면 좋아만 할껀데....하셨거든요.
그 전에는 아줌마가 만지려 하면 정말 싫어 했는데
그 이후론 아주머니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주머닌 할매 집에서 겨울을 보내시고는 봄에 다시 가출을 하셨습니다.
날도 풀리고 아주머니는 다시 시내에 있던 가게로 가셨기에
할매도 굳이 데리고 오려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봄은 그렇게 아줌마의 가출과 좋아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갑자기 할매가 쓸쓸해 지셨어요.
그래서 전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더 열심히 할매랑 놀아 드렸죠.
집은 잠만 자는 곳 일뿐 거의 모든 시간을 할매랑 같이 했고 할머니는 장날이면
장에 가셔서 아줌마를 돌봐 주셨어요.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오면 데리고 오셔서 함께 지내시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어요.
초등학교 3학년때 일 이었죠.
그 해엔 아주머니의 가출이 좀 빨랐어요.
그리고 그 소중히 간직하던 보퉁이도 두신채 나가셨어요.
할머니는 보퉁이를 가지고 아줌마를 찾아 가셨는데,
그 가게엘 들어 오지 않았다고 해요.
하루 종일 찾아 다니시고는 못 만나고 오셨다네요.
다행히 전날 시장서 돌아다니는 걸 보신 분들이 있어 무사하심만 확인 하셨죠.
그리고 꽃샘 추위가 찾아 왔어요.
그해의 꽃샘 추위는 정말 지독하게 추웠어요.
방학때라 집에 있었는데
하루종일 할매가 걱정하시다 아줌마께 다녀 오셨는데 또 못 만났나 보더군요.
오셔서는 이 추분데 야가 오데갔노? 하시고 걱정을 하셨어요.
그 추운 밤이 지나고 다음 날 낮엔 햇살이 유난히도 따뜻 했어요.
오랜만에 봄 바람이라 할매랑 마루에 앉아 콩을 고르고 있었어요.
도란도란 얘길 나누며 콩을 고르는데,
갑자기 할매가 무슨 기척을 느끼셨는지 대문쪽을 무심코 보시다가 놀란 눈으로 벌떡 일어서셨어요.
그러시더니 입도 눈도 손까지 떠셨죠.
기운이 빠지시는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으셨고 그바람에 콩들이 막 흩날리고.
그러시더니 갑자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 하셨어요.
우리 철혈의 할매가요.
기어이......기어이 일이 이리 되었구먼 하시고는 애들이 엄마 마중 나왔구먼!
그래....이제사 자네 얼굴이 편안해 보이네 그려. 하시고는
지금 가는겐가? 하시며 우시면서 웃으셨습니다.
그러시고는 먼 길 가는데 배고파 가면 저승서도 허기를 못 면하는 법이네.
마지막으로 내 밥 한끼 잡숫고 가시게나 하시고는
소매로 눈물을 훔치시곤 부엌으로 들어 가셨습니다.
전 어쩔줄 몰랐어요.
제 눈엔 아무것도 안보이니까요.
그때 뭔가가 내 볼을 만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엄청 따뜻한.....
할매는 새로 밥을 하시면서 저를 부르셨어요.
좋아야! 우유는 없을테고...집에 혹시 분유 있냐? 하셨어요.
저희 동네 구멍가게에 우유같은 사치품은 없었거든요.
전 얼마전 다녀간 작은 외숙모가 ㅇㅇ이(그때 갓난 아기 였던 외사촌 여동생) 먹이고 놔두고 가신거 있어요! 했더니
잘 됐다! 엄마한테 우유 한잔 타 달라 해서 가져와라 하셨고,
전 집에 가서 우유를 타왔더니 마침 할매가 밥상을 들고 나오셨어요.
밥이 3공기 수저가 3벌 그리고 반찬들......
할매는 제가 가지고온 우유도 밥상에 놓으시고는
어여들 먹어, 많이 먹어 하며 쳐다 보셨어요.
한참을 쳐다보시더니 아이구 내 정신 좀 보게 하시더니 안방으로 들어가셨어요.
그리고 한 손엔 아줌마 보따리를,
한손엔 깨끗한 옷 한벌을 들고 나오셨죠.
그 옷,
저도 잘 아는 옷 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애지중지 하시면서 시간 날때마다 한번씩 꺼내 보시고 쓰다듬으시던 옷,
할머니가 저승 가실 떄 입고 가실 꺼라며 아끼시던 수의 한벌 이었습니다.
제게 내 혹시 못 입고 죽거들랑 꼭 이옷 입혀줘야 한다고 말하거래이 하시며
신신당부 하셨던 옷이죠.
그리고는 마치 아줌마 앞에 자랑하듯 펼쳐 보이시며 윽수로 곱제?
니 한테 선물로 주꾸마, 이거 입고 가거래이 저승시왕께서도 곱게 하고온 아를 더 좋아 하신대이 하며
웃으시더니 마당에서 불을 붙이셨어요.
보퉁이에서 아이들 옷도 꺼내 차례로 태우시더니
그래, 정말 곱대이!~~~~ 이제 가그라.
이승에 아무 미련도 두지 말고 뒤도 돌아 보지말고 바삐 저승까지 한달음에 달려 가거래이!~~하셨고
아주머니가 떠나시는 듯 할머니 눈길이 마루에서 마당으로 그리고 대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인사를 하시는지 어서가란 손짓을 하시다가 손을 흔들어 주시더군요.
저도 옆에서 할매 손을 꼭 붙들고 한손을 흔들었습니다.
아줌마! 빠빠이!~~~~
그러시고는 할머니는 크게 손을 드시고 내리시며 가슴에 모으시고는 계속 극락왕생하소서 극락 왕생 하소서 하고
한참을 축원을 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상을 대충 치우시고 콩도 치우시고는
좋아야, 할미가 오늘 좀 많이 피곤타. 오늘은 그만 집에 가거라 하시고는
안방으로 들어 가셨고 전 어쩔줄 몰라 마당에 잠시 서 있었는데,
방으로 들어가신 할머니가 대성통곡을 하셨습니다.
불쌍해서 우야노!~~~ 불쌍해서 우야노!~~~ 가여운것, 불쌍한 것! 하시면서.....
다음 날 할매가 오늘도 많이 슬퍼하시면 어쩌나 하고 가봤더니,
밤새 맘을 추스리셨는지 다시 철혈의 할매로 돌아 오셨더군요.
그리고 몇일 뒤 저는 개학을 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아이들은 방학 동안 일어난 일을 얘기 하느라 바뻤습니다.
그때,
한 아이가 하는 소리에 제 귀를 의심했죠.
애들아! 너거들 그 소식 들었나?
시장 돌아다니던 그 미친 아줌마 안있나?
전 아는 사람 얘기라 귀가 솔깃 해졌어요.
지난 달에 억수로 추분 날 안 있었나?
그 날 그 아줌마 우리 동네 짚단 쌓아둔데서 자다가 얼어 죽었다 아이가.....
그후에 그 얘길 집에와서 할머니께 해드렸어요.
그 친구 동네도 알려드리고요.
할매는 그 동네로 당장 가셔서는 그 동네 사람들에게 아줌마가 모셔진 곳을 알아 오시고
무슨 무연고 공동 묘진가에 모셔져 있던 그분 묘도 다녀 오시고 그 아주머니 49제도 손수 치뤄 주셨고
할매 돌아 가시는 해까지 기일도 꼬박 꼬박 챙겨 주셨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게 본 글이라 엽혹진에 가져옵니다.
원글 작성자분이 쓰실때는 상, 하로 나누어서 쓰셨는데 저는 상하로 나뉜것을 한꺼번에 붙여서 올리겠습니다
무서운이야기는 거의없으니 한번 꼭 보시기를 바랍니다.
자료출처 : 루리웹 백두부좋아
주소출처는 1편에 있습니다
첫댓글 아 눈물나... 할머니 진짜 대단하신분이시다
너무슬퍼...ㅠㅠ
슬프다ㅠㅠㅠ
우와!!! 누가 집 주인이지?
눈물 줄줄...ㅠㅠㅠㅜㅜ
ㅠㅠㅠㅏ 슬프다 ㅠ
아 눈물나
아이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단하신 분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휴 눈물난다 ㅠㅠㅠㅠㅠㅠ
아....슬퍼. 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ㅠㅠ
이 편이 제일 기억남아
퓨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복받으셨을거야ㅠㅠ 상주할머니
공덕 쌓으려면 이렇게 쌓아야되는거 같아
슬프다 진짜 ...
처음엔 그 아주머니랑 무슨 연고가 있으셔서 그랬나.. 싶었는데 그냥 아주머니 사정 다 알고 돌봐주신거였군.. 눈물 철철이다 ..
아 진짜 눈물 줄줄이야ㅠㅠㅠㅠㅜ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