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신비인(神秘人)의 등장!
하나의 혜성이 중원에 출도하며 놀라운 명성을 뿌렸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는 신출귀몰하게 중원천하를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그의 초인적인 절학에 지옥삼겁천의 고수들은 속수무책으로 짚더미가 쓰러지듯 죽어갔다.
신비인의 찬란한 광휘는 지옥삼겁천에게 있어 전율스러운 공포였다.
중원인들은 그에게 최고의 찬사와 칭호를 아끼지 않았다.
강호의 공적(共適)인 지옥삼겁천을 통쾌하게 척살하는 그의 업적은 실로 무림개사 이후 최대의 일이었다.
측천환마전과 녹혈림의 출동이 그의 힘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상상을 불허하는 무공과 초인적인 기지와 예측할 수 없는 기행(奇行)에 무림인들은 그저 감탄할 따름이었다.
이 시대 새로운 초인의 탄생을 축하하며 천하인들은 입을 모아 그에게 명호를 지어 바쳤다.
- 출천환룡(出天幻龍).
그는 중원의 대위기 속에서 찬란히 떠오른 태양이었다. 중원인들은 그 태양이 영원히 꺼지지 않기를 소망했다. 그에 대한 무림인들의 존경과 지지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제 이의 단목신수라고 칭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당금 무림에서 그보다 더 영예스러운 호칭이 어디 있겠는가?출천환룡, 과연 그는 누구인가?
봉황성(鳳凰城).
중원 정도의 운명이 집결되어 있는 정도제일지(正道第一地).
황산 준령은 의기투합된 정도고수들의 기세에 힘입어 더욱 힘차 보였다.
수만의 정도고수들이 운집되어 있는 봉황성. 정도 기치를 되살리려는 백도의 의지가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하늘은 거울처럼 맑고 청명하기만 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명징한 하늘 아래 한 인영이 봉황성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마침내 출천환룡, 그가 돌아온 것이다.
그가 삼 개월 전에 출성할 때만 해도 다시 회성(回城)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않았다. 그는 필시 강호의 혈전에 휩쓸려 죽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정체를 알고 난 다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가 아니었다. 그 무례하고 여색잡기에 세월을 허비하며 방약하기 그지없는 반준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무림의 차기 주인으로까지 거명되고 있었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고 또한 엄청난 명성과 성공을 거둔 채 화려한 회성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엄청난 기쁨이었다.
- 출천환룡(出天幻龍).
이 시대 최고의 신성(新星) 새롭게 탄생한 중원의 등불이라는 찬사 속에 그는 돌아온 것이다.
처음 그가 전격적으로 봉황성의 제사왕야가 되었을 때만 해도 그를 비웃고 손가락질하던 자들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 사실에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너는... 훌륭히 해냈다. 이 노부는 네가 자랑스럽기만 하구나!"단목신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상대를 응시하고 있었다. 천우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히죽 웃어보였다.
"뭘요. 다만... 조금 바빴을 뿐입니다."
"허허... 이 노부는 단목가의 피가 잘못되지 않았으리라 믿고 있었다. 너는 자랑스러운 단목가문의 후예임을 알아야 한다.""예, 아버님! 소자는 알고 있습니다."
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내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단목가(檀木家)라고...? 웃기지 마시오... 철천지 원수! 너의 목을 당장 베어 버리지 않는 것을 단지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그는 무서울 정도로 냉철한 이성을 유지했다. 원수를 아버지라 호칭한다는 것, 그것은 차라리 죽기보다 더 괴로운 고역이었다.
그는 참았다. 수백 번도 더 단목신수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해 온 것이다. 이것은 그가 아니면 도저히 지닐 수 없는 자제력이었다.
그는 어린시절을 마왕성에서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새삼 감탄했다. 그는 마왕성에서 인내와 극기를 배웠다. 그 누구도 참아내지 못할 것들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참아내는 법을 배운 것이다.
단목신수는 대견스럽다는 듯이 그를 쓸어보았다.
"이제 네가 봉황성의 제사왕야라는 지위에 불만을 가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천우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사실 그에게는 사왕야란 지위는 너무나 미미한 것이었다. 그러나 단목신수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마 삼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단목신수의 두 눈에 은은한 신광이 어렸다.
"그 아이들은 느낄 것이다. 단목가의 혈통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하나 이 노부는 네가 실력으로 그들을 감복시킬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천우는 그 말을 듣자 문득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소자 아버님을 찾았으나 한 가지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가영말입니다. 사실 이곳에 들어온 이유도 가영 때문이었으니까 말입니다.""허허헛......!"
단목신수는 가벼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을 받았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하나 가영은 너의 이복누이다."
"알고 있습니다."
"허허... 장차 네가 원하는 모든 여인은 너의 것이 될 수 있지 않느냐?"천우는 빙그레 웃음을 띄웠다.
"이제는 채화공자가 아닙니다. 소자가 출천환룡(出天幻龍)이라는 사실을 잊으셨습니까?""허... 그렇군. 노부가 실수를 했구나!"
단목신수는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순간 너무도 흡족했다. 반준, 아니 단목준이 자신의 아들임이 자랑스러웠다.
"하하하... 아버님께서 실수하실 때가 있으십니까?"
"허헛......."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부자간의 대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피보라가 튀고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듯했다.
천우의 가슴 속에는 무림대의(武林大義)와 원한의 감정이 그 순간에도 수없이 갈등하고 있었던 것이다.
삼절신군(三絶神君) 범고풍(凡古風).
천안(天眼), 귀검(鬼劍), 마뇌(魔腦)의 소유자.
그의 이러한 삼절(三絶)의 능력은 가히 독보적이었다. 한 번 본 것은 영원히 잊지 않으며, 천기(天機)를 꿰뚫어 보는 천안(天眼),귀신의 옷자락도 벤다는 귀검(鬼劍) 그리고 세상의 움직임을 앉은 자리에서 판단해 내는 무서운 마뇌(魔腦).......
그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그는 몇일 째 식음을 전폐하고 오직 방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몰라보게 수척해 있었다.
대체 무엇이 그를 고심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가 돌아왔다. 그것도 무섭게 커져서 돌아왔다."
그의 두 눈은 보통 사람보다 두 배는 컸다. 그랬기에 천안의 신비한 능력을 지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기이한 것은... 그를 처음 알 때부터 웬지 그가 의심스럽게 느껴졌다. 그의 얼굴은 무엇인가에 감싸져 있는 것 같았다."그렇다. 그의 눈은 바로 천안(天眼)이었다. 천하의 어떠한 역용도 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범고풍은 천우를 본 순간 마치 안개에 싸여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에게서는 무언가 수상쩍은 냄새가 난단 말이야."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회자(回子)무늬가 고풍스럽게 장식된 둥근 창문으로 다가섰다.
밤하늘.
암청색으로 맑은 밤하늘에는 긴꼬리를 문 유성이 흐르고 있었다. 명멸하는 별빛이 선연하게 한순간 지상을 내리비추었다. 범고풍은 명성(明星)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나 범고풍이 이곳 봉황성에 입문한 지도 어언 십칠 년! 그 수많은 날 동안 나는 한시도 편한 적이 없었다."그의 안색은 야천을 덮어오는 암운처럼 어두워졌다.
"그것은 이곳이 야망의 성(城)이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 한시도 야망을 품어보지 않은 적이 없었고 또 그 때문에 단 하루도 잠을 잘 수 없었다."대체 그의 말을 누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인간이 어찌 십 칠 년 동안 한 번도 잠을 자지 않고 살아올 수 있단 말인가? 도저히 믿기 어려운 말이다. 그러나 그는 정말 잠을 자지 않았다. 그는 아주 잠깐 동안의 휴식으로 기나긴 불면의 피로를 눌러두고 있었던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의지력의 소산이 아닐 수 없었다. 이윽고 그는 시선을 벽으로 돌렸다.
묵검(墨劍).
한 자루 서기 어린 묵검이 벽 상단에 걸려 있었다. 그의 가늘고 선명한 검미가 가볍게 꿈틀거렸다.
"한데 오늘... 나는 비로소 나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다. 그는 최소한 나 범고풍을 능가하는 인물이다."그는 벽으로 다가서 묵검을 손으로 쥐었다.
맑은 검음을 울렸다. 범고풍을 뽑아들자 묵색 검신이 드러나며 실내에 싸늘한 예기를 발산했다. 그것은 천하의 보검이었다.
귀혼변환검(鬼魂變幻劍).
그는 묵검을 허공으로 치켜 올리며 결연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도박이다! 그가 아니면 내가 죽어야 한다!"
옥수서생(玉手書生) 유세옥(庾世玉).
봉황성의 제삼왕야(第三王爺).
그는 미세한 파공음도 내지 않는 절세의 부운지연(浮雲池蓮)의 신법으로 어딘가를 향해 내닫고 있었다.
어둠으로 덮여 있는 성내는 적막하기만 했다. 대전과 거각 몇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던 것이다. 거대한 누각들이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며 어둠 속에서 버티고 있었다.
유세옥은 침중한 안색으로 뇌까렸다.
"그는 강하다. 이제껏 나 유세옥이 두려움을 느껴본 상대는 결코 없었다. 하나 그만은 웬지... 두렵다."그는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토로했다.
당세 제일의 미장부로 평가되는 제삼왕야 유세옥, 그는 용모만이 천하제일은 아니었다. 초절한 무공 또한 단목신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무적의 경지에 이른 상태였다.
여인처럼 섬세한 손으로 말미암아 옥수(玉手)라는 별호를 갖게 된 그는 그 고운 손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험한 일들을 모두 거뜬히 헤치웠다.
봉황성의 지고한 명성이 어떻게 이룩될 수 있었던가?
그 찬연한 위명의 성세를 이룬 공적의 태반은 그가 삼절신군 범고풍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고 사마의 무림들에게 있어 유세옥의 아름다운 옥수(玉手)는 공포와 죽음의 손(手)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손이 떨리고있었다. 천하의 그 어떤 일도 수행해 낸 그의 옥수가 이번에는 긴장과 두려움 속에 전율하고 있는 것이었다.
출천환룡이라고 불리는 불가사의한 능력의 제사왕야.
그를 뇌리에 떠올리며 유세옥은 그 당당했던 자신감이 스르르 사라져 버리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껏 천하를 주유하며 뇌성처럼 떨쳤던 그의 기백이 맥없이 무너져 내림을 스스로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결심한 것이 있었다.
"그와의 싸움 이전에 나는 나 자신을 시험해야 한다."
대체 그는 무엇을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것일까......? 그의 약점은 그가 지나치게 강한 것임을 그는 알고 있을까? 강한 것은 부드러운 것을 결코 자르지 못한다. 유극강(柔克强)라고 했다.
잠시 후 그는 한 채의 대전 앞에 이르렀다. 그곳은 출천환룡의 거처였다. 그는 무수한 상념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는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
한 순간 정지했던 그의 걸음이 다시 재빠르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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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욜 남은 시간도 즐거움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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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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