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량, 전국 혼조세·서울 대폭 꺾여
내년 ‘상저하고’ 예상
올 4분기 들어 전반적으로 주택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양상을 띄고 있다. 매수·매도자 간 희망 가격에 차이가 나면서 계약 성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매매를 보류하고 차라리 당분간 전세로 가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조만간 꼭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면 어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까.
사진 삭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10월)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1845건으로 지난 9월(3367건) 대비 4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매매 거래량은 올해 1월 1411건, 2월 2450건, 3월 2985건, 4월 3188건, 5월 3428건, 6월 3847건, 7월 3586건, 8월 3860건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9월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꺾였다.
전국 주택 매매량(KB부동산)은 1월 2만5761건에서 5월 5만5176건으로 증가하다가 6월 5만2592건, 7월 4만8170건, 8월 5만1578건, 9월 4만9448건으로 늘었다가 줄었다가를 반복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집을 매수하지 않고 전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하는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세 가격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낙폭을 좁혀오다가 지난 8월 0.15%로 상승 전환 후 9월 0.32%로 2배 이상 뛰었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는 내년 상반기 집값 추이를 보면서 ‘내 집 마련 전략’을 짜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타이밍 보다 가격 메리트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조정장 초입 국면으로 함부로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내년은 소박스권 장세 속 ‘상저하고(上底下高)’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급 부족 불안심리에 2008~2012년처럼 강한 더블딥(이중침체)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타이밍만 보지 말고 가격 메리트를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집을 꼭 사야 할 실수요자라면 고점(2021년 10월) 대비 서울 인기지역은 20%, 기타 지역은 30% 이상 떨어진 매물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1달간 강남에서도 몇억원씩 하락 거래된 물건들이 쏟아지고 있다. 도곡동 쌍용예가는 2년전 최고가 대비 9억4000억원, 도곡렉슬은 6억4000만원, 도곡 삼익은 5억9000만원씩 각각 하락 거래된 물건이 나왔다.
실수요자 상황에 따른 맞춤형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상하방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서울 등 주거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상방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무주택자라면 청약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좋지만 대출을 받아야 하는 등 자금력이 낮다면 구축으로 선회하되, 주변 시세 대비 10%가량 저렴한 급매물로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갈아타기 1주택자라면, 최근 주택 거래가 둔화되는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기존주택 처분 후 신규주택 매입하는 게 좋겠다”며 “서울처럼 가격 방어가 가능한 지역은 매도 대신 전세를 주고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