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 들어가는 말
입시과열과 기독교교육이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 들이 어떤 형태를 취하던 종래에는 입시문제와 연결되지 않을 수 없음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경제적 지출이 크다는 사교육비 부문과, 입시 과열 현상, 교실붕괴, 대학생 학력저하, 교육이민 따위의 문제들은, 결론적으로는 한국 교육의 부재를 드러내는 것들임과 동시에 모든 국민들이 우리의 정상화되지 못한 교육 속에서 과도하게 집착하는 병적인 입시제도를 지나칠 수 없게 하였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한국 학교 교육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짓는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이 같은 질문에 누구나 가장 쉽게 내어놓을 수 있는 대답은 아마도 '대학 입시'일 것이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궁극적으로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학생들을 비롯하여 교사와 학부모들까지 거의 모든 이들이 교육에 관하여는 ‘대학 입시’에 전적으로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은 대학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이러한 입시 위주의 교육은 교육의 정상화 실패를 비롯한 많은 문제점들과 사회적인 병폐를 낳으면서도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글을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현황을 살펴보고, 입시과열의 원인과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짚어본 뒤 그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2. 본론
(1) 우리나라 교육 현황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어떨까?” “지금 교실에서는 어떠한 교육이 행해지고 있는가?”
공교육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교육에 거는 기대도 많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공교육은 사람들의 이러한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했다. 지금의 공교육은 입시위주의 교육과 맞물려 조기유학문제, 사교육의 대두, 비인간화 현상, 왕따 문제, 교실붕괴와 같은 굵직한 문제들로 얼룩져있다. 교육의 3대 지표를 지-덕-체 라고 볼 때 ‘덕’과 ‘체’는 소홀히 한 채 오로지 ‘지’만 주입하면서부터 학교교육이라는 말과 입시를 위한 교육이라는 말은 일맥상통하는 말로 쓰이게된 것 같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뜨겁다. 이러한 교육열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고, 지금 우리나라를 이렇게 발전시키는데 커다란 몫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제도에 종속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전락되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입시 위주의 교육이 전적으로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현실 상 인문계 고등학교가 대학 입학을 전제로 한 예비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인문고교가 입시위주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다만 문제는 입시만을 겨냥해서 수업 및 학력측정을 하는 바람에 고교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만큼 입시경쟁이 지나칠 정도로 치열한 나라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된 것에 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되어온 입시경쟁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나타나 청소년들을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교사까지도 피를 말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이런 입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방책을 세워 제도를 바꾼다고 하여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그것들은 나름대로의 해결책이었을 뿐 오히려 학생들에게는 피해가 더 심해졌고, 더욱 악화시켰다. 가장 최근의 2004학년도 수능이 끝난 후에도 자살을 하는 학생들이 나왔고, 또 한번 고등학교의 교실을 술렁이고 울음바다로 번졌다. 겉으로는 매우 충격적이고 경의를 표하면서 속으로는 매년 같은 현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사실에 무덤덤 해지는 것은 아닐까한다. 보도되거나 매체를 통해서 나오지 않을 뿐이지 실제로 죽어 가는 학생들은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모두 우리 사회와 교육에 의한 피해자들인 것이다.
(2)입시 경쟁의 의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입시위주의 교육이란 교육의 3대 지표를 지-덕-체 라고 볼 때 ‘덕’과 ‘체’는 소홀히 한 채 오로지 ‘지’만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의 내용도 입시만을 위해 엄선된 내용을 암기시키는 암기 위주적 교육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입시 경쟁이다. 입시경쟁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학교나 대학에서 신입생을 뽑을 때 “입시”라는 것을 실시하여 성적에 따라 신입생을 결정함에 따라 지망자들 사이에 일어나게 되는 경쟁을 말한다. 그러나 성적은 반드시 필기시험의 형식을 취한 본고사나 수능시험뿐만 아니라 학생부, 면접, 논술 등에서도 산출하며, 그렇게 산출된 점수에 근거해서 석차를 매기게 된다. 입시경쟁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 석차를 놓고 벌이는 경쟁 즉 석차경쟁이라는데 있다. 이러한 입시경쟁을 격화시키는 정책으로서 제도화한 것으로는 “입시국가관리”와 “대학간 서열체계”의 둘이 주목을 요한다. 입시국가관리에는 국가에서 직접 입시를 출제하고 실시하는 “직접관리”가 있고, 학교와 대학을 통해서 국가의 방침대로 입시를 조직 실시하는 “간접관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양자를 결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국가는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에 재학생의 학업, 봉사활동, 특별활동 등의 기록을 작성할 때 일정한 방식을 따르도록 하고, 그 기록에 따라 “학생부등급”이라는 것을 내도록 지시하며, 그 기록을 컴퓨터의 네트웍에 등재하여 전국의 어느 대학이든지 그것을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참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므로 설사 대학에서 수능시험의 성적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만약 학생부기록을 신입생전형에 사용한다면 석차에 따른 정원 내 입학허가라는 신입생선발원리는 그대로 따르고 있는 셈이다.
(3) 입시과열의 원인
1) 잘못된 입시제도
개혁을 거듭해온 교육제도 가운데 단연 으뜸을 차지하는 것이 입시제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제도는 여전히 한국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자리잡고있다. 특히 대학 입시제도는 해방이후 큰 개혁만 해도 12차례나 있었고 부분적 변경은 거의 매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수시로 바뀌어져왔다. 이번에 실시하게 될 2005년 수학능력 시험도 대폭 변경된다고 하여 학부모와, 교사, 수험생들이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입학전형제도의 변천과정을 보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전형방법을 모두 동원한 것과 같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왔으며, 때로는 시대의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하기도 하고, 때로는 제도의 시행결과로 제기된 문제점에 대응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전형방법과 절차를 개정하여 왔다. 그 결과, 그 동안 비슷한 전형방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세부적인 사항은 거의 매년 약간씩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따라 중·고등학교의 교육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표류해왔다. 그렇다면 지금의 입시제도가 무엇이 잘못되어 입시과열의 원인이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99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3학년도까지 시행되어 왔던 학력고사가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를 측정함으로써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평가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주장에 따라 학력고사를 대체한 것이다. 수학능력시험은 범교과적인 능력을 측정하고, 학생들의 입학부담감을 경감시키며, 합리적인 대학진학 지도를 가능하게 하고, 과외의 효과를 극소화하기 위해서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동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분적으로는 수능시험의 효과에 대해 기대를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회의를 나타낸다. 수능시험의 실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수능시험의 실시는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혼란과 부담만을 가중시킬 뿐이며,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즉 수능시험이 필수적인 수학능력을 측정하는데 그침으로써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경감시키고 과외의 효과를 극소화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별 고사, 수능시험이 함께 병행됨으로써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공부 외에 수능시험 공부라는 추가의 부담만 더 지우는 결과가 되었다는 것이다. 새롭게 부과된 학습 부담감은 새로운 유형의 과외욕구를 유발시켰다. 또, 수능시험이 탈교과적이고 범교과서적 이어서 교과서의 공부만으로는 성취효과가 적은 문제로서 구성된다면, 학생들은 현행 공부는 계속하면서도 새로운 학습부담을 지게된다. 그리고 수능시험의 언어, 수리탐구, 외국어 영역은 결국 국어, 수학, 영어라는 학교 시험과목과 의미 있게 변별될 수 없으며, 따라서 국ㆍ영ㆍ수 과목에 더욱 편중될 우려가 있다. 물론 사회 과학과목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이의 비중은 전체적으로 볼 때 크지 않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이 수능시험은 학력고사의 암기위주의 교육방식, 고액 과외의 열풍, 사교육의 확대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며, 중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10년 간의 시행 결과를 보았을 때 현재의 수능시험은 이러한 목표들을 제대로 실현해 냈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잘못된 입시제도로 인하여 중ㆍ고등학교 교육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오직 입시를 위한 교육 즉, 입시제도에 종속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전락해버렸다. 지나치게 학생들의 자율과 개성을 억압하고, 모두에게 동일한 교과 내용과 교과 과정을 강요하는 전시대 공교육의 폐습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까지도 개혁되지 못하였다. 입시제도는 현재까지 학벌이 성공의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을 단 한번의 시험으로써 그간의 학력을 점수로 환산하게 하여 과열경쟁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그것은 공교육의 실패와 함께 한국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로 연결되어 사교육 과열 현상, 교실 붕괴 현상, 대학생 학력 저하 문제, 해외 교육 이민 등 한국 사회의 뼈아프고 다양한 문제들을 양산해 내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교육을 시행해서는 결국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의 교육을 실시하게 되고 만다. 또한 현재의 학업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학생의 경우와는 달리 어느 정도 학교 교육에 적응을 하는 학생일 경우, 현행 입시 제도에서 살아남아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하여 지나친 사교육비 부담도 마다하지 않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감을 만연하게 하고 교사의 권위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또 입시를 치른 이후에는 별다른 목표 없이 대학 입시만을 위해 대학 입학 전까지 지겹도록 공부를 해 오던 학생들은 대학 입학 후에 학습의 목표를 상실하게 되고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고 새롭게 주어진 자유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따라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다시 대학생의 학력저하현상을 초래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교육에서 겉돌게 하며, 더 나아가 이후 자신의 진로선택에 있어서도 실패하게 만든다. 결국 잘못된 입시제도는 한국의 교육 전체를 위기에 처하게 한다.
2) 대학 서열화에 따른 학벌주의 사회
신문에 발표된 고검 차장 이상 검찰 고위간부의 출신학교를 보면 모두 42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31명으로 무려 73.8%를 차지한다. 그리고 고려대 출신이 6명, 성균관대 출신이 3명 그리고 연세대 출신이 2명이며, 다른 대학 출신은 전혀 없다. 여기서 보듯 우리 사회에서 권력은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극소수의 학벌에 의해 배타적으로 독·과점 되어 있다. 이런 사정은 비단 법조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1999년 1월 현재 3급 이상 행정부 고위관리의 분포를 보면 모두 561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202명으로 36% 연세대 출신이 47명으로 8.4% 그리고 고려대 출신이 43명으로 7.7%, 성균관대 출신이 39명으로 7%를 차지한다. 국회의원들의 경우에도 16대의 경우 총원 273명 가운데서 서울대 출신은 104명으로 38% 고려대는 35명으로 13% 연세대는 17명으로 6% 그리고 성균관대는 13명으로 4.7%를 차지한다. 경제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100대기업 최고 경영자의 숫자를 보면 서울대가 74명 연세대가 16명 고려대가 14명 한양대가 8명의 순이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 출신이 왕족이고 몇몇 명문대 출신이 귀족이며 대학을 나오지 못한 사람은 천민이란 것은 한갓 비유가 아니라 객관적 현실의 표현인 것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대학진학을 그들의 인생 행로를 바꿀 일생 일대의 과업으로 만든다. 학벌의식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은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교육은 커녕 우울증과 자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 단일한 교육과정과 교과서
국가에서 단일한 국정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이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국정 교육과정은 공립이든 사립이든 모든 학교가 다같이 채용해야만 한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은 것을 똑같은 방법으로 가르치고 한 문제에 하나의 정답을 가르친다는 정책과 제도는 시험성적과 석차에 근거해서 신입생을 뽑는다는 관행을 낳았고, 학교들로 하여금 그러한 입시에 대비해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입시위주교육”을 초래했다. 마침내 과외공부는 진짜 공부고 학교공부는 요식 행위라는 생각이 팽배하게 되었다. 또 교과서를 달달 외고 문제풀이의 요령을 배우는 것이 공부의 전부라는 생각도 널리 퍼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이 하여 입시경쟁이 격화되어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입시경쟁에 내몰리게 되자, 진학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어 대학생자리의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이는 효과도 주었다.
4) 등록금 통제와 학교 통제
학교의 등록금을 통제하여 일정한 액수 이상 받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학생을 다루는 문제, 교원의 인사, 재정의 운용, 학교의 시설이나 설비, 기타에 관해서 공립·사립을 막론하고 철저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 국가통제로 인하여 그와 같은 자유활동이 불가능한 여건에서는 자체의 교육철학에 따라 교육활동을 벌인다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보람을 찾을 인센티브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런 인센티브가 사라졌을 때 남는 옵션은 되도록 돈과 노력을 아끼면서 돈이나 벌자는 것말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 학교의 특히 사립학교의 비리라는 문제는 그래서 생기게 되는 것이지만 입시경쟁과 관련해서 주목할 것은 되도록 돈과 노력을 아끼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 하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에 “입시위주의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교과서의 내용을 달달 외게 하고 왼 것을 시험을 보아서 석차를 매기고 석차 낮은 아이들을 구박함으로써 입시경쟁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보다 돈과 노력이 덜 드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5) 부족한 대학의 재정지원 국가의 대학정책
한국에서 국가의 대학재정지원은 사실상 국립대학에 한한다. 사립대학의 재정지원은 사실상 없다. 그 결과 대학의 자율성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학사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한편 사립대학은 국가에서 통제하는 학생등록금에 의존하는데 학생의 등록금은 국가에서 통제하므로 재정적인 제약을 받고 있으며, 역시 국립대학에 비할 만큼 운영상의 국가간섭이나 통제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제약이 대학의 교육 및 연구활동을 위축시키고 학사운영은 최소경비로 기본적인 것에 한한다는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 대학교육이 부실화할 때 대학진학을 눈앞에 두고 어느 대학을 택할지 결정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국립인지 사립인지, 서울에 있는지 지방에 있는지, 그리고 오래 된 대학인지 새로 설립된 대학인지 하는 피상적인 것말고 달리 무엇을 보겠는가. 대학교육의 부실화는 대학간 서열체계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임에 틀림없다.
(4) 입시 교육의 폐해(문제점)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입시위주의 교육현상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교육 외적인 요인과 함께 교육 내적인 갖가지 요인으로 인하여 야기 시킨 파행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입시위주 교육이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어떠한 문제점들을 야기 시키고 있는지 알아보자.
1)학생에게 주는 고난
① 지적편협
딱히 누구에게 그 책임을 지울 수는 없겠지만, 한국의 고등학교에서는 “중견국민을 위한 고등보통교육” 을 실시한다는 교육법의 법령과는 동떨어진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점수를 높이기 위하여 오직 주입식 수업과 암기학습에 4선지 문제풀이 수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더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한 입시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입시교육이 마치 국·영·수 교육인 것처럼 되어, 그 밖의 교과에서의 재능이나 적성이 무시되고 있다. 국·영·수 등 주지교과 중심의 수업, 암기 위주의 학습, 과외, 상위급 학생위주 수업은 단순한 박식주의식 교육으로 흐를 수 있다. 암기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행의 입시교육에서는 학생들은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지적 사고력, 조직력, 창의력, 상상력, 비판력 등 고등정신기능의 학습은 불가능하다. 현대사회에서는 지식은 엄청난 속도로 축적되어 가고 있고 새로운 지식이 생산되면서 여태까지의 지식은 또한 급속도로 낡아 간다. 급속도로 축적되어 가는 지식, 급속도로 노후화 하는 지식을 어떻게 선별해서 가르치느냐도 문제이지만, 단편적인 지식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중·고등 학생들은 곧 노후화 될 지식을 그렇게 암기로 기억하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큰 역할 중의 하나가 지식교육인 바에야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배우는 지식이 어떤 지식이냐에 있다. 학생들이 정작 배워야 할 것은 지식 그 자체보다는 지력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지나간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어디를 가나 이러한 지력을 교육이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외치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학교에는 그 모든 것이 허공을 향한 외침일 뿐 그것들이 교육의 현장에 실제로 살아 남아 있지 않다. 대학입학이 점수경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시험에서 한 점이라도 많이 따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자니 배점이 많은 국어·영어·수학 공부에 전념한다는 것은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영·수 중심의 공부는 자신이 개척하고 관심을 집중시키고 싶은 다른 재능을 개발할 기회와 시간을 박탈한다. 음악, 미술, 스포츠, 문학, 과학, 사상 등은 그 방면에 재능이 있고 그 계통으로 진학하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고등학교에서 이런 방면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의 소망을 무시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예체능 시간을 국·영·수 공부에 할애해 버린다는 것은 예체능 교육을 포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재능을 짓밟는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 어느 교과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는 주장을 할 생각은 없다. 다만, 개개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되어야 하리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따름이다. 인간에게는 지능검사로 측정할 수 없는 다른 능력이 얼마든지 있다. 대학에 입학할 가능성이 없는 2/3가 넘는 학생들이 한결같이 지능이 낮은 것도 아니려니와, 지능이 낮다고 해서 그들의 다른 능력도 낮다고 볼 수 없다. 그들의 지능이나 다른 능력이 활용되고 개발될 수 있는 교육도 있어야 할 것이고 그것이 전인교육일 것이다.
② 정서적 파탄
극심한 경쟁의 와중에서 틀에 박힌 입시위주의 공부에 쫓기는 학생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시간을 갖지 못하며,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여 엄청난 정서적 시련에 빠진다. 긴장과 좌절과 갈등을 경험하여, 엄습하는 실패에 대한 불안과 무력감, 그래서 무시로 오는 실의에 빠져 자살의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더구나, 대학입시에 합격할 자신감이 부족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학교수업에서 학습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고 일찌감치 공부를 포기하기도 한다. 공부가 재미있어야 학습에 대한 동기도 생기는 법인데, 실패를 다반사로 경험하는 학교에서 학습동기가 생길 수가 없다. 사람은 태어나서 약 20년 간이 가장 빠르게 성장, 발달하는 시기다. 그러한 한참 성장할 나이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은 충분한 운동과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그러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한 조사연구의 추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다닐 때, 하고 싶은 운동을 자주 했다는 학생이 19.7% 밖에 되지 않는다. 또 한 조사연구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운동, 휴식 및 놀이시간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4학년이 하루에 1시간 17분인 반면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은 41분에 불과하다. 사람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양의 운동이 필수적인데, 고등학생들이 갖는 41분은 아무래도 너무 적어 보인다. 이처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학교공부나 학교성적과 관련하여 대단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래서, 공부에 쫓겨서 거의 정신질환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놀랄 만큼 많다. 한 연구에서 그러한 스트레스가 어떻게 표현되는 가를 조사했는데, 큰 소리를 지르고 싶다(38.5%),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36.4%), 불안하고 초조하다(33.5%), 두통이 있다(32.3%), 무언가를 부수거나 때리고 싶다(30.7%), 왠지 모르게 슬프다(24.5%), 부모나 선생님께 반항한다(16.8%), 복통이나 위장병이 있다(14.0%),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다(11.3%), 가출하고 싶다(8.8%), 축농증 등 비염이 있다(8.0%), 불면증(6.7%), 악몽(4.0%) 등으로 반응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11.9%에 불과하고, 82.1%의 청소년이 여러 가지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고 있었다고 한다. 공부 압력과 성적 때문에 1년에 130명, 즉 사흘에 한 명 꼴로 자살한다고 한다. 학교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한 학생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을 갖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된다는 반응이 26.7%, 그 심정이 대체로 이해된다는 반응이 43.5%로서 동감한다는 편이 모두 70.2%으로서 10명 중 7명이 평소 학생들의 공부와 입시에 대해서 거의 절망적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를 접하면서 우리는 공부와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 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학교에서의 지나치게 빈번한 시험은 학생들에게 엄청난 시험불안을 갖게 한다. 그래서 입시 스트레스 증후군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입시 스트레스 증후군이란, 수험생이 심리적 신체적으로 인해 겪는 다양한 복합적 증상군으로 1980년경부터 정신과에서 쓰기 시작한 심리학적 질환이다. 이 증후근은 긴장으로 인한 두통, 시력 장애, 잦은 소변, 위장 장애, 현기증 등의 신체적 증상과 불면증이나 과민으로 인해 사소한 자극에도 흥분을 잘 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심한 경우에는 공부뿐 아니라 삶에 대한 흥미나 의욕을 상실하고, 식욕 부진, 극도의 무력감을 나타내며, 극심한 정서적 혼란 상태에 빠져 정신병적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③도덕성의 붕괴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근본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게 되어 있고, 그러한 경쟁구조는 여러 가지 도덕적 문제를 야기한다. 부모는 학교에 대해서 입시위주 수업을 강요하다시피 하고, 교사는 학생에 대해서 입시공부만을 요구하고, 학생끼리는 동료의식이 마비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경쟁의식이 빚어낸 것이다. 불신과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있다. 학생들의 도덕성 발달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학교에서는 도덕수업도 하고 교사는 훈계도 한다. 그러나 입시총력전이 전개되고 있는 마당에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문제는 사치스런 난센스가 되어버린다. 도덕성은 타자지향성과 자기지향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도덕의 타자 지향성은 타인의 복리를 생각하는 성향을 말한다. 질서를 지키는 것, 남을 괴롭히지 않는 것, 남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 등은 모두 도덕의 타자 지향성이다. 입시교육의 와중에서 학생들은 타자 지향적 도덕성이 거의 마비되어 있다. 노트도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 하나만 보더라도 함께 하는 정신이 없고, 동료간의 진정한 우정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기지향적 도덕성이 살아 있느냐 하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입시공부에만 전념할 뿐 집안 일을 돕는 일도 없고, 청소나 심부름도 하지 않는 등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이처럼 개인주의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 학생들의 도덕성의 마비는 한동안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각종의 부조리, 비인간성, 불신풍조, 배금주의, 이기주의 등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 한편 입시공부의 독촉 이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부모가 오히려 자녀들의 도덕성 학습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입시교육의 압력은, 그래서, 도덕적 무장이 약한 학생들을 반사회적 비행으로 내몰던가 비사회적 성격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2) 교육에 주는 재난
① 교육목적의 무산
한국의 입시위주교육은 교육본래의 이념을 완벽하게 거스르고 있다. 이른바 입시준비 교육철학이 본연의 이념을 혼선에 빠트려 놓고 있다. 앞에서 누차에 걸쳐 지적한 바와 같이 입시교육은 첫째, 교육본래의 목적인 고등정신기능의 양성을 외면하고 단순지식의 암기나 곧 낡아버릴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가르쳐야 할 내용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입시에서 출제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만을 가르치고 창의력, 탐구력, 비판력 등은 가르치지 못하고 더구나 앎에 대한 산뜻한 희열이나 환희를 체험시키지 못하는 학교수업은 교육 본래의 모습을 일그러트리고 만다. 둘째로 입시교육은 인간교육을 거의 완벽하게 외면하고 있다. 음악이나 미술, 문학 등 인간생활의 양념이 되고, 인간성을 윤택하게 하는 활동은 완전히 도외시되고 있다. 학생들의 개인적 재능이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클럽활동 등이 완벽하게 등한시되고 있다. 입시교육과 입시공부가 최고의 목표가 되어 있는 학교에는 민주주의 의식, 도덕성, 협동심, 질서의식 등을 기르는 가치교육이 사라진 지 오래다. 입시위주교육에서 교육 본래의 목적은 완전히 무산되고 교육외적 목표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육은 전인의 철학을 그 기본전제로 한다. 교육에서의 전인철학은 균형된 인간을 교육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한다. 그 균형은 지, 정, 도, 예의 균형을 말하며, 그 위에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전인교육이다. 전인교육은 모든 사람들의 기대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 이상의 추구를 가로막고 있다. 아마도 어쩔 수 없이, 세상이 그러니, 전인철학을 잠깐 제쳐두고 우선 아이를 대학에 입학이나 시켜놓고 보자는 것이 부모의 마지못한 심경일 것이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하는 이 체념이 교육을 반인간적 인습에서 탈피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한, 전인교육은 허공을 향한 외침에 불과하다. 교육은 지적으로 영민하고 성격적으로 원만하며 의지적으로 투철하고 도덕적으로 올곧은 인간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교육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동원하는 것은 이런 전인을 기르기 위해서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교육정책 입안자나 행정가나, 교장이나 교사나, 부모 등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전인을 기르기 위하여 노심초사 걱정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입시제도가 이런 모든 노력을 허사로 만들고 있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미래지향적이다. 지금의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은 당장은 우리의 심정을 진정시켜 줄지는 모른다. 그런, 그것은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본심을 호도하는 변명에 불과하다. 긴 미래를 내다본다면 지금의 입시제도 하에서의 교육은 문제가 크다. 입시제도 자체도 문제고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는 운명론적 체념도 문제다. 지금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일할 때는 지금이 아닌 21세기다. 미래에는 오늘날보다 더욱 전인적인 인간상이 요구되며, 그런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서 지금의 교육이 필연적으로 더욱 격조 높은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오늘의 한국교육이 이러한 인간을 길러 낼 수 있는 격조 높은 교육인가? 그 대답은 부정적이다. 전인교육이란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은 그것이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이거나, 그것이 잘 안되고 있어 걱정스러워서 이거나, 아니면 죄책감에서일 것이다. 어느 경우든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인교육이란 말을 너무 자주 들어서 거기에 대해 무감각, 무관심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것이 거추장스러운 빛 바랜 슬로건 정도로 되어 버린 것이다.
② 교육방법의 비교육성
교육목적의 무산만도 아니고 전인교육의 부재만이 아니라, 교육을 하는 과정과 방법자체도 문제다. 주입식 교육과 이에 발맞춘 학생들의 암기식 학습이 하나의 관행이 되어버렸다.
정상교육은 교육과정이 규정한 시간표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충분히 설명을 해 주어야 하고, 학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면 질문을 하게 하고, 깨우쳐 주고, 토론하게 해야 한다. 과학교과에서는 실험도 시켜야 할 것이고, 그림을 그려보고, 감상하고, 지어보고, 견학하고, 관찰도 시켜야 할 것이다. 또 방과후에는 취미에 따른 과외활동, 특별활동도 권장해야 할 것이다. 숙제도 부과하고 예습, 복습도 시켜야 할 것이다. 칭찬도 하고 훈계도 해야 할 것이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에서도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간단히 말해서 정상적인 학교수업이다. 이러한 수업이 아쉬운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등학교 중에서 이런 교육을 하는 학교가 얼마나 있을까? 교장이나 교사의 교육철학이 아무리 굳건해도, 지금의 입시제도 하에서는 이런 본래의 교육은 구조적으로 어렵게 되어있다. 마치 점수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버린 듯 우리나라 학교교육에는 창의력, 탐구력, 지적 호기심과 같은 고등 정신과정은 발붙일 틈이 없다. 학교가 정상적인 수업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데서 드러난다. 학생들이 수업내용의 반 또는 그 이상을 이해 못한다는 반응이 91%나 된다. 교과서 내용이 지나치게 어렵고, 가르쳐야 될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선행된 학습에서의 결손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되는 수업, 그러한 결손을 보충하려는 노력의 부족 등도 한몫 할 것이다. 그래서 교육이 과외로 빠져나가는 형상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있는 모습의 소위 정상수업은 실종 된지 오래다. 이처럼 우리의 입시위주의 교육에서는 교육의 본래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리 고상한 교육목표를 추구한다고 해도 교육하는 과정과 교육방법이 비교육적이면 그것은 이미 교육의 본질을 배반하는 것이 된다. 정상수업의 실종도 문제지만, 또 하나 문제인 것이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응당 있어야 할 특별활동이나 과외활동이 증발되어 버린 것이다. 특별활동은 정규수업 외에 하는 취미 클럽활동, 자치회, 연구회 등인데, 이러한 활동에 써야 할 시간이 거의 전부 교과공부에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자율학습, 보충학습 시간이라는 것이 있지만, 그것도 실질적으로 교과학습에 사용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방학이 있지만 대부분의 고3 학생들은 방학 때 등교하여 공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교과공부 이외의 어떠한 활동도 할 수 없는 딱 한 처지에 있다. 어떻게 보면 고등학생들은 대학 입시만 끝나면 깡그리 잊어버릴 입시위주 박식공부 때문에 몇 배나 더 소중한 다른 시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교육이 절름발이 교육이 되고있다고 말할 수 있다.
3)부모, 사회에 주는 영향
① 부모의 힘겨운 부담
대입 지망생이 있는 가정이 가정의 정상적인 기능이 마비되어 버리기 일쑤이다. 거기에는 항상 긴장이 감돌고 있고, 형도 동생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큰 기침한번 하지 못한다. 모두 눈치를 살펴야 한다. 입안이 온통 착 가라앉아 우울하다. 교육열이 높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출세하려면 대학간판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한국인의 마음속에 깊숙이 뿌리 박혀있어 부모들의 발목을 잡고있다. 고3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다른 가족도 그렇지만 특히 어머니의 심리적 고통이 가장 크다. 아이가 고3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처럼 어머니도 고3모 증후군에 걸려있다. 아이가 그렇듯이 고3 어머니도 잠 못 자고, 친구도 못 만나고, 늘 불안하고, 취미활동도 못하고, 늘 스트레스에 가위눌려있다. 아이와 함께 고통을 겪으면서 어머니의 고3모 증후군은 몇 가지 다른 증상을 더 가지고있다. 아이의 장래에 대한 걱정이 그 하나이다. 어머니에게는 아이가 “대학에 못 들어가면...”하는 아이의 장래를 걱정해야 하는 고통에 시달린다, 그리고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안으로 삭여야 한다는 것이 그 둘째다. 자신의 고통을 밖으로 내 놓을 수가 없다. 셋째는, 이렇게 아이를 몰아붙여도 되는 것인가 아니면 아이의 눈치만 보고있어야 하는가 라는 갈등을 갖게된다. 거기에다 시험 안치는 다름 자녀에 대하여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 할 때의 죄책감도 있다. 이 모든 증상이 고3모 증후군인 셈이다. 어머니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고 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꼭 대학에 입학시켜야 한다는 교육열이 빚고있는 과외열풍은 부모에게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두가 과외를 시키는 추세 속에서 과외를 시키려 해도 금전적 부담이 되고, 과외를 못시키면 죄책감에 고민하고 심리적 부담을 지게된다. 과외가 변질되어 교육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말고도, 그것이 부모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냥 두고 볼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②사회적 병폐
입시위주의 파행적인 교육은 가정과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지금 현재 서울은 인구 집중으로 주거문제, 교통문제, 환경문제, 범죄문제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인구집중의 큰 원인의 하나가 대학 때문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서울 안에서도 소위 “8학군”의 형성으로 지역 간의 교육적 격차로 인해 많은 문제가 있어왔다. 그리고 사회전체가 해마다 입시 증후군을 앓고있는 것도 우스운 풍경이다. 교통이 통제되고 출근시간 조정되고 부모들은 모든 일을 멈추고 하루종일 굳게 닫힌 시험장 학교의 정문 앞에서 서서 두 손을 모으고 안절부절하며 지낸다. 입시과열 경쟁으로 인한 사회부조리나 범죄 역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고액과외 내지 불법과외,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교 내에서의 갖가지 시험부정, 거액의 수수료를 주고받으면서 이루어지는 입시부정, 고위층과 결탁된 입시 브로커들의 등장은 입시병이 가져온 우리사회의 병리적 현상들이다.
4) 교회 교육에 미치는 영향
① 출석 문제
시험 기간의 주일 학생 출석의 경우, 출석률이 대개 20-30%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시험 기간에 해당되는 주일의 경우, 행사나 특별 활동은 아예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학생 자신의 심리적 부담뿐 아니라 교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가정의 분위기 역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행사는 고사하고 심지어 분반공부마저 위협을 받게 된다. 고등부3학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예외 없이 고등부 3학년의 예배출석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조차도 ‘우선 대학에 붙고 나서 신앙생활을 해도 늦지 않다’는 논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내세우고 있기도 하가. 수련회의 경우, 3학년들은 마지막날 하루 특별히 시간을 내어서 후배들의 수련회 장소를 방문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방문을 와준 3학년들에게는 수련회 수칙을 적용하지 않는 특혜를 주기까지 한다. 결국 시험기간이나 고3학년이 되면 신앙생활마저도 유예기간에 들어가 버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② 신앙양태 문제
입시위주의 교육 분위기는 신앙양태 마저도 기형화되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이는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험을 위한 주술행위가 위험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불안감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초월적인 힘의 도움을 얻기 위하여 주술적인 믿음에 의지하는 경향이 날이 갈수록 번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부모들의 묵인 내지는 동조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백일주를 마신다던가 복 주머니나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하고, ‘축 합격’이라고 씌어진 은반지를 끼거나 행운이 있다는 행동들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술적이고 미신적인 경향은 기독학생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이 학생들의 영혼에 미칠 영향은 심각하다. 시험에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영혼마저도 팔 수 있다는 식이다.
입시위주의 사고는 교회에서도 입시생 위주의 사고를 조장하게되어 비진학생이나 실업계 학생에 대한 무관심을 초래했다. 교회마다 대학 입시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있어도 실업계나 비진학생으로 취업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배려는 전무한 형편이다. 또한 입시위주의 사고는 교회 내에서도 공부 잘하는 학생은 인정받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은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주님 안에서 똑같이 사랑 받고 격려 받아야할 주님의 의한 양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진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편애 받고, 차별 받아야 한다면 결코 주님의 교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③ 교회 이탈 문제
시험에 실패한 경우, 대개 교회의 이탈과 신앙으로부터의 이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탈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고 교회생활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주된 원인이 본인의 심리적 요인이라고는 하지만 시험에 실패한 학생들이 가정이나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재수생을 위한 배려는 교회학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5) 입시 관련 이슈
입시와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고있는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다.
1) 학벌타파운동
① 대학입학제도를 전면 개정하여, 졸업자격고사화 하라! - 수능시험을 폐지해야한다.
수능시험은 학생들을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으로 잘 나눠 이른바 일류대 가서 지배신분을 얻을 사람과 얻지 못할 사람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가리기 위해 있는 사회권력 배분장 치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시험을 위한 시험이 아니라, 한 사람이 대학에 가서 고등 학문을 할 기초 실력이 있는지 없는 지만을 판단하는대학입학자격시험(졸업자격시험)이 되어야 한다. 이것에 대해서 본고사의 부활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대학 입학 전형방법을 실질적으로 대학에 일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국립대학을 제 외하고, 대학이 본고사를 치르든 말든 그것을 어떻게 규제할 방도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입시제도가 각 대학마다 마련될 때, 창의력과 개성을 강조하는 교육은 중등교육에서도 실 현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수능이 자격고사화 되면, 현재처럼 수능 점수를 안일하게 전 형자료로 받아들이고 있는 대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욱 이 학생들은 서울로 집중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수급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며, 점차 서울에 집중된 관심이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다.
② 대학평준화를 실현하라 - 서울대 포함한 국·공립대학부터
평준화라는 하향식 조정이 아닌, 균등화라는 상향식 조정을 말하는 것이다. 엇비슷한 대학 이 전국에 골고루 산재할 때만이 우리의 학문적 경쟁은 활발해 질 수 있다. 서울대를 비롯 한 몇 개 대학에 집중되던 정부 예산 지원금은 이제 모든 대학을 골고루 지원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출신대학에 따른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모두 같은 이름의 졸업장을 줘야한다. 이것은 곧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대학을 평준화하는 것이다.
2) 성적비관으로 인한 자살 문제
성적으로 인한 자살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이와 관련된 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① “여고생 첫 교시 후 투신 엄마 아빠 행복 수능시험지에 유서 남겨 ”
-「조선일보」 발행일 : 2003-11-06
대입 수능시험을 치르던 여고생이 1교시를 마친 뒤 고사장을 빠져나와 인근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자살했다. 5일 오전 10시35분쯤 전북 남원시 노암동의 한 아파트 18층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 창문에서 남원 모여고 3년 송모(18)양이 40여m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투신, 그 자리에서 숨졌다. 송양은 대입 수능시험 고사장인 남원 여자 정보고에서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마친 뒤 교문에서 100m쯤 떨어진 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간 것으로 밝혀졌다. 아파트 옥상 계단에는 송양의 가방과 휴대폰이 놓여있었다. 송양은 이날 1교시 언어영역 60개 문제 중에서 3개만 푼 뒤 시험지 여백에 엄마, 언니, 아빠 행복하게 해 주세요. 할아버지, 이모부도라는 메모를 남겼다. 대학 3년 생인 언니에 이은 둘째 딸인 송양은 중위권 성적으로, 부친의 사업 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수업료를 면제받았다고 학교측은 말했다. 경찰은 일단 첫 시간 시험을 잘못 치러 비관 자살한 것으로 보고, 가족 등 주변을 대상으로 정확한 동기를 조사중이다.
② 성적 때문에… 초등생 자살; 아파트 11층서 투신
-「조선일보」 발행일 : 2003-11-17
성적을 비관한 초등학생이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6일 낮 12시30분쯤 인천 부평구 산곡동 W아파트 106동 앞 인도에 이 아파트 11층에 사는 신모(11·인천 B초교 5년)양이 숨져있는 것을 경비원 김모(6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신양의 집 베란다 창문은 반쯤 열려 있었고, 창문 앞에는 의자가 놓여 있었다. 또 책상 위에서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사건 당시 신양의 부모는 모두 외출한 상태였다.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인 신양은 평소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았으며, 최근에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더욱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양은 지난 8일에도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다 아버지에게 제지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신양이 최근 남긴 일기장에는 2학기 시험이 다가오는데 마음이 답답하다. 차라리 산에 들어가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신양의 아버지는 경찰에서 지난 8일 딸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 해 공부가 별거냐, 너무 신경쓸 필요 없다며 타일러 왔다며 딸도 고개를 끄덕이길래 괜찮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며 울먹였다.』
이 기사들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성적비관에 대한 자살의 대표적인 기사들이다. 첫 번째 기사는 200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날 뉴스에서 속보로 다루어졌고 다음날 신문에 개재되었다. 매년 시험이 끝난 후에 한 두 명 이상씩 자살자가 생겼는데 이번 년도에도 어김없이 생긴 것이다. 두 번째 기사는 성적 때문에 비관하여 자살한 초등생의 기사이다. 성적에 대한 걱정은 이제 중등, 고등학생만의 전유물이 아니게되었다. 우리의 교육은 고3에서부터 초등생에게 이르기까지 학생들을 압박하며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2002년 자살자 1만3055명 중 11 - 20세 자살자 405명의 자살 동기를 분석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비관 자살이 16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대부분은 성적 부진을 비관한 자살이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것까지 모두 더하면 학생들의 자살은 해마다 몇 백 건에 이른다. 교육부 조사에서는 초·중·고교 자살 학생 수는 98년 207명, 99년 188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96년 경찰청이 발표한 '자살자 통계'에서는 10대 자살자 수가 615명 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몇 백 명씩 학생들이 자살하는 가장 큰 까닭은 이른바 일류대학 가기 위한 '입시경쟁' 때문이다. 2001년 전교조가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학생들 74.8%가 '지금 가장 큰 고민은 입시·성적'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94년 통계청 조사에서는 청소년들 61% 정도가 '학업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록 학생들이 유서에 '입시경쟁' 때문에 죽는다고 적어놓지 않았더라도, 여러 통계를 미루어봤을 때 학생들을 죽게 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입시경쟁'임을 짐작할 수 있다. 죽지 않고 학교에 남은 학생들도 정도의 차이일 뿐, 자살한 학생들이 겪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고통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점수에 따라 서열이 매겨지고, 선생님은 서열에 맞춰 차별대우한다. 이 서열이 고3때는 이른바 일류대를 갈 것이냐 못 갈 것이냐 판가름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학생들은 죽기살기로 친구들과 경쟁하고 하루에도 10시간 넘게 책상에 앉아 '문제집 암기'를 해야만 한다. 98년 경기도 청소년 상담실이 수원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81%가 자살 충동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고, 2001년 전교조가 전국의 인문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35.2%가 입시부담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땅의 학생들은 '죽음의 굿판' 위에서 살지 죽을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3) 기여 입학제
기여입학제 도입에 대한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KDI가 기부금 입학을 허용하는 보고서를, 연세대는 기여우대제가 헌법에 합치된다는 전국 헌법학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기여입학제는 사립대학 재정안정에 기여하며 교육수준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찬성론과 “입학이라는 상품을 공개적으로 매매하는 입학 공개 입찰제에 불과하며 황금 만능주의를 만연시킬 수 있다는 불가론이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찬성…척박한 사학재정단비/박정수·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 4년제 대학교의 75% 정도인 사립대학은 재정적으로 등록금 의존률이 70 - 80%나 되는 등 지나치게 재정이 영세하다. 그러나 자발적인 기부문화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기여입학제를 통한 사립대학의 재정확충이 사학 교육의 질적 수준제고를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00년을 기준으로 할 때 대학생 1인당 교육비는 OECD 평균의 절반수준밖에 안 되는 척박한 환경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기에 새로운 투자소요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의 도입이 중요한 것이다. 스위스 IMD 자료에 의하면 우리의 교육경쟁력은 38위, 대학교육의 국가경쟁력 기여도는 47위에 불과한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대학교육은 보편성을 강조하는 보통교육이 아니라 수월성이 중요하고 연구개발의 질이 중요한 그 나라 지식창출의 원천이기에 대학교육의 질이 곧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대학교육의 질은 정부당국의 획일적인 감시와 지도 및 규제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평가에 부응하기 위한 치열한 대학간 경쟁에서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전제가 돼야 할 것은 투명하고 건전한 학교회계제도 운영과 기여입학은 정원 외로 관리하여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해 확보한 재원을 원천으로 하여 장학금의 확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사립대학 입학제도를 더 이상 교육부의 규제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사립학교의 관리 및 회계제도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외부감사제도 등의 도입이 강조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반대…교육의 기회균등 침해/윤정일·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이 제도는 입학이라는 상품을 공개적으로 매매하는 입학공개입찰제이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당연히 다음과 같은 것들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돈만 내면 고교내신성적도 1등급이 되고, 대리 시험과 대리 병역도 가능하고, 고시에도 합격하고, 박사 학위도 살 수 있고, 임용·승진도 되며, 새치기도 인정되고, 범죄자도 무죄가 될 것이다. 기여입학제는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에 위배되며, 황금만능주의를 만연시키는 등 가치관의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 위화감을 조성하고, 대학 불신 풍토를 조장하며, 나아가 부정부패의 근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제도를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헌법에 저촉된다. 헌법 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였다. 여기서의 능력은 자신의 능력이지 부모나 타인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 능력은 지적 능력 혹은 학습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지 사회적 지위나 권력, 재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둘째, 가치관의 혼란을 유발한다. 어느 사회나 비교적 지속적이고 쉽게 변치 않는 지배적인 가치관이 있다. 현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관은 자유, 평등, 효율성, 합리성, 성과주의 등과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재력으로서 대학의 합격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기여입학제는 위에 열거한 가치관 중 어느 것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셋째, 사회계층간 격차를 심화시킨다. 이 제도는 가난한 계층의 교육권을 강탈하여 부유층에 파는 제도이다. 따라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사회계층을 세습화시키는 등 교육을 통한 사회계층의 재생산을 확실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넷째, 교육불신 풍토를 조장한다. 그동안 학교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관으로 인정되어 왔다. 대학입학시험은 사회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고도 한다. 국민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이 제도는 유전합격, 무전탈락(有錢合格, 無錢脫落)이라는 또 하나의 유행어를 만들면서 대학에 대한 불신은 물론 모든 교육기관을 불신하게 할 것이다.
다섯째, 아울러 사학비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만연한 현행 사립대학교 관리 체제 하에서 이러한 재정적인 기여가 교육의 질적 수준제고 및 장학금의 확충에 제대로 활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4)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 현상
① 현황
우리가 지금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일년에 2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에서 학원과 과외비가 10조원을 넘고 있다. 이 금액은 공 교육비와 비교해 보았을 때 엄청난 금액이다. 올해 국가예산 중 공 교육비는 18조원이 조금 넘는다. 세계의 어느 나라도 사교육비가 이만큼 엄청난 나라는 없다. 이번 족집게 과외 사건이 터진 서울의 강남을 방문하고 온 교육부장관은 직원 월례조회에서 구조적 비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서울 강남지역에는 학교 250여 개에 학원 5천여 개가 있다.... 거대한 사교육의 바다에 공교육이 섬처럼 고립돼 떠있는 양상이다." 라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② 원인
- 부실한 학교교육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고 대학입학의 경쟁이 높은 것에 비해서 학교교육은 교육의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여건을 가지고 있지 못한데 있다. 학교는 지금도 학생들의 개별적인 학습욕구를 채워줄 수 없는 과밀학급 상황에서 획일적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잘못된 입시정책
거의 모든 부모들이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입시제도가 십여 차례 바뀌었어도, 점수가 유일한 기준인 학생 선발이었다. 특히 국·영·수의 점수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진학이 곧 점수경쟁이고, 고등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과목을 대학에서 시험과목으로 볼 경우 학생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학원을 찾게된다. '논술대비과외'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 학부모의 무분별한 경쟁의식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은 것은 바람직하나 우리의 교육열은 상당부분 잘못되어 있다. 무조건 공부만 잘하면 그리고 대학만 가면 행복해진다는 과거지향적인 사고방식과 누가 뭐라 해도 내 자식은 돈들인 만큼 해 낼 수 있다는 식의 자기자녀에 대한 주제파악을 잘못하고 있는 부모들이 많이 있다.
(6) 외국의 입시 제도와 시사점
1)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독일의 대학입시제도
① 미국의 대학 입시제도
미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국가에서 주도하는 수능시험과 같은 제도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각 대학은 국가의 별다른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다양한 전형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입학생들을 선발한다. 이 점에서 미국의 대학들은 입시전형에서 나름의 자율성을 실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의 경우 ‘적성 또는 수학능력을 불문하고’ 희망자는 모두 입학시키는 ‘개방적 입학방식’으로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입학이 가능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에 있어서 특별한 요건이 필요치는 않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4년제 대학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내신 성적과 미국의 대입 수능시험인 SAT성적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할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소위 명문 대학들은 학업성취도를 나타내는 학교 성적과 SAT성적, 꾸준한 봉사활동과 과외활동, 그리고 특이한 운동 능력이나 악기를 다루는 능력이 요구된다. 학생은 자신이 수학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입학전형에 따라 선발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입학 전형 자료로는 고등학교 종합내신자료, 표준화 검사 성적(ACT, SAT), 면접 점수, Essay, 특별 활동 및 특기 사항, 기타 개인의 특수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미국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고등학교 평균 내신 성적(GAP : Grade Point Average)인데 SAT성적은 시험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고, 시험 내용에서도 운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회성인 SAT보다는 학교 성적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대학 입시에 국가로부터의 개입이 전혀 없는 미국은 전국 규모의 협의기구인 대학 위원회(College Board)를 통해 표준적인 전형 제도를 유지하며 개선에 힘쓰고 있다. 대학 위원회는 특히 전문적 민간평가연구기관인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s)에 의뢰하여 SAT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시험 문제 출제도 대학이나 국가 기관의 간섭 없이 이 회사가 독자적으로 출제한다. SAT는 학업적성검사를 위한 SATⅠ과 교과별 학력검사의 성격을 띤 SATⅡ가 있다. SAT시험은 1년에 7-9회 정도가 시행된다. 따라서 학생들은 고교 재학 기간 동안 여러 번 응시하여 그 중 유리한 점수를 가지고 입학전형에 응시하게 된다. 또한 ACT처럼 SAT를 대체할 수 있는 시험도 있어서 학생의 취향에 따라 종류가 다른 수능시험에 응시할 수도 있다. ACT는 아이오와주에 있는 ACT사가 주관하는 시험으로 대부분의 대학이 SAT의 대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SAT는 대학입시에 중요한 시험이지만 절대적인 시험은 아니라는 것이다. SAT의 특징 중 하나는 감점 제도이다. 기본 문형인 5지선다의 경우에는 오답 네 개마다 정답 한 개를 감점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다섯 문제의 답을 몰라서 모든 답을 A라고 썼다면, 정답을 맞힐 확률은 한 문제가 된다. 그러나 나머지 네 문제는 오답이기 때문에 이 오답 네 개에 대한 감점이 한 문제가 되어 이 학생의 최종 점수는 0점이 되고, 따라서 다섯 문제 모두 답을 쓰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 이것은 아무렇게나 답을 선택함으로써 운에 의한 득점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SAT I 은 영어와 수학, 두 과목만 치른다. SAT I은 영어와 수학을 합해서 기본점수는 400점이며 만점은 1600점인데 시험 때마다 난이도에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배점을 조정하여 모든 시험이 항상 평균 500점에 표준편차 100점이 되도록 상대평가를 하여 점수를 조정한다. 어떤 학생의 성적이 단시간에 급격히 상승했다면 College Board는 학생에게 재시험을 요구하거나 성적을 취소할 수도 있다. 시험의 난이도는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이다. 그리고 SAT I의 응시횟수는 제한이 없다. 일부 명문 대학에서는 모든 SAT I 성적을 참조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시험을 치르는 것이 불리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응시횟수와 무관하게 영어와 수학에서 최고점수를 따로 계산해서 총점으로 삼기 때문에 여러 번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SAT I 성적을 대학에 제출할 때 학생이 원하는 최고 성적을 골라서 제출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미국 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 진행은 SAT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고등학교의 교육 목적은 보편적인 지식을 갖춘 사회인을 양성하는 것이지 대학 진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SAT와 관련된 모의고사를 실시하거나 따로 SAT 과목을 공부시킬 필요가 없다. 그리고 거의 모든 대학이 SAT 성적보다는 4년간 노력한 결과인 내신 성적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공부에 주력하여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SATⅡ는 과목별 시험(Subject Test)이며 SAT I 과 마찬가지로 College Board에서 주관한다. 시험은 1년에 여섯 차례 시행되며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외국어 등 다섯 분야의 시험을 치른다. 수학 시험에서는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다. SAT Ⅱ에는 SAT I 과는 달리 점수 선택 기능이 있어서 가장 좋은 성적을 골라서 대학에 보낼 수 있다. 따라서 자기가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시험을 보고 원하는 점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말한 SAT와 내신 성적 이외에도 미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ESSAY와 추천서, 그리고 인터뷰, 특별활동(Extra Curricular Activity)기록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학은 추천서를 2-3부 요구하며 인터뷰는 1:1 면담으로 효율성을 중시하여 한 날 한 시에 한 장소에서 점수화된 면접을 진행하는 우리나라와는 지극히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 활동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학생을 선호하는 대학의 선발 정책 때문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한 예로 하버드 대학은 입시요강에서 SAT에 만점을 받았으나 오로지 공부만 한 학생보다는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한 성숙한 학생을 선호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학생이 봉사한 기관에서 봉사를 했다는 증명서를 발급 받아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제출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대학은 개인의 양심적인 기록을 존중하며, 만약 학생이 거짓말을 했다면 인터뷰 중에 드러나거나 나중에 탄로 나면 즉각 합격을 취소하면 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소개한 미국 대입 전형제도에서 우리의 그것과 대비되는 몇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적어도 대학 진학은 가능하고, 일정 수준의 능력 내지 특정 자격을 갖추게 되면 대부분의 4년제 대학에 별 어려움 없이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명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쟁이 요구된다. 이로써 미국의 고등학교 교육이 전반적으로 과열된 입시준비교육으로 전락하지 않고 재수생문제, 과외 문제 등도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둘째, 고등학교 학생이 내신 성적이나 대학 입학 시험을 위한 외곬의 공부에만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대입 사정에 특별히 중요시되는 일반적인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대학마다 적용하는 정도가 다르고, 소수의 경쟁형 대학은 학력만이 아닌 다른 요인을 포괄한 종합판정을 하기도 하여 입시준비를 위한 외곬의 공부만 할 필요가 없다. 명문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체육, 예술, 지도성 발휘, 봉사 등의 특별활동 경력을 쌓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 입학전형을 각 대학이 주관함으로써 각 대학의 다양성을 살릴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대학 입학 전형방식이 다양해져서 고등학교 학생들의 공부 및 과외활동이 획일적이 되지 않아도 되고, 학생도 자기의 개성에 맞는 대학을 선정할 수 있게 되어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넷째, 입학전형 시기가 연중 분산되어 있어 학생들의 입시 낙방에 대한 공포 및 입시준비의 절박성 등 정신적 문제를 상당히 경감해준다고 할 수 있다.
② 프랑스의 입시제도
프랑스는 대혁명 이후로 일찍부터 의무교육 제도가 발달한 나라이다. 초·중등 교육은 물론이고 대학교육에 있어서까지 국가가 교육비를 부담한다. 특히 68혁명 이후 대학이 평준화되어 서열이 없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입시 경쟁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의 고등학교 학제에 해당하는 리세를 졸업한 후 진학하는 프랑스의 고등 교육기관은 국립종합대학과 고등전문학교가 있는데,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바깔로레아(Baccalaureat)라는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바깔로레아는 중등교육수료자격과 동시에 대학진학자격의 여부를 평가한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학생이 집중하는 파리 국립종합대학의 몇 학과에서 통학구상의 다소 제한이 있을 뿐 지망하는 어느 국립종합대학에도 입학이 가능하다. 시험의 출제, 실시, 채점 등 실제 시험 운영은 지방 교육 행정구역인 전국 28개 대학구의 교육위원회에 의해 각기 관장된다. 약 30년 이전에는 교육부가 전국적으로 통일된 문제를 가지고 시험을 운영했으나, 수험자 수의 증가와 1964년 마르세이유 대학구에서의 시험지 유출 사고를 계기로 각 지방 대학구가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시험에는 주관식 논술형 시험문제와 구술시험 등이 있으며 1주일 동안 예비고사, 필기고사, 구술고사 등으로 나뉘어져 실시되며, 주관식 평가와 절대평가제를 철저하게 채택하고 있다. 특히 필기고사는 논술형 시험으로 과목마다 3시간 정도가 주어지며, 1-2문제가 출제된다. 전체 시험은 3 - 5일에 걸쳐 실시된다.
③ 일본의 대학 입시 제도
일본의 최근의 교육 개혁 동향을 살펴보면 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와 매우 흡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즉 대학 입시에서의 경쟁이 매우 심각할 정도로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고등학교 이전 교육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학의 서열화 문제가 심각하여 특정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은 내용적으로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대학입시센터시험과 대학별 고사에 의해 대학 입시가 이루어진다. 대학입시센터시험은 양질의 문제 등을 통해서 대학 입시의 다양화, 특성화를 확보하고 특히 입시 선발을 위해 이용하는 교과 과목의 선정을 대학 자율에 맡김으로써 대학 서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국립대학에서는 공통 1차 학력고사의 성적과 대학별로 실시되는 2차 학력고사의 성적, 고등학교 내신성적 등을 종합하여 신입생을 선발한다. 1차 학력고사에서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의 5개 과목을 평가하며 출제 양식은 5지선다형이고, 이틀에 걸쳐 실시된다. 국립대학의 2차 대학별 학력고사는 실시여부, 고사과목 수, 출제, 채점, 입학사정에서의 반영 정도 등이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사립 대학의 입학전형은 전적으로 대학 당국의 자율에 위임되어 있다. 일본의 대입제도가 우리의 대입 전형제도와 차이가 나는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대학의 신입생 선발에서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고등정신기능을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는 주관식 시험형태가 강조되고 있다. 이 주관식 학력고사의 성적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늠하는 제 1요인이 되고 있어서 주관식 고사에 대비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④ 중국의 대학 입시제도
중국의 대학학생모집은 전국 통일 시험에 의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라서 고도의 중앙 집중식의 학생모집방법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선발과 관련해서 대학에 거의 자율성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 대학의 통일시험은 전공영역에 따라 문사류와 이공농의류로 나누어지고 있다. 문사류는 문학과 역사, 외국어, 예술방면의 전공 등의 포함되며, 이공농의류는 이과 공과 농과 임업과 의과 체육과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통일 시험의 과목은 다섯 과목씩이다. 중국에서 실시하는 전국 통일 시험은 3일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⑤ 독일의 대학 입시제도
독일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모든 대학이 국립대학이며 평준화되어있다. 따라서 대학간의 서열이나 우열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대학은 동급이다. 대학입학을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자격과 동시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평가하는 아비투어(Abitur)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아비투어시험은 정부의 통제하에 교육청이나 학교장이 관리하여 철저하게 지방자치제로 운영되는데, 합격한 경우 원칙적으로 독일에 있는 어느 대학이든 입학할 수 있다. 그러나 지원자가 많이 몰리는 학과에 따라서는 대학입학정원중앙관리소에서 배정을 조정하게 된다.
2) 외국의 입시제도와 우리의 입시제도의 비교 분석
지금까지 살펴본 외국의 사례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입시 경쟁이 우리와 같이 치열하지 않다는 점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대학의 이름이 중요하지 않으며, 따라서 특정 명문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경쟁은 있지 않다. 또한 우리와 같이 입학이 곧 졸업과 같은 의미를 갖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입학했다손 치더라도 대학의 교육과정 자체가 매우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프랑스의 경우 이력서에 학력 기재시 “×대졸”과 같은 방식으로 기재하는 것이 아니라, “Bac1”(바깔로레아 1년 수료를 의미)과 같은 방식으로 바깔로레아 합격 후에 대학진학 후 몇 년 과정을 이수했는가 하는 식으로 기재한다고 한다. 즉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과정까지 수학했는가 하는 것이 학력을 평가하는 관심사라는 것이다. 이는 각 과정마다 충분한 자격과 심사를 거치는 교육과정상의 내실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일본의 경우 우리의 경우와 같은 치열한 입시 경쟁이 매우 문제되는 상황이라고 보여지며, 최근 이를 혁신하기 위해 교육 개혁 정책을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도 다소 경쟁이 있기는 하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대학의 서열이 보다 첨예한 나라일수록 입시에서의 경쟁 역시 치열한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우리와 일본의 경우 피라미드형에 가까운 첨예한 대학 서열 구조를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서열이 있기는 하나 대체로 서열마다 여러 대학들이 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나마 분야별로 특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모든 분야에 독보적인 대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둘째, 입학전형 시 단순히 학력이나 학업성취도에 국한되지 않으면서,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전형 자료들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각 대학마다 학생의 총체적인 평가를 위해 전형자료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학 서열이 느슨하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최근 각 대학마다 다양하고 특성화된 전형방식을 한다고는 하였지만, 실제로 작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수능 성적의 서열화에 따라 성적순으로 학생을 선발하려고 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형 방식의 다양화는 결국 대학마다의 다양한 특성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지만 해마다 서울대의 입시전형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과 고등학교의 입시준비가 좌우되는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정된 서열이 존재하는 대학 구도가 선행적으로 완화되어야 하리라 보여진다.
셋째,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과 선발하는 기능이 분리되어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자격과 동시에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는 시험으로서 자격고사가 시행된다. 그리고 이 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은 대학에 지원서를 내고 대학은 입학생을 선발한다. 이와 같이 중등교육과정졸업의 자격과 대학 입학의 자격을 평가하는 시험을 따로 치르고 거기에서 합격한 학생들 가운데 대학 입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중등 교육과정을 거친 실질적인 학력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할 수 있으며, 현재 우리가 도입하고자 하는 모형과 기본적으로 같은 것으로 세밀한 관심과 검토가 요구된다.
넷째,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 자격고사가 이루어지며, 학생들간의 상대적 서열을 가리기 위한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의 형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자격수준을 갖추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반면, 다소 느슨한 상태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대학간의 서열이 존재하는 미국과 같은 경우에는 역시 다소 느슨한 상태의 경쟁이 이루어진다. 한편, 자격고사를 실시하는 나라들의 경우에는 다소 엄격한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차후의 과정에서도 매우 엄격한 대학교육의 과정이 이루어진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대학간에 다소 서열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학교육의 과정에 있어서도 다소 느슨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으나, 특히 명문 군에 속한 대학들의 경우에는 능력위주의 경쟁 선발과 함께 이후의 과정에 있어서도 철저한 능력본위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가 도입하고자 하는 자격고사의 경우 어떤 방식의 경쟁 시스템에 주안을 두어야 할 것인지는 이 문맥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 본다.
3.결론
(1) 사회적 대안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한국 교육의 문제는 학생과 교사 등 교육 당사자는 물론 온 국민과 산업이 느끼는 심각한 것으로서 교사나 교육학자들만이 해결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한국 교육의 문제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입시위주 교육을 청산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입시 제도의 개혁
입시과열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할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입시 제도를 바로 잡는 것이다. 대학입시제도는 학생 모집 정원 결정 방식이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하고 특색 있는 평가 자료와 항목에 의하여 학생을 선발해야 하며, 양적 평가보다 질적 평가에 의해 학생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상대기준평가보다 절대기준 평가에 의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입시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대폭 넘겨 특기. 리더십. 봉사활동 등을 비중있게 반영케 하는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적인 부분도 변화되어야 하는데 “학력” 우수자만을 선발하려는 의식과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고등학교 이하의 정상적인 교육‘ 에도 이바지하는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2) 의식을 전환하기
① 교육 공동체의 지향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은 입시 준비교육에 찌들어 있고, 퇴폐적인 사회 풍토에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방치되어 있다. 또한 학연, 인연, 지연에 묶여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여, 부정과 부패가 없으면 오히려 살기 힘든 세상으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혼란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은 우리가 추구할 교육의 모습을 새롭게 구안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그 답은 사회의 어느 한 측면에서의 개혁이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국민 정신의 회복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적인 교육 세력들이 서로 상보하여 교육 역할을 수행하는 교육 공동체의 건설에 있다. 교육 공동체란 실타래처럼 얽혀서 우리의 국민 정신을 퇴행시키고 병들게 하는 이 모든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가 추구할 교육의 참모습인 것이다. 이러한 교육 공동체 건설의 주체는 가정의 보모 학교의 교사, 사회의 매스컴, 그리고 교육지도자 들이다. 이 네 가지 교육 세력들의 교육 역할 수행이 서로 상보하는가 또는 상충하는가에 따라 교육 공동체의 건설여부는 판가름이 난다. 가정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다르거나 매스컴이 전하는 내용이 비교육적이라면, 우리 자녀들은 교육 없는 나라의 국민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네 가지 교육 세력들은 인식을 하건 못하건 그들이 수행하는 교육 역할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바람직한 교육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바람직한 역할은 첫째로 부모는 자식에게 교육적으로 인색해야 한다. 이것은 자녀에게 자율과 책임감, 강인한 심성들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둘째로 교사는 학생에게 스승이 되어야 한다. 스승이란 교사로서 직업의식을 넘어선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이다. 스승이란 존경받는 자이다. 교사는 스승으로서 존경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교직을 존중하여야 하고, 지도자로서 전문성을 갖추며 소명의식과 긍지를 갖추어야 한다. 셋째로 매스컴은 돈버는 일에만 집착하지 말고 매스컴 활동의 교육적 효과가 제일 크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바람직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로 교육지도자는 지도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은 자신을 지도자로 만들어야 한다. 즉,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은 지도자로서의 자기 계발을 하여야 하고 또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공동체 건설을 위한 정부의 인식전환도 아주 중요하다. 정부의 역할은 무든 것을 관리하는 행정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며, 교육 공동체 건설에 도움을 조는 지원기능과 부정 관리에 치중하여야 한다. 이렇게 교육 역할 수행의 주체들이 자신의 역할의 중요성을 깨닫고 훌륭한 교육 공동체를 건설한다면, 우리나라의 국민 정신이 강건하고, 기풍이 당당하여지며, 사회 각 분야에서 창의력 있는 사람,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능력이 있는 사람, 정직하고 신의가 있으며 성실한 사람들이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사회가 건설 될 것이다.
② 학부모와 학생들의 가치관 교육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높은 기대에서 비롯된다. ‘과불급’이라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기대 심리가 너무 낮으면 성취욕구가 너무 낮아지고, 지금 처럼 너무 높으면 만사가 불만스러워 진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을 객관화 시켜 바라 몰 수 있게 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적절한 기대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③ 학력 위주의 풍토의 변화
우리나라는 고학력 선호 풍토, 학력간 임금 격차가 아주 심하다. 이젠 많은 학부모가 경험해 보았듯이 꼭 대학을 나와야만 훌륭하게 되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진로를 자녀에게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며 사회 역시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투자해야 입시위주 교육에서 오는 병폐를 바로 잡을 수 있다.
④ 평생 교육 이념의 확립
우리나라의 입시위주교육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 평생교육의 개념을 정립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평생 교육 이념은 격변하는 후기 산업사회의 개인적·사회적 교육적 욕구를 적절하게 수용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교육 개념 모형으로서 향하는 교육이념이다. 이는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포함한다. 실질적 교육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평생교육은 유아교육, 청소년 교육, 중·장년교육, 노인 교육 등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내용을 수직적으로 조정·통합하고,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 교육 등으로 각각 전개되는 형식, 비 형식, 무 형식적인 교육내용과 형태를 수평적으로 통합하여 삶이 곧 교육인 교육사회 구축을 지향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하여 입시 공부를 하고, 대학을 졸업할 때쯤엔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하여 또 하나의 입사를 위한 공부를 한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은 어떠한 관문을 넘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곧 우리의 삶인 것이다. 배움이란 어느 한 시기에만 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한, 두 번 시험의 결과로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걸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자각하면 치열한 입시 위주의 경쟁이 조금 가라앉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 공교육의 투자 늘리기
우리나라의 공교육 자체를 보면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최악의 상태에 빠져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교육이 기대만큼 잘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여러 국가의 교육도 사실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초·중들 학생 1인당7천 달러 이상을 쓰면서도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지 않아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대학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초·중들 교육은 실패했다고 인정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등의 초·중등 교육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 주요 선진국과 미국은 교사 부족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이들이 거칠어져 교직이 과거보다 더욱 힘든 직업으로 인식되고있는데 교직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인식은 힘든 정도에 비추어 크게 향상되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에 비추어 볼 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교사의 질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교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다시 말하면 학부모들의 자녀를 향한 교육열이 살아있고, 아이들의 성취욕구가 강하며,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질 또한 높아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미래가 밝다. 여기에 국가와 사회가 학교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를 늘린다면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① 학교 차원의 노력
아무리 여건이 달라지고 제도가 변해도 궁극적으로 고교들이 입시위주 교육에서 탈피하려는 자세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때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 우리 고교 교육의 병폐는 주입식-압기식-객관식 일변도로 요약된다. 이러한 교육을 유도한 것은 몰론 입시 제도다 그러나 반드시 원인이 거기에만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한 수업 및 평가 방식이 수원하고 또 말썽의 소지를 덜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학교에서 타성에 젖어 그렇게 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학교에서 주입식이나 암기식, 객관식 못지 않게 주관식을 섞어 다양하게 가르치려고 노력할 때 입시 위주 교육의 해소, 나아가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② 실업고 육성 및 확충
입시 위주의 교육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입시 과열을 원천적으로 불가피 하게 만드는 수급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일이 우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