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확인하며, 쉬는 시간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들여다보고, 게임을 하고, 음악을 듣고, 실시간 ‘카카오톡’ 대화를 하는 현대인들. 스마트 미디어 시대 속에 살고 있는 이들은 24시간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정보와 소통의 창구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이지만 이제는 미디어 중독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고 가정과 교육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의 문제가 지적된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 시간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크리스천들에게 스마트 미디어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이에 크리스천라이프센터는 29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스마트 미디어의 문제점 진단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고,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
▲크리스천라이프센터는 29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스마트 미디어의 문제점 진단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2013 건강교회 포럼을 개최했다.ⓒ뉴스미션
10명 중 4명은 스마트폰 ‘중독자’
최근 한 미디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가진 이용자 중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전체의 78.9%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3~4시간 사용자는 35.8%, 4~5시간 사용자는 18.8%로 절반 이상의 이용자가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또 스마트폰 의존 지수는 43.1점으로,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중독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제를 한 성기문 교수(전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스마트폰의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스마트폰의 사용이 유익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의존도가 반드시 개인의 정신생활, 사회성 함양에 반드시 건설적이고 유익한 것은 아니”라며 “스마트폰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심각한 미디어 중독, 소외, 왜곡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설명되는 ‘미디어 중독’은 여유 시간이나 이동 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금단현상’, 스마트폰 진동이나 소리가 나지 않았는데도 진동이 느껴지고,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 된 ‘집착’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 정보에 대한 접근과 공유와 관련해, 컴퓨터에 대한 접근 능력이나 콘텐츠 활용 능력, 공유 및 선택 능력에 따라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양분돼 매체에 의한 단절로 인해 ‘소외감’이 나타날 수 있다.
교회에 파고든 스마트 미디어, 어떤 영향 미쳤나
스마트 미디어 문화의 확산은 교회와 크리스천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 활용으로 묵상의 글, 신학적 고민, 기도가 공유되고, 성경공부, 특별헌금모금 등도 진행되면서 다양한 방법의 소통과 교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전부터 있었던 교회의 그룹이나 구역 활동도 SNS로 이동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부정적인 측면도 강하게 드러난다. 미디어를 통한 예배와 경건생활의 접근성은 강화됐으나, 실제 공예배나 기도생활 등 교회 안의 물리적 교류가 약화됐다. 즉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신앙생활이 가능하다’는 의식이 확산된 것이다.
또 SNS를 통한 기독교인들 사이의 감정 악화, 지나친 논쟁이 발생하기도 하고, 이단과의 접촉이나 잘못된 정보의 전파와 공유의 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성기문 교수는 “이단의 발흥, 음모론의 전파가 더 빠르고 은밀하고, 더 치명적으로 전달될 여지가 있다”며 “최근 SNS 상에서 논란이 된 베리칩, 선교지에서 발생한 테러 관련의 잘못된 정보 등이 여론을 호도하며 공포와 적대감을 일으키므로 기독교인들이 이런 부분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적절한 사용 습관 훈련해야”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 미디어 문화는 돌이킬 수 없는 세태가 됐다. 스마트 미디어를 지배하지 못하면 미디어에 정복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종천 대표(e미디어워치)는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성 때문에 스마트 미디어를 지나치게 경계하고 사탄의 도구처럼 정죄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스마트 미디어 사용을 죄악시 하거나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올바른 사용방법을 제시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스마트 미디어의 유해성을 지나치게 경계한 나머지 유혹과의 싸움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심신을 지치게 한다”며 “스마트 미디어의 위험성이 우리를 위협할지라도 그리스도인들이 보다 철저하게 하나님과의 관계성에 삶의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각성과 추구의 삶을 견지하는 영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기문 교수는 “분별력과 건전한 판단력 없이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단순히 미디어 금식을 넘어서 감시하고 평가하며 항상 선한 목적을 위해 세상의 모든 것을 변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세상의 스마트 미디어 뿐 아니라, 신자들 사이에서 무분별한 선동이나 공포심 조장을 위한 스마트 미디어 악용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