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튜너로 출발해 1999년 벤츠 자회사로 성장한 메르세데스 AMG는 벤츠 고성능 버전은 물론이고 특수차도 만든다.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통해 튜너 고유영역인 개조작업도 병행한다. 슈투트가르트 근처 아팔터바흐에 자리한 AMG 본사와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방문해 아주 특별한 AMG의 탄생과정을 살펴보았다
메르세데스 AMG는 벤츠의 고성능 버전과 인디비주얼(개인 주문) 모델을 생산하는 메르세데스 벤츠(MB)의 자회사다. AMG는 1999년 메르세데스 벤츠와 한식구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개인 튜너로 출발했다. 1967년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Hans Werner Aufrecht)와 에르하르트 멜허(Erhard Melcher)가 공동창업해 벤츠를 개조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AMG가 처음 유명세를 탄 것은 1971년 벨기에 스파 프랑코르샹(Spa Francorchamp)에서 열린 24시간 내구레이스였다. 이 대회에서 AMG가 튜닝한 벤츠 300 SEL 6.8이 클래스 1위와 종합 2위를 차지하면서 전유럽에 AMG의 존재를 알렸다. 유명세를 타고 주문이 밀려들자 AMG는 그로샤스파흐(Groshasfach)에 있던 본사를 1978년 슈투트가르트 근처 아팔터바흐(Affalterbach)로 옮겼다.
1967년 튜너로 출발, 99년 MB에 합병 80년대 들어 AMG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1986년 독일 투어링카 선수권(DTM, Deutsche Tourenwagen Meisterschaft) 2회 우승, 1988년 4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모터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같은해 벤츠의 제안으로 모터스포츠 부문 제휴관계를 맺는다. 이듬해 1989년 DTM에 190E를 개조한 190E 2.5-16를 내보내 7회 우승으로 컨스트럭터 타이틀을 안았다. 1991년 팀 랭킹 및 브랜드 랭킹에서 AMG 메르세데스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공동선두에 올랐다. 1992년에는 190E 2.5-16 에볼루션Ⅱ로 DTM을 또다시 평정했다. 이후 DTM과 함께 FIA GT 등에 CLK-GTR, CLK-DTM 등을 출전시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벤츠와 AMG의 협력관계는 모터스포츠에서 완성차로 확대되었다. 1990년 두 회사는 AMG 제품을 메르세데스 벤츠를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AMG는 제3공장을 세웠다. 1993년에는 공동개발한 첫 번째 완성차 C 36 AMG를 선보이고, AMG는 정식 메이커로 특허등록을 마쳤다. 이후 E 50 AMG(96년), C 43 AMG(97년), E 55 AMG(97년) 등이 벤츠 라인업에 더해졌다. AMG는 90년대 후반 고성능 튜닝 외에 개조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1999년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6채널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소개하고, 2000년에는 S클래스의 차체를 늘이고 실내를 화려하게 꾸민 S클래스 풀만, 2001년에는 무선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장비를 결합한 AMG 어드밴스드 모바일 미디어 시스템을 선보였다.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AMG와 벤츠는 1999년 창업자 아우프레흐트가 AMG의 지분 51%를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넘기면서 정식 파트너가 되었다. 이로써 튜닝업체로 출발한 AMG는 벤츠의 개발, 생산단계부터 참여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MB의 일원이다 보니 독립회사일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합병 전에는 종업원이 120∼120명이었지만 99년 합병 직후 400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720명이다. 이 중 절반이 개발인력일 정도로 신제품 개발 비중이 높다. AMG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통해 AMG를 더 뛰어난 차로 개조하는 튜너 본연의 작업도 계속한다. 고객은 일본, 중동 등 전세계에 퍼져 있으며 외관 손질부터 첨단 전자장비 설치까지 개조영역은 대단히 넓다. AMG의 창업자 아우프레흐트는 AMG를 MB에 넘긴 후에도 계속 모터스포츠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H.W.A.를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 모터스포츠를 통합 관리, 운영하고 있다. 그는 승마에도 관심이 많아 이 분야에도 열심이다(그의 딸이 승마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함께 AMG의 문을 열었던 멜허는 엔지니어로서 창업 이후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맞춤차 제작 AMG 본사는 슈트트가르트에서 30∼40분 걸리는 한적한 교외에 자리하고 있다. AMG가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1976년이지만 현대적인 공장은 99년 벤츠와 합병 이후 지은 것이다. 한국 취재팀을 맞이한 게스트하우스에는 SLK, CLK, ML 등 5대의 AMG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눈에 띈 차가 CLK DTM AMG 카브리올레. DTM 경주차 스타일과 기술이 담긴 차로, 양산형 AMG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넓은 타이어(앞 255/35 R19, 뒤 285/30 R20)와 두툼한 오버펜더, ‘AMG 스피드시프트’라는 독특한 5단 AT, 버켓시트,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이 눈길을 끈다. 게스트하우스 맞은편 건물에는 퍼포먼스 스튜디오가 있다. 퍼포먼스 스튜디오는 특별한 AMG를 생산하는 곳이다. AMG의 시그너처, 블랙 시리즈, 한정생산 모델 등이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최신작은 SLK 55 AMG 블랙 시리즈. V8 5.5ℓ 400마력 엔진을 얹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갈고 닦은 기술을 집대성했다. 경량화한 각종 부품과 단단한 카본 루프, 19인치 AMG 휠, 조절식 서스펜션, 하이 포퍼먼스 브레이크 시스템 등으로 SLK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 시그너처 시리즈로 판매되는 CLK DTM AMG 카브리올레도 퍼포먼스 스튜디오의 작품. V8 5.5ℓ 582마력 엔진으로 0→시속 100km 가속 4.0초. AMG 중 유일하게 제한시속 300km로, 폭발적인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CLK DTM AMG 카브리올레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4인승 양산 컨버터블이다. 퍼포먼스 스튜디오의 문을 열자 인테리어 작업장이 보였다. 가죽을 비롯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의 루즈 색깔과 똑같은 가죽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소화해 낸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가죽시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제봉선이다. 가죽을 꿰매는 실까지도 벤츠 본사의 검사를 거치는데 이는 에어백이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강도에 맞는 실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대시보드의 메탈그레인을 가죽으로 바꿔 달라는 주문은 일도 아니다. 작업장을 둘러보니 무광 검정색으로 도색한 CLK가 보였다. 스포일러를 비롯해 많은 부분을 카본으로 만든 DTM 스타일인데 앞 그릴에 붙은 벤츠의 세꼭지 별은 금속 색상 그대로다. AMG가 벤츠 일원이기 때문에 MB 로고만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실내 바닥을 흰색으로 칠한 S65 AMG도 보였다. 이 차의 도장에는 300g의 금이 들어갔다. 메탈릭 컬러는 보통 알루미늄을 섞지만 차 주인은 금을 원했다고 한다. 한쪽에는 내장을 다 뜯어 놓은 S클래스가 있었다. AV시스템의 헤드폰을 블루투스 방식으로 개조하는 중이다. AMG 아닌 일반 S 500는 실내만 AMG 스타일로 바꾸기 위해 들어온 차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몇 마리분 소가죽이 사용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 정도로 완전히 가죽으로 뒤덮여 있다. 단순한 개조작업은 며칠, 조금 복잡한 작업은 몇 주가 걸린다.
한 사람이 엔진 한 개를 도맡아 조립 다음에 찾은 곳은 퍼포먼스 튜닝 작업장. 작업장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실내가 깔끔하다. 구석에 현역에서 은퇴한 구형 SLK 세이프티카가 서 있었다. 퍼포먼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SLK 55 AMG 블랙 시리즈에는 세이프티카 기술이 담겨 있기에 이 차에 눈길이 꽂혔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흡음재를 모두 제거했다. 구형 E클래스의 생뚱맞은 모습도 보였다. 신입 직원들의 실습용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기자는 AMG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300 SEL 6.8(1971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AMG는 경주에서 우승한 뒤 이 차를 오스트리아 무기상에게 팔았고, 그곳에서 폐차되었다. 판매 당시 AMG는 회사 확장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차를 묵혀둘 수 없었지만 회사가 안정궤도에 접어들자 그 차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결국 당시의 데이터에 기반해 기념비적인 차를 완벽하게 복제했다고 한다. 다음은 AMG의 엔진 공장. 이곳에서는 메르세데스의 엔진을 기본으로 AMG 고성능 유닛이 생산된다. 한 명이 엔진 하나를 전담해 완성시키는 철저한 수제작 방식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약 50명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엔진 조립에는 S 63이 3시간 10분, S 65는 평균 4시간 30분이 걸린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100개가 조금 넘는다. 그날의 작업량과 현재 생산된 개수가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다. 작업자들은 4명이 한 팀을 이루며, 팀장이 작업자의 컨디션 등을 체크해 작업량을 조절한다. 개별생산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 엔지니어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엔진 조립 마지막 단계에 작업자의 이름과 일련번호가 새겨진 고유 표식을 엔진 한가운데 커다랗게 붙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AMG의 오너가 공장을 찾아와 자기 차의 엔진 조립자를 만나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반 양산차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엔진은 철저한 검사를 거쳐 합격판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 불량품이 나온 적이 없다고. 엔진 공장 2층으로 올라가니 AMG 엔진이 모여 있었다. 이들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은 얼마 전까지 SLR 맥라렌에 올라갔던 V8 5.5X 626마력이다. 이번 파리 오토살롱을 통해 데뷔한 SLR 맥라렌 722 에디션은 이 엔진을 손봐 최고출력이 650마력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고성능 그리고 아주 특별한 벤츠 AMG 본사 취재를 마친 후 찾아간 식당 이름은 ‘PS 레스토랑’이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PS는 마력의 단위다. 한 대의 차에 말 650마리의 힘을 집어넣는 AMG. 출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실제 PS 레스토랑 옆에는 말 사육장이 있고, 레스토랑에서는 건물 안에 있는 마술경기장이 내려다보였다. 이 레스토랑은 AMG의 창업자 아우프레흐트의 소유로, AMG가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AMG! 이곳을 통한 벤츠의 고성능에 대한 열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연구개발 부서는 공개하지 않아 둘러볼 수 없었다. AMG는 더 이상 벤츠 튜너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개발단계부터 관여해 “이런 스타일로 만들면 우리가 손보기 힘들다”고 말하면 벤츠가 설계를 바꿀 정도니 말이다. 이와 함께 AMG 이상의 차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개조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메이커도 잡고, 개인 고객도 잡고……. AMG는 탄탄한 기술력을 밑천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가장 성공적인 튜너의 본보기라고 할 만하다.
AMG 디자인 책임자(Head of Design) Hieke Claus 이번 AMG 시승행사에는 만난 디자인 책임자 Hieke Claus는 만 56세로, 1975년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 센터에 입사해 1987년 AMG로 자리를 옮겼다. 1980년대 AMG의 성장과 90년대 메르세데스와의 합병과정을 모두 경험한 덕분에 누구보다 AMG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16명이 일하는 AMG 디자인부서 수장과 튜닝과 디자인에 대한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Q AMG의 디자인은 비교적 순하다. 혹시 MB 본사가 디자인에 참견하나? 디자인의 전권은 AMG가 갖고 있다. 우리는 항상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염두에 둔다. 그들은 벤츠의 특성이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조금 더 공격적인 디자인을 하고 싶지만 MB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고객의 의견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QMB의 새 모델이 정해진 다음 AMG 디자인이 시작되나? 아니다. 양산차 데뷔 24개월 전에 AMG의 디자인도 끝난다. 새차 계획이 나오면 MB가 상세제원을 보내 오고, 이것을 토대로 새로운 AMG 디자인을 제안한다. 이 단계에서 AMG 를 위해 양산차의 설계가 변경되기도 한다. 1/4 스케일 모델로 품평회를 갖고, 이후 실물 크기로 최종 디자인을 결정한다. 모든 과정이 새차가 나오기 24개월 전에 끝난다. Q 양산차를 리스타일링해야 하는데, 디자이너로서 답답한 점은 없나? 1970∼80년대 벤츠 디자인 센터에 있을 때가 훨씬 답답했다. 개인적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데, 당시 벤츠는 매우, 매우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껏 스포티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MB가 AMG에 던지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도전이다. Q 메르세데스가 AMG를 합병함으로써 얻는 디자인적인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가? 두 회사가 하나로 통합되다 보니 서로 배울 점이 많다. 요즘 벤츠가 점점 스포티해지는 것은 합병과 무관하지 않다. AMG는 앞으로 더욱 스포티해질 것이다. Q 가장 AMG 스타일이 강한 모델을 꼽으라면? AMG 모델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선보인 CL 63이 벤츠의 느낌을 살리면서 스포티한 AMG의 특성이 잘 버무려진 차라고 생각한다.
function DelBbs() { if (!confirm("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return; document.location.href = "/ykbbs/bbs_act.html?bbs_code=3&srch_ty 벤츠 튜너로 출발해 1999년 벤츠 자회사로 성장한 메르세데스 AMG는 벤츠 고성능 버전은 물론이고 특수차도 만든다.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통해 튜너 고유영역인 개조작업도 병행한다. 슈투트가르트 근처 아팔터바흐에 자리한 AMG 본사와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방문해 아주 특별한 AMG의 탄생과정을 살펴보았다
메르세데스 AMG는 벤츠의 고성능 버전과 인디비주얼(개인 주문) 모델을 생산하는 메르세데스 벤츠(MB)의 자회사다. AMG는 1999년 메르세데스 벤츠와 한식구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개인 튜너로 출발했다. 1967년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Hans Werner Aufrecht)와 에르하르트 멜허(Erhard Melcher)가 공동창업해 벤츠를 개조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AMG가 처음 유명세를 탄 것은 1971년 벨기에 스파 프랑코르샹(Spa Francorchamp)에서 열린 24시간 내구레이스였다. 이 대회에서 AMG가 튜닝한 벤츠 300 SEL 6.8이 클래스 1위와 종합 2위를 차지하면서 전유럽에 AMG의 존재를 알렸다. 유명세를 타고 주문이 밀려들자 AMG는 그로샤스파흐(Groshasfach)에 있던 본사를 1978년 슈투트가르트 근처 아팔터바흐(Affalterbach)로 옮겼다.
1967년 튜너로 출발, 99년 MB에 합병 80년대 들어 AMG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1986년 독일 투어링카 선수권(DTM, Deutsche Tourenwagen Meisterschaft) 2회 우승, 1988년 4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모터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같은해 벤츠의 제안으로 모터스포츠 부문 제휴관계를 맺는다. 이듬해 1989년 DTM에 190E를 개조한 190E 2.5-16를 내보내 7회 우승으로 컨스트럭터 타이틀을 안았다. 1991년 팀 랭킹 및 브랜드 랭킹에서 AMG 메르세데스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공동선두에 올랐다. 1992년에는 190E 2.5-16 에볼루션Ⅱ로 DTM을 또다시 평정했다. 이후 DTM과 함께 FIA GT 등에 CLK-GTR, CLK-DTM 등을 출전시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다. 벤츠와 AMG의 협력관계는 모터스포츠에서 완성차로 확대되었다. 1990년 두 회사는 AMG 제품을 메르세데스 벤츠를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AMG는 제3공장을 세웠다. 1993년에는 공동개발한 첫 번째 완성차 C 36 AMG를 선보이고, AMG는 정식 메이커로 특허등록을 마쳤다. 이후 E 50 AMG(96년), C 43 AMG(97년), E 55 AMG(97년) 등이 벤츠 라인업에 더해졌다. AMG는 90년대 후반 고성능 튜닝 외에 개조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1999년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6채널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소개하고, 2000년에는 S클래스의 차체를 늘이고 실내를 화려하게 꾸민 S클래스 풀만, 2001년에는 무선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장비를 결합한 AMG 어드밴스드 모바일 미디어 시스템을 선보였다.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AMG와 벤츠는 1999년 창업자 아우프레흐트가 AMG의 지분 51%를 다임러크라이슬러에 넘기면서 정식 파트너가 되었다. 이로써 튜닝업체로 출발한 AMG는 벤츠의 개발, 생산단계부터 참여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MB의 일원이다 보니 독립회사일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합병 전에는 종업원이 120∼120명이었지만 99년 합병 직후 400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720명이다. 이 중 절반이 개발인력일 정도로 신제품 개발 비중이 높다. AMG 퍼포먼스 스튜디오를 통해 AMG를 더 뛰어난 차로 개조하는 튜너 본연의 작업도 계속한다. 고객은 일본, 중동 등 전세계에 퍼져 있으며 외관 손질부터 첨단 전자장비 설치까지 개조영역은 대단히 넓다. AMG의 창업자 아우프레흐트는 AMG를 MB에 넘긴 후에도 계속 모터스포츠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H.W.A.를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 모터스포츠를 통합 관리, 운영하고 있다. 그는 승마에도 관심이 많아 이 분야에도 열심이다(그의 딸이 승마선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함께 AMG의 문을 열었던 멜허는 엔지니어로서 창업 이후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맞춤차 제작 AMG 본사는 슈트트가르트에서 30∼40분 걸리는 한적한 교외에 자리하고 있다. AMG가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1976년이지만 현대적인 공장은 99년 벤츠와 합병 이후 지은 것이다. 한국 취재팀을 맞이한 게스트하우스에는 SLK, CLK, ML 등 5대의 AMG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눈에 띈 차가 CLK DTM AMG 카브리올레. DTM 경주차 스타일과 기술이 담긴 차로, 양산형 AMG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넓은 타이어(앞 255/35 R19, 뒤 285/30 R20)와 두툼한 오버펜더, ‘AMG 스피드시프트’라는 독특한 5단 AT, 버켓시트,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이 눈길을 끈다. 게스트하우스 맞은편 건물에는 퍼포먼스 스튜디오가 있다. 퍼포먼스 스튜디오는 특별한 AMG를 생산하는 곳이다. AMG의 시그너처, 블랙 시리즈, 한정생산 모델 등이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최신작은 SLK 55 AMG 블랙 시리즈. V8 5.5ℓ 400마력 엔진을 얹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갈고 닦은 기술을 집대성했다. 경량화한 각종 부품과 단단한 카본 루프, 19인치 AMG 휠, 조절식 서스펜션, 하이 포퍼먼스 브레이크 시스템 등으로 SLK의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 시그너처 시리즈로 판매되는 CLK DTM AMG 카브리올레도 퍼포먼스 스튜디오의 작품. V8 5.5ℓ 582마력 엔진으로 0→시속 100km 가속 4.0초. AMG 중 유일하게 제한시속 300km로, 폭발적인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CLK DTM AMG 카브리올레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4인승 양산 컨버터블이다. 퍼포먼스 스튜디오의 문을 열자 인테리어 작업장이 보였다. 가죽을 비롯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의 루즈 색깔과 똑같은 가죽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소화해 낸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가죽시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제봉선이다. 가죽을 꿰매는 실까지도 벤츠 본사의 검사를 거치는데 이는 에어백이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강도에 맞는 실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대시보드의 메탈그레인을 가죽으로 바꿔 달라는 주문은 일도 아니다. 작업장을 둘러보니 무광 검정색으로 도색한 CLK가 보였다. 스포일러를 비롯해 많은 부분을 카본으로 만든 DTM 스타일인데 앞 그릴에 붙은 벤츠의 세꼭지 별은 금속 색상 그대로다. AMG가 벤츠 일원이기 때문에 MB 로고만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실내 바닥을 흰색으로 칠한 S65 AMG도 보였다. 이 차의 도장에는 300g의 금이 들어갔다. 메탈릭 컬러는 보통 알루미늄을 섞지만 차 주인은 금을 원했다고 한다. 한쪽에는 내장을 다 뜯어 놓은 S클래스가 있었다. AV시스템의 헤드폰을 블루투스 방식으로 개조하는 중이다. AMG 아닌 일반 S 500는 실내만 AMG 스타일로 바꾸기 위해 들어온 차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몇 마리분 소가죽이 사용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 정도로 완전히 가죽으로 뒤덮여 있다. 단순한 개조작업은 며칠, 조금 복잡한 작업은 몇 주가 걸린다.
한 사람이 엔진 한 개를 도맡아 조립 다음에 찾은 곳은 퍼포먼스 튜닝 작업장. 작업장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실내가 깔끔하다. 구석에 현역에서 은퇴한 구형 SLK 세이프티카가 서 있었다. 퍼포먼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SLK 55 AMG 블랙 시리즈에는 세이프티카 기술이 담겨 있기에 이 차에 눈길이 꽂혔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흡음재를 모두 제거했다. 구형 E클래스의 생뚱맞은 모습도 보였다. 신입 직원들의 실습용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기자는 AMG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300 SEL 6.8(1971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AMG는 경주에서 우승한 뒤 이 차를 오스트리아 무기상에게 팔았고, 그곳에서 폐차되었다. 판매 당시 AMG는 회사 확장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차를 묵혀둘 수 없었지만 회사가 안정궤도에 접어들자 그 차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결국 당시의 데이터에 기반해 기념비적인 차를 완벽하게 복제했다고 한다. 다음은 AMG의 엔진 공장. 이곳에서는 메르세데스의 엔진을 기본으로 AMG 고성능 유닛이 생산된다. 한 명이 엔진 하나를 전담해 완성시키는 철저한 수제작 방식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약 50명의 숙련된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엔진 조립에는 S 63이 3시간 10분, S 65는 평균 4시간 30분이 걸린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100개가 조금 넘는다. 그날의 작업량과 현재 생산된 개수가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다. 작업자들은 4명이 한 팀을 이루며, 팀장이 작업자의 컨디션 등을 체크해 작업량을 조절한다. 개별생산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 엔지니어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엔진 조립 마지막 단계에 작업자의 이름과 일련번호가 새겨진 고유 표식을 엔진 한가운데 커다랗게 붙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AMG의 오너가 공장을 찾아와 자기 차의 엔진 조립자를 만나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반 양산차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엔진은 철저한 검사를 거쳐 합격판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 불량품이 나온 적이 없다고. 엔진 공장 2층으로 올라가니 AMG 엔진이 모여 있었다. 이들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은 얼마 전까지 SLR 맥라렌에 올라갔던 V8 5.5X 626마력이다. 이번 파리 오토살롱을 통해 데뷔한 SLR 맥라렌 722 에디션은 이 엔진을 손봐 최고출력이 650마력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고성능 그리고 아주 특별한 벤츠 AMG 본사 취재를 마친 후 찾아간 식당 이름은 ‘PS 레스토랑’이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PS는 마력의 단위다. 한 대의 차에 말 650마리의 힘을 집어넣는 AMG. 출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실제 PS 레스토랑 옆에는 말 사육장이 있고, 레스토랑에서는 건물 안에 있는 마술경기장이 내려다보였다. 이 레스토랑은 AMG의 창업자 아우프레흐트의 소유로, AMG가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AMG! 이곳을 통한 벤츠의 고성능에 대한 열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보안상의 이유로 연구개발 부서는 공개하지 않아 둘러볼 수 없었다. AMG는 더 이상 벤츠 튜너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개발단계부터 관여해 “이런 스타일로 만들면 우리가 손보기 힘들다”고 말하면 벤츠가 설계를 바꿀 정도니 말이다. 이와 함께 AMG 이상의 차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개조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메이커도 잡고, 개인 고객도 잡고……. AMG는 탄탄한 기술력을 밑천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가장 성공적인 튜너의 본보기라고 할 만하다.
AMG 디자인 책임자(Head of Design) Hieke Claus 이번 AMG 시승행사에는 만난 디자인 책임자 Hieke Claus는 만 56세로, 1975년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 센터에 입사해 1987년 AMG로 자리를 옮겼다. 1980년대 AMG의 성장과 90년대 메르세데스와의 합병과정을 모두 경험한 덕분에 누구보다 AMG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16명이 일하는 AMG 디자인부서 수장과 튜닝과 디자인에 대한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Q AMG의 디자인은 비교적 순하다. 혹시 MB 본사가 디자인에 참견하나? 디자인의 전권은 AMG가 갖고 있다. 우리는 항상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염두에 둔다. 그들은 벤츠의 특성이 사라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조금 더 공격적인 디자인을 하고 싶지만 MB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고객의 의견을 철저하게 반영한다. QMB의 새 모델이 정해진 다음 AMG 디자인이 시작되나? 아니다. 양산차 데뷔 24개월 전에 AMG의 디자인도 끝난다. 새차 계획이 나오면 MB가 상세제원을 보내 오고, 이것을 토대로 새로운 AMG 디자인을 제안한다. 이 단계에서 AMG 를 위해 양산차의 설계가 변경되기도 한다. 1/4 스케일 모델로 품평회를 갖고, 이후 실물 크기로 최종 디자인을 결정한다. 모든 과정이 새차가 나오기 24개월 전에 끝난다. Q 양산차를 리스타일링해야 하는데, 디자이너로서 답답한 점은 없나? 1970∼80년대 벤츠 디자인 센터에 있을 때가 훨씬 답답했다. 개인적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호하는데, 당시 벤츠는 매우, 매우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껏 스포티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MB가 AMG에 던지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도전이다. Q 메르세데스가 AMG를 합병함으로써 얻는 디자인적인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가? 두 회사가 하나로 통합되다 보니 서로 배울 점이 많다. 요즘 벤츠가 점점 스포티해지는 것은 합병과 무관하지 않다. AMG는 앞으로 더욱 스포티해질 것이다. Q 가장 AMG 스타일이 강한 모델을 꼽으라면? AMG 모델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선보인 CL 63이 벤츠의 느낌을 살리면서 스포티한 AMG의 특성이 잘 버무려진 차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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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09일 PM 0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