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여행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결과는 유럽이나 아시아도 아니고, 미국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Cross-Country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Cross-Country는 미국의 역사에 대한 공부는 물론 다양한 지역을 보면서 얻어가는 것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Visiting으로 미국에 오면 무엇보다 평소에 하지 못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고 그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과감하게(제가 간이 부은 것이겠지요.) 서울에서 온 몇 사람과 함께 Cross-Country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처음 태평양을 보면서 출발하여 대서양을 보면서 끝내기로 했던 계획을, 참가자의 일정이 바빠서 단축하였기 때문에 유타(Utah)의 솔트레이크시티(Salt Lake City)에서 출발하여 워싱톤DC까지로 줄이기는 했지만, Cross-Country가 갖는 묘미는 어느 정도 느껴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제가 다녀온 코스와 경비 등에 대해 안내를 드릴까 합니다. 사실 요즘 모두 환율 때문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고, 가족들과 여행을 계획하면서도 이렇게 가도 되는 것인가 하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혹 불가능한 일을 알려주면서 염장을 지른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무척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고, 평생 환율만 탓하면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을 것 같아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갑작스럽게 어떤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여기에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코스 및 일정
2월14일 : 유타 솔트레이크시티에 집결 (1박)
2월15일 : 솔트레이크시티 - 와이오밍 샤이엔 - 덴버(860Km. 2박)
2월16일 : 덴버 - 미주리 캔사스시티(970Km. 3박)
2월17일 : 캔사스시티 -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 캔터키 루이스빌(810Km. 4박)
2월18일 : 루이스빌 - 웨스트버지니아 챨스톤 - 워싱톤DC(960Km. 5박)
2월19일 : 워싱톤DC 관광 (6박)
2월20일 : 워싱톤DC에서 해산
이 기간 중 거쳐온 주로는 유타, 워이오밍, 콜로라도, 캔사스,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캔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등 모두 10개 주이며, 여기에 워싱톤DC가 더해집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모두 7개 주의 주도를 들렀으며, 사이사이 숨은 보석들을 캐어내기도 하였습니다. 전체 주행거리는 고속도로만 계산해서 3,600키로 정도인데, 실 주행거리는 4,000키로 정도 됩니다. 물론 보시는 바와 같이 빠듯한 일정 때문에 아침 6시반 출발, 저녁 8시 경 호텔 도착하면서 지냈고, 아침은 호텔식으로 점심은 패스트푸드로, 저녁은 대부분 현지에서 한식을 이용하였습니다. 호텔은 비즈니스호텔(Inn)을 주로 이용하였으며 대략 이동 경로를 생각하여 현지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여정의 일행은 40대 중반 3명, 50대 초반 2명으로 모두 5명입니다. 렌트카를 빌린 후 돌아가면서 운전을 하였고 어느 정도 과속을 하면서 달려온 것이 사실입니다. 경비는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대략 5인 합 4,500불 정도입니다. 여기에는 Full SUV 렌트카, 숙소비, 식사비 등 일체비용이 포함되며, 집결지까지의 항공료나 해산후의 이동 운임은 제외한 것입니다.(참가자가 짝수이면 숙소비가 더 적게 나올 듯하고, 숙소 등급이나 식사 내용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듯합니다.)
미국 서부개척의 역사가 담긴 지역을 달려보면서 미국인들이 지난 3백여 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미국에 대한 선입견의 일부가 수정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둘 이상이라면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눈이 내리는 계절만 지나면 7인승 Mini Van을 이용하여 두 가족이 함께 떠나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코스는 블로그 blog.naver.com/kjleeok 중 美 Cross-Country 카테고리 내에 들어 있으며, 혹 궁금한 점이 있어서 연락을 주시면 관련 자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이선생님, 멋진 경험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좋은 자료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하루에 저 정도 거리를 운전하면 들리는 곳 구경은 언제 하지요? 얼핏 보기에는 운전하면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어서... 지난 달 Raleigh에 가서 준리 선생을 뵜습니다. 멋진 호남형이신데, 말씀은 또 어찌나 잘 하시던지... 저녁 대접을 근사하게 받았지요....^^
과속의 미학이랄까? 120,30 달리다보면 하루 7,8시간 달려야 하고 달리면서 보는 시간이 많은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생각과 다르게 이것저것 많이 보고 다닐 수 있습니다. 하루 15시간 정도를 움직인다 생각하면 되니까요... 참 저는 제가 '나'씨인가 했더니 '이'씨이군요. 준리선생한테 저는 저녁 한 번 근사하게 받아본 적이 없는데, 역시 한 스님께서 멋쟁이인 줄 알아보시는 군요. 아니 '한스 님'!
준리 선생한테 개인적으로 저녁 대접받은 건 아니고요...^^ Raleigh의 한인회 여러분들 듀크대학의 몇몇 faculty들 초대한 자리에 묻어갔던 겁니다. 그나저나 '나들이님' 여행담을 읽고 보니 저도 'Cross Country'를 해보곳 싶은 생각이 막 드는군요. 몹시 힘은 들겠지만...
왜 전 그런자리조차 묻혀지지 않는 것인지 참... 기회가 되면, 아니 기회를 만드셔서 한 번 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생각보다 힘이 안 들고,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공부하게 됩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비용이 위에 써있는 만큼 안 들 것 같기도 하군요. 저희는 숙소가 일반 여행 때보다 좀 좋은 편이었으니, 식사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