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40분쯤 서울역에 도착했다. 몹시 배가 고팠지만 아침부터 육개장이나 비빔밥이 당기지는 않았다. 푹신한 소파에서 쉴 겸 파스꾸지에 들어갔다. 너무 비싸서 그냥 나왔다. 편의점에서 생수 하나를 사고 다른 가게로 들어가서 샌드위치 한쪽을 사먹었다. 4천원이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서 먹을 만했다.
7시 기차는 만원이다. 동반석 젊은 아가씨들은 시종일관 ‘하하 호호’ 즐겁다. 광명역에서 박쟁이 탔다. 반가워라! 박쟁이 사온 빵을 조금 먹고 나니 허기가 가신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영화처럼’이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태양은 가득히’란 단편은 흡인력이 대단했다. 영화가 한 사람의 일생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 듯하다. 나는 그저 수동적인 내 성격에 영화보기처럼 편한 취미 생활이 없다 싶어 극장에 가는 것을 즐기는 정도인데, 소설 속 주인공들은 영화가 곧 삶이다. 영화로 맺어진 두 소년의 성장기는 흥미롭다. ‘태양은 가득히’ 나도 그 영화를 분명히 보았는데 너무 오래 전이라 이젠 아무 기억도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그 영화에서 알랭드롱을 처음 보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가끔 창밖을 바라보았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논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부챗살처럼 퍼지는 아침 햇살을 받은 풍경은 깨끗했다. 눈의 즐거움에 취해서 쌀값 폭락으로 까맣게 속이 타들어갈 농부 걱정은 한참 뒤에 했다.
부산역에 지아님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이번 여행의 주요 연락은 박쟁이 지아님과 직접 했다. 남포동까지 지아님 승용차로 편하게 움직였다. 지아님은 자기학교 교장을 모시고 나왔다. 얼굴도 아름답고 목소리도 참 예쁘고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 바닷가 천사 **
벨기에 영화다. 브뤼노와 마리 부부는 두 아들을 데리고 모로코에 정착한다. 브뤼노는 하는 일이 잘 안 풀리는지 전화통을 붙잡고 소리를 질러댄다. 어딘가 불안해 보인다. 대사 내용을 볼 때 그는 민중을 위해서 무슨 일을 도모하는 사람 같다. 막내 루이는 바닷가에서 형과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논다. 브뤼노는 다락방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한다. 어디를 갈 때도 꼭 막내 루이만 태우고 간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루이를 불러 비밀이 있다고 고백한다. -- 여기까지 본 후 깜빡 졸았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그 비밀이 무엇인지 모른 채 영화를 봤다.-- 그 날 이후 루이는 말을 더듬기 시작하고, 아버지가 사다준 천사의 날개를 달고 학예회에 참가한 날, 루이는 그만 말이 막혀서 눈물 글썽글썽인 채 내려와 아버지에게도 달려간다. 아버지가 차를 타고 외출할 땐 아버지 몰래 승용차 트렁크에 숨어 들어가 아버지랑 동행한다. 아내 마리는 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런저런 변화를 시도해 보지만 브뤼노의 이상 증세가 점차 심해진다. 루이는 아버지의 다락방 앞 나무에 올라가서 내려오지를 않으려 한다. 루이의 모든 감각은 늘 아버지를 향해 있다. 마리는 남편에게 점점 지쳐간다. 브뤼노만 빼고 세 식구가 집을 나간다. 루이는 아버지 생각에 시달리다 결국 차문을 열고 뛰어내린다. ‘파파 파파’ 루이의 목소리가 애절하게 어둔 밤 도로 위로 떨어져 내린다. 루이는 혼자 남겨두고 온 아버지에게로 밤새 달려가겠지.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잠깐 졸았던 나는 비밀이 무엇인지 그저 짐작만 하며 보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이 자살할 거라고 말했던 것이다. 어린 영혼 루이는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나무 위에 걸터앉아 다락방의 아버지에게 말을 걸며 끝말잇기 놀이를 하고, 아버지를 마당으로 이끌어 같이 물놀이도 하며 아버지의 수호신이 되고자 했던 하얀 날개의 천사소년, 근심과 걱정으로 점점 표정이 어두워지던 천사날개를 단 아들은 견디다 못해서 스스로 먼저 자살을 시도하고 그 후로 엄마는 이사를 결심했다. 루이가 왜 저렇게 안절부절 못하며 한사코 나무 위에 올라가 있으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던 엄마와 형은 루이를 나무라지만 차마 아버지의 비밀을 발설할 수 없는 루이는 비밀도 지켜야 하고 아버지의 목숨도 지켜야 한다. 아버지 브뤼노는 유일하게 루이와 소통한다. 루이와 브뤼노가 주고받는 말들이 가슴을 살짝 살짝 흔든다. 극장문 나서며 이미 기억나지 않았지만 루이가 리듬을 넣어 외우던 시가 참 아름다웠다. 벌써 어른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어린 아이의 순수함뿐인가. 잠시 주제를 생각해 보았지만 잘 모르겠다.
조금은 우울하고 어두운 내용이지만 바닷가, 수영, 골목길 풍경 등 눈으로 즐길거리가 많았다. 화면이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닷가 풍경을 다룰 때도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영혼이 부서져버린 아버지와 이를 애타게 바라보는 어린 아들의 심리적 불안과 고통이 잘 드러났다.
해운대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다. 지아님과 교장이 서로 점심을 사겠다고 한다. 결국 교장이 점심을 샀다. 깔끔하고 맛있다. 주말에 영화표 있으니 같이 영화 보실래요? 할 수 있는 지아님의 친화력은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그녀는 장점이 참 많은 친구다. 인정이 많고 따뜻하다. 호기심과 열정이 많아서 배우기를 즐긴다. 그래서 그녀의 감성은 늘 파릇파릇 봄보리 같이 싱그럽다.
노보텔 가나아트의 전시를 보러 갔다. 어떤 전시인지 몰라도 좋았다. 그곳은 전망만으로도 부산에 오면 꼭 들러야 할 공간이다. 바다를 향해 있던 의자가 사라졌다. 의자에 앉아 잠시의 휴식, 늘 달콤했는데 아쉽다. 영화제에 걸맞게 이번 전시는 ‘Movie & Movie Star’였다. 영화 속에서 만나던 이소룡, 장국영, 오드리헵번, 마릴린몬로 등 스타들을 팝아트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라 우선 정답다. 그 중에서 박은진의 ‘Sin+city acrylic on panel video installation’가 인상적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배우--어느 영화의 한 장면인지 모르겠다.-- 뒤로 거리 풍경이 휙휙 지나간다. 저 풍경은 어디지? 내가 물었다. 서울이네요. 박쟁이 답했다. 부산이라면 더욱 좋았을 걸, 나는 쓸데없는 군소리를 늘어놓았다.
우-미-갈 부산 번개 모임을 주선한 박쟁을 남겨두고 지아님과 나는 부산문화회관으로 발레를 보러 갔다. 오후 4시 맑은 가을햇살이 조금씩 야위는 시간, 우리는 유엔군 공원 묘지를 산책했다. 공원은 정성껏 관리되고 있었다. 단정하고 조용하고 아름답다. 먼 이국 땅에서 목숨을 잃은 영혼들의 쉼터로 알맞았다. 안온한 느낌이 나를 에워싼다. 각각의 묘지마다 장미가 심어져 있다. 외국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아한 영혼들을 위해 장미는 아직 시들지 않은 채 붉게 피어 있었다. 사위는 가을 햇살을 받고 있는 그 붉은 장미는 정열의 이미지가 아니라 어쩐지 애처로워 보였다. 나는 애처로운 것들이 사랑스럽다. 이 풍진 세상과 맞서 씩씩하게 앞으로 앞으로 전진 하는 에너지가 내게 부족해선인지 몰라도 애처로운 것들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돌아나오는 길에 대전 현충원에 누워 게실 dkj지 영혼을 잠시 생각했다. 이번 추석 무렵에 찾아가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단풍 다 지기 전에 뵈러가야겠다.
5시에 유니버셜 발레단의 ‘돈키호테’ 공연이 시작되었다. 발레 구경을 한 지 10여 년도 더 되지 싶다. 화려한 의상과 경쾌한 음악이 시종일관 나를 고양시켰다. 무용수들의 기량이 뛰어났다. 발레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혀 없었지만 그네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고 세련되어서 보는 내내 몰입하게 만들었다. 두 번의 휴식 시간을 포함해서 2시간 10분여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 너무 좋다, 아, 행복하다’를 연발하며 해운대를 향했다. 8시에 저녁 약속이 생겼다. 울산 친구는 박쟁을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박쟁은 경상도를 여행 중인 친구와 합류하여 이미 숙소에 들어갔단다. 대학원 논문 준비하느라고 많이 피곤했나 보다.
나는 복국을 좋아한다. 금수복국, 그동안 먹어본 복국 중에서 이 집 복국이 제일 맛있다. 맛이 깊고 깔끔했다. 이 집 복국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국물까지 다 먹는다. 먼저 도착한 나에게 친구는 생복으로 주문하라고 하였지만 생복은 1인분에 3만원이다. 너무 비싸다. 나는 그 아래 가격인 까치복을 주문하면서 얼마 전에 읽은 낸시랭의 말을 떠올렸다. ‘남자가 밥 사고 돈 쓰는 게 당연하지. 여자는 약속 장소에 나오기 전에 이미 옷과 화장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잖아.’ 맹랑한 논리다. 이런 논리로 살 수 있다면 나도 생복을 주문했을 텐데 나는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나를 위해 돈을 많이 쓰는 게 불편하다. 까치복도 충분히 맛있었다. 시원한 복국을 안주 삼아 매취순을 두 잔쯤 마셨다. 저녁 식사 후 지아님은 귀가하였다.
어디 구경하고 싶어요?
호텔 바가 어떤 곳인지 한번 가보고 싶어요.
파라다이스 호텔바에 들어섰다. 전체적으로 검정색 일색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바의 분위기는 늘 독특해서 한번쯤 가보고 싶었다. 막상 들어가 보니 별거 아니네. 바텐더 앞에 마주 앉아 마시면 소설이나 영화 속 바의 분위기가 좀 살아났을까? 분홍색 칵테일 두 잔을 마시자 술기운이 살짝 올라왔다. 안부를 묻고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깔깔거렸다.
호텔 프런트에 이름 적어두었으니 늦게 들어오시면 종업원에게 문 열어달라고 하세요. 피곤해서 먼저 잘게요.
박쟁이 밤바다도 안 보고 일찍 잠들다니, 해운대 여행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숙소는 달맞이 고개 ‘일루아’ 호텔이다. 여행 준비를 늦게 해서 모텔을 예약하지 못했단다. 아무려면 어떠랴. 모텔보다야 3배 정도 비싸지만 해운대 일류호텔 아니니 너무 과한 것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침대에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나른한 기분, 이게 바로 행복이다. 더블침대와 싱글침대가 하나씩 있는 방이라 부산에서 합류하게 된 박쟁 친구랑 셋이 자도 충분하였다. 나는 하얀 침대시트로 몸을 감고 오랫동안 침대에서 뒹굴었다.
교장 나가면 첫해에 파라다이스 호텔 예약하라고 한 것 기억나?
아니요. 정말 그래도 돼요?
그러엄.
그럼 조선비치로 해요. 거기가 전망이 더 좋아요.
좋아, 동백섬 산책도 할 겸 그곳이 더 좋겠다.
나에게 해운대 가을여행의 즐거움을 안겨준 박쟁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선물이다. 고마움에 비하면 선물이 좀 약하다. 그래도 그 선물에 담은 내 마음을 그녀는 알아차릴 테지.
10시에 늦은 아침을 먹었다. 잠자리 제공했다고 아침은 굳이 박쟁 친구가 사겠다고 한다. 그녀는 말수가 적고 이마가 전도연처럼 예쁘다. 긴머리 뒤로 쓸어올릴 때면 보헤미안 같은 자유의 냄새가 조금 났다. 그녀가 들고 온 가죽 여행가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럽 영화에서 많이 본 가방이다. 그 가방을 보니 나도 그녀처럼 정처 없이 한 열흘간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나는 5시 기차를 2시로 변경하였다. 일찍 올라가서 좀 쉬어야겠다. 오늘의 일정은 코리아아트센터에서 차 한 잔 하며 바다를 잠시 일별하는 것이다. 달맞이고개를 산책하는 일이 아무래도 무리지 싶다.
우리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띄엄띄엄 자신의 문제를 의논해 왔다. 내가 인생에 대하여 알아야 얼마나 알 것인가. 다만 이 친구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 하나로 내가 그녀의 물음에 현명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 때 꼭 현명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 묻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가둬두면 터질 것 같아서 미리미리 조금씩 흘러 보내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선택엔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누리는 안락과 보호를 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갖기란 쉽지 않다. 버림으로써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버리고 바람 같은 자유를 얻을 것이냐, 안 버리고 타협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어떤 선택이 더 옳은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처음부터 옳은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녀에게 가면 하나를 지니고 살기를 권했다. 가면을 갖고 산다는 것은 타협이다.
그녀를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홀로 남겨두고 박쟁과 나는 택시를 타고 부산역으로 왔다. 택시비가 1만7천이다.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 무릎 아프다는 핑계로 호사를 누렸다.
그녀는 그 후 어디를 터벅터벅 걸었을까. 가을 풍경을 보며 버스를 타거나 기차를 타고 어느 지역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잠을 잤을까. 가을은 정처 없이 여행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첫댓글 가둬두면 터질 것 같아 조금씩 훌려보냄..용기, 자유, 타협 그래서 필요한 가면. 자꾸 읽게 되네요..감사합니다.
미치지 않고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가면이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요.
아....너무나 멋진 부산여행기, 저도 조선비치에서 바다도 보고 아침도 먹고 싶고 ㅎㅎ 두분의 우정이 참 이뻐요^^
박하님은 조선비치에서 자고 밥 먹고 달맞이고개 주면의 멋진 갤러리 순례 후기를 쓰는 일까지 하실 날 있을 거에요. 나도 젊은 친구 쥐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ㅍ 기억나세요? 우리 함께 파주 지지향에 갔던 날? 그때야 말로 저 정말로 잠만 잤었죠. 도착하자마자 저녁잠 저녁 먹고 밤잠 일어나서 아침 먹고 또 낮잠 그리곤 퇴실 히히 / 논문 공개발표 준비하느라 분주한 사이에 해운대 내려간터라, 졸음이 몰려와서 일찍 들어갔어요. 친구도 안동에서 내려오는 길이라 무거운 여행가방, 부담스러워했구요. / 그래도 친구분이 저 보고 싶어하신다는 거 알았음 나갔을텐데, 몰랐어요 이궁 >_< 주로 외국서 지내시는 분이신거죠? 뵐 기회가 외국에서 있으려나요, 담엔 함께 뵙기로 해요ㅡ
기억나지요. 지지향은 그 시간에 침실에서 잠을 자느 것 외엔 할 일도 없을 곳이었어요. ㅎㅎ.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아다니며 우리는 이 거리가 호퍼 그림 같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 한국에 들어온 지 두 달쯤 되었다네요. 한 일 년간 전혀 소식이 없다가 부산 가기 일주일 전쯤에 문득 안부를 물어 왔던 친구였어요. 내 친구들은 모두 쥐님을 보고 싶어하지요.
미루님이 아주 천천히.. 담담하게...곁에서 여행길에서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 주신 것 처럼 느껴지네요. 저는 숨소리 죽여가며 들으며 그저 웃지요. 켜켜이 쌓인 연륜의 무게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서 내심 부럽습니다.저는 언제나 이런 평온을 얻게 될른지요. 나이먹음 만은 아닐테지요? 이 글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간추려서 우윳빛 뼈마디만 쓰지 못해서 이렇게 실핏줄, 기름기까지 모두 써요. 고치고 싶어요. 너무 무겁지도 않게 가볍지도 않게--인생살이 정답이네요. 그리 살기 어려워 나도 그리 살지는 못해요.
요 여행기를 두근두근대면서 기다렸습니다.^^ 제게 귀뜸해주셨던 '몸덧'이라는 말,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몸덧을 좀 가라앉히고 왔답니다. 이 글이 여행 바람을 불어넣었을까요?
미루님 글 읽고 저도 아 좋아요. 행복해요. 부산 가본지 10년 정도 되어가는 것 같은데.. 덕분에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영화도 잘 보구요. ㅎㅎ미루님말씀처럼 누구에겐가 조언을 구할 때 현명한 답을 기대하진 않지만..같이 들어주고 ,공감해주고..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로 문제의 반은 해결되는 거 같아요. 본인이 말하면서..스스로 해결도 되구요.전 안버리고 타협하는 것에만 전전긍긍했는데.. 나이들면서 점점..더 버리고 바람같은 자유쪽으로 가고 있는듯 해요. 제가 어떻게 갑자기 무슨 일을 할 지..저도 무서워요. ㅎㅎ 전..~가면 가지고 타협 하는 거 이젠...~
페소님이 부산에 가 본지 10년? 뜻밖이에요. 아, 해외에 많이 가셨지. 나는 해외 경험은 별로 없어요. 조금씩 흘리고 버려서 내 안에서 터져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 중요해요. 터질 땐 장기와 감정이 많이 상해서 오랫동안 치료가 필요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