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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을 찾은 울산 지역 문화예술인들. 이들은 중앙동에 이어 불광동 원도심과 보수동 헌책방 골목 일원을 이틀에 걸쳐 둘러보았다. |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울산지회(지회장 이강민)가 부산의 원도심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울산민예총이 예술여행지로 부산을 선택한 것은 부산의 노력이 도시 팽창과 함께 문화와 상권의 몰락을 가져온 원도심 살리기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정보화사회로 진입한 우리 시대에서는 문화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써 원도심 살리기는 원도심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뿐 만이 아니라 문화예술인,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 모두에게 관심의 대상이다.
근대문화유산이 아예 세척되었다는 오명을 받고 있는 울산에서도 원도심 살리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방자치정부 및 문화예술계가 관심을 가져오고 있으며 현재 공원부지 매입과 연구용역 등이 진행되고 있다. 또 민간차원에서도 갤러리나 문화공간 등 문화예술관련 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도시 만들기는 민관의 공동노력이 중요한만큼 민간차원의 참여 동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이러한 때에 부산의 '예술가 입주를 통한 도시문화재생사업'의 성과와 시행착오 등의 학습은 단순히 지방 공무원의 몫만이 아닌 것이며, 살기 좋은 지역과 도시를 만드는 것은 우리 예술가의 책임이기도 하기에 사명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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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어서원을 찾은 울산 문화예술인들이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울산 문수구장에서 출발하니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다다랐다. 도착과 함께 '또따또가' 운영센터장으로 있는 김희진 감독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김 감독으로부터 또따또가의 설립취지와 현황, 향후 전망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2010년부터 시작된 부산 원도심 또따또가에는 현재 20개소 43실의 문화창작공간이 운영 중이다. 지난 2010년 공모와 심의를 거쳐 입주한 작가들의 영역은 공연과 전시, 영화와 출판 등이 총망라돼 있다.
3년 유예기간으로 이곳에 터를 잡은 작가들은 개인의 예술세계를 넓히는 한편 아카데미 운영 및 공동작업 등으로 시민과의 소통과 교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야후 웹툰 '쌈닭'으로 유명한 배민기 씨, 조각가 박주현 씨, 화가이자 동화작가이기도 한 박경효 씨의 작업실을 차례로 돌며 원도심 빈 공간의 문화적 활용사례들을 보고 느끼는 탐방체험을 가졌다. 백년어서원, 인쇄골목, 보수동문화관 등 다양한 예술가 및 문화활동가들의 숨은 노력들이 보이는 원도심의 방문길을 대할 때마다 놀라운 아이디어와 인간사랑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너무나 좋다.
■부러웠던 부산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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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헌책방 골목을 찾아 책을 살펴보고 있다. |
이번 예술여행은 예술과 인간, 그리고 예술가와 인생을 이야기하는 '2011 예술여행 공감:art & act'의 네 번째 행사로써 지난달 30~31일 부산 중앙동·불광동 원도심과 보수동 헌책방 골목 일원에서 진행되었다. 미술·국악·문인·조각·연극 장르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과 기획·홍보 등 문화활동가 50여 명이 함께 했다.
부산 원도심살리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예술가 입주 창작공간 사업에서 참가자들의 소감은 한마디로 부러움 그 자체였다. 언론이나 여론을 통하거나 직접 가본 느낌은 예술가의 입주로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는 반면 입주작가 및 일꾼들의 고민도 보였다.
입주금액에 대한 지원기한이 3년이란 점인데, 3년 안에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3년의 마지막 해가 끝나면 과연 얼마나 남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 지원센터의 김희진 씨는 입주작가 중 60~70%정도는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수동 책방골목 문화관의 김연정 부센터장의 얼굴에도 그늘이 있었다. 부족한 일손과 재원으로 인해 문화관 운영자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일행모두가 방문과 동시에 탄성을 자아냈던 백년어서원, 그곳은 울산에서도 너무나 부러워하는 장소이지만 운영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우리는 기념품도 사고, 1층 까페에서 쥬스랑 팥빙수를 사서 먹었다. 많은 기대와 걱정을 날려버리는 너무 시원한 휴식이었다.
이론적으로 민관의 협치는 부족한 중앙 및 지방정부의 부족한 재원을 메워주는 힘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 이곳에서 아주 어려운 작업환경과 문화서비스 현장을 보고 온 것 같아 지금도 마음이 쓰리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너무나 밝은 표정이었다.
마지막으로 민주공원에서 김종세 씨의 문화도시만들기 프리젠테이션은 참가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잠자리에 들어서 즐거운 뒷풀이와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준 부산민예총 이청산 회장의 따뜻한 배려가 베갯잇으로 스며들었다.
박은정 울산민예총 사무처장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600&key=20110819.22031193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