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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고 3학년 강상훈(19)군은 이번 2014 수능의 승자다. 두 명의 수능 전 과목 만점자를 낸 중동고 공부달인 중 한 명으로, 국어 수학 영어에 탐구까지 ‘만점’의 쾌거를 달성했다. 강군의 최강학습법으론 “무엇이든 손으로 흔적을 남기는 공부방법”을 꼽을만하다. 손으로 흔적을 남기며 한 공부는 눈으로 한 번 보고 이해하는 공부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구조를 볼 수 있게 해줬다. 동아리도 직접 조직해 활동했다. 심리학에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무렵 학교에서 제공한 SBFS(Samsung Business Frontier Scholarship) 연수 프로그램으로 진로를 탐색하던 도중 조직심리학에 관심이 생기면서 동아리를 만들고 구성원들과 직접 심리학 실험을 진행했다. 교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 관련 독서활동도 활발했다. 심리학가 관련한 적극적인 교내 활동은 자기소개서에서 전공적합성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강군은 서울대 심리학과 일반전형에 지원해 현재 1단계를 합격한 상황이다. 무엇이든 손을 움직여 흔적 남기는 공부
직접 부딪힌 가장 대표적인 과목은 수학. 틀린 문제를 오려 붙이지 않고 문제에 나온 도형까지 직접 그려가며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오답노트를 통해 1학년 때 받은 수학내신 6등급이 1등급으로, 수능에서도 만점을 받게 됐다. “풀이과정과 답 외에도 관련 개념도 찾아 오답노트에 적었다. 만든 후에는 너덜너덜하게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봤다. 오답노트를 하면 유형별로 억지로 나누지 않아도 유형별 학습이 자동으로 된다. 오답노트와 문제를 자주 보다 문제집을 펼쳐보면 일정한 순서가 없어도 자동으로 유형이 보였다.” 국어도 손으로 흔적을 남기며 공부했다. 비문학은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연습했다. 강군의 언어영역 문제집에는 선택지와 제시문 사이를 화살표로 연결해둔 흔적으로 채워져 있었다. “글을 보면 구조가 있다. 글 곳곳에 정보가 적절한 위치에 배치가 돼있다. 문제를 보고 ‘풀면 풀리겠지’와 같은 마음으로 임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글로 보기보다 수많은 정보가 퍼즐처럼 구성됐다고 염두에 두고 들어가야 한다. 차분하게 지문에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근거를 파악해두는 과정을 많이 거쳐야 한다. 선지를 보고 지문의 정보를 보는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려 촉박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EBS 교재를 활용하면서도 같은 지문을 반복해 보면서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 봤다. 해설지도 다시 보면서 문단의 주제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정보가 있었으며 초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반복했다.” 문학은 작품에서는 가계도를 그리면서 인물간의 관계를 명확히 하면서 공부했다. “고전소설의 경우 등장인물이 많고 관계가 복잡해 가계도를 그려가며 인물을 정리했다. 관계들을 통해 ‘어떤 관계’인가를 집중하며 공부했다. 무엇이든 ‘이거 알아’하며 지나가서는 안 된다. 글의 초점이나 제재 인물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사회탐구도 종이에 써서 암기하는 공부방법을 고수했다. “사탐은 개념이 있으면 무조건 적고 외웠다. 국어 수학 영어와 달리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개념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집을 풀어도 문제의 제시문과 보기 선택지에 나온 관련 개념들은 모두 적었다. 국사에서 임진왜란과 관련해 제시문 (가)는 한산도 전투를 (나)는 강화교섭을 다루고 1번 선택지 평양성, 2번 동학농민군 등 선택지에서 다양한 내용이 나왔다고 가정하면, 선택지 1, 2, 3, 4, 5번의 해당 선택지의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파악하고 순서를 맞춰 봤다. 또 어느 전쟁의 무슨 전투인지를 판서하듯이 풀어나가며 재구성했다. 문제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를 통해 학습을 확장했다. 다만 너무나 확장하다 보면 포인트를 놓칠 우려가 있어 어느 정도 절제가 필요하다.” 수학, 6등급에서 수능만점 이루기까지 ‘극복기’ 수능에선 만점을 받은 수학에 강군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처음 받은 내신성적은 6등급. 강군에게 충격적이었다. “처음에 주중에 수학만 붙들었다. ‘그냥 붙잡고 있는 상태’였다. 머리가 텅 빈 느낌이었다. 혼자 공부하면서 사실 수학이 무서웠다. 중3 겨울방학 때 학원을 다녔는데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해 수업을 들어봤지만 따라가기 어려웠다. 수학 용어들이 보통의 언어들과 달라 어렵게 느껴졌었다.” 강군은 학교 수업을 통해 기본을 튼튼히 하고 “학교에서는 기본 개념부터 단단히 다졌다. 학교 수업은 논리의 연결고리 위주라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활용하는데 도움이 됐다. 가령 정적분을 배운다면 구분구적법에서 넓이를 어떻게 측정하는지 연결고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셨다. 학원에서는 적분을 ‘학교에서 배우고 왔겠지’라고 전제하기 때문에 문제 풀이법이나 기술적인 방법위주로 설명해주신다.” 2학년 때 양치기 방법을 활용하면서 학원을 다니게 됐다. “수학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문제는 다 풀어보자’고 생각해 ‘자이스토리’(수경) 등 난이도 상관없이 풀었다. 대치동 학원에 등록하기도 했다.학원에서는 고난도 문제까지 제공해 문제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충실한 교내활동으로 드러낸 전공적합성 강군이 지원한 학교는 서울대 심리학과. 1학년 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을 느끼기 시작해 학교에서 제공하는 장학생 프로그램으로 진로를 확실하게 잡은 케이스다. “어머니께서 아동교육을 하시는데 미술치료 과정을 보면서 막연히 흥미를 느꼈다. 학교에서 제공한 SBFS(Samsung Business Frontier Scholarship) 연수 프로그램이 심리학으로 진로를 굳히게 했다. 삼성을 견학하면서 경영 경제를 연수하는 장학생 프로그램이었는데 진로 탐색을 위해 참여했는데 진로를 명확하게 좁히게 됐다. 기업이 사람을 어떻게 배치하고, 동기부여를 어떻게 시키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 조직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기업에서 수요도 있다고 들었다.”심리학에 대한 진로 탐색을 위해 서울대가 운영하는 ‘청소년을 위한 심리학 교실’에 참여하기도 했다. 심리학으로 진로를 정한 강군은 심리학 동아리를 찾았지만 교내에 심리학 동아리는 없었다. 결국 활동하던 문예부를 나와 응용심리동아리를 만들었다. 심리학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실험을 직접 해나갔다. 실험의 결과는 의도한 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의미 있었다고. 심리학과 관련한 독서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조직심리학이 인재에 관한 내용이 많아 ’우리 안의 천재성’(데이미스 싱크)과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등 인재와 관련된 책을 읽었다. 2학년 대상으로 ‘테마별 독서’라는 학교 독서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1학기 때는 조직심리학을 테마로 두고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로렌 슬레이터)와 같이 소규모 사회조직안에 심리에 관해 다룬 책을 읽었다. 2학기에는 다시 인재와 관련된 분야로 넘어와 내향적인 사람이 얼마나 재능이 있는가에 관한 책 ‘콰이어트’(수잔 케인), 이타주의자가 왜 존재했는가에 대한 의의를 찾는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슈테판 클라인), 좋은 리더는 내성적/외향적/이타적인 사람들에게 각각 조직에 도움이 되는 그들의 능력을 알려주기만 해도 조직에 도움이 된다는 ‘멀티플라이어’(리즈 와이즈먼) 등의 책을 읽었다.”
수능 만점자 두 명 배출한 중동고의 논술프로그램 강군이 다니고 있는 중동고는 두 명의 수능 전 과목 만점자를 낼 만큼 정시대비 교육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논구술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치동 인근에 있으면서도 사교육 대신 학교교육을 믿게 하는 원동력이다. 강군 역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논술은 매주 수요일 2시간이 수업시간으로 배정됐다. 첫 주가 논술을 했다면 그 다음 주는 구술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논술은 실제 대학에서 나왔던 기출문제를 쓰고 피드백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선생님께서 채점하신 것을 주시면서 학생 한 명 한 명 에게 ‘이런 점은 좋았으나 이런 점은 좋지 않았다’와 같은 부분을 말씀해주셨다. 좋다고 평가 받은 답안지는 교실 앞에 붙여 친구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구술은 자소서를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선생님께선 주제에 대한 종이를 주고 주제에 대한 것을 작성하게 하신 다음 내용을 구성해서 말을 내뱉게 해주셨다. ‘자신이 했던 가장 큰 실수는?’이나 ‘가장 존경하고 싶은 친구는 누구?’와 같은 주제로 발표를 하기도 했다. 편한 주제라고 생각되지만 막상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주제를 다루고 나니 친구들과 가까워졌다. 주제를 다루면서 친구들이 더 솔직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자소서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방식을 배웠다. 감정을 서술해도 팩트를 위주로 풀어나가는 법을 배웠다. 내 인생에 어떤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 때문에 심리학과에 지원했다는 식으로 자소서를 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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