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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의 말씀
비교민속학회 회원 및 연구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제 여름이 곧 시작되려나 봅니다. 이번에 기획된 비교민속학회의 “동아시아 한·중·일 민속학의 진단과 전망”은 한·중·일 삼국 민속학에 대한 학사적 진단과 민속학의 미래 전망을 가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비교민속학회의 활동 범주가 아시아고, 또 이들 동아시아 삼국의 민속과 민속학은 상호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속은 중·일과 연동되어 있고 민속학은 한·일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서구 제국주의의-자본주의·무력문화·기독교·과학기술-문화의 막강 실력에 맞서 이제 막 태어나는 국가를 위해 단합하자고 민중을 향해 호소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였다’고 봅니다. 국가라는 체제를 구축해 가는 과정에서 서구열강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민중에게 있고, 국가로 태어나려고 하는 중국, 이미 식민지가 되어버린 조선이 살아나는 길은 민족이라는 깃발을 들고 그 아래 뭉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 깃발 아래 하나가 되자고 하며 선봉에 선 학문이 역사학과 민속학입니다.
아시아에서 선도적으로 서구적 개념의 민속학을 성립한 일본의 민속학은 야나기다 구니오의 ‘一國民俗學’의 개념을 기치로 내세우고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지금은 비판의 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중국 역시 5.4운동 시기를 기점으로 출발한 一國諸民族을 지향하는 민속학에 대한 반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문화민족주의민속학에도 긍정과 비판의 두 시선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문화민족주의민속학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민속학도 민중의 삶과 일치되지 못하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중·일 삼국의 민속학은 질적 차이는 있지만 동일한 병동에 입원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세 나라 민속학은 독일 민속학에 자극받아 출발한 이후 특별한 궤도 수정 없이 한 세기를 지내다 보니 이 제 스스로의 자각에 의해 각자의 문제점들을 직시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민중의 삶과는 멀리 떨어져 과거의 구비전승되는 자료에서 민중의 삶을 찾는 일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현재 한국민속학은 한국민속을 온전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 어떻게 하면 민중의 삶을 바르게 인지할 수 있고, 바르게 해석하며, 민중의 삶이 풍요롭게 되는데 기여할 수 있는 학문을 할 수 있을까 그 길을 찾아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가 그 길을 찾는 한 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2년 5월 18일 비교민속학회장 나승만
주제: 동아시아 한, 중, 일 민속학의 진단과 전망 일시: 2012년 5월 18일(금) 장소: 국립민속박물관 대강의실 주최: 비교민속학회, 국립민속박물관 참가비: 2만원 |
첫댓글 좋은 학술대회이지만 서울이라 참여는 어렵네요. 유익한 정보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