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합동마라톤이라는 단어자체가 그전에 숱하게 치뤘던 여러마라톤대회와는 전혀다른 스트레스로 나를 누른다.
그동안 관록을 무기로 거의 사전연습없이 대회에 임했는데 이번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부산친구들은 풀코스를 앞마당 산책하듯이 여러차례 해치웠던 실력자들이 아닌가.
최소한 그들에게 쪽은 안팔려랴 되는데라는 걱정이 계속 나를 압박한다.
그리고 공공연히 내가 서울친구들에게 공언했던 이야기가 있다
최고 기록자가 회장을 맡자는 것이다 최근 가졌던 몇차례의 대회에서
일등을 해본적도 없다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는 그런 대회가 되었다
정말 연습을 독하게했다 4년전 춘천마라톤 10키로에 처음 도전했을 때
말고는 가장 열심히 준비한 대회였다.
새벽 5시에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오늘을 위해 그동안 갈고 딱았던
훈련량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
계획대로 아침7시에 충주로 향하였다. 이런시간이여서 인지 차가
무척 잘빠진다
충주시에 들어서니 입구부터 사과나무에 사과가 발가케 주렁주렁
열린채 양옆에 도열하여 우리를 반긴다 충주 사과마라톤이라 하더니
정말 사과가 탐스럽게 지천에 늘려 있다.
9시쯤 부산팀이 약속된 주차장에 진입이 힘들다고 출발지 부근에
주차하고 있어니 그쪽으로 오라한다 그동안 부산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른차들이 주차못하게 김동조가 주차요원으로
행사도하고 파킹도 더럽게 하는등 무척이나 애를 썼는데 말짱
도루묵이네.
부산팀쪽으로 가니 KNG 27 마라톤 이라는 현수막이 커다랗게 달려있엇다
야 정말 감동 그자체다. 그동안 대회때마다 대회장을 도배하듯이
널려있는 그많은 현수막들은 모두 남의 나라 이야기였는데
그것이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감동적인 순간이다
'부산팀들 정말 수고많았소' 반갑게들 인사나누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등뒤에< KNG 27>이라는 로고가 쓰인 등판을 부쳐준다 또한번 부산팀의
성의에 코끝이 찡하다.
현수막앞에서 앞으로도 찍어보고 돌아서서도 찍어보고 별포즈
다취하면서 서로를 기념하였다.
출발선상에 다들모여 서서 준비운동도하고 각오도 다지고 기록도
예상해보고....
그래도 가슴앞쪽의 번호판은 틀려도 등판의로고는 같은 우리는
하나라는 동지애는 물씬물씬 풍겨나더라.
대회에 참석하는 선수의 숫자는 많지않아 속딱한 분위기다
하프에 참가하는 선수의 숫자는 800여명이라라 1000등 안에는 다들 들수 있다고 자신들 햇다 강을 끼고 도는 코스라 경관도 괜챦았고 날씨도 일년중에 가장 좋은 날씨에 손꼽힐정도로 쾌청하고 온도 및 습도도 적당햇다
그래도 차량통제가 미흡한게 조금은 흠있엇지만 중소도시답게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푸근했다 다들 겉으로는 부인하지만 속으로는 경부간의
선의의 경쟁심은 있엇을 것이다
초반에는 유영상이가 생긴되로 시원하게 차고 나간다 나도 힘들지만
영상이의 페이스에 맞추었다 5키로 정도 지날 때 박상훈이가 우리와
나란히 하더니 계속 앞서간다
상훈이의 외모상 저런속도로 오래 못 갈것이다고 생각 했는데
골인점까지 줄기차게 페이스를 유지한다 50여 미터 뒤에서 추격하던
나도 그를 앞지럴 수가 없었다
상훈이는 나르는 돈까스다 앞으로 외모를 보고 마라톤의 실력을
예단해서는 안될 것같다.
모두들 열심히 달려 다들 완주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즐거운 식사하러 식당으로 향하였는데 미리
준비가 안된 관계로 본의 아니게 대접에 소홀 한점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함을 한번더 말하고 싶다
갑자기 들어 닥친 20명의 손님에 식당은 정신을 못차린다 손님은
경상도라 성질 급하지 또 배도 고프지 빨리 해내노아라고 빠락빠락
성화지 식당주인 충청도 양반으로 꿈튼데다 나이도 많으신
어르신들이여서 더 느리지.
우여곡절 끝에 만찬장은 급조되고 다들 맥주잔을 들고 축배를 외치는데
구호가 가관이다 아저씨들이 <진달래>하면 아가씨들은 <택시>라니
'태주야 니영향력이 크니 앞으로 글 올릴 때 교육적인 측면도
고려해야겠다'
그 자리에서 합의본 사항은 내년에는 부산 바다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로 하고 내후년에는 해외원정을 가기로 했는데 장소는 대마도마라톤인데 7월에 열린다 하니 휴가도 겸해서 행사를 치루기로 합의햇다
다들 건강하여 이 좋은 마라톤을 년년세세 오래동안 즐기자고
맹세하면서 또한번 건배.
어느 모임이나 항상 현실파와 이상파가 양립하는데 그날도 마찬가지다
식사가 끝나고 차가 미리고 갈길들이 머니 이찍 일어서자는 현실론자와 이런날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 내친김에 수안보에 가서 온천하고 가자는 이상론자의 팽팽한 대치가 있어서나
대세는 이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자는 이상론자의 앞승으로 흘러갔다
온천에 다들 몸다거니 뼈가녹는 듯한 시원함과 홀딱벗은 가식없는
모습들에 서로들 즐거거한다. 탕에 다들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데
경룡이가 디카를 들고 들어왔다
동창회 사상 초유로 목요탕에서 전라로 사진을 찍자는 것이다 몰론 다들 오케이 이지 그런데 그사진 나왔나 나와서면 홈피에 올려봐라 몰래카메라가 아니니 법에 걸리지는 않겠지.
이제는 정말 헤여져야 할시간이다 모두 빙둘러서서 이별을 아쉬어했다
내년에 부산에서 보자
그리고 일박 더한 경룡이의 신혼여행이 궁금하네.
이대회를 위해 트라제를 제공하고 운전까지 해준 김동조.
참석은 못했지만 아쉬움을 양말 한박스 대신한 이유근.
총무일이 업인 이종윤
부산에서 대군을 끌고 오신 이태주
항상 푸근함으로 인푼가득한 박상훈
플랭카드 만든다고 머리카락이 더바진 듯한 이형복
그리고 그날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준 마라톤 동지여러분 항상
건강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