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이 안락한 잠자리에 묻혀 평소보다 늦게 아침을 맞이하였다. 6시 50분쯤에 기상하여 오늘 일정을 논의하였다. 8시까지 아침을 마치고 준비하여 8시 30분에 레일바이크를 경험하기 위해출발하기로 하였다. 베란다문을 열고 여수의 아침 공기를 체크하였는데 금방 열기가 느껴졌다. 오늘도 쉽지않은 하루가 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돌산 숙소에서 이순신대교를 지나 엑스포사거리를 건너가니 네비가 외진길로 안내하였는데 앞에 택시가 멈춰 서 있었다. 차가 많아서 정체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신호등 때문에 대기중이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도 좀처럼 신호등이 바뀌지않았다. 그러고도 몇분이 지난 후에 신호등이 바뀌어서 지나갈 수 있었는데 지나가다 보니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다. 터널로 만들어진 길은 편도로 되어 있는 1차선 길이었다. 한방향에서 지나가면 일정시간 동안 맞은편에서 오는 차는 대기를 했어야 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찻길이 있는 것에 새삼 놀라웠고,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터널벽면 모습이었다. 보통의 터널은 콘크리트 벽면으로 되어있는데 이곳은 바위를 깨어낸 모양 그대로 벽면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DMZ부근에 있는 남침용 땅굴을 지나는 느낌을 주었다.
레일바이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공허했었다. 이용객이 한명도 없었다. 매표시간 15분정도 전이어서 차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3팀정도 더 도착하였다. 안전교육을 잠깐하고 1번차가 출발하였고 우리도 추돌하는 것에 대한 주의사항과 속도조절을 위해 브레이크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받고2, 3호차에 나누어 출발하였다. 왕복 약3km 코스였는데 가는 길은 살짝 내리막길이라 세네번 페달을 밟고나니 저절로 시원스레 달려나갔다. 왼쪽은 바다, 오른쪽은 약간의 언덕으로 이루어져 괜찮은 경치였다. 중간에 자동으로 사진찍어주는 시설이 되어 있어서 포즈도 취해 주었다. 터널로 들어설때는 속도가 조금 빨라 브레이크로 속도도 조절하였다. 반환점에 도달했을때는 완전히 정차한 후 회전판 위에서 다시 되돌아가는 레일로 갈아탔다. 이제부터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다.
내려올때와는 달리 페달을 잠시라도 돌리지 않으면 금새 속도가 떨어져서 쉬지 않고 돌려야 했다.
그런와중에도 사진도 찍어주고 셀카도 찍었다. 많이 힘든 코스는 아니었지만 종착역에 도착했을때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짧은 코스에 감사드리며 다시는 더운날에 레이바이크는 타지 않을 것을 굳게 다짐하였다.
땀을 한바가지 흘리고 레일바이크는 마무리 되었고 해양 익스트림을 위해 웅천해수욕장으로 갔다.
10시 20분경에 도착하여 수영복을 챙겨입고 물놀이기구등을 가지고 해변에 갔을때는 다른 일행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리 많지않아서 좋았다. 첫째가 먼저 도착하여 파라솔을 임대하여 그늘을 만들어 놓았다. 막내가 오는 내내 해수욕은 언제하냐고 계속 틈날때마다 물어봤었는데 소원을 이루는 날이었다. 먼저 물에 들어가서 놀던 막내가 짜증나고 슬픈표정으로 돌아왔다. 사정을 알아보니 물놀이 공을 놓쳐 멀리 떠내려간 것이었다. 안전 경계선을 넘어 최종 경계선 근처에 있는 것이 보였다. 지금의 상황에선 어쩔 수 없어서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사주겠다고 약속하여 기분을 풀러주었다. 그 물놀이공은 이마트에서 경품 뽑기로 받은 것이여서 더욱 아까워 하였다.
안전을 위해서 여수시에서 구명복을 무료대여 해주어서 더욱 좋았다. 한참을 더위를 식히고 나니 슬슬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고 하였다. 가까운 곳에 해양레포츠 시설을 운영하는 곳이 있어서 탈수있는 놀이와 이용요금을 알아보았다. 요금은 그렇게 비싸지 안아서 일행은 이용하러 갔다.
근처까지 왔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실내도 불이 꺼져 있어 어두워 보였다. 문을 밀어보니 역시 잠겨있었다. 전화로 문의해보니 허가 문제때문에 잠정 중단되어 있다고 했다. 익스트림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어서 물놀이를 더하기로 하였다. 파라솔 대여시간이 3시간이어서 1시정도에 철수준비를 하였다. 샤워시설은 잘되어 있어서 500원 동전으로 2개정도 사용하면 샤워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마무리하여 차로 돌아오려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고창으로 출발하면서 여수의 일정은 마무리 하였다.
이번 여수 여행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째는 엑스포공원의 빅오쇼를 저녁에 못봤다는 것이고
둘째는 돌산 갓김치를 맛보지 못한 것이고
세번째는 익스트림 해양레포츠를 못한 것이다.
여행은 완벽함보다 미완의 아쉬움을 남기며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