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관련 기사(2월 13일)

[복지]

 

민간위탁사업 '특혜소지' 사전차단 

도의회 행자위, 13일 민간위탁 조례안 심의 '보류' 결정

道, '외부 심사위원회' 슬쩍 삭제 '들통'…147억 '멋대로' 제동

제주도가 행정의 효율성과 능률을 높이고 민간의 자율적인 행정 참여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민간위탁 조례안을 '입맛대로' 추진하려다 의회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특별도 행정당국이 당초 조례안에 포함된 '외부 민간수탁심사위원회'을 두도록 한 조항을 슬쩍 뺐다가 의회로 부터 들통이 난 것.  이는 행여 민간위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혜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도가 시행하는 민간위탁 사업예산은 무려 147억원대로 48개 사무(사업) 분야에 40여개의 기관이 맡고 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한기환)는 특별도 경영기획실이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 상정을 보류시켰다.

이날 조례안건 사전 심의에서 행자위는 "수 많은 민간위탁 예산사업에 대해 외부 심사위원회 조차 두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를 보완해 제출토록하라"며 집행부에 되돌려 보냈다.

따라서 이번 조례안은 오는 3월 임시회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1999년 7월 제정된 이 조례는 제주도지사 권한에 속하는 일부를 제주도 산하기관이 아닌 법인, 단체 또는 기관이나 개인에 위탁하도록 해 민간의 자율적인 행정참여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아울러 사무의 간소화로 인한 행정능률을 높이자는 목적도 띠고 있다.

그런데 특별도는 관련 조례를 의회에 제출하며 슬그머니 '심사위원회'를 두도록 한 조항을 삭제했다가 도의회로 부터 제동이 걸리는 결과를 자초한 셈.

도의회는 수백억원대의 예산이 수반되는 각종 위탁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자는게 그 취지다.

기존 '제주도 민간위탁촉진 및 관리조례'에 따르면 '제7조'에 민간수탁기관을 선정하기위해 제주도민간수탁기관적격자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또 위원회에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인을 포함해 9인 이내로 도의회가 추천하는 3인, 관계공무원 3인, 해당 전문가 3인 등에 대해 도지사가 임명 또는 위촉하고 심사가 끝나면 자동해산되도록 했다.

 이에대해 일각에선 "민간수탁심사위원회'가 빠지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무조건 행정 업무를 민간에 넘겼다고 효율적인게 아니라 심사위원회를 통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특별도 당국은 도의회 동의절차가 필요없다고 하지만 도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전라북도의 민간위탁 조례의 경우는 '도의회 동의'를 얻도록 하는 조항이 마련돼 있다.

현재 위탁업무는 정신보건사업, 알콜상담센터운영, 실직자직업훈련, 자활직업적응훈련, 축산폐수공공처리설(7억 8천만원), 주차장 사업, 노인복지관 등 다양하다.

이에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상당수 위탁사업이 선심성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특히 사회복지법인 경우 대부분 위탁사업으로 진행되면서  행정이 멋대로 기관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거르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제주특별도 경영기획실은 "민간위탁 업무가 일부 특수업무 경우 위탁기관이 한정돼 있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심사위원회 조항을 뺀 것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